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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290화 (27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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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뢰 준비

    "씨…히읍…!"

    열심히 씻을 수 있다고 주장하려던 실비아는, 내가 욕조에 들어가자마자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멍하니 서서 뭐해? 역시 씻을 줄 모르잖아. 사람 몸이란 건 말이야. 원래 씻기 전에 조금 따뜻한 물에 담구고 있어야 잘 씻어진다고. 자, 앉아."

    "……."

    내 말에 거역할 수 없는 실비아는, 조용히 욕조에 몸을 담갔다.

    물론 내가 앉은 쪽의 반대편에, 웅크리고 앉아서 최대한 나한테 닿지 않으려는 듯이.

    다리를 접어서 끌어안고, 몸을 웅크린 채 내 쪽을 경계하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경계하는 표정이랄까, 긴장한 표정이었지만. 그러면서도 때론 시선이 내 몸을 스캔하면서 멍해지는 게 조금 귀엽다.

    "실비아."

    "네, 네힛?!"

    얼마동안 실비아가 긴장을 풀 수 있는 시간을 준 후 내가 말을 걸자, 멍하니 날 쳐다보면서 입 꼬리를 흐물흐물 움직이던 실비아가 깜짝 놀라서 삑사리를 냈다.

    "내가 무슨 말 할지 알지?"

    "모, 모르겠습니다!"

    실비아는 거의 울먹이면서 대답했다.

    얘가 나한테 거짓말을 하려고 하네. 겨우 이런 질문에 울먹인다는 건,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다는 거잖아.

    "정말로?"

    "정말입니다!"

    웬만하면 솔직하게 사실을 고하는 실비아였지만, 이번만큼은 생명의 위기를 느꼈는지 필사적으로 모른다며 고개를 붕붕 저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내가 알려줄게. 이리로 와서 앉아."

    "안 됩니다! 안 됩니다! 절대 안 됩니다! 죽습니다!"

    "내 명령이라면 목숨도 걸 수 있는 거 아니었어?"

    "우읏! 하, 하지만…!"

    "명령이야. 와."

    "히우으으읏…."

    실비아는 삶을 포기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 쪽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설마 얘가 지금 나한테 반항하는 건가?

    잠깐 그렇게 생각했지만, 실비아를 자세히 관찰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확실히 실비아는 내 쪽으로 다가오려고 하고 있기는 했다.

    욕조에 잠긴 발가락만 꼼지락 거리면서 지렁이보다 느린 속도로 꼼지락꼼지락 천천히 전진하고 있다는 게 문제였지만.

    그래도 이게 얘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거겠지.

    나는 그 모습이 재밌어서 가만히 지켜보기로 했다.

    실비아는 열심히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조금씩 조금씩 내게 다가왔고, 점점 다가올수록 몸이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아까부터 시선은 계속 내 물건에 고정되어있었다.

    긴장해서 시야가 좁아진 건지, 내가 살짝살짝 손을 흔들어 봐도 전혀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다.

    "우…코피 나올 거 같아."

    실비아는 내 종아리 사이까지 다가오더니, 양손으로 자신의 코를 부여잡으면서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으, 응? 뭐라고?"

    네가 무슨 벗은 여자 알몸을 본 사춘기 남자냐.

    "네? 무슨…히야아악! 아, 아,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실비아는 그제야 자기가 뭐라고 말했는지 깨달았다는 듯, 황급히 푸다닥거리면서 내게 멀어지려고 했다.

    하지만 그걸 가만히 두고 볼 내가 아니었다.

    한참 걸려서 기껏 여기까지 다가왔는데 도로 멀어지는 꼴을 가만히 내버려둘까 보냐.

    그런 게 아니라는 듯 좌우로 거세게 흔들리는 실비아의 손을 붙잡고, 나는 실비아의 내 몸으로 바짝 끌어당겼다.

    "히야읏! 아, 아, 아, 아으으읏…! 하앗! 하앗!"

    아까 날 메쳤던 몸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녀린 몸이 내 품안으로 쏙 들어와 안겼다.

    얼마나 긴장한 건지, 쓸데없는 지방이라곤 전혀 없는 가슴너머로 실비아의 고동소리가 두근두근 시끄러울 정도로 전해져왔다.

