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206화 (190/1,205)
  • 206====================

    불감증 치료

    "야. 노출증."

    "노, 노출증 아닐세!"

    내 가슴에 고개를 처박고 필사적으로 얼굴을 보이지 않으려고 하면서, 디아나는 그렇게 외쳤다.

    하지만 어제 오늘 사이에 이렇게 몇 번이나 노출증 의혹을 보여준 거다.

    자기가 생각해도 그냥 아니라고 우기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느꼈는지, 디아나의 목소리엔 살짝 자신감이 없었다.

    일단 메이드가 테이블에 식사를 차릴 때까지는 내가 디아나를 꽉 껴안고 붙잡아서 어떻게든 디아나가 정신줄을 놓고 움직이려는 것은 막았다.

    하지만 그렇게 움직이지 못하게 막아도, 식기를 놓는 소리와 옷이 스치는 소리로 메이드의 기척이 느껴질 때마다 디아나는 몸을 크게 움찔움찔 떨며 음부를 꾹꾹 조여 왔다.

    "식사 준비가 끝났습니다."

    "아, 고마워. 나중에…큭, 먹을 테니까 그만 나가도 돼."

    "네. 그럼 방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혹시 다른 필요한 일이 있으시다면 불러주십시오."

    그리고 세팅을 마친 메이드와 내가 대화하는 사이에, 디아나는 결국 절정에 달했다.

    전혀 움직이지 않았는데, 그저 남 앞에서 이러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흥분해서 절정까지 달한 거다.

    망가진 기계처럼 허리를 앞뒤로 덜컥덜컥 움직이면서 절정에 달한 디아나는, 나도 차마 움직임을 완벽히 억누를 수 없을 정도였다. 너무 세게 잡고 있으면 디아나가 다칠 위험도 있으니까 말이다.

    덕분에 메이드에게도 허리가 움직이면서 발생한 찔걱찔걱 거리는 음란한 액체소리가 확실히 들렸을 거다.

    하지만 메이드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익숙한 일이라는 듯이, 아무 말도 없이 방을 나갔다.

    "야. 괜찮냐?"

    "하악. 하악. 하악. 하악."

    메이드가 나가는 소리를 확인하고, 바로 디아나의 어깨를 붙잡고 상체를 세워서 얼굴을 확인해봤다.

    디아나는 입가에 침까지 흘리면서 칠칠맞지 못한 표정으로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렇게 좋았어? 너 방금 움직인 것 때문에 애액 소리가 메이드한테도 들렸…."

    "흐이이이잇!"

    그리고 내 말을 듣자마자 디아나는 다시 허리를 덜컥 덜컥 떨면서 음부에서 분수를 뿜더니, 그대로 퓨즈가 끊어진 것처럼 축하고 늘어졌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 디아나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난 직후, 아까의 대화로 이어진다.

    "아니라고 우기는 건 너무 뻔뻔한 거 아니냐?"

    "어, 어쨌든 아닐세!"

    "이대로 문 열고 나가면 밖에 메이드가…."

    "우, 우우…."

    "미안. 장난이었어. 장난. 밥이나 먹자."

    울려고 하는 건 치사하지 않냐?

    아무래도 얘가 인정하게 만드는 건 지금으로선 포기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시간은 말 그대로 영원히 남아있다. 부대끼고 살다보면 언젠간 자기도 인정할 날이 오겠지.

    그리고 얘가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런 플레이를 못 즐기는 것도 아니고.

    식사를 한 후에 씻고 나와서야, 디아나는 겨우 부끄러움이 좀 가신 모양이었다.

    우아하게 차를 마시면서, 디아나는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했다.

    이 세계에서 시계는 꽤나 비싸다고 들었지만, 역시 영주성. 이런 방에도 시계가 있었다.

    "흠. 늦는구먼."

    "실비아가 아직 안 깨어난 모양이지."

    "흠. 음? 그러고 보니 실비아양은 불감증 아니었나? 자네 스킬은 제대로 통하던가?"

