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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437화 (42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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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발견

    그 대답을 듣고 나서, 나는 곧장 손으로 레이아의 두 가슴을 움켜쥐었다.

    부드러운 잠옷 너머로 만져지는 레이아의 가슴의 감촉은 이건 또 이거대로 각별한 맛이 있었다.

    "으응…후훗…아응…."

    내가 가슴을 주무를 때마다 비단으로 된 잠옷이 레이아의 가슴, 특히 한가운데 있는 돌기를 스쳐갔다.

    그 부드러운 감촉이 꽤나 간지러우면서도 흥분되는 듯, 레이아가 요염한 신음 소리를 내뱉더니 쑥스러움을 얼버무리듯 미소 지었다.

    그러고 보니 그렇게 밤을 같이 보내왔으면서 레이아의 잠옷 차림은 처음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뭐, 나랑 잘 때는 기본적으로 알몸으로 자니까 말이야.

    참고로 나도 잠옷을 입은 건 오랜만, 아니 우리 애들이랑 관계를 맺게 된 이후론 처음일지도.

    애초에 내 잠옷 같은 거 어디서 구해 온 걸까?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잠옷도 레이아가 입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비단으로 이뤄져있었다.

    "그러고 보니 레이아. 내 잠옷은 어디서 난 거야?"

    "으응…네? 그야 구원씨 옷장에서…."

    "잠깐. 뭐야. 내 옷장이라니."

    나 사물은 전부 인벤토리에 넣고 다니는데?

    "구원씨는 옷을 안 사시니까요. 가끔 사는 것도 매일 아무 무늬도 없는 천 옷 천 바지만. 그래서 저희끼리 가끔 사서 모아두고 있었어요. 언젠가 반드시 구원씨가 천 옷 이외의 옷을 입게 만들고 말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레이아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귀엽게 파이팅 포즈를 지으면서 말했다.

    뭐야. 그 이상한 야망. 너희 다 같이 모여서 그런 짓을 꾸미고 있었어?

    "그런 것 치곤 한 번도 다른 옷을 입으란 소릴 들어본 적이 없는데."

    "네. 그게…포기했거든요."

    "응?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고? 왜?"

    "그건…그러니까…저기…."

    나한테 거짓말을 하지 않는 레이아는, 곤란한 듯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얼버무렸다.

    음모의 냄새가 나는군.

    그런 미소로 얼버무리려고 해도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

    그야 무척 아름다우시지만. 무심코 그냥 넘어가주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기 그지없으시지만, 난 굴하지 않겠어!

    "뭐야? 뭔데? 나한테도 얘기할 수 없는 일?"

    "그, 그건…."

    "레이아 누나아. 알려주세요오."

    응. 안다. 나 같이 덩치도 커다란 놈이 이런 짓 해봤자 전혀 안 어울린다는 거 스스로도 잘 안다.

    "하으으! 그, 그러니까."

    그래도 우리 천사님한텐 먹히는 걸. 그러니까 된 거야.

    "그게, 구원씨는 너무 멋있으시니까…."

    그래서 결국 대답은 들을 수 있었지만, 그 대답의 내용은 내 예상을 아득히 벗어난 내용이었다.

    "으, 응?"

    "너, 너무 꾸미시면 저희가 곤란해진다고 할까…아으…질투심 많은 여자라 죄송해요…."

    레이아는 창피하다는 듯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더니, 그대로 얼굴을 침대에 처박고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너희 날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냐.

    그야 그렇게나 나한테 빠져있다는 건 고맙지만 말이야.

    "아니야. 그런 거라면 나도 마찬가지인걸. 그래서 전에 너희가 사도 인장이 드러나 보이는 옷을 입으려고 했을 때도 말렸잖아."

    뭐, 주된 이유는 디아나의 너무도 노출도 높은 드레스 때문이었지만.

    다른 놈들 눈 호강을 시켜주는 건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도 분명히 있었으니까.

    "구원씨…."

    "그보다 설마 레이아가 사비로 내 옷을 살줄이야."

    사비를 전부 빈민가 사람들을 돕는데 쓰느라 자신의 옷을 사는 것도 주저하는 그 레이아가 말이다.

    나는 감동을 금할 수 없었다. 역시 천사님이야.

    "그, 그건…마나풀의 서식지가 발견 된 이후로 빈민가 사람들도 크게 좋아졌으니까요. 신전의 기부 자금도 크게 증가됐고. 그래서 저도 조금은 제 욕심을 채우는데 돈을 써도 좋을 것 같아서…전부 구원씨 덕분이에요."

    아, 그런가. 그렇구나.

    솔직히 그 이후로 신전에서 보내오는 돈만 받고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신전은 그것만으로도 꽤나 도움이 됐던 모양이다.

    하지만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돈을 쓴다는 게 내 옷을 사는 거라니.

    천사님. 욕심이 너무 없다고 해야 할지, 날 너무 좋아한다고 해야 할지.

    아무튼 천사다.

    "그러고 보니 같은 색이네?"

