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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사 구원
그 이후로 사라는 결국 나와 정말로 열아홉 번을 더 하게 됐다.
레벨 제한이 걸리는 바람에 내가 아무리 사정해도 사라가 레벨 업을 하는 일은 없었고, 때문에 사라는 그 쾌감을 그저 근성으로 버텨내야 했다.
덕분에 사라는 또 다시 던전에 갈 이유를 찾은 모양이다.
"빨리 용사 레벨을 올려야겠어…."
아침에 일어나서 내 얼굴을 바라보고 처음 한다는 소리가 이런 소리였으니까.
뭐, 할아버지의 복수를 마친 이후로는 예전처럼 레벨을 올리는 데에 필사적이지 않았으니까. 오히려 좋은 계기가 된 걸지도 모른다.
어차피 던전에는 계속 갈 생각이니까, 사라도 던전에 가는 이유가 없는 것보단 낫겠지.
"난 이대로도 괜찮을 것 같은데. 이렇게 못 버티는 걸 보니까 옛날 생각도 나고."
"바보. 한 두 번이면 모를까, 매번 이런 식이었다가는 몸이 못 버텨."
사라는 내 가슴을 가볍게 찰싹 때리면서 말했다.
"그래도 용케 기절은 안 했네."
그랬다. 사라는 마지막에 내가 스무 번째 사정을 한 걸 확인한 다음에야 정신을 잃었다.
"그야…오랜 만에 하는 건데 구원도 중간에 분위기 깨지는 건 싫잖아."
"아니. 사라가 기절해도 난 계속 사라 몸으로 장난 칠 거니까 별로 상관없었는데."
"진짜 변태가!"
사라는 아까보다 조금 더 힘이 들어간 손으로 내 가슴을 때렸다.
물론 전혀 아프지 않았지만.
"레벨을 올려야할 이유가 또 있네."
"응?"
"이렇게 때려도 반응이 없는 걸 보면 열 받아."
"야. 애초에 오빠를 때릴 생각을 하지 말라고."
"오빠가 맞을 말을 할 때만 때리잖아? 매번 이상한 장난이나 치려고 하고."
뭐, 내가 평소에 좀 바보 같은 말을 많이 하고, 장난도 많이 치는 건 부정하지 않겠다만.
"그럼 사라가 때리는 게 안 아플 때 많이 장난쳐놔야겠네."
"바보! 그런 소리가, 하읏! 잠깐! 흣! 또, 또 하게?!"
참고로 사라는 어젯밤의 여파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았는지, 아직도 내 가슴에 뺨을 대고 엎드려서는 축 늘어져있는 상태였다.
힐링 섹스로도 완전히 피로가 안 풀릴 정도라니.
과연 쉬지 않고 연속 스무 번은 조금 과했던 걸지도.
사라가 경쟁심을 불태운 레이아도 사실 중간중간 휴식 시간을 가지면서 했었으니까.
이건 사라한테 비밀로 해두자.
"알몸으로 도발한 죄야."
"이, 이건 어제 그대로 잠들었으니까 당연히…! 흐읏! 정말 몰라! 바보!"
그 말은 허락의 의미로밖에 안 들린단다. 사라야.
결국 나와 사라는 아침부터 한 번 더 하게 됐다.
"사라양은 어째서…아니. 됐네. 말하지 말게."
식당에 내려가자, 식당에서 실비아와 뭔가 얘기를 나누던 디아나가 내게 업혀서 오는 사라를 보고는 조금 석연찮다는 말투로 말하다가, 뭔가 깨달은 듯 말을 바꿨다.
처음에 말투가 조금 석연치 않았던 건 분명 자기 지정석을 뺏겼다고 생각했던 것이겠지. 귀여운 것.
참고로 실비아는 내 얼굴을 보자마자 순식간에 구석으로 후다닥 도망갔다.
쟨 나랑 며칠을 붙어있었는데 아직도 저러네.
결국 던전에서는 언제 전투가 벌어질지 모른다는 긴장감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건가.
"어젯밤에 스무 번이나 해서. 난 약속은 지키는 남자거든."
"이 바보야! 부끄러운 말 하지 마!"
"됐다고 하지 않았나! 왜 말하는 겐가! 자네 바보인가!"
앞뒤에서 동시에 바보란 소리를 들었다.
심지어 사라는 때리기까지.
나는 얘들의 반응을 못들은 척하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디아나. 사라는 어젯밤에 날 위해서 이렇게 노력했는데, 이걸 보고 디아나는 뭐 느끼는 점 없어?"
"음? 이, 이 몸은 스무 번이나 안 할 걸세."
디아나가 신변의 위협을 느낀 듯 양팔로 자기 몸을 감싸 안으면서 말했다.
아니. 난 그냥 오늘 밤에 디아나도 뭔가 날 위해 노력을 하겠다는 대답을 듣고 싶었던 것뿐인데.
하지만 디아나가 저렇게 나온 이상 나도 어울려줄 수밖에.
