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207화 (191/1,205)

207====================

불감증 치료

가랑이를 벌리고 선 실비아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구원은 스스로의 입에 손가락을 넣었다.

그리고 침에 성자의 성수를 발동시킨 후, 손가락에 침을 잔뜩 묻혀 실비아의 음부에 가져다댔다.

섹스를 할 때는 뭔 생각이었는지 제일 안쪽에 성자의 성수를 듬뿍 발랐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아니, 오히려 그래선 안 된다.

거기에 발라버리면 성감대가 생겨도 성감대를 자극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없어질 테니까 말이다.

내가 데리고 살면서 섹스할 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섹스할 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니 그냥 음핵 쪽과 입구 가까운 곳의 안쪽에만 발라주면 되겠지.

그러니 손가락이면 충분하다.

성기를 넣어야 했다면 애초에 디아나가 저렇게 가만히 지켜보고 있진 않았을 거다.

음부 안쪽에 성자의 성수를 바르는 작업을 하는 동안, 당연한 얘기지만 이미 발라진 곳을 건드릴 수밖에 없었다.

분명 미약한 자극일 텐데도, 쾌감에 익숙지 않은 실비아는 요염한 목소리를 내며 몸을 움찔움찔 떨었다.

"으응. 읏. 흐읏. 하응."

네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는 잘 알겠는데, 제발 목소리 좀 참아주면 안될까?

뒤에서 내 뒤통수를 꿰뚫는 디아나의 날카로운 시선이 따끔따끔 느껴지는데.

역시 치료인 걸 알아도, 다른 여자의 음부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모습이 마땅찮은 모양이었다.

게다가 겉보기에는 그냥 완전히 애무나 마찬가지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어중간하게 끝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 디아나가 폭발하지 않기를 빌면서 구원은 계속해서 음부의 안쪽에 성자의 성수를 발라갔다.

미약하게 쾌감은 느끼고 있어도 실비아의 음부는 여전히 젖어 오진 않았기 때문에, 도중에 침을 몇 번이나 다시 손가락에 바르면서 작업을 해나가야 했다.

귀엽게 음핵을 감싸고 있는 껍질을 벗겨내어 음핵부분에 골고루 발라주고, 검지와 중지를 음부 안쪽에 넣어 주름 하나하나 사이에도 전부 성자의 성수가 닿도록 발라준다.

이렇게 손가락을 넣고 있으면, 알아서 꾹꾹 조여 줬다가 풀어 줬다가 하는 것이 역시 실비아도 명기란 걸 실감하게 된다.

아침부터 디아나랑 찐하게 하고 왔는데도 흥분되네.

하지만 그렇다고 욕망에 몸을 맡길 수도 없는 노릇.

자연스럽게 부풀어 오르는 성기를 애써 무시하며, 구원은 실비아의 음부에 성감대를 만들어주는 작업을 끝마쳤다.

"좋아. 이쯤 하면 됐겠지."

"응? 그게 끝이야? 그러면 음부에만 성감대가 생긴 것 아니야? 음부로밖에 느끼지 못하다니. 실비아가 너무 불쌍하잖아."

부풀어 오른 성기 때문에 어정쩡하게 허리를 뒤로 빼며 일어서려고 하자, 펠리시아가 그런 말을 해왔다.

…그게 불쌍한 거야? 그냥 네가 색정광이라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고?

하지만 난 여자가 아니다보니, 대놓고 반박할 수는 없었다.

그럼 직접 물어보는 수밖에.

"실비아는 어떻게 생각해? 뭐 더 해줬으면 싶은 거 있어?"

"섹스 해줬으면 좋겠…."

"안 되네!"

와. 얘 진짜 겁도 없네.

그 펠리시아도 디아나 앞에선 얌전해지는데, 진짜 뵈는 게 없나?

겉보기엔 꽤나 욕구란 게 별로 없어 보이는 성격으로 보이는데, 의외로 욕구에 엄청 솔직한 타입이었다.

"난 할 생각 없으니까 진정해 디아나. 얘도 그냥 쾌감에 익숙지 않아서 이런 걸 거야. 그런 거 말고, 어디 더 성감대로 만들어줬으면 싶은데 있냐고."

"…그런 거라면 딱히 없습니다."

