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419화 (403/1,205)
  • 419====================

    서큐버스의 사정

    성대하게 느끼고 있는 펠리시아를 보며, 나는 잠깐 고민에 빠졌다.

    이대로 빼는 게 좋을까? 아니면 나도 싸는 게 좋을까?

    섹스 한 번이라는 조건은 달성했으니 사실 그냥 매정하게 빼버리는 게 제일이겠지만, 솔직히 참기 힘들단 말이지.

    현재 내 상황은 절정 속박으로 사정을 억지로 참고 있는 상태.

    아마 절정 속박을 푸는 순간 그대로 사정이 시작되어버릴 거다.

    이 상태로 빼버린다면 아마 여러모로 곤란할 거다.

    하지만 연을 확실히 끊으려면 그냥 쿨하게 빼버리는 게 좋을 것 같고….

    "자, 잠깐만!"

    그렇게 생각하면서 허리를 천천히 뒤로 빼고 있자, 침대위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던 펠리시아가 다급한 목소리로 외치며 엉덩이를 내밀어 다시 내 하복부에 밀착시켜왔다.

    "큭…뭐야. 너도 느꼈으니까 이걸로 섹스해준다는 약속은 지킨 거잖아."

    "하, 하지만 자기, 참고 있잖아?"

    "응?"

    그냥 더 해달라는 건 줄 알았는데, 설마 그런 말을 해올 줄이야.

    예상외의 말에 당황해서 의아한 듯 말했는데, 펠리시아는 그걸 다르게 받아들인 모양이다.

    펠리시아는 잠깐 날 향해 돌렸던 얼굴을 다시 침대에 처박고, 내 물건을 뿌리까지 삼키게 밀착한 엉덩이를 살랑살랑 좌우로 흔들며 이렇게 말해왔다.

    "응읏…페, 펠리시아의 보지에…잔뜩…싸주세요…."

    이런 젠장! 에라 모르겠다!

    "그렇게 내 정액을 원하는 거냐?!"

    "응! 으흣! 원해요! 그, 그러니까아…하아아아앙!"

    나는 결국 절정 속박을 풀고 그대로 펠리시아의 안에 사정했다.

    그리고 펠리시아도 안에서 폭발하는 내 물건의 감촉을 느낀 건지, 동시에 다시 한 번 절정에 달했다.

    마치 경련이라도 일으키는 것처럼 부들부들 떠는 펠리시아는, 조금 위험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느끼고 있었다.

    하아…결국 해버렸잖아.

    이 녀석 진짜로 색기 하나는 끝내준다니까.

    하지만 뭐, 어차피 내 기분 문제일 뿐 쌌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나는 이번에야말로 펠리시아의 음부에서 물건을 꺼냈다.

    "흐으으읏!"

    그러자 마개가 뽑힌 것처럼 펠리시아의 음부 안쪽에서 애액과 정액이 뒤섞인 액체들이 터져 나왔다.

    그럼 이제 정령으로…응?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펠리시아는 한쪽 팔을 뒤로 뻗어서 자신의 허리를 잡고 있는 내 손을 붙잡았다.

    "뭐야? 다 끝났잖아?"

    쾌감에 절어서 그 손에는 전혀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았기 때문에 뿌리치려고 마음만 먹으면 간단히 뿌리칠 수 있었겠지만, 과연 나도 그렇게까지 매정하게 굴기는 힘들었다.

    물론 다시 하자고 하면 뿌리칠 거지만.

    펠리시아는 대답하는 대신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그 몸을 천천히 날 향해 돌리더니, 내게 기대듯 쓰러져왔다.

    반사적으로 품에 안게 되자, 물컹하고 가슴이 눌려오는 감촉이 느껴졌다.

    펠리시아는 그대로 미끄러지듯 아래로 내려가더니, 내 물건을 입으로 물고 혀로 할짝할짝 핥기 시작했다.

    "야. 이제 안 한다고."

    "응…하앗…하아…아, 알아…그냥 깨끗하게 해주는 것뿐이야."

    내가 일부러 더 매정한 목소리로 말해봤지만, 펠리시아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열심히 내 물건을 핥을 뿐이었다.

    진짜 매정하게 대하기 힘들게 만드네.

    결국 나는 물건을 깨끗하게 해준 펠리시아가 입을 뗀 후에야, 정령을 불러낼 수 있었다.

    물의 정령으로 내 몸을 씻고, 덤으로 펠리시아의 몸까지 씻겨줬다.

    뭐, 얘는 어차피 메이드들 시중을 들으면서 나중에 철저히 씻겠지만, 그래도 일단은 말이지.

    마지막에 사랑스럽다는 듯 내 물건에 입을 맞춰줘서 그런 게 결코 아니야.

    그냥 내 물건을 깨끗하게 만들어준 보답으로 나도 깨끗하게 해줬을 뿐이야.

    "으응…."

    물이 전신을 휘감는 느낌마저 민감하게 반응한 펠리시아는, 완전히 깨끗해지자 나른한 미소를 지으며 날 쳐다봤다.

    "고마워. 무척 기분 좋았어."

    "그거야 네가 변태니까 그렇지."