"뭐?! 사라도, 레이아도 하는데, 디아나만?! 애, 애정이 식었어!"
"일부러 그러는 거 다 보이네! 아무리 그래도 안할 걸세!"
"응? 안한다고? 그럼 오늘 밤은 레이아 차례인가."
"그, 그런 말이 아니지 않은가?!"
디아나는 마치 내가 당장 레이아에게 가기라도 할 것처럼 황급히 내게 다가와서는 허리를 끌어안고 막아섰다.
"농담이야. 농담. 디아나랑 하는 것도 오랜만인 건 마찬가지인데 내가 빼먹을 리가 있겠어?"
"그런 농담은 하는 게 아닐세!"
디아나는 마치 날 혼내는 것처럼 말하면서 머리 쪽으로 팔을 뻗었다.
내가 고개와 허리를 살짝 숙여주자, 디아나는 만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내 머리를 탁탁 두드렸다.
"알겠는가!"
"네. 죄송합니다. 디아나 누나."
"음. 알면 됐네. 알면."
"어머. 저희가 마지막인가요?"
"응. 레이아. 좋은 아침."
"네. 구원씨도 잘 주무셨어요?"
"레이아씨에게만 인사라니. 옆에 있는 전 보이지도 않으시는 건가요?!"
"아. 너도 있었냐."
"그 무례한 말투는 뭔가요?! 전 추기경이라고요?!"
"응. 난 성자인데."
"이, 이이익! 이렇게 말하면 저렇게 말하고!"
훗. 이겼다.
아무튼 레이아와 마틸다까지 식당에 들어온 후, 우리는 식사를 시작하게 됐다.
참고로 말하자면, 디아나가 먼저 식당에 있었던 시점에서 마법사 협회의 사람들은 이미 전부 도착해 있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저 사람들은 식사시간에 절대로 디아나보다 늦지 않거든.
식사를 하면서, 나는 마틸다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저주를 풀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지금 알려주는 편이 좋을까?
아니면 디아나와 레이아 순서까지 전부 돌아가며 회포를 푼 다음에 알려주는 게 좋을까.
마틸다랑 한다고 하더라도, 그리 오래 걸릴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냥 저주가 풀리는지 확인만 하면 되는 거니까.
시간만 따지고 보면 낮 동안에 바로 끝낼 수 있다.
오늘 낮에 딱히 할 일도 생각나지 않고 말이다.
아니, 하지만 디아나와 레이아도 아직 안했는데 마틸다를 안아버리면, 둘 다 썩 좋은 기분은 안 들 거다. 내색은 안하겠지만 말이다.
좋은 기분일 리가 없지. 쟤들도 나랑 오랜만에 봐서 기대하고 있을 텐데.
그래도 저주란 게 이왕이면 빨리 풀어줄수록 좋은 거고, 나도 마틸다한테 괜히 맘에도 없는 시비를 안 걸어도 되니 편하고.
으음. 어떡하는 게 좋을까.
"아, 그래. 다들 오늘 할 일 없지?"
"음? 무슨 일인가?"
"의뢰 보수로 5계층에서 구할 수 있는 물건들을 잔뜩 받아왔으니까. 이걸로 장비 강화나 하러 가자."
내 여기저기 구멍 난 가죽갑옷도 고쳐야 하고.
분명 받은 아이템 중에 오우거의 가죽이나 트롤의 피 같은 물건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걸 전부 강화에 때려 박으면 엄청난 물건들이 탄생할 거야.
"흠. 매번 들르는 그 처자의 가게로 갈 생각인가?"
"응? 그럴 생각인데. 무슨 문제라도 있어?"
"아닐세. 다만 그 처자가 5계층에서 구한 물건들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있나 의문이 들어서 말일세. 확실히 상층의 물건들로 만든 무기나 방어구는 견실해 보였지만, 그곳에서 심층의 물건으로 만든 장비는 본 기억이 없구먼. 단순히 심층의 물건들을 구하지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네만."
디아나는 식사를 하면서 덤덤하게 말했다.
과연. 그런 문제가 있는 건가.
내가 지금까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건데, 이 세계의 일반인들의 레벨은 보통 성인 여성은 20대가 많았고, 성인 남성은 10대 초반에서 심하면 한 자릿수인 경우도 많았다.
평범한 생활을 하기에는 그 레벨로도 충분하겠지만, 소위 장인이라고 불리는 경지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레벨이 필요해진다.
물론 전투로도 미약하게나마 레벨이 오르는 만큼, 전투 외의 다른 직업행동으로도 미약하게나마 레벨이 오르기는 하는 모양이지만. 그것만으로 레벨을 올리는 건 한계가 있다.
하지만 모험가들처럼 목숨이 걸린 일이 아니다보니, 웬만해선 아무하고나 마구 자면서 레벨을 올릴 생각은 하지 않는다.
디아나에게 물어보니, 100레벨이 넘어가는 수준의 대장장이는 명장의 반열에 든다는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한나는 레벨이 몇이더라.
