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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247화 (23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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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도 임명

    "그래서. 사라 넌 무슨 일…아니. 그 전에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웬일이야? 그런 차림을 다 하고."

    그랬다. 사라는 지금 바지 윗단이 상당히 짧은, 거의 골반 중간에 걸치고 있는 수준의 바지를 입고 있었다.

    상의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길이지만, 바지 윗단이 짧은 만큼 11자 복근이 선명한 매끈한 배의 아랫부분이 절반 이상이나 드러나 있었다.

    늘씬한 모델 체형의 사라에게는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차림이지만, 한편으로 무척이나 위화감이 드는 모습이기도 했다.

    그도 그럴게, 얘 피부 노출을 엄청나게 싫어한단 말이지.

    예전에 그 망할 포츠 놈에게 강간당할 뻔한 과거가 있는 만큼, 사라는 나 이외의 남자들을 싫어하는 것은 물론 시선을 받는 것조차 싫어한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예쁜지 잘 알고 있는 사라는, 자신이 피부 노출이 많은 옷을 입으면 남자들이 빤히 쳐다볼 거란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사라는 언제나 피부노출이 극단적으로 적은 옷을 입고 있었다.

    나로선 모델 같은 체형의 사라가 그런 식으로 옷을 입는 건 보물을 썩히는 꼴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과거가 과거인 만큼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다.

    망할 포츠 새끼. 더 괴롭히다 죽였어야 됐는데. 설마 자살할 정도로 멘탈이 약한 녀석이었을 줄이야.

    아무튼 그런 사라가 저렇게 하복부를 드러낸 바지를 입고 있는 거다.

    뭔가 심경의 변화라도 생긴 걸까?

    "후훗. 알겠어?"

    내 질문을 받은 사라는 아까 전 방에 들어왔을 때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기쁜 듯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리고는 빙글하고 반 바퀴 돌아 내 쪽을 향해 등을 돌리더니, 척하고 모델처럼 자세를 잡으면서 뒤를 돌아 이쪽을 바라봤다.

    "쨘! 이거 봐. 어때?"

    그 뒷모습을 보고 나서야, 나는 사라가 갑자기 왜 저런 차림을 하고 나타났는지 깨달았다.

    과연 어제 그렇게 쇼핑을 해놓고 오늘 또 뭔가 사러간 건 이걸 위한 거였나.

    바지 윗단이 짧은 만큼 바지가 사라의 엉덩이 위쪽에 걸쳐져 있었고, 그 위로 내가 어제 새겨준 사도의 인장이 확실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문양이 완전히 드러나는 것에 집착한 건지, 아슬아슬하기는 하지만 하트모양의 끝부분까지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말은 즉 사라의 엉덩이 골 아슬아슬한 부분까지 노출하고 있다는 뜻으로, 자칫 잘못하면 더 깊은 곳까지 보일 위험이 있는 차림이었다.

    뭐 어울리냐 안 어울리냐로 말하자면, 확실히 어울렸다.

    저렇게 적당히 노출을 하니, 안 그래도 모델 같았던 체형이 빛을 발하면서 모델포스가 제대로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어…음…엄청 예뻐. 최고야. 오늘은 그걸 사러 간 거였어?"

    "응."

    "그럼 나한테 말 하지. 같이 가서 골라줬을 텐데."

    "후훗. 놀래키고 싶었단 말이야."

    "구원이 깜짝 놀란 표정을 보니, 서프라이즈는 먹힌 것 같네."

    "응. 진짜 엄청 예뻐. 그런데 사라야, 한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응? 뭔데?"

    "너 가게에서 여기까지 그 차림으로 온 거야?"

    "그런데?"

    "남자들이 힐끔힐끔 안보든?"

    내 말을 들은 사라의 표정이 한 순간, 아주 잠깐이지만 쓰레기를 쳐다보는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건 아주 잠깐으로, 사라는 다시 환하게 웃으면서 날 쳐다봤다.

    "그야 보긴 봤지만, 그래도 이걸 자랑하고 싶은 걸. 그 정도는 참을 수 있어."

    디아나도 그랬었지만, 사라 역시도 우리 사이를 증명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가 저렇게 눈에 보이게 생겼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쁜 모양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사라가 나와 실비아의 이런 모습을 보고도 바로 화를 가라앉힐 수 있었던 이유도 설명이 됐다.

    실제로 지금 내 품에 있는 실비아는 사라의 그 인장을 보고 살짝 시무룩한 표정이 됐다. 동시에 부러운 눈빛으로 사라의 엉덩이 위에 있는 인장을 빤히 쳐다봤다.

    이거 좀 미안해지네. 얘도 사도 임명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내가 일부러 안 한 거니까 말이다.

    뭐, 그래도 안 하는 게 정답이겠지. 애초에 얜 다른 셋 같은 위치로 우리 클랜에 받아들인 게 아니니까.

    대신 너무 이렇게 시무룩해져 있는 건보기 좀 그러니까, 주의를 딴 데로 돌려야지.

    나는 실비아를 꽉 껴안고 있던 손으로, 실비아의 옆구리에 간지럼을 태우기 시작했다.

