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222화 (206/1,205)
  • 222====================

    실비아의 각오

    "구원, 좋은 아침. 레이아도 좋은 아침이에요."

    "잘 잤나?"

    레이아와 함께 식당에 내려오니, 사라와 디아나가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이상하다. 디아나가 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지?

    식당에 내려오는 동안, 과거의 나를 원망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어떻게 디아나를 풀어줘야 할까?

    아니, 풀어주기보다는 오히려 당당히 나가야 하나? 네 인과응보로 차례가 밀린 거라고?

    아냐. 논리적으론 맞는 말일지 몰라도, 디아나가 감성적으로 대응하면 골치 아파질 거야.

    그냥 아침밥을 먹기도 전에 디아나의 손을 잡고 침실로 끌고 가버려?

    많은 고민을 했었다.

    식당에서 얼굴을 마주치자마자 디아나가 호통을 칠 것도 각오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 반응은 뭐야?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이잖아?

    설마 방문을 연 게 디아나가 아닌가?

    아니, 그럴 리가.

    "여러분, 좋은 아침이에요."

    "으, 음…."

    레이아가 웃으면서 인사하자, 디아나가 살짝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돌렸다.

    저 반응은 역시…. 방문을 연 건 디아나가 맞았다.

    그런데도 저런 반응이라는 건, 의외로 쉽게 인정하려는 건가?

    하기는 그도 그렇겠다.

    디아나도 레이아한테 정말 미안해하고 있었으니, 이번 일은 불문에 붙이려고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응. 그게 맞는 것 같아. 내가 우리 위대하신 대마법사님의 넓은 마음을 너무 무시하고 있었어.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레이아와 얘기가 끝난 상황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디아나는 얘기가 끝나고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 방에 왔다가, 구미호가 된 레이아의 절륜한 테크닉을 보고 화들짝 놀라서 문 닫을 생각도 못하고 도망간 거고.

    그 모습을 상상하니, 살짝 흐뭇해졌다.

    나이 먹을 대로 먹은 애가 섹스하는 모습에 화들짝 놀라서 도망가다니.

    역시 디아나는 귀여워.

    "디아나."

    "…뭔가?"

    내가 혼자 흐뭇해하면서 말을 걸자, 디아나는 이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어라? 그러고 보니, 눈을 안 마주친다.

    언제나처럼 격렬히 화내는 것도 아니고 목소리도 평소처럼 침착하지만, 눈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았다.

    아깐 차를 마시느라 눈을 마주치지 않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그게 아닌 모양이다.

    나는 상체를 숙여서 얼굴을 디아나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아래쪽으로 옮겨봤다.

    그러자 디아나는 고개를 옆으로 홱 돌리며 시선을 피했다.

    다시 상체를 움직여 디아나의 시선 방향으로 얼굴을 옮기자, 이번에도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하는 디아나.

    질까보냐. 네 고개 움직임과 내 상체의 움직임. 무엇이 더 빠른지 철저히 알려주겠어.

    그리고 나는 디아나의 앞에서 상체를 화려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에에잇! 대체 뭔가?! 우읍!"

    훗. 이겼다.

    마법사가 무투가에게 민첩으로 이기려고 들다니. 백년…아니, 얜 그거보다 오래 살았지. 만년은 이르다!

    결국 나와 시선이 마주쳐버린 디아나가 살짝 화난 기색으로 고함을 쳤다.

    그리고 디아나의 얼굴이 멈춘 틈을 타서, 난 가볍게 그 입술에 입을 맞췄다.

    "아까부터 시선을 안 마주치잖아. 무슨 일 있어?"

    "이, 일은 무슨…그런 거 없네…."

    키스 한 방에 바로 기세가 약해지는 디아나도 귀엽다.

    그나저나 역시 사전에 얘기가 됐던 건지도 모르겠군.

    이렇게 직접적으로 물어봤는데도, 어제 일을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다니.