    "응. 아핫. 나도 놀랐어. 설마 나한테 그런 성벽이 있었다니."

    "인정하는 거냐?!"

    "응? 그야 뭐, 그렇게 느껴놓고 부정하는 게 이상하지 않아? 나, 자기한테 구원님이라고 부르면서 존댓말까지 했는걸. 아하핫. 나 남자한테 그런 태도 취한 거 처음일지도."

    진짜 뭐 이런 애가 다 있어. 좀 부끄러워하기라도 해라.

    왜 그런 말을 하면서 평소보다 더 꾸밈없이 웃는 거냐.

    아니. 저래 봬도 나름 부끄러워하고 있는 건가?

    꾸밈없이 웃고 있는 펠리시아의 얼굴을 아직도 살짝 핑크빛 기운이 빠지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응…하지만 역시, 다른 남자하고는 하기 힘든 행위일지도."

    "뭐? 어째서?"

    "어머? 나 공주인걸. 차기 여왕님이라고. 그런 모습, 아무한테나 함부로 보여줄 수도 없는 거 아니겠어? 애초에 날 그렇게 대해줄 사람도 없고. 있었다면 진작 깨달았을 텐데. 이런 성벽. 하지만 우리 후훗, 구원님이라면 그런 면은 걱정 없잖아?"

    "아무리 그래도 난 이제 너랑 두 번 다시 할 생각 없다."

    "정말…자기도 기분 좋았으면서 매정하다니까. 그러지 말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게 어때? 아까는 그렇게 했지만, 정말로 자기한테 불이익이 될 조건을 내걸지는 않았다고 생각해."

    "너랑 정기적으로 섹스를 해야 하는 것만으로도 나한텐 충분히 불편한 조건이라고."

    "하지만 나랑 안 하면, 자기 다른 여자를 구해서 영상을 찍을 셈이잖아? 그 편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되는데."

    "뭐? 그게 무슨 소리야?"

    "그도 그럴게, 이런 나조차도 그런 모습을 보였잖아? 자기랑 섹스하게 되면, 다른 여자들 같은 건 한 방에 함락될 걸. 장담할 수 있어. 그렇게 된 여자가 좋다고 계속 달라붙어 오면, 그게 더 귀찮은 일이 될 것 같지 않아?"

    그거야 확실히…. 그냥 섹스만 하는 관계보다 훨씬 더 곤란할 것 같기는 하지만.

    "하지만 그런 점에서 난 안심할 수 있잖아. 그런 감정 같은 거 일절 없이, 그냥 육체관계만으로 끝날 수 있어."

    "아니. 전혀 안심할 수 없는데."

    "아하핫. 자기도 참. 너무 자신감이 넘친다니까. 정말 괜찮다니까. 내가 자기한테 반한다니. 있을 수 없으니까. 물론 자기 물건에는 한 눈에 반했지만."

    아니. 그렇게 딱짤라 말하면 그건 그거대로 좀 미묘한 기분인데 말이야.

    물론 반하게 만들 셈은 없지만 말이야.

    "그러니까, 응? 아까 말했던 대로 영상도 출연하고, 지원도 아끼지 않을 테니까."

    "날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왜 그렇게까지 집착하는데? 너 정도 위치면 나 말고도 잘하는 놈 정도는 더 건질 수 있잖아?"

    "그거야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역시 자기가 제일인걸. 자기랑 했을 때가 제일 안정되기도 하고."

    "응?"

    "으응. 아냐. 그냥 내 체질 얘기야."

    체질? 설마 서큐버스 종족에 관련된 얘기인가?

    설마 서큐버스도 구미호처럼 성행위를 정기적으로 안 하면 안 되는 체질인 건가?

    그렇게 생각하니까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때의 레이아가 떠올라서 조금 불쌍하게…젠장. 또 쟤가 원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게 되네.

    분명 매혹은 안 걸려있는데 말이야. 아까부터 매혹만큼은 안 걸리도록 계속 경계하고 있었고.

    역시 매혹 없이도 그냥 화술 자체가 좋은 건가.

    "쳇. 알았어. 일단 생각은 해볼게."

    "정말로?!"

    "자기가 말해놓고 뭘 놀라고 있냐. 그리고 하겠다고 한 거 아니다. 우리 애들이랑 상담해서 정할거야."

    "아하핫. 자기는 정말로 잡혀 사는구나."

    "아, 아니거든! 밤에는 내가 다 이기거든!"

    "응. 믿어. 믿어."

    아오. 잠깐 불쌍하다고 생각해줬더니!

    진짜 뭐 저런 애가 다 있어!

    "후우…아무튼 난 간다."

    "아, 잠깐 기다려. 나도 같이 가."

    말하는 사이에 나는 옷을 다 갈아입었지만, 펠리시아는 여전히 알몸이었다.

    여전히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 듯, 침대에 앉아서 천천히 옷을 입기 시작하는 펠리시아.

    분명 그냥 옷을 입고 있는 것뿐인데 동작 하나하나가 사람을 유혹하는 것처럼 보였다.

    역시 요물이야.