    이불을 걷고 레이아와 내가 입고 있는 잠옷을 확인해보자, 재질뿐만 아니라 색도 같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레이아가 입고 있는 건 네글리제다 보니 과연 커플룩이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한 감이 있었지만.

    "…네. 제 것만 같은 게 아니지만요."

    "응? 설마 사라랑 디아나도 평소에 레이아랑 똑같은 거 입고 자는 거야?!"

    사라는 그렇다 쳐도 디아나가 이런 섹시한 네글리제를…아니. 디아나를 폄하하는 게 아니야.

    다만 사람은 각자 어울리는 것과 안 어울리는 것이 말이지.

    뭐, 누님 버전 디아나라면 엄청 어울릴 것 같긴 하지만.

    "구원씨. 그런 반응은 두 분께 실례에요."

    아마 그런 생각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났던 거겠지, 레이아가 날 보고 쿡쿡 웃으면서도 두 사람을 옹호해줬다.

    "아니. 실례라니. 난 둘 다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정말이야. 그러니까 비밀로 해주세요."

    "후훗. 구원씨 하는 거 봐서요."

    …그 대사. 얼마 전에 내가 디아나한테 했던 대사를 생각나게 하는데 말이야.

    이 흐름이면 나중에 우리 천사님이 둘한테…뭐 그럴 일은 없나.

    나 같은 쓰레기랑 다르게 우리 천사님은 천사님이니까.

    "하지만 디아나가 이런 다 비치는 네글리제를 말이지…."

    "구원씨도 참. 디아나씨를 너무 귀여워하신다니까요."

    내가 다시 한 번 그렇게 중얼거리자, 레이아가 살짝 토라진 얼굴로 말했다.

    이런. 잠자리에서 다른 여자 이름을 계속 꺼내는 건 안 좋았나.

    상대가 천사님이다 보니 조금 방심했다.

    아무리 천사님이라도 당연히 질투 정도는 할 텐데.

    "미안. 지금은 레이아만 보고 있으니까."

    "네…."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레이아의 표정은 풀어지지 않았다.

    아니. 정말로 질투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말이야. 뭔가 생각에 잠긴 것 같은 표정이다.

    그렇게 잠깐 쳐다보고 있자, 레이아의 표정이 점점 더 고심하는 것처럼 변했다.

    그리고는 끝내 두 손을 모으고 기도까지 하기 시작했다.

    "여신님. 죄송합니다."

    "레, 레이아?"

    뭐야? 갑자기 무슨 생각을 하기에 여신님께 죄송하단 말까지?

    "구원씨."

    "응."

    다시 날 바라보는 레이아의 표정은 뭔가 결의에 가득 차 있었다.

    그 평소완 다른 강한 눈빛에, 나는 조금 압도되는 기분마저 들었다.

    "역시 구원씨는…그…그러니까…."

    하지만 입을 연 레이아는, 정작 말을 꺼내려고 하자 부끄러워졌는지 얼굴을 붉히고는 제대로 말을 꺼내지 못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런 레이아를 따뜻하게 바라보면서 레이아가 제대로 말을 하기를 기다렸다.

    "역시 구원씨는! 남들에게 보여주면서 하는 게 좋으신 건가요?! 그, 그렇다면 전…!"

    그리고 두 눈을 꼭 감은 채 결의를 담아 내뱉은 레이아의 말은, 상상조차 하지 않고 있던 말이었다.

    잠깐만. 설마 여신님께 사과한 이유가 그것 때문이었어?

    심각한 얼굴로 그런 각오를 다지고 있었던 거야?!

    아니. 그야 사제의 규율보다 날 더 생각해주는 건 무척이나 감동적이지만 말이야.

    "네, 네?! 뭐라고요?"

    "역시이…!"

    "응? 아, 아냐! 이건 아냐! 긍정한 게 아니라 질문한 거야!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좋아할 리가 없잖아! 뭐야 갑자기! 왜 갑자기 그런 얘길 하는 건데?!"

    나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스스로도 말이 빨라진 게 느껴졌다.

    응. 남이 보기엔 엄청 수상해 보이겠지.

    "하지만 디아나씨가…!"

    디아나 얘기가 나온 후로 갑자기 조용해졌다고 생각했더니 걔 관련이었냐?! 걔 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

    아니 잠깐만. 그러고 보니 수컷 코볼트를 잡고 왔을 때 애들 반응이…!

    내 뇌리에 그때의 광경이 스쳐지나갔다.

    화난 사라. 부끄러워하면서도 뭔가 이겼단 표정의 디아나.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의 레이아와 마틸다. 진동하는 실비아.

    확실해. 분명 그때 나왔던 얘기야.

    "레이아. 진정해. 진정하고 자세한 얘기를 좀 들려줄 수 있을까?"

    "네. 그러니까…."

    레이아의 말에 따르면 이랬다.

    내가 몬스터의 미행을 하러 가고 나서, 다들 내 걱정을 하면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제일 연장자면서 던전 경험도 많은 디아나가 파티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나선 거다.