    "아침부터 디아나랑…어머? 구원, 그러고 보니 왜 레이아하고 내려오는 거야?"

    "전에 디아나랑 나가버려서 디아나하고 연속 두 번 하게 됐잖아. 그러니까 디아나 차례가 한 번 밀린 거지. 그렇지, 디아나?"

    "으, 으음…."

    이제는 디아나가 인정하고 있다고 확신을 가진 상태라서, 대놓고 이렇게 얘기할 수 있었다.

    디아나는 별로 맘에 들진 않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씁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앗, 그런가! 으음…? 아, 그렇구나."

    그리고 내 대답을 들은 사라는 의미심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간 우리 디아나가 이런 면에서 참 착실해요."

    "누가 우리 디아나인가. 누가."

    내가 디아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하자, 디아나는 살짝 뾰루퉁한 얼굴로 말했다. 그러면서 머리를 쓰다듬는 손을 치우지 않는 게, 역시 디아나다.

    "응? 우리 디아나 아냐?"

    "우, 우으읏!"

    할 말 없으면 토닥토닥 공격이라니까.

    토닥토닥 공격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머리를 쓰다듬자, 디아나도 팔을 뻗어서 내 머리를 마구 흩뜨려 놓기 시작했다.

    하핫, 얼마든지 해라. 난 머리 따위 신경 쓰지 않는 타입이다!

    아무튼 다행이다. 진짜 긴장했는데.

    이걸로 마음을 놓고 식사를 할 수 있겠어.

    "오늘도 던전에 안 갈 셈인가?"

    식사를 마치고 나자, 디아나가 불안한 얼굴로 운을 뗐다.

    그런 얼굴 하지 마라. 괴롭히고 싶어지잖아.

    하지만 기특하게 어제 레이아와 잔 걸 넘어가준 디아나다. 여기선 나도 관용을 베풀어볼까.

    저기서 귀를 기울이며 눈을 번뜩이는 마법사 협회 사람들이 조금 걸렸지만, 얜 너희 디아나가 아니라 우리 디아나거든.

    "음…. 그럼 갈까? 던전."

    솔직히 가봤자 전처럼 의욕 있게 사냥을 할 생각은 안 들 것 같지만 말이야.

    누군가 목표를 줬으면 좋겠어.

    게임처럼 던전의 마지막에 도달하면 세계를 위협하는 마왕 같은 최종보스가 기다리고 있다든지, 그런 전개라도 있으면 조금 의욕이 생길 텐데.

    그렇게 오래 살았다는 디아나가 그런 건 없다고 못을 박아버렸으니, 기대조차 할 수 없는 게 슬프다.

    "앗, 미안해. 던전에 가는 거, 내일로 미루면 안 될까?"

    하지만 예상외로 사라가 그런 말을 했다.

    "왜, 왜 그러나, 사라양?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겐가?"

    "이, 일이라고 할까…미안해요, 디아나."

    "드무네 사라가 볼 일이라니. 무슨 일인데?"

    "볼 일은 아니지만…아무튼 던전에 가는 게 급한 일도 아니잖아?"

    "뭐, 그렇긴 하지. 그럼 디아나. 미안한데 던전은 내일 가자."

    "으, 으으읏!"

    그렇게 원망스런 눈초리로 쳐다보지 마라.

    이번엔 내 잘못이 아니잖아?

    "두, 두고 보게나!"

    결국 마법사 협회 사람들에게 끌려가면서, 디아나는 또 악역 엑스트라A같은 대사를 내뱉었다.

    "자, 그럼 사라는 볼 일이 있다고 했고, 레이아는 오늘 뭐 할 일 있어?"

    "네. 오늘도 던전에 가는 게 아니라면, 저는 고아원에 가 보려고 해요."

    "그럼 같이 가자."

    "네!"

    역시 천사님이야. 최고로 눈부신 미소다.

    같이 지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난 행운아야.

    "아, 나도 같이 갈래."

    "응? 너 볼 일은?"