    "하지만, 결국 자기 애인들이랑 상담할 거면 단 둘이 방에 온 건 괜한 짓이었네. 아, 섹스했으니까 괜한 짓은 아닌가."

    다리가 살짝 풀린 펠리시아를 부축하며 레이아와 실비아가 기다리고 있던 방으로 향할 때, 옆에 있던 펠리시아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너 날 조종하려고 단 둘이 된 거 아니었어?"

    "응? 아핫. 아냐아냐. 그건 아까 그 수인족 애인이 옆에 있을 때부터 성공했는걸. 자기도 눈치 챈 거 아니었어?"

    "그야…그럼 왜 그렇게 나랑 단 둘이 되려고 한 건데?"

    "그야 정기적으로 나랑 섹스하자는 제안, 자기 애인이 들으면 자기가 곤란해지겠다 싶어서 그랬지. 어때? 나 착하지 않아?"

    "착한 녀석은 애초에 남을 조종하려고 들지 않거든?!"

    "아하하. 그도 그런가."

    펠리시아는 별로 미안한 기색도 없이 그렇게 말했다.

    진짜 뭐 이런 애가 다 있어.

    "구원씨!"

    방에 도착하자, 레이아가 곧바로 내게 안겨왔다.

    펠리시아도 분위기를 읽은 건지, 살며시 내게 떨어져서는 실비아 쪽으로 향했다.

    "미안. 조금 오래 걸렸지?"

    아무리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라고는 하지만, 역시 펠리시아와 섹스를 하느라 레이아를 기다리게 만든 건 미안했다.

    "아뇨. 괜찮아요."

    아마 레이아도 나와 펠리시아가 섹스를 했다는 건 눈치 챘겠지.

    레이첼 누님과의 식사도 냄새로 눈치 챈 레이아다.

    아무리 정령으로 씻었다고는 하나 눈치 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레이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날 꼬옥 안아줬다.

    나중에 마차에서라도 상황을 설명해줘야지.

    "그래서, 얘기는 어떻게 되셨나요?"

    "응. 저쪽에서도 조건을 거는 바람에 결렬되긴 했는데, 아무래도 돌아가서 모두와 상담을 해봐야할 것 같아."

    "그런가요…. 그럼 오늘은 이만 돌아가는 건가요?"

    "응. 그러자. 아, 그리고 실비아는…."

    이거 애매하네.

    펠리시아의 제안을 수락한다면, 아마 펠리시아도 그를 이용해서 여왕을 설득할 모양이니까 상관 없다.

    하지만 펠리시아의 제안을 거절하게 된다면, 여왕과 펠리시아 사이가 언제 회복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계속 실비아를 여기 놔둘 수도 없는 일이고….

    나는 실비아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나와 펠리시아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실비아.

    나뿐만 아니라 펠리시아의 얼굴도 엿보는 시점에서, 실비아가 펠리시아를 얼마나 걱정하는지 느껴졌다.

    하긴. 제일 친한 친구라는 모양이니까 그도 그런가.

    어쩔 수 없지.

    알단 실비아를 데려가는 건 보류하자.

    펠리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어떨지도 아직 모르는 거고, 거절하게 되면 그때가서 데려가면 되는 일이지.

    "실비아. 결정이 날 때까지 여기서 조금만 더 있을래?"

    "네, 넵!"

    실비아는 오히려 자기가 그러길 원한다는 듯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조금만 더 고생해. 가자, 레이아."

    "네."

    "어머. 자기, 나한텐 작별 인사도 안 해주는 거야?"

    "넌 또 사고나 치지마라."

    "자기도 참 너무하다니까. 잘 가."

    펠리시아는 일부러 그러는 게 티가 날 정도로 과장되게 슬픈 표정을 짓더니, 이내 미소를 지으면서 살랑살랑 손을 흔들었다.

    나도 대충 손을 흔들어주고, 레이아와 함께 성을 빠져나왔다.

    "구원씨. 설명…해주실 수 있으시죠?"

    그리고 마차에 타자마자, 레이아가 날 올려다보면서 그렇게 말했다.

    무슨 일을 설명해달라는 건지 말하지는 않았지만, 물론 나는 무슨 얘기인지 알고 있었다.

    "미안. 일단 협상이 결렬 되서 영상 찍는 걸로 대충 약속을 넘긴다는 수도 통하지 않게 됐으니 말이야. 이러는 편이 깔끔할 것 같아서 결국 한 번 해버렸어."

    "후우…. 그런가요. 저 믿고 있었어요."

    내가 대답해주자 레이아는 안도의 한숨을 포옥 내쉬고는, 불안해 보이던 표정을 그제야 풀고 포근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내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는 자신의 몸을 내 몸에 마구 비벼댔다.

    레이아, 요즘 이런 행동 자주 한단 말이야.

    구미호도 수인족이니 만큼, 이런 식으로 마킹하는 습성이라도 있는 걸까?

    뭐, 말랑말랑 행복한 감각이 전신에 느껴져서 나는 좋지만 말이야.

    평생 이러고 있어도 질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고마워. 더 자세한 얘기는 돌아가서 다들 있는 데서 말해줄게. 한 번에 설명하는 게 좋을 것 같으니까."

    "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