    "그럼 이제 씻어볼까? 누가 먼저 씻겨주기로 할까? 네가? 내가?"

    "흐엣?! 자, 잠깐 마음의 준비를…!"

    "우리가 지금 욕조에 몸 담그고 얼마나 지났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미 충분하잖아. 언제까지 이러고 있게?"

    "하, 하지만…!"

    "못 정하겠으면 내가 먼저 실비아를 씻겨주는 걸로…."

    "제가! 제가 먼저 씻겨드리겠습니다!"

    "오, 적극적이네. 그렇게 내 몸을 구석구석 만지고 싶어?"

    "구, 구석구석…! 아으아으아으…."

    아니라곤 말 안하는 점이 참 솔직하기 그지없다.

    "그럼 부탁할게."

    "네, 네잇!"

    네가 무슨 내시냐.

    뭐, 그렇다고 해도 지금은 아직 실비아를 괴롭힐 생각이 없었다.

    적어도 실비아가 날 씻겨줄 동안은 말이다.

    너무 괴롭히다가 정말로 심장마비라도 걸리면 큰일이고. 조금은 쉴 틈을 주자.

    내가 얠 씻겨줄 차례가 될 때까지는 말이야.

    "하앗, 하앗, 하앗. 구, 구원님의 몸…."

    …뭐, 쉴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보기완 다르게 완력이 있는 실비아는, 타올에 거품을 내고 내 몸을 힘차게 벅벅 문질러갔다.

    처음에는 하악하악 시끄러울 정도로 거친 숨을 몰아쉬었지만, 내 몸을 씻겨가는 동안 실비아의 숨은 점차 골라졌다.

    그리고는 열심히 내 몸을 씻기는 것에만 열중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전투 때도 나한테 별로 반응하지 않았었지.

    집중력이 굉장해서 뭔가에 집중하면 다른 건 생각나지 않는 타입인 걸까?

    예상 외로 실비아가 너무 멀쩡해서, 난 조금 재미가 없어졌다.

    원래는 내가 씻겨줄 때가 될 때까지 자중할 생각이었지만, 조금 놀라게 해줄까.

    많이는 필요 없고, 그냥 실비아가 내 몸을 다시 의식할 수준까지 집중력을 흐트러트리기만 하면 된다.

    마침 등을 씻겨주고 있으니, 가슴으로 씻겨주라고 해볼까?

    아니, 실비아한테 그런 명령을 하는 건 그냥 괴롭히는 건가.

    "구원님. 다리를…."

    내가 고민하고 있을 때, 실비아가 마침 좋은 타이밍에 그런 부탁을 해왔다.

    "아, 일어설까?"

    "부탁드립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서, 물건을 빳빳하게 세웠다.

    뒤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실비아는 아직 내 물건이 보이지 않을 거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열심히 내 다리 뒷부분을 씻겨주고 있는 실비아의 손길을 느끼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럼 돌아주십시오."

    "응!"

    "엣? 흐아아아아! 이, 이, 이건…!"

    내가 몸을 돌리는 것과 동시에 빳빳하게 섰던 내 물건이 실비아의 뺨을 찰싹 때렸다.

    처음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던 실비아는 천천히 손을 올려서 자신의 뺨에 밀착해있는 내 물건을 만졌고, 그제야 사태가 파악됐다는 듯이 온몸을 진동시키기 시작했다.

    "아, 미안. 실비아의 벗은 몸을 보니까 커져버렸어."

    "저, 저, 저 따위의 몸을 보고 여, 영광입…."

    실비아는 여전히 한 손은 내 물건을 잡은 채, 나머지 손으로 왠지 자신의 가슴을 가리면서 말했다.

    "실비아."

    나는 무릎을 꿇어 실비아와 눈높이를 맞추고 그 턱을 한 손으로 들어올리면서 눈동자를 지긋이 바라봤다.

    "네, 네힛?!"

    "그렇게 자기 비하를 하지 마. 자기 외모에 자신감 있는 거 아니었어? 나한테 처음 받아달라고 했을 땐 분명 그렇게 말 했었잖아. 왜 그런 소리를 해? 가슴 크기랑 상관없이 넌 예뻐. 네가 그렇게 자기 비하를 하면, 널 보고 커져버린 나까지 비하하는 꼴이 되어버리잖아."