    "지금 당장 일이 있는 게 아니야. 아무튼 괜찮지? 괜찮죠, 레이아?"

    지금 당장 일이 있는 게 아니라면, 던전에 가도 됐던 거 아니야?

    뭐, 얘가 일부러 디아나를 엿 먹이려고 그런 것도 아닐 테고. 뭔가 이유가 있겠지.

    "네."

    그렇게 해서, 사라와 레이아와 같이 고아원에 가게 됐다.

    "아, 구원님."

    그리고 저택을 나서려고 할 때, 어째선지 바네사가 평소보다 살짝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날 불러 세웠다.

    "응?"

    "음…그게…조심…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뭐야. 바네사답지 않게. 무슨 일인데?"

    "죄송합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뭐야. 괜히 마음에 걸리게.

    바네사가 저런 반응을 보였던 이유는, 저택에서 나가자마자 바로 알 수 있었다.

    엄청나게 바라보고 있어.

    실비아 쟤 지금 뭐하는 거야?

    대귀족가의 영애라는 애가, 왕실친위대의 기사라는 애가, 벽 뒤에서 고개만 배꼼 내밀고 스토커처럼 몰래 날 훔쳐보고 있었다.

    자기는 몸을 숨긴 채 몰래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시선이 너무 강렬해서 도저히 눈치 채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야. 실비아. 할 말 있으면…."

    앗, 도망갔다.

    대체 뭘 어쩌자는 거야. 진짜 스토커라도 될 셈인가?

    뭐, 신경 쓰지 말자. 어차피 아무리 용을 써봤자 디아나의 저택에 침입하는 건 불가능…아, 그래서 바네사가 그렇게 피곤한 표정이었던 건가.

    그 철인 집사가 그런 표정을 짓게 만들다니. 밤새 침입시도를 대체 몇 번이나 했던 거야.

    나는 실비아가 훔쳐보고 있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갈 길이나 가기로 했다.

    당장은 그냥 보기만 할 뿐, 그 이상의 위협은 없어 보이니까.

    오히려 내가 다가가려고 하면 도망가는데, 무슨 위협이 있겠어.

    그리고 난 신전에 향했다가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돌봐주고 빈민가를 돌아다니며 병자들을 치료할 때까지, 시종일관 실비아의 시선을 느끼는 처지가 됐다.

    대체 뭐가 하고 싶은 걸까?

    자기를 의식해달라는 어필? 아니면 이렇게라도 곁에 계속 있다 보면, 언젠간 나랑 할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정말 그걸로 괜찮은 거냐? 귀족 영애 겸 왕실친위대 기사.

    공주 곁에서 공주를 호위하는 게 네 역할 아니었냐?

    갑옷을 입고 있는 걸 보면, 기사직을 완전히 때려치운 건 아닌 모양인데.

    뭐,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지.

    솔직히 강렬한 시선이 계속 뒤통수를 콕콕 찌르니 무지막지하게 신경 쓰이긴 했지만, 그뿐이다.

    그렇게 결국 저택에 돌아올 때까지, 계속해서 실비아는 우리 꽁무니를 따라다녔다.

    저택에 돌아온 다음에는 어떻게 됐냐고?

    몰라. 바네사가 알아서 막아주고 있겠지.

    덕분에 바네사의 모습이 안 보인다.

    "이, 이 몸만 빼놓고 잘 놀다 왔는가?"

    그보다는 디아나의 멘탈이 더 걱정이다.

    요즘 계속해서 던전에 가고 있지 않다보니, 조금만 더 지나면 다시 멘탈이 터져 가출이라도 할 기세였다.

    내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던전에 가긴 해야겠다.

    일단 오늘 밤에도 케어를…아니, 잠깐. 디아나가 한 번 밀린 거잖아? 순서가 어떻게 되는 거지? 디아나가 밀리고, 레이아 다음이니 사라 차례인가?

    아니면 레이아에게만 한 번 양보한 거니, 오늘은 디아나 차례?

    모르겠다.

