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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200화 (18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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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성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일단 사람이 오는 소리가 들려서 디아나와 연결된 채로 자리를 떴지만, 계속 이러고 돌아다닐 수도 없었다.

    다시 골목길을 돌아다니며 주변에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게 되자, 일단 찢어진 바지를 갈아입기 위해 황급히 디아나를 떼어놨다.

    "히으응!"

    기절한 와중에도 느끼기는 하는지, 연결이 풀리자 디아나는 야릇한 신음 소리를 내며 바르르 떨었다. 그리고 디아나가 얼마나 느꼈는지 증명이라도 하듯이, 연결이 풀리자마자 내 물건에 막혀서 나오지 못하고 있던 애액이 음부에서 폭포수처럼 터져 나왔다.

    이러고도 자기가 노출증이 아니라고 우기다니.

    디아나는 대충 로브로 가려놓으면 티가 나지 않으니, 구원은 일단 자신의 바지부터 처리하기로 했다.

    바지를 갈아입고 주변을 살피며 디아나의 하반신을 수건으로 닦아주는 사이에, 디아나가 눈을 떴다.

    "으으…이, 이 몸은…."

    "깨어났어?"

    "으음? 핫! 여, 여기는…! 자네 지금 뭐하는 겐가!"

    "보면 몰라? 닦아주려고 하는 거잖아."

    방귀 낀 놈이 성낸다고, 자기가 덮쳐온 주제에 이제 와서 이런 반응이라니.

    뭐, 나도 그렇게 될 걸 알고 그런 상황을 만든 거니 뭐라고 하긴 힘들지만 말이다.

    "그, 그런가…이, 이 몸은…."

    "내기는 내가 이긴 걸로 봐도 좋겠지?"

    "우, 우우윽."

    디아나는 살짝 울먹이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도구로도 느끼잖아."

    "아, 아닐세! 고작 그런 걸로 이 몸이…!"

    "도구로 느낀 게 아니라면 뭔데?"

    "그, 그러니까 이건…상황이…."

    "드디어 인정하는 거야? 자신이 노출광이라고."

    "노, 노출…그런 거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

    "그럼 이건 뭔데?"

    "히아아앗!"

    구원은 아직 드러나 있는 디아나의 음부에 검지를 넣고, 그대로 몇 번 휘저은 뒤에 디아나의 눈앞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엄지와 검지를 맞붙였다가 떨어뜨렸다.

    엄지와 검지에는 질척한 애액이 길게 다리를 만들면서 이어졌다가 떨어졌다.

    "이, 이건…그, 그러니까…."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 밖에서 갑자기 그렇게 덮쳐버리면 어떻게 해? 사람이 와도 무작정 허리를 흔들려고 하고. 그렇게 보여주고 싶었어? 하여간 나보고 변태라면서 자기도 여간…."

    "그, 그런 거 아닐세!"

    그렇게 외치면서도 내 말에 아까 기억이 되살아나며 흥분되는 건지, 디아나의 음부에서 다시 애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 변태가. 모처럼 닦아주고 있는데 이게 뭐하는 짓이야.

    "그, 그러니까. 이 몸이 마법을 쓰지 않았나! 인식저하 마법! 웬만한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사람들한테 들킬 염려는…."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도 사람들이 신경을 안 쓸 정도라고?"

    "그…그건…완벽하진 않네만 그래도…."

    "그리고 이건 뭔데?"

    "히야아앙!"

    "너 아까 일 생각하면서 또 적시고 있잖아. 아예 바닥에 애액으로 웅덩이가 생기겠네. 여기뿐만이 아니야. 광장에도, 아까 했던 곳에도 네가 흘린 애액으로 웅덩이가 생겼을 걸? 사람들이 보면서 뭐라고 생각하겠어?"

    "흐으읏!"

    그 말도 또 디아나의 성벽을 자극했는지, 디아나는 가볍게 몸을 떨었다.

    이번엔 푸슛하고 애액이 물총처럼 뿜어져 나왔을 정도였다.

    "야. 변태."

    "이, 이 몸은 변태가 아닐세! 자, 자네 때문일세! 자네가 그렇게 가까이 붙어있으니…."

    "그러니까, 넌 노출증이 아니라 내가 옆에 있어서 흥분한 거다?"

    "바, 바로 그걸세!"

    "그래도 충분히 변태잖아. 고작 옆에 좀 붙어 있었다고 그렇게 흥분해버리다니. 대체 머릿속에…."

    "조, 좋아하니까 어쩔 수 없지 않나!"

