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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340화 (3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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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 의뢰

    이런 감각을 느끼는 게 대체 얼마만이더라?

    최근 들어서는 좀처럼 느끼지 않고 있었던 감각이라서 그런지, 더 참기 힘들었다.

    하지만 욕망에 몸을 맡겨서 이대로 사정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적어도 레이첼 누님의 치료가 완전히 끝났다고 확인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사도 임명을 하지 않은 상대이다 보니 생명력을 확인할 수도 없는 일이고.

    대체 어느 정도 수준에서 끝내면 좋은 거지?

    얼굴에 혈색이 돌아왔으니까 이대로 끝내면 되는 건가?

    "으으으응!"

    그때 레이첼 누님이 지금까지의 절정보다 조금 더 큰 절정을 느끼더니, 신음소리와 함께 천천히 눈을 떴다.

    "으응…! 에? 구, 구원씨이잇?! 이게 무스으응!"

    레이첼 누님은 자신의 몸에 올라탄 날 보더니, 화들짝 놀라서 날 밀쳐내려고 했다.

    하지만 내 가슴에 손을 뻗는 것과 동시에 다시 절정을 느껴버려서, 내밀어졌던 손은 오히려 내 가슴을 부드럽게 쓰다듬기만 해버렸다.

    "진정하세요. 누님.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보일지 아는데요, 제가 다 설명할 수 있어요. 결코 욕망에 눈이 멀어서 강간하거나 그런 게 아니에요. 애초에 전 제 여자들이랑 같이 있었다고요. 디아나도 텐트 바로 옆에 있고요."

    이래서 원래 레이첼 누님이 눈을 뜨기 전에 끝내려고 한 건데.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지.

    아니. 오히려 이게 더 나은 건지도 모른다.

    상처가 다 회복된 것 같은지 직접 물어보면 되는 거니까.

    "으응…이, 일단 멈추…흐으응!"

    아차. 치료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허리를 멈추자, 레이첼 누님은 그제야 절정을 멈추고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는 역시 내 말을 바로 믿을 수는 없는 듯,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는 날 노려봤다.

    다만 그 눈동자가 그저 분노만 띄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묘한 실망감마저 섞여있는 것 같이 보이는 건 내 기분 탓일까?

    그리고 또 다리는 내 허리에 감아서 단단히 붙잡고 꽉 밀착해있는 게, 노려보는 표정과 너무 어울리지 않아서 조금 웃겼다.

    하지만 레이첼 누님으로선 필사적인 거겠지.

    아마 본능적으로 알고 있을 거다. 조금이라도 다리에 힘을 풀고 물건이 움직이게 되면, 다시 자신은 지독하게 절정을 느낄 거란 걸.

    "하앗, 하앗, 하앗, 서, 후읏, 설명…해보시죠."

    다행이 일단 얘기를 들어볼 생각은 생긴 모양이다.

    하지만 레이첼 누님은 그러면서도 손을 꾸물꾸물 움직여서 뭔가를 하는 게 보였다.

    정령을 소환한 건가. 여차하면 바로 응징을 가하겠다는 거다.

    뭐, 상황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건가.

    솔직히 도와주면서 이런 취급 받는 게 기분은 썩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 누님이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니까. 내가 이해할 수밖에.

    "누님. 자신이 상처를 입고 기절하신 것까지는 기억하세요?"

    "……."

    레이첼 누님은 여전히 날 노려보면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누님이 다친 걸 숨기셨잖아요. 아마 우리가 누님의 치료를 우선시해서 다른 사람의 치료가 늦어질 걸 염려하신 거겠지만, 덕분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포션을 전부 그 모험가들에게 써버렸어요. 그러고도 호인족 음유시인의 상처는 낫지 않아서 사제 둘이 손을 뗄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요. 그 상황에서 누님이 쓰러져버리니, 어쩔 수 없었어요. 누님을 구하기 위해서 이럴 수밖에 없었다고요."

    "그게 무슨 소리죠?"

    "전 섹스를 통해서 사람을 치료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이런 식으로…."

    "흐으으으읏!"

    나는 누워있는 레이첼 누님의 허리를 붙잡아 들어 올리고, 허리를 살짝 뺐다가 다시 강하게 한 번 박아 넣었다.

    레이첼 누님이 다리로 내 허리를 휘감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이 누님은 정령사. 근력이 나보다 높지는 않을 거다.

    게다가 방금 전까지 지독하게 연속 절정을 느끼고 있었던 사람이니, 다리에 힘이 제대로 들어갈 리도 없었다.

    덕분에 나는 거의 아무런 방해도 없는 것처럼 허리를 움직일 수 있었고, 그 단 한 번의 피스톤에 레이첼 누님은 다시 한 번 몸을 퍼덕이며 절정에 달해버렸다.

    "저와 섹스할 때 절정을 느끼면 상처가 회복되는 거죠. 어때요? 몸이 좀 더 가벼워졌죠?"

    "하읏! 으읏! 으응! 후읏…."