    "응. 평생 쾌감이란 걸 모르고 살아서 그런지, 반응이 장난 아니던데? 나보다 레벨도 훨씬 높은 애가 마지막엔 결국 기절해버렸고. 그래서 아직 안 깨어났을 수도 있어."

    "흠. 그런가. 으음…. 자세히 얘기해보게."

    디아나는 내가 다른 여자와 잔 얘기를 듣는 건 싫지만, 그래도 마법사로서 호기심은 생기는 듯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잠깐 끙끙대면서 고민하는 것 같더니, 결국 호기심이 이겼는지 질문을 던졌다.

    "자세히 얘기하라고 해도…. 일단 섹스 애널라이즈로 확인을 해봤는데, 성감대가 전혀 안보이더라. 그래서 어딜 만져도 반응이 없었어. 그런데 쾌감을 주는 스킬을 사용하니까 제대로 느끼더라고. 단, 바이브 페니스 같이 직접 쾌감을 부여하는 스킬이 아닌 경우엔 먹히지 않았어. 아, 그리고 성자의 성수를 사용하니까 일시적으로나마 성감대 같은 게 생기긴 하더라."

    "흠. 성감대가 전혀 없어도 강제적으로 쾌감을 줄 수 있다니. 역시 자네 스킬은 하나같이 규격 외로군."

    뭐, 그야 성자란 직업 자체가 아마 여신이 관련된 직업일 테니까.

    사실 원래 세계의 그레이트 어스 게임사 자체가 이 세계의 여신이 관련된 게 아닐까 추측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레이트 어스가 기본 직업으로 설정한 성자 역시 여신이 관련된 직업이라고 추측하는 거지. 여신의 사상과 밀접하게 관련된 직업이기도 하고.

    게다가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이 세계로 끌려 왔으니, 아귀가 딱딱 들어맞잖아?

    왜 하필 그 많은 플레이어 중에 날 골랐고, 무슨 이유로 끌고 온 건지는 전혀 짐작이 가지 않지만 말이다.

    "그런데 공주도 그렇더니, 실비아하고도 아는 사이였나 봐? 불감증인 건 어떻게 알았대?"

    "이 몸이 성에 머물면서 선생 역할을 맡아준 적이 있네."

    "너 각 학파를 전전한 거 아니었어? 성엔 무슨 일로 머물었는데?"

    "자네? 모르는가? 학파 수장 중에 켈리…금발을 어깨까지 늘인 자가 있지 않았나. 그 자가 바로 이 나라의 궁정 마법사라네. 당연히 왕성에 머물렀지."

    "뭐?! 그런데 왜 성에 안 있고 우리 저택에 있는 거야."

    "자네가 그러라고 하지 않았나."

    그럼 자기 일도 때려 치고 왔단 말이야?! 아니, 과거형으로 말하지 않은 걸 보면 지금도 궁정 마법사인가?

    아무튼 진짜 걔들의 디아나 사랑은 소름 돋는 수준이었다.

    이러니까 쿠데타니 뭐니 하는 말도 나오는 거지.

    "아무튼 그때 여왕의 부탁으로 잠깐 공주를 가르친 적이 있다네. 어렸을 때부터 공주와 단짝이었던 실비아양도 같이 말일세. 그때부터 실비아양의 체질은 유명했지. 레벨이 높은 남성들은 모조리 초대해서 안기게 해보기도 하고, 마법사나 성직자들을 불러서 치료도 해보려고 했다네."

    "그럼 너도?"

    "음. 이 몸도 확인해보긴 했었지. 하지만 결국엔 아무도 치료할 수 없었네. 그래서 실비아양의 집안, 바벳 백작가도 포기하고 받아들인 모양일세. 여신님이 이 세계에 선사하신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건 안타깝지만, 그래도 장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 않나?"

    "그래? 무슨 장점이 있는데? 난 짐작도 안 되는데."

