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339화 (323/1,205)

339====================

구조 의뢰

나는 레이첼 누님이 완전히 쓰러지기 전에 그 허리에 팔을 둘러서 받아낼 수 있었다.

그냥 긴장이 풀려서 힘이 빠진 건 줄 알았는데, 레이첼 누님은 내 팔에 허리를 지지된 채로 축 늘어져버렸다.

그리고 아래를 향하게 된 레이첼 누님의 얼굴 아래로, 붉은 액체가 울컥하고 쏟아져 나왔다.

…피? 설마 레이첼 누님의 입에서 나온 건가? 하지만 이렇게 많이?

나는 황급히 레이첼 누님의 상체를 일으켜 안색을 살폈다.

역시나 예상대로, 레이첼 누님의 입가에서 붉은 피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게다가 얼굴도 새파랗게 질려서, 지금까지 버티고 있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젠장. 그러고 보니 아까 처음 발견했을 때, 레이첼 누님 몬스터 상대로 고전하고 있었지.

전에 봤을 때처럼 빠른 몸놀림을 살려서 상대하는 게 아니라, 제자리에서 몬스터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냥 뒤에있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설마 상처가 심해서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건가.

겉보기에는 얕은 상처들밖에 보이지 않는데다가, 멀쩡하게 움직이기까지 했으니 완전히 안심하고 있었다.

나는 황급히 레이첼 누님의 원피스형 옷의 밑자락을 잡고 그 매끈한 복부가 드러날 정도로 끌어올렸다.

입에서 피를 이렇게 흘렸다는 건, 아마 내상을 입었다는 거겠지.

그리고 내 예상대로, 옷을 걷고 드러난 복부에는 곰발바닥 자국이 시퍼렇게 찍혀있었다.

이렇게까지 상처를 입었는데 어째서 이 누님은 그렇게 멀쩡한 척을…그런가. 자기보다 모험가 셋의 상체가 더 심하니까, 이들의 치료를 위해 일부러 괜찮은 척을 한 건가.

아무튼 이대로라면 레이첼 누님도 위험하다.

나는 황급히 레이아와 마틸다를 불렀다.

"레이첼 누님도 위험해! 둘 중 하나는 레이첼 누님의 치료를 부탁해!"

"하, 하지만 지금 손을 떼면 이 사람이…!"

하지만 내 외침에도, 둘 다 선뜻 손을 떼지 못하면서 당황했다.

젠장! 하필 이럴 때 우리 파티의 약점이 발목을 잡을 줄이야!

우리 파티가 압도적인 스탯과 장비 덕분에 여기를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근처를 탐험하기에 적합한 레벨은 140대다.

즉, 레벨만 따지고 보면 우리 파티는 레벨이 많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그리고 나와 사라, 디아나와는 달리, 레이아의 스탯은 같은 레벨의 여타 다른 모험가들과 비교해서 그렇게 압도적으로 높은 게 아니다.

게다가 마틸다 역시 마찬가지다. 레벨은 높지만, 성기사에서 전직을 한 몸이라서 아마 스탯은 성기사 시절의 스탯을 유지하고 있는 거겠지. 치유 능력이 그다지 뛰어나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사제의 치유 능력을 높여주는 지팡이의 강화 재료는 하필 성기.

5계층에서 나온 아이템 중 성기는 전부 아라크네 클랜에게 양도했기 때문에, 파티의 장비들 중 유일하게 강화를 하지 못한 장비가 바로 성직자들의 지팡이였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우리 파티는 이 근처를 학살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의 전투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치유 능력은 평균보다 조금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렇다보니 상처가 심한 호인족의 치료에도 이렇게 애를 먹고 있는 거다.

음유시인이라고는 하더라도, 아마 레벨은 140대일 테니 체력은 그런대로 높을 테니까.

이제 어쩌면 좋지? 포션은 방금 전에 몽땅 다 사용해버렸다.

차라리 아까 포션을 조금이라도 나눠서 레이첼 누님에게 사용했다면 이 정도까지 되지는 않았을 텐데.

아니, 이제 와서 그런 생각해봤자 소용없나.

다른 사람을 돌보게 하기 위해 자기 상처를 무식할 정도로 참은 레이첼 누님이 조금 원망스러워 졌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

냉정하게 생각하자.

사제 둘 다 손을 못 떼고 포션까지 없는 상황.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그대로라면 그 사람도 위험해요. 남은 포션은 없나요?!"

호인족의 상처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로, 마틸다가 내 품에 있는 레이첼 누님의 안색을 살피더니 외쳤다.

"없어. 방금 게 마지막이었어."

나는 씁쓸하게 현실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우리 파티는 포션이 그다지 필요한 파티가 아니니까, 가격도 비싼 포션을 그렇게까지 챙겨둘 이유가 없었다.

어차피 제일 앞장서는 나는 상처 입을 일 자체가 별로 없는데다가, 설령 상처를 조금 입더라도 그 정도는 사제 두 명이 나서면 충분할 테고.