실비아는 음부에 성감대가 생긴 것으로 만족하는 모양이었다.

섹스는 하지 못해서 유감인지 축 늘어져있었지만. 애초에 나 말고 다른 남자랑 해도 즐길 수 있도록 이렇게 만들어준 거잖아. 딴 놈이랑 하라고.

내가 할 거였으면 이렇게 성감대를 만들어주는 작업도 필요 없어.

"그래. 그럼 이걸로 끝이야."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그럼 실례합니다만, 저 먼저 나가봐도 되겠습니까?"

실비아는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깊게 인사하더니, 얼른 나가고 싶은 듯이 다리를 움찔움찔 떨었다.

"실비아? 어디 가게?"

"시험하러 갑니다."

"앗, 응. 다, 다녀와."

실비아의 당당한 태도에 펠리시아도 살짝 당황했는지, 말을 더듬으며 허락해줬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실비아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더니, 옷을 챙겨 입고 쏜살같이 방을 빠져나갔다.

"그럼 우리도 이만…."

"자, 잠깐만 기다려."

이제 그만 가보려는 구원을, 펠리시아가 필사적인 모습으로 막았다.

또 왜 그러는데?

그러고 보니 어젯밤에는 결국 아무 일도 없었다.

분명 얘가 뭔가 꿍꿍이가 있어서 우릴 붙잡아 놓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 가기 전에 자…구원한테 잠깐 할 말이 있는데."

"응? 뭔데? 말 해."

"그, 그게…. 되도록 둘이서만 얘기할 수 없을까?"

펠리시아는 디아나의 눈치를 보면서 여기서 말하기엔 곤란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럴 순 없지. 디아나가 없는 데서 또 뭔 짓을 하면서 유혹하려고.

솔직히 말해서 매혹이라는 의심이 생기고 난 이후로, 얘가 계속 유혹해오면 거부할 자신이 없어졌다. 그건 의지로 어떻게 되는 게 아니잖아.

"음? 구원과 말인가? 공주. 이 몸도 의심하는 건 아니네만, 설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아니겠지? 이자는 이 몸의 남자일세."

디아나가 살짝 눈썹을 찌푸리면서 그렇게 말했다.

나한테 말하는 건 부끄러워하는 주제에, 이럴 땐 얼굴 표정 하나 안 바뀌고 말하네.

아무튼 펠리시아와 단 둘이 얘기하는 건 나도 꺼려지지만, 얘가 대체 우릴 왜 붙잡아두고 있었는지 궁금하긴 했다.

"좋아. 그럼 저쪽으로 갈까."

"자, 자네 무슨…!"

"무슨 얘길 하려는 건지는 몰라도, 남한테 들려주기 곤란한 얘기라면 어쩔 수 없잖아. 괜찮아. 그냥 저기 너 보이는 데서 얘기하잔 거니까. 나 믿지?"

디아나의 시야가 닿는 범위 안이라면, 제아무리 공주라도 대놓고 유혹해 올 수는 없을 거다.

만약 공주가 대놓고 유혹해서, 내가 매혹에 빠져버리는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디아나가 어떻게든 해주겠지.

펠리시아와 같이 방안의 창가 쪽, 속삭여 얘기하면 디아나에게 목소리가 닿지 않을만한 곳까지 이동했다.

그리고 구원은 펠리시아에게 할 말 하라는 듯이 고개를 까닥였지만, 펠리시아는 아무래도 디아나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지 입을 여는 것을 주저하고 있었다.

"뭔데? 나 바쁘니까 빨리 해라."

"자기도 진짜 대단하네. 나 이래 뵈도 공주인데."

"그래. 날 잡아먹으려고 안달난 공주지."

"무슨 소리야. 난 오히려 자기가 날 잡아먹어 줬으면 하는 건데."

"할 말 없냐? 그럼 난…."

"자, 잠깐만 기다려, 자기. 정말 이대로 갈 거야? 나한테 건 스킬 안 풀어주고?"

"풀어줄 필요 있어? 밤새 그렇게 지냈으니 잘 알거 아니야. 너 그대로 있어도 실비아처럼 정신 나갈 일 없으니 안심해."

"하, 하지만 자꾸 입안이 신경 쓰인단 말이야."