    레이첼 누님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그저 고개를 다급하게 끄덕이면서 숨을 고르는데 필사적이었다.

    섹스 부스트가 엄청나게 중첩된 덕분에, 그 쾌감이 얼마나 강할지는 나도 잘 알았다.

    실제로 나도 지금 엄청난 쾌감이 느껴졌고.

    그래도 내가 이렇게 멀쩡하게 행동할 수 있는 건, 아마 불굴의 성욕 때문이겠지.

    성행위를 통한 모든 피해에 대해 면역.

    이 효과는 아무래도 성기에만 효력을 발휘하는 게 아닌 모양이다.

    아무튼 고개는 끄덕였으니, 내 설명은 제대로 전달됐다고 생각해도 되겠지.

    "아시겠죠? 누님을 구하기 위해서 그런 거였다고요. 애초에 가지고 있던 포션을 조금만 누님한테 투자했으면 이럴 일도 없었는데. 전부 상처를 숨긴 누님 잘못이라고요. 누님. 듣고 있어요?"

    "흐으읏! 으응! 응읏!"

    레이첼 누님이 절정의 여운 때문에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내 말에 집중하지 않는 것 같아서, 나는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대고 말했다.

    그러자 레이첼 누님은 내 얼굴을 밀쳐내면서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귀가 성감대니까 일부러 귓가에 숨을 불어넣으면서 말하면 그야 다급하겠지.

    나도 알면서도 일부러 그런 거다.

    구해주고 이렇게까지 의심받는 상황이, 이해는 되더라도 기분이 썩 좋지 않은 건 사실이었으니까.

    "그래서 이번엔 제가 묻고 싶은데요. 누님. 이제 상처는 다 나은 것 같나요? 겉에 보이는 상처는 일단 다 나은 것 같지만, 누님은 내상이 심했으니까요. 그것만은 도저히 어떻게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사, 흐읏, 상처…?"

    "네. 다 나았으면 이제 그만해야죠."

    "읏, 아, 안 돼…좀 더…."

    마치 발정 난 여자가 좀 쾌락을 애걸하는 것 같은 목소리였다.

    하지만 설마 그렇겠어? 이런 상황에서 말이다.

    아무리 쾌감이 크더라도 레이첼 누님 역시 맘도 없는 상대란 몸을 섞고 싶진 않을 테고.

    그렇게 철벽같았던 레이첼 누님이니까 말이다.

    "아직도 좀 더 치료가 필요하다는 건가요?"

    "으읏…네, 네…."

    "그럼 조금만 더 실례할게요."

    어차피 섹스 부스트도 많이 중첩된 데다가, 레이첼 누님도 정신을 차리면서 전보다 더 느끼기 쉬워졌다.

    절정 몇 번만 더 느끼게 만들면 레이첼 누님도 완전히 치유가 될 텐데,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하으읏! 이, 흐응! 말도…히으응! 귀, 귀느으응! 흐읏! 하으응!"

    성자의 손길을 사용해 귀까지 더듬어주자, 레이첼 누님은 거의 자지러질 듯이 연속 오르가슴을 느꼈다.

    어느 정도로 느끼는 건지, 중간중간 기절했다가 강렬한 쾌감으로인해 곧바로 다시 깨어나는 걸 몇 번이나 반복할 정도였다.

    "안 돼! 안 돼! 아으으응! 이제 안 돼! 하으응!"

    몇 번인지 모를 기절에서 깨어난 후에, 레이첼 누님은 절박한 목소리로 그렇게 외쳤다.

    나는 레이첼 누님이 그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겨우 허리를 멈췄다.

    그러자 계속해서 퍼덕이던 레이첼 누님의 몸이 축 늘어져서는 부들부들 잘게 경련만을 했다.

    "안 된다니. 이제 다 나은 건가요?"

    "으읏! 으응! 으응!"

    레이첼 누님은 신음을 내뱉으며 필사적으로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나는 싸지 않았지만, 굳이 내가 쌀 필요는 없겠지.

    불굴의 성욕 덕분에 뇌가 타는 것 같은 느낌도 일정 이상은 안 느껴지는 모양이고.

    이대로 절정 속박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가, 나중에 우리 애들한테….

    그렇게 생각하면서 성기를 빼려다가, 나는 움직임을 멈췄다.

    잠깐만. 지금 이렇게 버티고 있을 수 있는 것도 불굴의 성욕 덕분이잖아.

    섹스 상태가 풀리면 불굴의 성욕도 풀리는 거 아냐?

    절정 속박을 계속 유지하면, 이 감각도 계속 느끼고 있어야 된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지금 내가 이렇게 버티고 있는 건, 불굴의 성욕 효과 중 성행위를 통한 모든 피해에 면역 때문이니까.

    삽입을 풀고 성행위가 아니게 되는 순간, 데미지가 고스란히 들어오는 거 아냐?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느 쪽도 확신할 수 없는 이상, 나는 안전한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누님. 확인하는 차원에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치료하고 풀게요."

    나는 레이첼 누님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바로 절정 속박을 풀어버렸다.

