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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261화 (24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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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어져가는 던전의 비밀

    "…자네 뭐하는 겐가?"

    그렇게 소란을 피우고 있자, 토론에 집중하고 있던 디아나마저도 이쪽이 신경 쓰인 모양이다.

    디아나가 이쪽으로 다가와서 내가 기절한 실비아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불퉁한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응?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얘가 나한테 닿기만 해도 너무 과민반응을 보이면서 기겁하니까 조금 익숙해지게 만들려고 했는데, 조금 가지고 놀…닿는 면적이 많았다고 기절해버렸네."

    "자넨 그런 말로 이 몸이 납득할 것 같은가?"

    쳇. 역시 안 통하나.

    어떡하지. 어떻게 변명을 해야 실비아로 놀다가 기절시켰다는 이 상황을 납득시킬 수 있지?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사라는 화살 정비한다고 안 놀아주고! 레이아는 기도중이고! 디아나는 토론에 빠져있으니 방해할 수 없고! 그럼 실비아랑 놀 수밖에 없잖아!"

    나는 일단 어린 애처럼 떼써보기로 했다.

    그러자 찌푸려져 있던 디아나의 눈썹이 꿈틀거리더니, 이내 불퉁한 풀어지면서 살짝 능글맞은 느낌으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흠. 그렇구먼. 자네, 이 몸이 놀아주지 않아서 쓸쓸했던 겐가?"

    나를 놀리는 것처럼 그렇게 말하면서 내게 다가와, 요 녀석 요 녀석 이라는 느낌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왔다.

    내가 앉아있는 덕분에 내려다보면서 머리를 쓰다듬을 수 있다는 사실이, 디아나는 더더욱 기쁜 모양인지 평소보다 쓰다듬는 손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음. 왠지 열 받는다.

    아니, 물론 실비아 건을 그냥 넘긴 건 의도대로 됐고, 나이를 생각해도 디아나가 날 이렇게 대하는 게 맞는 거지만 말이야.

    그래도 디아나한테 이런 취급을 당하는 건 뭔가 굴욕적이야.

    디아나는 괴롭혀줘야 제 맛인데!

    "흠. 흠. 대답하지도 못하면서 부끄러워하는 걸 보니 정말인 모양이구먼. 자네도 귀여운 구석이 있지 않은가."

    내가 굴욕에 떨면서 대답을 못하고 있자, 디아나는 더 신이 났다.

    "그렇게 귀여우면 좀 놀아줘."

    "흠. 거기 앉아서 조금만 기다리게나. 이 몸도 조금만 대화하고 오늘은 슬슬…."

    "그럼 토론하는 동안 끌어안고 있을래."

    어린애 취급을 했다 이거지. 그렇담 철저하게 어린애처럼 굴어서 곤란하게 만들어주지.

    나는 인벤토리에서 침낭을 꺼내서 기절한 실비아를 넣어주고, 디아나에게 다가가 확 껴안았다.

    그리고는 그대로 디아나가 토론하고 있던 자리로 향했다.

    후하하. 이번엔 네가 부끄러움에 떨어봐라.

    "후흠. 자네는 어쩔 수 없구먼."

    어, 어라? 이런 반응을 기대한 게 아닌데?

    괴롭혀 줄려고 한 거였는데, 디아나는 오히려 뭔가 만족한 느낌으로 미소 지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오히려 날 양반다리 자세로 만들고 그 위에 앉아서 내 품에 더 깊이 파고들어오기까지 했다.

    아까 실비아를 껴안았던 자세와 똑같은 자세다.

    좋아. 아직 하늘이 내 반격의 기회를 전부 빼앗진 않은 모양이군.

    "뭐야. 디아나 너 그렇게 여유 있는 척 해놓고 실은 실비아가 부러웠던 거야?"

    "무슨 소리인가? 끌어안고 있을 거라고 말한 건 자네 아닌가? 자네야말로 이 몸에게 하고 싶었던 걸 실비아양에게 한 것 아닌가?"