    그리고는 될 수 있는 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폼 좀 잡아 봤어.

    방금 발기한 물건으로 뺨을 때린 놈이 할 말은 아니지 않냐고?

    나도 알아. 그래도 어때. 중요한 건 실비아한테 먹히느냐 먹히지 않느냐 인걸.

    그리고 내 행동은 실비아에게 확실히 먹혀들었다.

    "구, 구, 구, 구!"

    실비아는 자신의 심장부근을 부여잡고, 비둘기라도 된 것처럼 구구구거렸다.

    "응?"

    "하으읏!"

    내가 빙그래 미소지어주자, 실비아는 그대로 눈이 돌아가면서 앞으로 고꾸라졌다.

    "시, 실비아?!"

    나는 실비아가 욕조 물에 처박히기 전에 황급히 끌어안았다.

    하지만 실비아는 대답이 없었다. 그냥 시체인 모양이다.

    "……주, 죽었어."

    실비아 향년 23세의 꽃다운 나이에 행복사라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그 아리따운 삶을 마감하다.

    "아, 안 쥭었슙니다아."

    장난이다. 알고 있었어. 제대로 살아있다고 말이야.

    심장도 제대로 뛰고 있었고. 오히려 너무 심하게 뛰고 있어서 문제일 정도다.

    너무 행복한 상태라 정신 쪽은 살짝 문제가 생긴 것처럼 보였지만.

    "괜찮아? 씻는 건 조금 쉬었다가 할까?"

    왜 고작 씻는 것에 휴식시간까지 넣어야 하는 건지 참으로 의문이었지만, 실비아가 이런 상태니 어쩔 수 없지.

    "아, 아닙니다! 계속, 계속 하겠습니다."

    내가 걱정스럽게 말하자, 실비아는 양손으로 자신의 뺨을 찰싹찰싹 때리면서 기합을 넣으며 대답했다.

    이런 행동을 보면 얘도 생긴 거랑 다르게 육체파라는 게 실감이 된다니까.

    "그래. 그럼 계속 부탁해."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실비아가 괜찮다니 괜찮겠지.

    너무 응석을 받아주는 것도 좋지 않고 말이야.

    오히려 이것도 특훈이라고 생각하자. 설마 레이아 말고도 섹스하는데 특훈을 해야 될 상대가 생기게 될 줄이야. 인생이란 모르는 거다.

    나는 다시 무릎을 펴고 일어나, 실비아의 코앞에 물건을 들이밀었다.

    방금 그렇게 소동이 있었는데도, 내 물건은 전혀 굴하지 않고 여전히 빳빳하게 강도를 유지 중이었다.

    "네, 네엡!"

    그렇게 대답하면서, 실비아는 떨리는 두 손을 천천히 내 물건 쪽으로 가져갔다.

    "뭐야? 다리 앞쪽은 안 씻어주게?"

    "핫! 아, 아닙니다! 지금부터…."

    "아항. 그렇게 내 물건이 만지고 싶었어? 실비아도 야하네. 과연 데리고 다니면서 섹스만해주면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한 여자답군."

    "으아! 아, 아, 아, 아닙니다!"

    "뭐가 아니야? 내 물건 따윈 만지고 싶지 않았다고?"

    "그, 그런 게…! 흐이이잉. 전, 전 그냥, 그냥…!"

    "알아. 장난이야. 장난. 진정해. 자, 어서 다리부터 씻겨줘."

    실비아가 다시 또 울 것 같아서, 나는 다급히 진정시켰다.

    반응이 좋아서 놀리는 보람은 있지만, 너무 저자세라서 가끔 내가 완전 나쁜 놈 같이 느껴진단 말이야.

    우리 사라나 디아나는 놀려도 바로 반격해오고, 레이아는 놀려도 포근하게 감싸주니까 이렇게 죄책감은 안 생기는데.

    실비아는 발부터 시작해서 열심히 다리를 씻겨줬지만, 위로 올라오면 올라올수록 점점 행동이 더 느려졌다.

    그리고 내 물건 근처까지 올라와서는 완전히 손이 멈춰버렸다.