    "꺅! 하으…아으으으…."

    그러자 실비아는 자신이 내게 안겨있는 상황이란 게 다시 생각난 모양이다.

    사라의 인장에 집중하느라 잠깐 멈춰있던 몸이 다시 부끄러움에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좋아 실비아는 이걸로 됐어. 그럼 다시 사라와의 대화에 집중해볼까.

    다른 남자의 시선에 받는 혐오감보다도, 나와의 관계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니. 참으로 바람직한 발언이 아닐 수 없었다.

    솔직히 나로선 다른 놈들이 사라를 그런 눈으로 쳐다본다는 게 맘에 안 들기는 하지만, 어쩌겠는가? 다른 놈들의 눈을 일일이 전부 뽑아버릴 수도 없는 일이고, 다른 놈들을 신경 쓰느라 예쁜 차림을 하지 말라는 것도 웃긴 일이다.

    이 미묘한 기분은, 예쁜 여자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의 숙명이란 거지.

    다른 사람의 시선은 이미 예전에 포기했다. 레이아의 사제복을 착 달라붙는 옷으로 개조한 시점에서 말이다.

    뭐 인장을 성감대에 박아논 거라서 더 미묘한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저게 성감대 표시란 걸 모를 테니까 상관없겠지.

    아, 그러고 보니 사라한테도 말 안했었구나. 그러니까 저렇게 드러내고 있는 거겠지만.

    이 사실은 사라에게 평생 비밀로 하자.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사라의 모습을 뇌리에 똑똑히 새기기 위해서, 다시 한 번 사라의 뒷모습을 천천히 훑어봤다.

    정말 예쁘다. 늘씬늘씬 하면서도 골반이 넓은 사라가 저렇게 골반 중간까지 내려오는 타이트한 바지를 입고 있으니까, 정말 화보라도 찍는 것 같다.

    응? 그러고 보니….

    나는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그런데 사라야."

    "응?"

    "그 바지, 꽤나 아래까지 내려와 있잖아."

    "응."

    "속옷은 어쨌어?"

    그랬다. 사라는 지금 원래대로라면 속옷의 윗부분이 확실히 보여야할 부분까지 드러내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사라의 바지 위로 속옷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다.

    "후훗. 궁금해?"

    내 질문에 사라는 살짝 요염해보이기까지 하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응. 엄청 궁금해."

    머릿속에서 온갖 상상이 난무했다.

    마이크로 비키니 같은 모양의 속옷부터, T팬티, C팬티까지.

    그 어떤 걸 입더라도, 모델같은 사라에겐 무척이나 잘 어울리고 섹시할 게 뻔했다.

    보고 싶다. 엄청나게 보고 싶다.

    "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알아보는 게 어때?"

    그, 그 말은 즉…직접 벗기란 말이렷다!

    이 앙큼한 것! 남자의 애간장을 녹이는 방법을 잘 알고 있잖아!

    나는 당장이라도 사라에게 뛰쳐나가려고 했지만, 품안에 실비아가 있는 바람에 실패했다.

    "사라. 이리 와."

    "실비아씨도 있는데?"

    저 말은 즉, 실비아를 내보내야지 바지 안이 어떻게 돼있는지 확인시켜 주겠다는 얘기였다.

    젠장. 결국 사라가 여유만만 했던 건 그냥 단순히 사도 임명을 받아서 우월감이 생긴 것 때문만이 아니었구나.

    이렇게 될 걸 예상하고, 곧 단 둘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으니까 잠깐 질투심을 억누른 것뿐이었어.

    하긴 이 질투심 강한 애가 자기가 조금 더 우위인 입장에 있다고 질투를 안 할 리가 없는데.

    하지만 이거 어쩌지. 아직 실비아의 특훈이 끝나지 않았는데.

    게다가 실비아는 나하고 섹스를 마친 직후다.

    섹스를 하고 나서 ‘이제 너한테 용무는 끝났으니까 나가봐. 난 본처랑 놀 거야.’ 라고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아무리 실비아와 우리 애들 사이는 다르다고 명백히 선을 그어놓고 있고, 나도 그에 맞춰 행동하려고 노력한다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그럼 진짜로 성노예 취급하는 거랑 다를 바가 없잖아.

    난 그렇게까지 악독한 놈은 되지 못한다고.

    사라는 나와 실비아가 섹스를 했단 사실까진 모른다.

    정말로 그저 특훈이란 명목 하에 내가 실비아를 괴롭히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겠지.

    만약 알았더라면, 우리 착한 사라가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실비아를 내보내라는 사인을 보내진 않았을 거다.

    얘도 일단 실비아를 불쌍하게 여겨서 자는 걸 허락한 애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 방금 실비아랑 섹스했는데, 섹스만 하고 바로 내쫓긴 미안하잖아? 같은 말을 사라에게 할 수도 없었다.

    진퇴양난이란 바로 이런 걸 두고 말하는 건가.

    "어떡할래?"

    사라는 다시 반 바퀴 빙글 돌아 나와 정면으로 마주본 후, 미소 지으면서 천천히 침대로 다가왔다.