예전에 한 번 확인은 한 것 같은데, 그냥 습관적으로 애널라이즈를 쓰고 다닌 것뿐이라 잘 기억은 나지 않았다.
다만 그다지 높지 않았던 건 확실하다. 높았으면 내 인상에 남아있을 테니까.
"뭐, 일단 가보면 알겠지."
그래서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곧장 한나의 대장간으로 찾아갔다.
참고로 우리라는 건 클랜에 소속된 5명을 말하는 거다. 마틸다는 같이 오지 않았다.
걔가 오면 여러모로 귀찮아지니까 말이야.
"이리 오너라!"
"어서 오세요."
대장간에 들어가자, 한나가 아니라 꼬맹이 하나가 우리를 맞이해줬다.
여기 종업원인 난쟁이족 요한이다.
"천천히 갈 거다. 손님한테 명령하지 마라."
"네, 네에?!"
"거기. 우리 요한을 괴롭히는 건 그만 두시지."
요한이 당황스런 목소리를 흘리자, 공방 안쪽에서 한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그런 한나에게 다가가서, 일단 애널라이즈부터 실행했다.
레벨 43….
아니, 확실히 일반인치고는 높아. 응. 일반인치고는 엄청나게 높은 수치야.
다만 확실히 높은 수준의 장비를 다루기에는 애매한 수치였다.
"뭐냐. 갑자기 사람 얼굴을 빤히 보고."
"아니. 이번에 우리가 5계층 물건을 가져왔는데 말이야."
"뭐?! 5계층?! 너희 3계층에 진입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뭐,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말이야. 아무튼 그래서 장비를 강화하러 왔는데. 너 가능하겠냐?"
"으음…. 일단 좀 물건들을 볼 수 있을까?"
"자. 여기."
내가 오우거의 가죽이나 사이클롭스의 눈 같은 아이템을 몇 개 꺼내자, 한나가 진지한 얼굴들로 아이템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눈빛이 이글이글 거리는 것이, 일단 이걸로 장비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구는 충만한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 한나의 눈빛은, 아이템을 관찰하면 관찰할수록 점점 더 안타까움으로 물들어갔다.
"안되겠군. 난 못하겠어."
"역시 실력이 부족해?"
"…그래. 굳이 이걸 이용해 강화를 하자면 못할 것도 없겠지만, 소재의 성능을 제대로 살리는 건 불가능할 거야. 원한다면 다른 실력 좋은 대장장이를 추천해줄 수는 있는데."
그렇게 말하면서 한나는 미련이 뚝뚝 묻어나는 표정으로 내게 다시 아이템들을 건넸다.
역시 이렇게 되는 건가.
솔직히 말하자면 단골 가게를 바꾸고 싶지는 않았다.
한나라는 인물 자체도 꽤나 마음에 든 상태고 말이다.
이렇게 솔직하게 자신의 실력 부족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을 추천해준다는 대장장이가 몇이나 될까?
보통은 돈에 눈이 멀어서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그냥 일을 맡으려고 들 거다.
이런 양심적인 가게를 또 찾기란 쉬운 게 아니라고.
"네가 실력이 부족한 건 대장장이 레벨이 부족해서야? 아니면 레벨이 부족해서야?"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거지?"
내가 그런 질문을 하자, 한나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껄떡거리는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런 거 아니야. 인마. 나 이래 봬도 꽤나 순수한 놈이라니까.
왜 다들 나를 바람둥이처럼 생각하는 거지?
게다가 만약 내가 한나를 상대하면, 한나는 삽입하는 순간 복상사 확정이다.
뭐, 약자태세를 쓰면 상대할 수 있기야 하다만.
"아니. 나도 모험가니까. 만약 레벨이 부족해서 대장장이 레벨을 못 올리고 있는 거라면, 괜찮은 모험가를 추천해줄 수도 있어."
브린 녀석이 레벨이 몇이더라.
아직 2계층에 있을 테니까 한나의 레벨을 올려주기는 적당한 수준일 것 같은데.
"남자친구가 바로 옆에 있는데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그러자 갑자기 한나가 화를 냈다.
응? 무슨 소리야? 남자친구?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가게 안에는 물건을 둘러보는 몇몇 여성 모험가들과 우리들, 그리고 한나와 요한밖에 없었다.
"설마…."
"그래."
"너 쇼타…."
"귀여운 걸 좋아하는 것뿐이다. 여성스럽지?"
한나는 대장간 일로 단련된 팔로 요한을 끌어안으면서 말했다.
"하, 한나. 가게 안에서는…."
너보다 차라리 요한이 훨씬 여성스럽다 이것아.
이 세계는 왜 이렇게 하나같이 유감스런 녀석들이 많을까.
미인이 많은 만큼 괜히 더 안쓰럽게 느껴진다.
역시 우리 애들이 최고야.
나는 그 사실을 새삼스레 다시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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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안으로 한 편 더 올릴 생각입니다.
12시까지는 시간이 부족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