    윽. 이렇게 대놓고 좋아한다고 직구를 던져오면, 일방적으로 공격하기 힘들어지는데.

    아냐. 그래도 디아나가 스스로 노출증을 인정하게 만들 절호의 찬스야. 이 기회를 놓치면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올지 몰라. 여기선 마음을 굳게 먹고….

    "아님 뭔가? 자네는 이 몸과 있을 때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말인가?!"

    "그야…."

    그런 생각 안 든다고 대답하려고 했지만, 입을 열기 바로 직전에 말문이 막혔다.

    …어? 잠깐만 기다려봐. 뭐야 이거?

    디아나는 별 생각 없이 외친 말일 수도 있지만, 이 이상 없을 정도로 훌륭한 카운터였다.

    그런 생각이 안 든다고 대답하면, ‘자네는 이 몸을 좋아하긴 하는 건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같은 말을 외치며 디아나가 화를 낼 거다. 아니, 그 정도면 그나마 다행이지. 최악의 경우 ‘그럼 이 몸과는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없겠군!’ 같은 말을 하면서 관계를 거부해버릴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이 든다고 대답하면, ‘그럼 자네도 이 몸과 똑같이 변태 아닌가!’ 라는 대답으로 내 공세를 벗어날 거다.

    뭐야 이거. 젠장. 과연 지고의 대마법사님이란 건가. 이런 식으로 카운터 펀치를 날릴 줄이야.

    "그야 나도 당연히 디아나랑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들긴 하지."

    결국 구원은 디아나가 뭐라고 할지 알면서도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지금 이 몸에게 변태라고 하는 겐가!"

    거 봐라. 하지만 그래도 아직 포기할 수는…..

    "아니, 아무리 그래도 정신줄 놓고 골목길로 끌고 가서 섹스를 할 정도로 흥분하는 건…."

    "그건 다 이 몸이 자넬 더 좋아해서 그런 거 아니겠나! 자네는 사라양과 레이아양도 있으니 이 몸을 그만큼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걸세!"

    크윽. 이, 이 녀석. 남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와서 공격하다니.

    그래. 그렇게 나온단 말이지. 알겠다. 네가 계속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다 생각이 있어.

    "…무슨 소리야! 나도 얼마나 널 좋아하는데! 사람이 필사적으로 참고 있었던 것도 모르고! 알았어! 참을 필요 없단 말이지?!"

    구원은 그렇게 외치면서 바로 기껏 갈아입은 바지를 다시 벗으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뭐, 뭐하는 겐가!"

    "나도 이제 안 참을 거야! 지금 한 번 더 해!"

    이렇게 된 이상 야외 플레이를 몇 번이고 하면서 인정하게 만들어 주겠어.

    디아나도 자기가 한 말과, 한 행동이 있으니 쉽게 거절하진 못할 거다.

    "여, 여기서 말인가?!"

    "그래! 디아나도 아까 그랬으니 상관없지?"

    "하, 하지만 방금 막 한 직후 아닌가!"

    "널 향한 내 마음은 그 정도로 사그라질 정도로 작지 않아! 내 마음의 크기를 보여주겠어!"

    "우윽!"

    내 외침에 디아나는 얼굴을 붉히고 머뭇거렸다.

    음. 내가 생각해도 꽤나 멋진 말을 한 것 같다. 이런 상황만 아니었으면 더 멋진 말이었을 텐데.

    "자, 잠깐. 지, 진심인가?"

    "그럼 당연하지. 널 향한 내 마음이 거짓이라는 거야?!"

    "그, 그런 게 아니라…. 으으…. 으으으으…."

    디아나는 머리를 감싸 쥐고 어떻게든 이 상황을 벗어나보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쓸데없는 저항에 불과했다.

    좋아하는 만큼 같이 있으면 그런 기분이 든다는 떡밥은 네가 먼저 던진 거니까 말이야.

    후훗. 그 매서운 카운터를 설마 이런 식으로 받아칠 수 있을 줄이야. 역시 난 천재인가 봐.

    "구, 구원!"

    머리를 부여잡고 고민하던 디아나는, 갑자기 내 이름을 부르며 안겨 붙어왔다.

    자기가 먼저 엉겨 붙다니. 자포자기 한 건가.

    "세, 섹스도 좋지만 이 몸은 자네와 데이트가 더 하고 싶네. 즐거운 시간은 밤에 가지도록 하고, 이 몸을 위해서 조금만 참아줄 수는 없겠나?"

    아니었다.

    오히려 디아나는 이 상황을 타계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를 꺼냈다.

    바로 애교라는 무기를 말이다.