    하지만 한 번 주도권을 가져간 디아나는 이번에도 여유로운 반응을 보여줬다.

    젠장. 이게 바로 연륜이란 건가.

    연륜을 언급하면 확실히 이길 수 있겠지만, 디아나를 울리면서까지 이길 생각은 없었다.

    나이 말고도 디아나의 평정심을 흐트러트릴 수 있는 뭔가를 찾아야 해.

    그래! 가슴을…! 젠장! 방금 끌어안고 있었던 실비아보단 디아나가 더 커! 이래선 공격할 수가 없잖아!

    "후훗. 그렇게 이기려고 들지 말고 가만히 있게."

    내가 반격을 못하고 있자, 디아나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면서 내 몸에 푹 몸을 기댔다.

    말랑말랑하고 기분 좋은 중량감이 느껴져서, 전의가 꺾일 것 같다.

    치사하게 미인계를 사용하다니. 이런 거에 굴복할 내가…으윽. 하지만 엉덩이가 말랑말랑해.

    그래. 그냥 이 상황을 즐기면 되잖아. 난 대체 뭐랑 싸우려고 하고 있는 거지?

    그렇게 내 전의가 완전히 꺾여갈 때쯤,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햣!"

    내게 안긴 채로 마법사 협회 누님들과 대화를 나누던 디아나가 갑자기 움찔 놀라면서 몸을 떨었던 거다.

    "디아나님? 왜 그러십니까?"

    "아, 아, 아, 아무것도 아닐세! 신경 쓰지 말게! 아니, 잠깐 기다리게나!"

    디아나는 다급하게 외치고는 뭔가 마법을 사용하더니, 날 올려다보면서 외쳤다.

    "자, 자네! 뭐하는 겐가! 왜 커지는 겐가?!"

    우릴 바라보고 있는 누님들의 표정이 어리둥절한 걸로 봐선, 아마 방금 사용한 마법은 소리를 차단하는 마법인 모양이다.

    "디아나가 말랑말랑해서."

    "자넨 바보인가?! 조금 때와 장소를 가리게!"

    내 대답을 듣고 디아나는 살짝 얼굴을 붉히면서 꾸짖듯이 말했다.

    말랑말랑한 디아나의 감촉에 취해있던 나는, 그제야 겨우 내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찾아왔다는 걸 깨달았다.

    "이대로 살짝 팬티만 옆으로 걷고 삽입하면 모르지 않을까?"

    "무, 무, 무,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겐가?! 진심인가?!"

    "완전 진심이야. 디아나, 생각해봐.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멀쩡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실은 로브에 감춰진 아래론 몰래 섹스하고 있는 자신을. 기분 좋을 것 같지 않아? 너만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거야."

    응. 알아. 헛소리인거.

    애초에 삽입하고 있는 상태라면 모를까, 이제 와서 그러려면 삽입하려고 시도하는 시점에서 들킬 거다.

    그리고 우리 변태 아가씨 디아나가 남들 앞에서 삽입해있는데, 아무 내색 안하고 있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아, 아, 안 되네! 자네, 그건 정말 안 되네!"

    조금만 생각해봐도 당연한 얘기지만, 조급해진 디아나는 그런 것 까진 생각이 미치지 않는 모양이었다. 마치 내가 당장 넣기라도 할 것처럼, 당황해서 날 밀쳐내려고 했다.

    물론 난 그런 디아나를 놔주지 않고, 오히려 더 꽉 끌어안으면서 속삭였다.

    "후하하. 어떠냐. 당황했지? 결국 이기는 건 나다!"

    놔주지 않을 거야. 나랑 같이 기분 좋은 거 하자?

    "…자네 지금 뭐라고 했나?"

    그러자 디아나의 목소리 톤이 갑자기 순식간에 낮아졌다.

    당황해서 빨개져있던 얼굴도 순식간에 평소대로, 아니 그보다 더 냉정하게 변해있었다.

    "응? 갑자기 왜 그…앗."