"그냥 나랑 하고 싶은 게 아니고?"

"그 이유도 전혀 없다곤 안하겠지만…."

이렇게 솔직하게 나오는 걸 보면, 입 안이 신경 쓰인다는 게 사실이긴 한 모양이다.

그래도 풀어줄 생각은 없었지만.

이대로 얘기를 이어나가면 또 얘가 유혹을 해올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그보다 나도 너한테 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응? 뭔데?"

"너 결국 밤새 우릴 왜 붙잡아두고 있었던 거냐? 실비아는 그냥 핑계지? 밤사이에 또 뭔 짓을 벌일 줄 알았더니, 그런 것도 아닌 모양이고."

"자기 대체 날 어떻게 보는 거야? 나 정말로 실비아를 걱정했단 말이야. 게다가 디아나님이 바로 옆에 있는데 무슨 짓을 벌일 리가 없잖아? 아무리 나라도 그 정도 분별력은 있어."

그걸 바꿔 말하면, 디아나만 없었으면 뭔가 했을 거란 얘기잖아.

"그래서? 잡아놓고 있었던 이유는 정말로 그냥 실비아 때문이었다고?"

"그, 그리고 만약 내가 어떻게 돼버리면 풀어줄 사람이 자기 밖에 없잖아."

평소엔 섹스하려고 별 짓을 다 하는 애도, 막상 정신줄 놓고 쾌락을 탐하는 짐승이 되는 건 두려웠던 모양이다.

이렇게 보면 또 답지 않게 귀여운 구석도 있네.

잠깐이나마 그런 생각이 들고, 자기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귀엽다니.

상대는 호시탐탐 내 몸을 노리는 음마다. 그런데 잠깐 평범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이런 생각이 들어? 큭. 이것도 매혹의 힘인가. 무서운 녀석.

"아, 아무튼. 별 일 없으면 난 이만 간다."

"저, 정말로? 난 이대로 두고?"

"그래. 뭐, 만약 내가 널 성자의 손길만으로 절정에 보낼 수 있는 레벨이 됐을 때도 기억하고 있으면 풀어주러 올 수도 있겠지."

"그, 그게 언제인지 알고! 이게 무슨 고문이야!"

"훗. 순진한 날 유혹했던 대가다. 어디 말할 때도, 뭘 먹을 때도 성적으로 흥분하는 고통을 느껴보라고. 그리고 그때마다 네가 유혹하려했던 내 얼굴도 떠올리면서 안타까움에 떨어라. 크하하하하."

흥이 나서 나도 모르게 살짝 악당 삘 나게 말했지만, 펠리시아는 오히려 그 말을 듣고 왠지 몸을 흠칫흠칫 떨었다.

…놀리려고 한 말인데 그 표정은 대체 뭐냐?

신변에 위협이 느껴져서, 얼른 디아나에게 달려갔다.

"음? 얘기는 다 끝났나?"

"응. 이제 돌아가자."

"무슨 얘기였나?"

"아…그냥 쿠데타 관련해서 자기가 잘 처리해준다는 얘기였어. 네 앞에서 또 쿠데타 얘기가 나오면 화낼 거라고 생각했나봐."

공주한테 성자의 성수가 적용되어 있단 얘기를 하려면, 공주가 내 물건을 빤 것 까지 얘기해야한다.

물론 그 상황에서 내가 찔리는 건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디아나가 폭발할 게 뻔하니 그냥 둘러대기로 했다.

"흠. 그렇군. 언제 한 번 왕성에 다녀오긴 해야 할지도 모르겠구먼."

내 말에 납득했는지, 디아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중얼거렸다.

"미안해. 괜히 내가 협회 수장들을 전부 모이게 만들어서."

"괜찮네. 이 몸을 위한 것 아니었나. 그리고 이 몸도 자네와 같이 있을 수 있는 게 그…기쁘네."

크으. 너 왜 이렇게 귀엽냐?

살짝 부끄러워하는 디아나를 꽉 끌어안고, 그대로 성을 빠져나왔다.

공주는 끝까지 미련 철철 넘치는 표정으로 날 바라봤지만, 디아나가 옆에 있으니 뭐라고 더 말 할 엄두는 내지 못하고 그대로 날 배웅할 수밖에 없었다.