    동시에 최후의 자존심도 사용해서, 모든 정기를 쏟아 부어 레이첼 누님을 느끼게 만들었다.

    "아읏! 아앗! 아아…아아아아아앗!"

    최후의 자존심은 쓸 일이 얼마 없다보니 스킬 레벨 자체는 많이 오르지 않았지만, 정기를 모조리 소모하는 특성상 정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효과가 강해진다.

    그리고 지금 난 예전에 비해서 정기가 비교도 안 되게 많은 상태였다.

    레이첼 누님은 진짜 큰일 나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몸을 떨면서 음부로 애액의 분수를 뿜어냈다.

    표정도 완전히 흐물흐물해져서, 하지만 눈은 감지 않고 있다.

    마치 기절하고 싶지만 너무도 막대한 쾌감에 기절조차 하지 못했다는 느낌이었다.

    그런 레이첼 누님을 바라보면서, 나는 삽입을 풀고 누님을 깔아뭉개지 않게 몸을 옆으로 비끼면서 벌러덩 드러누웠다.

    역시 최후의 자존심을 쓰면 정기를 몽땅 소모해버리니까 지친단 말이야.

    그나저나 이 누님, 숨을 안 쉬는 것 같은데. 정말 괜찮은 건가?

    "누님. 괜찮으세요? 누님?"

    "하아악. 하앗. 하앗. 하앗."

    내가 레이첼 누님의 몸을 살짝 흔들면서 깨우자, 레이첼 누님은 그제야 잊고 있던 숨을 쉬듯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한동안 둘이서 벌러덩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나는 정기를 몽땅 쓰는 바람에 힘이 빠져서, 레이첼 누님은 절정의 여운에 헤어 나오지 못해서.

    "솔직히 반쯤 농담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성자라는 거, 정말 무서운 직업이네요."

    그리고 한참 후에야, 드디어 숨을 고른 레이첼 누님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듯이 그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그 무서운 성자한테 안 당하려면, 앞으로 자기 상처를 속이거나 하지 말라고요. 포션만 제대로 먹였어도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됐을 텐데."

    "그렇군요…미안해요. 당신도 자기 여자가 있는 옆에서 절 안기 힘들었을 텐데, 전 괜히 의심이나 하고."

    내가 조금 핀잔을 주듯 말하자, 레이첼 누님은 곧바로 사과를 해왔다.

    아니. 이렇게 바로 사과를 해버리면 핀잔 준 내가 무안해지잖아.

    "아니, 애초에 저희랑 같이 왔으면 다치실 일도 없었을 텐데. 누님도 참, 설마 그때 제가 했던 얘기 때문에 견인족을 죽일 줄 알았던 거예요?"

    "그, 그야…그때 구원씨가 했던 얘기를 떠올려보세요. 겁먹는 게 당연하잖아요."

    솔직히 내가 뭐라고 말했는지 제대로 기억은 안 나지만, 그렇게 험한 말을 했던가?

    그렇게까지 험한 말을 했던 기억은 없는데.

    "그나저나 그 얘긴 어떻게 기억하신 거예요? 엄청 예전에 그냥 지나가듯 말한 게 전부잖아요. 제가 개를 싫어하는 게 그렇게 인상적이었나요?"

    "그, 그건…안내원을 하다보면 매일 비슷비슷한 모험가들의 얘기밖에 들을 게 없으니까요. 조금 특이한 얘기는 기억에 잘 남는다고요."

    레이첼 누님은 어째선지 살짝 얼굴을 붉히면서 그렇게 말했다.

    과연. 그런 건가. 하긴. 안내원 일이라는 게 많이 따분하기는 하겠지.

    "아무튼 결과적으로 다 잘 되서 다행이네요. 구조 의뢰가 내려진 모험가들도 전부 구조했고, 덤으로 레이첼 누님고 구했고."

    "덤으로 당신은 저 같은 미인을 안아도 봤고요."

    내가 덤으로라고 말했던 게 기분 상했던 건지, 레이첼 누님이 덤으로라는 단어를 강조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아니, 그건 좀…."

    "왜요? 아니라는 건가요? 주변에 예쁘신 분들이 많다고 해서, 제 미모가 떨어진다고 말하고 싶으신 건가요?"

    내가 부정하려고하자, 레이첼 누님은 살짝 상처받은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누님. 그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는 건 반칙이잖아요.

    솔직히 반쯤 농담 삼아서 누님이 말한 대로 말하려고 했는데, 저렇게 먼저 선수를 쳐버리니 이어나가기 심히 곤란했다.

    "아, 아뇨. 덤이 아니라고요."

    "어머. 그럼 절 안고 싶었다는 건가요? 디아나님한테 얘기해도 돼요?"

    "그, 그럼 저 죽어요!"

    "후훗. 농담이에요."

    레이첼 누님은 언제 상처받은 표정을 지었냐는 듯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사람 상대하는 법은 안내원 생활로 갈고닦았다는 건가.

    나는 못 이기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몸을 일으켰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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