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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210화 (19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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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아의 마음

    "그럼 지금부터 뭘 하지? 레이아는 뭐 하고 싶은 거라도 있어?"

    방에 식사를 가져오게 만들어 아침 식사를 마친 후, 구원은 옆에 있는 레이아를 바라보며 물어봤다.

    왜 둘이서 먹는데 레이아와 마주보고 있지 않고 옆에 있냐하면, 식사하는 동안 레이아가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나한테 먹여줬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기가 먹는 것보다 나한테 먹여주는 걸 더 우선할 정도였다. 몇 끼를 굶었으니 먹는데 집중하고 싶었을 텐데도.

    물론 그래서 나도 레이아에게 먹여줬다.

    레이아는 역시나 무척 배가 고팠던 건지, 내가 음식을 입에 가져다 줄때마다 보는 사람도 행복해지는 것 같은 미소를 띠우며 받아먹었다.

    많이 많이 먹었으면 좋겠다.

    절대 가슴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다. 그냥 레이아가 먹는 모습이 좋은 거다. 정말이라고?

    아무튼 그래서 서로의 입에 음식을 넣어준다는, 누가 옆에서 봤으면 때려죽이고 싶었을 광경을 연출하며 레이아와 식사를 마쳤다.

    사라와 디아나가 봤으면 지뢰밭이 여기까지 확산됐겠지만, 방 안에 둘 만 있는데 뭐 어때.

    그러고 보니 그 둘은 지금 뭐하고 있을까? 아직도 싸우고 있나?

    아직 여기에 난입하지 않은 걸 보면 그럴 가능성도 있었다.

    좋아. 걔들이 여기로 난입해오기 전에 어서 탈출하지 않으면.

    레이아는 턱에 손을 가져다대고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잠깐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니, 살짝 곤란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하고 싶은 거…. 글쎄요. 전 구원씨와 같이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해서. 죄송해요. 제가 같이 있자고 했는데 아무 생각도 해놓지 않아서.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생각해볼게요."

    그리고는 골똘히 뭔가를 생각하더니, 레이아가 내려놓은 결론은 이거였다.

    "전 그냥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 좋은데…. 그냥 어디 나가지 말고 둘이서 여기서 느긋이 같이 지내는 걸론 안 될까요?"

    역시 천사였다.

    "안 될게 뭐 있겠어?"

    사실 용사와 대마법사가 언제 쳐들어올지 몰라서 여기 계속 있기엔 조금 똥줄이 탔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리 천사님이 여기서 같이 있자는데 어떻게 거절하겠어.

    그리고 정말로 둘이서 노닥거리기만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사실 처음에는 사라와 디아나가 언제 올지 조마조마 하기도 했었다.

    용사 파티가 다가오는 걸 알아도 도망가지 않고 마왕성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마왕의 기분이 공감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레이아와 노닥거리는 사이에 그런 건 깨끗하게 잊어버리고 그저 이 시간만을 즐기게 됐다.

    둘이서 마주보고 하릴없는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발코니에서 풍경을 내려다보며 조용히 같이 서있기도 하고.

    역시 가슴뿐만이 아니라, 레이아는 그 존재만으로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무언가가 있었다.

    아무 말하지 않고 그저 둘이서 같이 있기만 하는데도 전혀 어색하거나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고, 편안하게 흘러가는 시간.

    사실 사라나 디아나하고는 둘이서 같은 시간을 보낸다고 느끼는 경우가 꽤나 많았다.

    내가 맨날 기절할 때까지 섹스하는 것도 아니고, 섹스하고 나서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같은 시간을 공유하다가 잠드는 경우도 꽤나 많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레이아는 섹스가 끝나면 무조건 기절했기 때문에, 이렇게 단 둘이서만 같은 시간을 보낸다는 느낌이 확실하게 드는 경우가 없었다.

    고아원에 도우러 갔을 때는 또 다른 성직자들도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확실히 단 둘이라고 느끼게 되는 시간을 보내고 나니, 새삼 사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레이아의 분위기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걸로 괜찮은 걸까?

    나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레이아도 정말로 만족하고 있는 걸까?

    "레이아."

    "네?"

    "정말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걸로 괜찮은 거야?"

    "네!"

    그렇게 대답하면서 지은 레이아의 미소는 정말로 눈이 부시도록 빛이 나서, 잠깐이나마 레이아가 재미없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조차 바보 같아 질 정도였다.

    역시 천사님이야.

    그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고 레이아의 허리에 팔을 둘러 더 밀착하도록 끌어안으면서, 침대 위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침대에 누워서 레이아의 부드러운 몸을 전신으로 느끼고 있지만, 음흉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물론 가슴팍에 느껴지는 레이아의 부드러운 가슴이나, 내 다리 위로 올라온 레이아의 부드러운 허벅지의 감촉은 훌륭했다. 이 이상 없을 정도로 행복했다.

    하지만 음흉한 마음이 들기보다는, 그저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졸리신가요?"