    에이, 몰라. 방에서 기다리면 알아서 오늘 차례인 애가 오겠지.

    결국 생각하길 포기하고, 나는 여자들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그리고 내 방에 찾아온 건 사라였다.

    역시 사라 차례가 맞았구나.

    하긴, 디아나와의 탈주로 차례가 밀린 건 레이아뿐만이 아니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다.

    "구원."

    사라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내 목에 팔을 두르고 진하게 키스를 해왔다.

    사라가 셋 중 가장 키가 크긴 하지만, 그래도 나보다는 훨씬 작다.

    이렇게 서있는 상태라면, 까치발을 들고 몸을 최대한 바짝 밀착시켜야 겨우 입술이 닿을 수 있었다.

    나는 밀착된 사라의 탄력 있는 몸을 전신으로 느끼면서, 천천히 사라의 옷을 벗겨갔다.

    스르륵하고 사라의 옷이 바닥으로 흘러내리면서, 모델같이 늘씬한 사라의 몸이 천천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 되자, 이번엔 사라가 내 목에 두르고 있던 팔을 풀어 내 옷을 하나하나 벗겨가기 시작했다.

    "아음…후아. 벌써 서있네? 흥분했어?"

    그리고 내 물건이 드러나자, 여전히 키스를 하면서 한 손으론 내 물건을 잡고 쓸쓸 위아래로 훑기 시작했다.

    그리곤 입을 뗀 후, 귀엽다는 표정으로 날 한 번 바라본 다음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눈앞에 내 물건이 위치하도록 무릎을 세우고 앉은 사라가 천천히 입을 벌려 내 물건의 끝부분을 입에 넣었을 때, 갑자기 문이 벌컥 열렸다.

    "어, 어,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인가!"

    디아나였다.

    "디, 디아나?! 여긴 왜…?!"

    "왜?! 왜라고 물었나?! 어제도 이 몸을 바람맞히고 레이아양과 그런…그런…그런데 오늘은 사라양하고! 게다가 사라양도 그런…!"

    디아나는 혼란스러운 건지 부끄러운 건지 화난 건지 모를 표정으로 고함을 지르며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아마 그 전부겠지만.

    눈이 빙빙 돌아가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 하던 디아나는, 갑자기 나한테 돌격해왔다.

    "자, 잠깐만요! 디아나?!"

    "오늘은 이 몸 차례일세!"

    그리고 내 몸에 태클을 하듯이 밀어 침대에 눕혀버렸다.

    솔직히 평소 같으면 디아나가 민다고 해서 밀리지 않았겠지만, 나도 몸에 힘을 빼고 그저 사라의 봉사를 느끼려는 와중에 기습을 당한 거라 속절없이 밀려버렸다.

    그리고 디아나는 그대로 내 고간 위로 걸터앉았다.

    "잠깐만! 얘기 끝난 거 아니었어?!"

    "무슨 얘기 말인가! 어제도 이 몸이 방문을 열었다가 어떤 기분이 들었는데! 자네라는 인간은!"

    디아나는 그렇게 외치면서, 허리를 살짝 들고 자신의 치마부분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곧이어 물건 끝에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닿는 게 느껴졌다.

    디아나의 드레스에 가려 보이지는 않았지만, 보이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이 됐다.

    디아나의 음부가 내 물건 끝에 맞닿은 거다.

    하지만 디아나는 아직 전혀 젖지 않은 상태였다.

    이 상태로는 삽입이 될 리가 없다.

    그나마 내 물건은 잠깐 사라의 입에 들어갔다 나왔기 때문에 젖어있었지만, 이것만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야, 잠깐. 그래도 너무 방식이 과격하잖아. 옆에 사라도 있는데!"

    "…엣?!"

    디아나는 순간적으로 분노에 눈이 돌아갔던 모양이다.

    내 말을 듣고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파악했다는 듯이 사라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이내 엄청나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흐아아아아아앗!"

    아, 이거 스위치 들어갔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