만약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이 상처를 입더라도, 그다지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우리 파티는 전부 내게 안긴 사람들로 구성된 파티니까.

그런데 하필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어, 어떻게 안 되는 건가요?"

마틸다는 자신이 더 힘을 보탤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어쩔 수 없다는 듯 외쳤다.

물론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이왕이면 사용하고 싶지 않은 방법이었지만.

"힐링 섹스라면…."

그래. 힐링 섹스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지금껏 섹스할 때마다 항상 자동으로 발동된 덕분에 스킬 레벨도 어마무지하게 높은 힐링 섹스라면, 이 상황을 한 번에 타개할 수 있었다.

아마 레이아나 마틸다의 치유능력보다도 내 힐링 섹스의 치유 능력이 월등히 좋을 거다.

힐링 섹스도 성자 스킬인 만큼 매력 스탯에 영향을 받고, 스킬 레벨도 높은데다가, 조건부 스킬이라서 그런지 기본 성능도 다른 스킬들에 비해 좋으니까.

만약 저 호인족이 여자였다면, 아마 내 힐링 섹스로 훨씬 손쉽게 치유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 정도니 말 다했지.

"뭔가요 그게?"

그러고 보니 마틸다는 아직 모르지.

"난 섹스를 통해서 사람을 치유할 수 있어."

"그럼 당장 안하고 뭐하는 건가요?!"

내 말을 듣자마자, 마틸다가 조금의 주저도 없이 그렇게 외쳤다.

"뭐? 너 나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그렇게 간단히…."

마틸다가 정말 아무 고민도 없이 외치는 바람에, 나는 당황해서 저도 모르게 그렇게 말해버렸다.

"지금 그게 무슨 상관인가요?! 사람의 목숨이 걸린 문제라고요! 당신은 절 모욕하는 건가요?!"

하지만 마틸다는 내 말을 듣고 정말로 모욕당했다는 표정으로 그렇게 외쳤다.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일에, 제 이기심을 내세울 정도로 하찮은 여자는 아니에요! 아니면 뭔가요?! 당신은 자신이 사랑한다는 여자들이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 보고 있는 건가요?!"

"아니, 그건 아니지만…."

물론 그런 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다들 어서 하라고 날 부추길 거다. 굳이 마틸다가 아니라도 말이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조차 다른 여자와 섹스를 제일 주저하는 건 나였다.

우리 애들이라면 무조건 허락할 거라고 믿기 때문에, 내가 정조 관념을 철저히 가지고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내면심리가 존재하는 거다.

"그럼 빨리 하세요!"

마틸다의 묘한 박력에 눌려서,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레이아는 치료를 위해 구슬 같은 땀을 흘리면서도 여느 때처럼 천사같이 미소 지었고, 사라와 디아나 역시도 이미 전에 말하지 않았냐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실비아조차도 나와 눈이 마주쳐도 피하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여줬다.

그래. 이런 상황에서 허락을 구하는 건, 우리 애들을 모욕하는 거지.

나는 황급히 인벤토리에서 텐트를 꺼냈다.

"잠깐 안에 들어가 있을게."

"전 경계를 하고 있죠. 이럴 때 몬스터가 또 나타나면 귀찮아지니까요."

"음. 그럼 이 몸도 그러도록 하지."

사라와 디아나는 각각 반대 방향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말했고, 실비아는 레이아와 마틸다의 곁에서 검과 방패를 들고 주변을 경계했다.

나는 그런 우리 애들에게 속으로 감사의 인사를 하면서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텐트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나는 레이첼 누님을 눕히고 원피스의 치맛자락을 다시 걷어 올렸다.

골반부근까지, 그러니까 속옷이 드러날 정도로 치맛자락을 걷어 올리고, 속옷을 벗겨서 옆으로 던져 놨다.

어차피 쾌락을 위한 게 아니다. 굳이 옷을 전부 벗길 필요는 없겠지.

나는 레이첼 누님의 속옷만을 벗기고, 바로 가슴과 음부에 손을 댄 후 성자의 손길을 발동했다.

"으읏…."

전에 같이 개미굴에 갔을 때는 그렇게나 레벨이 높아보였던 레이첼 누님이지만, 이제는 내 스킬에 제대로 반응을 보일 수준이 되어버렸다.

아니, 물론 아직도 나보다 레벨은 높지만 말이다.

그때보다 내가 레벨이 더 오른 것도 있고, 무엇보다 매력이 어마어마하게 올랐으니, 스킬에 반응을 보이는 건 당연했다.

게다가 내 스킬들 중 위력이 가장 강한 성자의 손길이니까.

적당히 레이첼 누님의 몸을 주물러서 음부를 젖게 만든 후, 나는 바로 바지 앞섶을 풀고는 물건을 삽입했다.

"읏…!"