    "음…아니."

    위험해. 그대로 잠들 뻔했네.

    졸린 건 아닌데, 너무 편안하다보니 왠지 몸이 나른해지면서 그대로 잠들 것 같았다.

    "괜찮아요. 졸리면 이대로 주무셔도."

    "하지만 모처럼 레이아와 같이 있는 건데…."

    "괜찮아요. 전 이렇게 구원씨 옆에서 바라만 보고 있는 걸로도 좋은 걸요."

    아무리 그래도 자고 있는 나보다는 깨어있는 나랑 지내는 게 더 좋겠지.

    하지만 이성은 안 되다고 계속해서 경고를 보내는데도, 몸은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편안한 분위기와, 옆에 밀착된 레이아의 따뜻한 몸에서 느껴지는 포근함. 그리고 살살 가슴팍을 어루만지듯 쓰다듬어주는 레이아의 부드러운 손길. 마지막으로 귓가에 자장가처럼 속삭여주는 레이아의 달콤한 목소리까지 더해져서, 내 의식은 점점 더 몽롱해져갔다.

    "후훗. 안녕히 주무세요."

    그리고 그 목소리를 끝으로, 내 의식은 완전히 끊어졌다.

    "흐으으으으응!"

    그리고 다시 일어났을 때, 몸이 엄청나게 상쾌했다.

    숙면을 취한 것처럼 몸이 가벼운 것이, 아무래도 잠깐 잠이든 정도로 끝날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이런 망할. 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잔거지? 오늘은 레이아를 위한 날이었을 텐데.

    불현 듯 그런 생각이 들어서 황급히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그 전에 위화감을 눈치 챘다.

    뭔가, 말도 안 되게 기분 좋은데?

    물론 레이아와 같이 있는 시간은 행복해서, 그것만으로도 기분 좋았다.

    그러니까 그렇게 잠에 들어버린 거지. 하지만 이건 그런 식으로 기분 좋은 게 아니었다.

    콕 찍어 말하자면, 성적인 의미로 하반신이 기분이 좋았다.

    "하앗. 하앗. 하앗. 하앗."

    그리고 귓가에 들려오는 거친 숨소리.

    전신에 느껴지는 마쉬멜로 같이 부드러운 물건이 부들부들 떨리는 감촉. 심지어 어느새 벗겨진 건지, 그 감촉은 피부에 직접적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대충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이 되기 시작했다.

    아니. 이렇게 된 경위는 전혀 짐작이 안 되지만, 내가 어떤 상황에 놓인 건지는 파악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하겠지.

    슬며시 눈을 뜨자, 역시나 예상대로의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구미호로 변한 레이아가, 내 몸 위에서 전신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광경 말이다.

    또 어쩌다가 구미호로 변한 거지?

    설마 내가 또 나쁜 잠버릇이 발동해서 레이아의 전신을 애무하며 자극이라도 했나?

    이미 던전에서 그런 적이 있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었다.

    그냥 잠든 것도 모자라서 레이아의 이성도 잃게 만들어 버리다니.

    처음에 레이아가 분명히 말했었는데. 모처럼 둘만의 시간이니까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보내기는 싫다고.

    스스로의 한심함에 말이 안 나올 정도였다.

    아무튼 지금 이 사태를 먼저 해결하는 게 급선무다.

    구미호 상태에서 스스로 삽입을 한 건지, 이어져 있다는 점은 다행이었다.

    아무리 내가 구미호를 쉽게 요리한다지만, 자는 사이에 키스만으로 생명력을 빨렸다면 나라도 죽었을 테니까 말이다.

    분명 구미호 상태에서는 처음에 한 번 당한 이후로 나랑 삽입 잘 안 하려고 했었던 것 같은데.

    이것도 레이아가 구미호 상태에 익숙해진 덕분이라고 생각해야 될까?

    힐링 섹스가 발동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생명력을 빨면 나라도 죽는 다는 걸 레이아는 알고 있으니 말이다.

    미약하게 남아있는 레이아의 이성이 나와 삽입하도록 구미호 상태를 컨트롤 한 거다.

    전부 내 예상에 불과하지만, 그렇게 믿어야지.

    역시 레이아 누님은 천사야.

    그건 그렇고 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이러고 있었던 걸까?

    창 사이로 붉은 노을이 스며들어 오는 저녁 시간. 내가 잠들기 전에 몇 시였는지 확실하진 않지만, 그리 오래 잔 것 같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 내 위에서 부들부들 떨어대고 있는 레이아를 보면, 분명 이건 절정에 달했을 때 반응이다.

    아무리 내가 대단해도 자느라 어떤 스킬도 발동하지 않았는데, 구미호가 넣자마자 절정에 달하진 않았을 거다.

    그렇다면 이러고 나서 꽤나 시간이 지났다는 얘기인데.

    생각을 하면서, 물건에 느껴지는 쾌감에 반응해서 반사적으로 허리를 한 번 처 올렸다.