    나는 그런 실비아의 양손을 붙잡고, 내 물건을 쥐게 만들었다.

    내 물건에 닿자마자 실비아의 손이, 아니 몸 전체가 덜덜덜덜 진동을 시작해서, 움직이지도 않고 있는데 벌써부터 조금 기분이 좋았다.

    "거긴 섬세한 곳이니까 손으로 씻겨줘."

    "으아으아우…. 네, 네헵!"

    "오늘 밤 내내 실비아를 괴롭혀줄 곳이니까 구석구석 깨끗하게 말이야."

    "흐, 흐으으읏!"

    내가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자, 실비아는 갑자기 고개를 푹 숙였다.

    마치 내 물건을 양 손으로 붙잡고 매달려있는 것처럼, 물건에 무게가 실렸다.

    그 상태로 실비아의 허리가 움찔움찔 떨리기 시작했다.

    "야…너 설마…."

    "아, 아힙, 아힘이다아…."

    아니긴 뭘 아냐. 혀까지 완전히 꼬였는데.

    아무래도 실비아는 방금 내 말에 절정을 느낀 모양이다.

    아마 나랑 섹스하는 상상이라도 한 거겠지. 과연 몸이 아닌 마음으로 절정을 느끼는 여자.

    이거 우리 애들 중에서 제일 절정 느끼기 쉬운 거 아냐?

    레벨도 제일 높고 불감증인 실비아가 어쩌다가 이런 꼴이 됐는지. 감개무량할 따름이다.

    "야. 그래도 제대로 씻겨는 줘야 한다?"

    이렇게까지 씻겨주는데 지장이 생기면 스스로 씻을 법도 하지 않냐고?

    뭘 모르는 말씀.

    지금까지 아리따운 아가씨가 부드러운 손으로 열심히 씻겨줬는데, 갑자기 스스로 씻어봐라.

    죽고 싶어질 거야. 실비아 때문에 커진 물건을 씻어야 할 때 특히 더.

    실비아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푹 숙인 고개를 끄덕끄덕 위아래로 움직이더니, 내 물건을 붙잡은 양손을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 할 것도 없이 완전히 대딸이었다.

    기분 좋기는 했지만, 일단은 대딸보단 씻는 게 목적이니까.

    얼른 씻고 다음 진도로 나가야지.

    "실비아. 봉부분만 씻겨줄 게 아니라, 주머니 부분이나 끝부분도. 민감한 부분이니까 조심스럽게 주의하면서. 아, 거기 굴곡진 틈 사이도 제대로."

    …뭐? 이왕 씻는 건데 제대로 씻는 게 좋잖아.

    이건 결고 대딸하는 법을 강의하고 있는 게 아니야.

    결국 실비아는 내 물건을 한 번도 정면으로 마주보지 못하고 물건 씻기를 마쳤다.

    그리고 최대 난관인 물건을 지나가자,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하앗, 하앗, 하앗, 구, 구원님. 끄, 끝난…겁니까?"

    실비아는 하얗게 불태운 모습으로 가뿐 숨을 몰아쉬면서 물었다.

    "그렇단다. 실비아야. 영원한 목욕은 없는 법이지."

    "해, 해, 해냈습니다!"

    실비아의 얼굴이 마왕의 토벌하고 모든 사명을 끝마친 용사마냥 환하게 빛이 났다.

    너무 그렇게 좋아하지 마라. 너무 좋아하니까 좌절하게 만들고 싶어지잖아.

    실제로 실비아의 앞에는 그저 어둠만이 보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응. 이제 내가 실비아를 씻겨주기만 하면 끝이네."

    "아, 아, 아, 으아아아아아아…!"

    실비아는 무릎을 꿇은 채 양손으로 욕조 바닥을 짚고, 이 세상의 끝이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절규했다.

    야. 아무리 그래도 너무 리액션이 과하지 않냐?

    "흐윽. 어머니. 아버지. 실비아는 먼저 갑니다. 제 무덤에는 짧은 생이지만 행복했노라고…."

    심지어 혼자서 뭔가 유언 같은 걸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과장이 너무 심하다니까.

    괜찮아. 죽진 않을 거야. …아마.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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