내 물건이 들어가자 레이첼 누님은 잠깐 신음소리를 냈지만, 그래도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는 못하고 있었다.

다른 것 때문에도 아니고 상처를 입어서 정신을 잃은 거니까 당연한가.

차라리 이대로 끝까지 레이첼 누님이 정신을 잃은 채로 치료를 하고 끝내는 게 오히려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삽입을 하고 나니, 나는 정신적으로 한결 여유가 생겼다.

물론 절정을 느끼게 해서 제대로 치료를 해야겠지만, 삽입만으로도 기본적인 회복 능력이 증가하니까 말이다.

이제 레이첼 누님을 느끼게만 만들면 된다.

그럼 어디 이 누님의 성감대를 확인해볼까.

처음 이 세계에 왔을 때는 이 누님의 성감대를 알고 싶어서 그렇게 난리를 쳤었는데.

끝끝내 알아보지 못하다가 우리 애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확인해볼 생각도 안하게 되어버렸다.

그런 누님의 성감대를 이제 와서 이런 상황에 확인할 생각을 하니, 뭔가 오묘한 기분이었다.

그래도 효율적인 치료를 위해서라면 반드시 필요한 행위다.

나는 마음속에서 생겨나는 이 오묘한 감정을 억누르고, 최대한 냉정하게 할 일만 하기로 마음먹으며 섹스 애널라이즈를 사용했다.

어디 보자…기본적인 성감대들은 다 적당히 느끼는 수준이고. 제일 밝게 빛나는 곳은…귀?

이건 또 엘프답다고 해야 할지. 뭐라고 해야 할지.

어째 우리 쪽에 있는 순혈 엘프보다 이 누님 쪽이 더 판타지 세계의 엘프하면 떠오르는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단 말이야.

아무튼 나는 레이첼 누님의 양쪽 귀에 각각 손을 뻗어서, 그 귓불을 가볍게 문지르듯 비벼줬다.

"으응…읏…."

성자의 손길을 사용한 채로 최고 성감대를 어루만져주자, 레이첼 누님은 크게 다쳐 기절한 상태인 데도 미묘하게 신음소리를 흘렸다.

동시에 레이첼 누님의 음부가 꽉 조이면서 내 물건을 자극했다.

레벨이 높은 만큼, 역시 레이첼 누님의 안쪽은 무시무시하게 기분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느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레이첼 누님의 치료를 위해서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쾌감을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럴 때 가장 좋은 스킬이 바로 섹스 부스트다.

내가 싸기 전까지, 피스톤 한 번 당 모든 쾌감을 합연산으로 높여주는 패시브 스킬.

성자의 손길과 섹스 부스트가 합쳐지면, 아무리 레벨이 높은 레이첼 누님이라도 연속으로 몇 번이나 느끼게 만들 수 있을 거다.

나는 스스로에게 절정 속박을 걸고,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읏…응…읏…읏…으으읏!"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레이첼 누님이 약하게 절정에 달했다.

좋아. 지금은 깊고 강렬하게 절정에 달하는 것 보다, 이렇게 약하게라도 계속해서 절정을 느끼게 하는 게 중요하다.

아직 내가 싸지 않은 만큼, 섹스 부스트도 계속해서 효력이 강해지고 있으니 점차 느끼기 쉬워지겠지.

나는 레이첼 누님이 깨어나기 전에 승부를 볼 생각으로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며 귓불을 어루만졌다.

물론 아무리 성감대라고 하더라도 한 곳만 계속 어루만지는 건 오히려 쾌감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한 손은 귓바퀴나 귀 안쪽을 섬세하게, 다치지 않도록 손가락으로 어루만지면서, 나머지 한 손으로는 가슴이나 음핵 같은 성감대도 꾸준히 만져준다.

"흐응! 으읏! 읏!"

피스톤 운동이 계속될수록 레이첼 누님이 절정에 달하는 주기가 점점 더 짧아져갔고, 그에 따라 파리했던 레이첼 누님의 안색도 점차 원래 색을 되찾아갔다.

아니. 원래 색을 되찾는 걸 뛰어넘어서, 이제는 흥분으로 인해 뺨에 붉은 홍조마저 띨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게 피스톤 운동을 계속하다보니, 나도 슬슬 참기가 힘들어졌다.

절정 속박으로 억제는 하고 있다지만, 쾌감은 고스란히 느끼다보니 뇌가 버티기 힘든 감각.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끊겼네요.

12시 아슬아슬 할 때까지 썼는데 이게 한계였습니다.

지금부터 열심히 뒷 내용을 써서 2시간 전후로는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레이첼과 전에 했던 대화는 65화에 있습니다.

원래부터 이럴 생각으로 쓴 대화였는데, 이번 내용을 쓰면서 다시 읽어보니 원래 제 의도보다 조금 약하게 썼더군요. 그래서 65화의 해당 대화를 좀 더 강렬한 느낌이 들도록 수정했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