    "흐아아아아아!"

    가볍게 쳐올린 것뿐인데, 반응은 극적이었다.

    내 몸 위에서 엎어져있던 레이아의 등이 활처럼 휘면서 들썩이더니, 다시 내 몸 위로 엎어지면서 위험하게 느껴질 정도로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흐아아아…하아아…하아아아…하아…."

    마치 신음소리를 내고 싶지만, 성대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듯이 그런 풀어진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살짝 고개를 돌려서 레이아의 얼굴을 확인하자, 구미호로 변해 섹시한 표정을 짓고 있어야 할 레이아의 얼굴이 완전히 풀어져있었다.

    얼마나 쾌감이 엄청났는지 헤 벌려진 입에서 삐져나온 혀마저 힘이 풀린 듯 바닥 쪽을 향해 있었고, 그 혀끝에는 타액이 뚝뚝하며 침대 시트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많이 심각하지 않아?

    내 예상이 맞는다면, 구미호는 성자처럼 성행위 자체에 일종의 버프 같은 걸 받을 거다.

    그런데 그런 구미호가 겨우 허리 한 번 쳐올렸다고 이렇게까지 정신을 못 차리다니. 이게 말이 될 리가 없…앗. 레벨.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레이아와 한 후에 레벨이 엄청나게 올라버렸다.

    디아나와는 사정이 다르다.

    디아나는 펠리시아랑 한 후에 다음날 낮에 몸을 겹쳤고, 그 뒤에 실비아와 한 후에 다시 밤에 몸을 겹쳤다.

    중간에 한 번 디아나의 레벨을 올려줄 기회가 있었던 거다.

    하지만 레이아는 다르다.

    펠리시아와 실비아를 통해 올린 레벨의 위력을 중간 쿠션 없이 한 번에 경험해 버린 거다.

    그야 구미호가 성행위에 보정을 받는다고 해도 어떻게 견뎌낼 수준이 아니지.

    그렇게 따지고 보면, 레이아와 이어진 것도 내가 깨어나기 직전일 거다.

    아니, 삽입을 해서 내가 깼다고 생각하는 게 맞겠지.

    레이아가 절정에 달한 모습이라 자는 사이에 꽤나 오래 당했다고 생각해버렸지만, 이 모습을 보아하니 그냥 정말로 삽입하자마자 절정에 달한 모양이니까.

    하지만 이대로 행위를 그만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구미호 상태를 해제시키지 않고 이대로 놔둘 수는 없다.

    게다가 레벨이 100이 돼서 약자 태세를 배울 때까지 계속 레이아와 안하고 지낼 것도 아니잖아?

    레이아의 레벨을 올리기는 해야한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레이아가 구미호가 돼서 이성을 잃은 게 다행일지도 모르겠는걸.

    사태 해결을 위해서,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흐으읏. 하, 하아, 하아아아…."

    얼마나 쾌감이 엄청난 건지, 레이아는 신음소리도 크게 내지 못하고 꺼져갈 듯 희미한 목소리로 달뜬 목소리만 내뱉을 뿐이었다.

    이거 딜레마네. 일단 내가 안에 한 번 싸기만 하면, 레벨 차이가 크다보니 레이아의 레벨도 엄청 오를 거다. 그렇게 한 번만 레벨을 올려줘도 상당히 편해질 거다.

    하지만 빨리 싸기 위해 허리를 강하게 움직일 수는 없었다.

    우리 레이아가 복상사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렇다고 이렇게 느긋하게 움직이니, 레이아가 쾌감에 너무 오랫동안 노출돼버렸다.

    아마 뇌를 태우는 것 같은 쾌감이 계속 이어지고 있을 테지.

    차라리 기절이라도 하면 좋을 텐데, 레이아는 기절도 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기절을 못한다고 봐야겠지.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어도, 이어지는 쾌감에 강제적으로 깨어나 버리는 거다.

    이대론 도저히 안 되겠다.

    물론 레이아가 느끼는 모습은 좋아하지만, 정도란 게 있지.

    게다가 정말로 복상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어서, 일단 물건을 뺐다.

    "흐으읏. 하아아. 하아."

    물건을 뺐는데도, 레이아는 엎어진 채로 그 어떤 움직임도 취하지 않았다. 여전히 구미호 상태였는데도 말이다.

    몸을 움직일 힘마저 없다는 얘기다.

    그런 레이아의 머리맡으로 다가가서, 레이아의 입에 물건을 가져다댔다.

    결코 내 쾌감을 위해 이러는 게 아니다.

    이렇게 해서 쾌감을 높인 다음, 싸기 직전에 레이아의 안에 싸려는 계획인 거다.

    아무래도 섹스 상태에서 쾌감을 받은 게 아니라 레벨 업 효율은 많이 떨어지겠지만, 그래도 지금으로선 이 방법이 제일 나은 방법일 것 같았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즐거운 추석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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