    "전혀 느낄 수 없다는 말은, 상대하는 남성의 레벨이 아무리 높아도 문제없다는 얘기 아닌가. 복상사의 걱정 없이 치료를 위해 초청됐던 고레벨 남성들과 몸을 섞어서, 실비아양은 어렸을 때부터 엄청난 성장을 보였지."

    아, 그런 건가.

    그 말을 듣고, 그제야 섹스할 때 실비아의 반응이 이해가 갔다.

    어쩐지 그 레벨 치고는 너무 못하더라.

    그렇다면 그 레벨 치고는 경험 자체가 얼마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치료 목적이라고 했으니, 스스로는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아니, 분명 그럴 거다.

    정신을 좀 차린 이후에는 느끼면서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으니 틀림없다.

    "앗, 그러고 보니…."

    "음? 뭔가?"

    "내 스킬은 내가 만족시켜주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 거잖아? 그럼 실비아한테 성자의 성수를 걸고 그대로 방치하면, 실비아도 성감대를 가질 수 있는 거 아니야?"

    스스로 자초해서 입안이 민감해진 공주처럼 말이다.

    가슴이나 성기에만 성자의 성수를 발라주고, 그대로 방치하면 실비아도 정상적인 성감대가 생기는 거 아닌가?

    "흠? 호오. 그렇군. 충분히 가능할 걸세."

    디아나도 그 생각은 못했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말 나온 김에 실비아가 일어났다는 연락을 받고 가면 얘기해볼까?"

    "지금 말인가? 자네 정말 괜찮겠나?"

    디아나는 의아한 듯이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 나도 알아. 레이아 말이지.

    하지만 성자의 성수 좀 바르는 게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어차피 이제 내가 여기 올 일이라곤 없을 텐데, 지금 아니면 언제 말하겠어."

    "흠. 하긴 그렇군."

    다신 올 일 없다는 내 얘기가 맘에 들었는지, 디아나는 흡족한 미소를 띠우며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때, 노리기라도 한 것처럼 다시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노크소리를 듣자, 왠지 디아나가 몸을 움찔하고 떨었다.

    아까 전 생각이라도 난 걸까?

    "들어와."

    "실례합니다. 바벳님이 눈을 뜨셨다고 하십니다. 영주님께서 여러분을 찾으십니다."

    "타이밍도 좋네. 그럼 가 볼까?"

    메이드의 안내를 따라 한 방에 도착하자, 공주와 실비아가 있었다.

    실비아는 완전히 정상 컨디션인 듯, 전에 봤던 나른해 보이는 무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아니, 무표정을 넘어서서 살짝 시무룩해 보이기도 했다.

    대신 펠리시아가 살짝 상기된 얼굴로 입 안이 불편한 것처럼 손으로 뺨을 감싸고 있었지만 말이다.

    "디, 후응. 디아나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분명 성자의 성수 영향이 그리 크진 않을 텐데. 역시 섹스 중독 서큐버스라 그런지 그 미약한 감각에도 흥분되는 모양이다.

    "어제는 그러한 추태를 보여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실비아가 한 발 앞으로 나와서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깊게 사과를 했다.

    "아, 아니. 오히려 사과할 건 나지. 내가 그렇게 만들어 놓고 간 건데. 미안해."

    "그렇다네. 전부 이 자와 거기 있는 공주의 잘못이니 실비아양은 크게 개의치 말게."

    내가 실비아와 한 건 맘에 안 들지만, 그래도 실비아에게 잘못이 없다는 건 디아나도 이해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말씀해주신다면 감사합니다."

    "몸은 완전히 괜찮아졌지?"

    어차피 내 스킬의 영향이 풀린 건 알고 있었지만, 그걸 확실히 하기 위해 지금까지 남아있었던 거니, 일단 물어봤다.

    "네. 전혀 문제없습니다."

    거 봐라. 내가 뭐라고 했어.

    펠리시아에게 그것 보라는 듯이 눈빛을 보내고, 다시 실비아에게 눈을 맞췄다.