    하지만 너무 불안해하던 사라는 디아나한테 "디아나는 걱정되지도 않아요?!" 라고 쏘아붙였고, 그에 대한 디아나의 대답이 "본처인 이 몸이 누구보다 걱정되는 게 당연하지 않나."였다.

    당연히 사라는 본처라는 말에 이끌려 도발에 넘어갔고, 둘은 누가 본처냐를 놓고 싸우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불안에 떨게 두기 보다는 그런 식으로 말싸움이라도 하는 편이 좋으니 디아나가 일부러 도발한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두 사람의 말싸움은 점점 더 격렬해져갔다.

    잠자리에서 내가 자신들에게 얼마나 많은 요구를 하는지 까지 겨룰 정도로 말이다.

    사라가 각종 이미지 플레이에 더불어 엉덩이로 하는 것까지 밝히며 승리를 굳히는 듯 했지만, 이어지는 디아나의 반박에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됐다.

    디아나는 이렇게 말한 거다.

    "고작 그 정도인가. 이 몸과 할 때는 항상 귀찮게 밖으로 나가서 하려고 한다네. 아마 이 몸과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세상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이겠지. 과시욕이란 걸세. 이 몸을 얼마나 좋아하면…하여간 그 자도 곤란한 자일세."

    결국 엉덩이까지 한 걸 밝히고도 사라는 철저한 패배를 맛볼 수밖에 없었고, 디아나는 자신의 노출 플레이를 밝히며 상처뿐인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는 거다.

    "…아. 응. 그렇구나. 뭐라고 할까…레이아는 싸움에 참전 안 한거야?"

    레이아의 말을 전부 들은 나는, 그렇게 밖에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걔들 진짜 바보 아냐? 뭔 애들이 못하는 말이 없어.

    아니. 뭐. 서로 그런 얘기까지 할 정도로 친해진 건 나로서도 고맙지만 말이야.

    "그거야…전 구원씨가 저희 모두를 똑같이 사랑한다고 믿고 있으니까요."

    크흑. 천사님. 역시나!

    그러고 보니 아까 레이아의 질문도, 디아나를 가장 좋아하냐가 아니라 내가 그런 플레이를 좋아하냐였지.

    "말해두는데. 아니니까. 나 노출 플레이를 좋아한다든가, 그런 거 없으니까. 과시욕은 없다곤 못하겠지만, 적어도 섹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정도는 아니니까. 애초에 말이야. 내가 그런 성격이었으면 영상도 공주가 아니라 너희랑 찍었겠지. 그렇잖아?"

    "아, 그, 그, 그렇군요…. 그러면 두 분과 그런 행위를 하신 건…."

    내가 그렇게 항변하자, 그제야 레이아도 자신이 괜한 의심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는 듯 얼굴을 붉혔다.

    "그거야 내 성벽이 아니라 걔네들 성벽이지."

    나는 숨길 것도 없이 쿨하게 남의 비밀을 폭로해버렸다.

    아니. 사라가 엉덩이를 좋아하는 건 애초에 사도 인장으로 알고 있었을 테니, 비밀이 폭록 당한 건 실질적으로 디아나뿐인가.

    하지만 난 잘못한 거 없다고.

    애초에 다들 있는데서 그런 걸 떠벌린 디아나 잘못이야.

    응. 난 전혀 잘못한 거 없어.

    "……어머."

    레이아는 내 발언에 꽤나 놀랐는지, 손으로 입을 가리고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뭐, 사람 취향은 다양하니까 말이야. 앞으로도 편견 가지지 말고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주라고."

    "…네. 그럴 게요."

    내 그런 말에, 레이아는 성실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잠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하다니.

    애초에 이런 얘기가 왜 나온 거였더라?

    난 분명 레이아와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했을 뿐이었는데.

    얘기가 탈선하는 수준이 아니게 돼버렸잖아.

    "에잇. 이 얘긴 이걸로 끝. 걔들 성벽 같은 얘기보다는, 우린 좀 더 건설적이게 하던 거나 계속하자."

    "아응! 후훗. 구원씨도 참. 이게 건설적인가요?"

    "그럼. 레이아의 구미호 제어 특훈도 되고, 아이 만들기의 연습도 되고. 엄청 건설적이잖아."

    "후훗. 그렇네요. 그러면 또…."

    레이아는 그렇게 말하더니, 천천히 내 바지를 벗겨갔다.

    평소와 같은 행동인데, 네글리제 차림으로 이러니까 또 이건 이거대로 신선한 박력이 있네.

    "여긴 벌써부터 건강하네요."

    "레이아랑 붙어있었으니까 말이야."

    가슴 만지고 있었고.

    "후훗. 고마워요."

    레이아는 그렇게 말하며 생긋 웃고는 그대로 내 물건 끝에 키스를 하듯 입술을 쪽 하고 맞춰왔다.

    아뇨. 아뇨. 고맙긴요. 오히려 제가 고맙죠.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씬을 쓸 작정이었는데 다 쓰고 보니 결국 씬은 없었다는 신기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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