    젠장. 이거 어떻게 하면 좋지.

    실비아를 내보내자니 실비아한테 너무 미안하고, 그렇다고 내보내지 않으면 사라가 삐질 게 분명하고.

    "그야…."

    똑똑.

    내가 어떻게 할지 고민하면서 입을 열었을 때, 문을 두드리는 노크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구원님. 사라님. 실비아님. 저녁식사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평소와 다름없이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바네사의 냉철한 목소리가 식사시간을 알려왔다.

    정말 무감정한 목소리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한줄기 빛을 내려주는 구원의 목소리로 들려왔다. 참고로 말하지만 내 목소리라는 거 아니다.

    "…타임 오버네."

    그렇게 말하는 사라는 살짝 목소리의 톤이 내려가 있었다.

    바네사에게 방해받았다고는 하지만, 내가 바로 실비아를 내보내지 않은 게 맘에 안 드시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래도 바네사의 핑계를 댈 수 있으니, 그나마 나은 상황이다.

    "그, 그러네. 얼른 밥 먹으러 가자. 에이. 그렇게 삐지지 마. 네 바지 안쪽은 나중에 확실히 확인해 줄 테니까."

    나는 실비아를 살짝 들어서 옆으로 치우고, 사라에게 다가가면서 일부러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흥. 삐진 거 아니거든."

    "그럼 다행이고. 자, 얼른 가자. 그거 아직 다른 애들한테는 안 보여줬지? 가서 자랑하자."

    나는 사라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서, 생각나는 대로 아무 말이나 내뱉으면서 사라의 허리에 팔을 둘러 끌어안았다.

    매끈한 맨 살이 닿아서 끌어안는 감촉이 훨씬 더 좋아졌다.

    여러모로 우수한 바지가 아닐 수 없었다.

    "실비아. 뭐해. 어서 와. 너도 가야지."

    "네, 넵."

    그렇게 나는 사라와 실비아를 데리고 식당으로 향했다.

    내가 방금 했던 말이 새로운 폭탄을 터트릴 불씨가 될 거란 것도 모른 채로.

    "음. 사라양. 드물구먼. 그런 차림을 하다니."

    "그러네요. 사라씨, 잘 어울려요."

    식당에는 이미 디아나와 레이아가 먼저 와있었다.

    그리고 과연 디아나와 레이아도 여자라는 건지, 사라가 과감하게 하복부를 노출한 패션을 하고 있다는 것에 바로 주목했다.

    "후훗. 고마워요. 사실 이렇게 피부를 드러내는 게 조금 부끄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구원과의 사랑의 증거를 가리고 싶지 않아서요."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사라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뒤로 돌면서 엉덩이 위의 인장을 강조하듯이 살짝 엉덩이를 내밀고 포즈를 잡았다.

    그러면서 시선은 날 향하고 있었는데, 내게는 그 눈빛이 마치 ‘이렇게 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 구원이 방금 자랑하라고 했으니까 하는 거야.’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게 아니면 ‘흥. 바로 날 선택 안 해? 실비아씨가 그렇게 좋단 말이지? 어디 한 번 혼나봐라.’ 라고 말하고 있거나.

    사라의 도발은 확실하게 엄청난 파장을 가지고 왔다.

    "뭐, 뭐, 뭐, 뭣…?!"

    디아나는 고장난 기계처럼 말을 더듬으면서 차마 문장을 완성시키지 못하고 있었고,

    "사, 사라씨도 받으셨던 건가요?"

    레이아는 셋 중 자신만 사도 임명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풀죽은 모습이 됐다.

    사실 어젯밤을 사라와 잤으니 사라도 사도 임명을 받았을 거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겠지만, 이렇게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 역시 충격이 더 큰 모양이다.

    "흐, 흥! 그, 그래봤자 이 몸도 있다네! 이 몸이 더 먼저 받았네!"

    "네. 스커트를 들어 올리는 변태같은 짓이라도 하지 않으면 드러나지도 않는 곳에요. 전 이렇게 드러낼 수 있는 곳에 새겨준 걸 보면, 구원도 상당히 자랑하고 싶었나 봐요."

    "흐, 흐이이잉! 구워어언!"

    방금 전에 나한테 삐진 덕분에 공격성이 강해진 사라가 쏘아붙이자, 디아나가 귀여운 소리를 내면서 날 쳐다봤다. 그리고는 어린 애가 고자질 하듯이 사라를 가리키면서 울먹이기 시작했다.

    아마 사라의 말이 사실인지 대답해달라는 거겠지.

    사, 사라님! 삐진 건 잘 알겠으니까, 제발 도발 좀 살살 해주시면 안 될까요?!

    저 디아나가 멘탈에 막대한 타격을 입고 유아 퇴행할 정도로 울먹이잖아요!

    게다가 너도 그렇게 함부로 드러낼 수 있는 위치에 새긴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너 거기서 바지가 1센티만 더 내려가도 엉덩이 골이 보이는 건 알고 하는 소리지?

    너도 지금 상당히 노출이 심한 상태라고!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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