    아까 디아나와 한 얘기를 꺼내기 위해서 말이다.

    "그보다 할 말이 있는데."

    "네? 할 말이요?"

    어째선지 실비아보다 공주가 기대하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너 말고 말이야.

    "네 불감증. 내가 고칠 수 있을 것 같아."

    "…네?"

    실비아는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여전히 나른해 보이는 표정으로 가볍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공주한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제 네가 그렇게 됐던 건 내 스킬의 영향이 안 풀리고 계속 남아있었기 때문이야. 내가 해소시켜주지 않는 이상, 내 스킬은 계속 몸에 남아있거든. 너도 느꼈봤으니 알겠지? 내가 줬던 쾌감이 계속 몸 안에 남아있는 느낌."

    "네. 지금껏 느낀적 없었던 감각이 계속 몸을 자극하여 그만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미안…. 크흠. 아무튼! 그걸 이용해서 널 치료해 줄 수 있어. 내 스킬 중에는 쾌감을 주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냥 민감하게만 만들어주는 스킬도 있거든. 그걸 이용하면 네게도 성감대가 생기는 거지. 즉, 불감증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내 말을 들은 실비아는 멍한 얼굴로 잠깐 그 말의 의미를 되새겨보더니, 점차 눈동자가 크게 뜨이면서 놀란 표정이 됐다.

    "저, 정말입니까?! 그럼 어제 당신에게 안겼던 그 감각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겁니까?!"

    아까의 무표정이 거짓말처럼, 실비아는 내 멱살을 잡을 기세로 달려들어 큰 소리로 외쳤다.

    "그, 그래. 해줄까?"

    "네! 꼭 부탁드립니다!"

    생각보다 실비아에게는 훨씬 더 간절한 문제였던 모양이다.

    하긴 그럴 수도 있겠네.

    아예 평생 쾌감을 모르고 쭉 살았다면 모를까, 나 때문에 절정의 쾌감을 맛보게 돼버린 거다.

    그걸 딱 한 번만 맛보여주고, 앞으로는 다시 맛볼 수 없게 된다니. 지옥이 따로 없겠지.

    "좋아. 그럼 벗어."

    "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린가!"

    여지껏 가만히 듣고 있던 디아나가 갑자기 내 옆구리에 펀치를 날리며 말했다.

    자기가 때리고 아팠는지, 주먹을 호호 불면서 디아나는 울상을 지은 채 날 올려다봤다.

    "아니. 이상한 의미로 말한 거 아니야. 성감대를 만들어 주려고 해도 이상한 데 만들면 일상생활에 방해될 거 아니야. 제대로 음부에다가 만들어줘야지."

    "그러면 그렇다고 말을 하게! 갑자기 벗으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는가! 실비아양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실비아라면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순순히 벗고 있는 중인데?

    뭐, 그래도 내 잘못인 건 맞으니까 항의는 안 하겠지만.

    귀엽게 주먹을 호호 불고 있는 디아나에게 괜히 대꾸 했다간, 다음번엔 토닥토닥 공격이 날아올 거다.

    그럼 저 귀여운 손이 더 다치게 되잖아? 그렇게 둘 순 없지.

    훗. 나란 남자. 왜 이렇게 착한 거냐.

    실비아는 얼마나 간절했는지, 디아나와 펠리시아도 같이 있는 자리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옷을 전부 벗어던졌다.

    뭐 나도 디아나가 같이 있어주는 편이 좋다.

    괜한 오해를 사지 않고 떳떳이 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실비아는 수치심이란 게 아예 없는 건지, 옷을 다 벗은 후 가랑이 사이를 만지기 좋게 다리를 살짝 벌리고 섰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디아나의 전생 마법은 신체나이를 아예 과거 시점으로 돌려버린 겁니다. 레벨로 봉인한 게 아니라요.

    크려면 디아나가 전에 말했듯이 많은 세월이 흘러야 되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