성을 빠져나왔을 때는 디아나를 껴안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 나왔지만, 저택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발걸음이 점점 더 무거워지는 게 스스로도 느껴졌다.

하지만 그도 그럴게, 진짜 아무 생각도 안 해놨단 말이야.

더러운 과거의 나 같으니라고. 일은 자기가 벌여놓고 뒤처리는 전부 미래에 떠넘기다니.

타임머신이 있으면 가서 한 대 때려주고 싶다.

이런 시답잖은 생각까지 들 정도로, 지금 머릿속이 패닉상태였다.

역시 화났겠지?

내가 사라와 사귄다는 걸 알았을 때도 화내기 보단 스스로 슬픔에 잠겨있기만 했던 레이아다.

애초에 레이아가 제대로 화난 모습이라고는 본적이 없다.

그래서 더 대책이 세워지지 않았다.

뭐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이라도 돼야지 대책을 세우든가 말든가 하지.

단 하나 확실한 건, 레이아가 지금쯤 무척이나 화났을 거란 거다.

이런데 발걸음이 안 느려지게 생겼어?

"하아…꾸물대봐야 레이아양이 화난 시간만 더 길어질 뿐일세."

디아나도 내가 왜 이렇게 꾸물대는 건지 이해하는 듯, 한숨을 쉬며 그렇게 말했다.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이긴 한데.

"네가 말하지 마라! 애초에 누구 때문에 레이아가 화났다고 생각하는 건데!"

"세 명 모두를 자기 여자로 만들려고 한 자네 때문 아닌가."

크윽. 치, 치사하게 정론을….

"흠. 자네는 자업자득이네만, 레이아양에게는 미안한 것도 사실이니 이 몸도 같이 가서 사과를 해주겠네. 그러니 어서 가세나."

일단 디아나도 미안한 마음은 있었던 모양이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옮기며, 구원은 저택으로 향했다.

"…돌아오셨습니까."

저택 안에 들어가자, 여느 때처럼 바네사가 마중 나와 인사를 해왔다.

하지만 저택 안은 의외로 평소와 다름없이 조용했다.

아니 뭐, 저택 안에 들어오자마자 레이아나 사라가 덤벼들어 소리 지를 거라곤 생각 안했지만 말이야.

"어, 응. 그…지금 분위기가 어때? 특히 레이아가 지금…."

"모르겠습니다."

"응?"

내가 지금 잘못 들었나?

"디아나님과 구원님이 저택을 나가신 이후로 방에 들어가셔서 한 번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기 때문에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야. 그게 더 무서운데.

"흠. 자네 큰일 났구먼."

"나도 알고 있거든!"

아무튼 이러고 있어봐야 소용없다.

한시라도 빨리 레이아의 화를 달래주지 않으면.

저택 안인데도 불구하고, 구원은 전속력으로 레이아의 방문 앞까지 달려갔다.

"레이아!"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백우사신 // 까먹었을 리가요. 소설 내 시간으로 구원이랑 디아나가 저택 뛰쳐나오고 아직 24시간도 안 지났어요.

t산백 // 조금 다릅니다. 엘프는 신체나이가 최고 전성기 시점, 즉 20대 초반 정도 나이까진 정상적으로 성장하다가 거기서 성장이 멈춥니다. 그리고 수명이 다 돼 가면 다시 나이를 먹기 시작하죠. 전생 전 디아나가 20대 후반의 모습으로, 수명이 다 돼 가서 나이를 먹기 시작한 시점이었습니다. 그 모습이 되려면 한참 남았고, 전에 디아나가 했던 말은 20대 초반의 모습까지 성장은 몇 년 지나면 될 거라고 한 얘기였죠.

파천제 // 이벤트성으로 잠깐 변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완전히 누님 모습으로 고정될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러면 레이아랑 분위기가 겹….

Brokenherat // 레벨이 엄청 높아지면 가능하기야 하겠지만, 디아나가 괜히 계속 마나 소모해가면서 그럴 이유가 없죠. 굳이 그러려면 구원이 부탁해야 될 텐데, 계속 변신한 채로 있어달라는 부탁을 하면 디아나의 지금 모습이 별로라고 얘기해버리는 꼴이 되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