    속마음이랑 할 말이랑 반대로 나갔다!

    "그러니까, 이 몸을 놀리려고 그랬다는 말인 게지?"

    디아나는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내 팔을 붙잡고 풀더니, 그대로 일어나서 날 내려다봤다.

    "디, 디아나님? 그러니까 이건…."

    "자네는 바보인가?! 대체 생각이 있는 겐가?! 없는 겐가?! 농담으로 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지 않은가?!"

    "아냐. 들어봐! 너랑 하고 싶었던 건 진심…."

    "더 질이 나쁘네!"

    디아나는 분기탱천해서 내 머리를 마구잡이로 때리기 시작했다.

    물론 전혀 아프지 않았지만.

    디아나야. 토닥토닥 공격은 좋지만, 머리 말고 다른 데를 때리지 않을래? 머리는 피부가 얇고 근육이 없어서 딱딱해.

    "으으으…."

    디아나도 그걸 깨달았는지, 몇 번 때리다가 아픈 듯이 눈물을 글썽이면서 자기 주먹을 호호 불었다.

    "괜찮아?"

    "쓸데없이 튼튼해서는…. 이렇게 된 이상. 자네들! 이 자를 혼쭐…!"

    "디아나님! 죄송합니다! 봐주세요!"

    야, 아무리 그래도 남을 동원하는 건 치사하잖아?!

    나는 바로 디아나에게 엎드려 조아릴 수밖에 없었다.

    "잘못한 걸 인정하는가?"

    "네. 죽을죄를 졌습니다."

    "그럼 벌을 받아야겠구먼."

    "무, 무슨 벌을…?"

    "그대로 앉아있게."

    디아나는 그렇게 말하더니, 아까처럼 다시 날 양반다리 자세로 만들고 그 위에 앉았다.

    "역시 다시 커지는구먼."

    "아니, 그러니까 이건 정말로 생리 현상인데."

    "알고 있네. 알겠나? 이제부터 자넨 그렇게 커져 있는 상태로 괴로워하고 있게나. 그게 벌일세."

    디아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 팔을 붙잡고 그대로 자신의 몸에 둘러서 끌어안게 만들었다.

    아니, 그게 왜 벌이야. 발정 난 원숭이도 아니고, 커져있는 상태로 못하게 한다고 해서 그렇게 괴롭거나 하진 않아. 물론 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오히려 이렇게 안고 있는 건 포상이라고 생각되는데.

    역시 이러니 저러니 해도 디아나는 실비아가 부러웠던 건가.

    으이구. 요 깜찍한 녀석.

    "뭘 능글거리는 겐가? 다른 벌을 원하는 겐가?"

    "아니. 그럴 리가!"

    나는 디아나의 마음이 바뀌기 전에, 디아나의 몸을 꼭 끌어안았다.

    "흠. 그럼 됐네."

    디아나는 만족한 얼굴로 손을 휘저었다.

    "…아나님?"

    그와 동시에 그동안 고요했던 주변 말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 그러고 보니 얘 마법 썼었지! 그럼 얘가 방금 공격 명령한 것도 안 들렸다는 얘기잖아?!

    디아나의 얼굴을 내려다보니, 디아나가 의기양양하게 웃고 있었다.

    이 요망한 것. 하여간 머리는 좋다니까. 역시 디아나를 이기기는 힘든 건가.

    뭐, 밤에는 이기니까 상관없지만.

    나는 더 이상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 이 감촉이나 즐기기로 했다.

    디아나의 몸은 평소보다 조금 체온이 높아서 따뜻한데다가, 정말로 말랑말랑하고 파릇파릇 탱탱해서 끌어안고 있는 감촉이 일품이었다.

    아, 왠지 잠 오기 시작했어.

    게다가 디아나와 누님들이 나누는 대화는 정말로 이해 불가능한 단어들의 나열이라서, 한층 더 내 수면욕을 북돋았다.

    "자네. 일어나게."

    "아음…. 냠냠. 마쉬멜로…."

    "히앗! 자, 잠꼬대 하지 말고 일어나게!"

    "으음?"

    뭔가 소란스러워서 눈을 떠보니, 바로 눈앞에 디아나의 새빨개진 얼굴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디아나의 말랑말랑한 볼 살을 빨아먹고 있는 중이었다.

    "응? 내가 지금 뭘…. 할짝."

    "히아앗! 지금 건 일부러 아닌가?! 자네 처음부터 일어나 있었던 게지?!"

    내가 입을 내면서 디아나의 볼을 낼름 핥아주자, 디아나가 귀여운 비명을 지르면서 외쳤다.

    "그럴 리가. 진짜 지금 일어났어. 그보다 얘기는 끝났어?"

    "크흠. 음. 끝났네. 이제 마을로 돌아갈 테니 준비하게나."

    "응? 돌아가게?"

    "음. 계속 여기에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나."

    "얼른 일어나. 구원 빼곤 다들 준비 끝났어."

    옆을 보니 사라가 살짝 차가운 눈빛으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아니라 내 앞에 있는 디아나의 볼을 보고 있었다.

    내가 자는 도중에 무의식적으로 쪽쪽 빨아들인 탓인지, 디아나의 볼 한가운데에 키스마크가 남아있었다.

    "흠…. 이거 흉 지는 건 아닐지 모르겠구먼."

    디아나는 그렇게 걱정스러운 듯 말하면서도, 왠지 가슴을 쭉 펴면서 말했다.

    "야. 그게 가슴 펴면서 말 할 일이냐. 예쁜 얼굴에 흉 지면 큰일이잖아. 이거 어쩌지? 레이아. 혹시 치료 가능해?"

    "앗, 네. 물론이에요."

    "음?! 아, 아니…앗…."

    내가 레이아에게 도움을 청하자, 레이아가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와서 순식간에 디아나의 뺨을 치료해줬다.

    디아나는 뭔가 말하려는 것 같았지만, 그 전에 치료가 먼저 끝났을 정도로 순식간이었다.

    "네. 이걸로 깔끔히 없어졌어요."

    레이아는 디아나의 뺨을 치료해주고, 언제나처럼 천사같이 웃으면서 미소지었다.

    역시 천사님이야. 어쩜 저리 마음씨도 고우실까. 어쩌면 경쟁상대라고도 볼 수 있는 디아나의 얼굴에 흉이 남는 걸 걱정해주시다니.

    "고, 고맙네. 그런가…깔끔히 없어졌는가…."

    디아나는 어째선지 고개를 떨어뜨리면서 말했다.

    천사님의 등 뒤로 보이는 후광에 차마 직시할 수 없는 건가.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아무튼 우리는 그렇게 며칠 동안의 긴 개미굴 체험을 끝내고 드디어 밖으로 나갔다.

    오랜만에 밝은 곳에 오니까 감회가 새롭다.

    물론 개미굴에서도 자기 전엔 항상 빛 마법으로 밝았지만, 역시 마법으로 만들어진 빛과는 느낌이 다르다.

    아니, 잠깐만. 여기 던전 안도 어차피 땅 속이잖아.

    그리고 디아나의 말에 따르면, 던전은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럼 이 빛도 마법으로 만들어진 빛인가? 혼란스럽다.

    …뭐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은가.

    지금 내가 주목해야하는 건 그런 쓸데없는 것이 아니다.

    그래. 레이첼 누님이 길드로 돌아가고 며칠이 지난 거다.

    지금쯤이면 내가 길드에 보고한 정보들도 대대적으로 발표가 끝난 시점이겠지.

    그렇다면! 지금 이 던전에는! 몬스터의 성기를 세우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험가들이!

    크크큭. 벌써부터 상상력이 폭발한다.

    이렇게 시야가 탁 트인 2계층이다. 분명 마을로 돌아가는 도중 모험가무리 한 둘 쯤은 만나겠지.

    나는 가슴에 큰 꿈을 안고 눈을 번뜩이면서 마을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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