    내 가슴에 얼굴을 부비부비 문지며 간절히 올려다보고, 검지를 세워서 가슴에 한 편에 원을 그리며 처음 들어보는 것 같은 아양 떠는 목소리를 내는 디아나.

    그 모습에 구원은 그만 격침돼버렸다.

    그래. 노출증을 인정하게 만드는 게 뭐 얼마나 중요한 거라고.

    제일 중요한 건 이렇게 귀여운 디아나랑 같이 있는 거 아니겠어?

    "그, 그럴까? 그럼 디아나를 위해서 조금만 참을까?"

    "으, 음. 고, 고맙네."

    디아나는 스스로 애교를 부렸다는 사실이 상당히 부끄러운 듯,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움츠러들면서 말했다.

    하긴, 평생 이런 식으로 애교라고는 한 번도 부려본 적이 없을 것 같기는 하다. 만약 있더라도 엄청나게 오래 전, 디아나가 겉모습뿐만 아니라 정말로 어렸을 때 일이겠지.

    노출증을 인정하게 만들겠다는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디아나가 애교를 부렸다는 사실만으로 오늘 같이 다닌 보람은 충분히 있었다.

    "그럼 가자."

    구원은 그런 디아나를 보고 가볍게 키스를 해준 후 손을 붙잡고 드디어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을 빠져나왔다.

    "그러고 보니 말이야."

    "음?"

    "키스하면 너랑 수명을 공유한다고 했잖아."

    "그렇다네."

    "근데 이렇게 막 키스해도 전혀 변한 게 안 느껴지는데. 뭔가 마법진 같은 거라도 화려하게 튀어나오거나 그래야 되지 않아?"

    다시 정처 없이 이곳저곳 돌아다니던 도중,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얘기하면서 디아나에게 키스를 하려고하자, 디아나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물론 그런다고 포기할 내가 아니라서, 고개를 돌려도 뺨에 입을 맞춰줬지만 말이다.

    "사, 사람들 보는 앞에서 무슨 짓인가!"

    "뭐 어때. 어차피 영주성에서도 우리 사이를 큰 소리로 떠들고 다닌 주제에. 내 남자라느니 뭐라느니."

    "그, 그건…아무튼! 이 몸과의 수명 공유는 마법이 아닐세."

    "응? 그랬어? 그럼 뭐야?"

    "엘프들의 종족 특성이라고 보면 되네. 다른 장수족들과 달리, 엘프는 평생 동안 단 한사람만을 바라보니 말일세. 그런데 만약 그 대상이 단명하는 종족이라면 너무 비극적이지 않겠나? 그러니 여신님도 엘프들에게 이런 특성을 부여해주신 것이겠지"

    "엘프들의 특성? 하지만 내가 전에 신전에서 대사제님한테 물어봤을 때 대사제님은 모른다고…."

    "이 세상에서 순수한 엘프라고는 이제 이 몸 정도이니 말일세. 모르는 게 당연하네. 다른 이들은 피가 섞이며 자연스레 그런 특성도 사라져갔지."

    그러고 보니 대사제님도 그런 말을 했었다. 디아나는 순수 엘프니 뭔가 다를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평생 한 사람만 본다니 대단하네. 디아나는 정말 평생 나만 바라보는 거구나."

    "그, 그렇다네. 평생의 영광으로 알고 감사하게나. 아, 그리고 이 몸이 자네만 바라본다고 해서 자네가 막나가도 되는 건 절대 아닐세. 명심하게나."

    "그럴 리가 있겠어? 날 뭘로 보고. 근데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그렇게 평생을 바치기로 한 사람이 만약 자기를 버리면 엘프들은 어떻게 해?"

    "뻔한 걸 묻는 구먼. 그야 복수에 미쳐서 그 사람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네."

    뭐야 그거. 무섭잖아.

    나한테 해당하는 얘기도 아닌데 괜히 섬뜩해지는 기분이었다.

    "그, 그렇구나. 하하핫. 그래도 우린 그럴 일 없으니 다행이네."

    "음. 이 몸도 자네가 그럴 리는 절대 없다고 믿네."

    디아나는 정말로 한 점의 의심도 없는 표정으로 구원을 쳐다봤다.

    엘프가 마음을 준 상대는 상대도 자신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특성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

    만약 그랬으면 하렘 얘기를 꺼낸 순간 찔렸을 거라는 거 아니야.

    등 뒤가 괜스레 축축하게 젖어왔다.

    아무튼 그런 있지도 않은 얘길 상정하고 긴장할 필요는 없다.

    내가 디아나를 버릴 일도 없고, 걱정할 건 아무것도 없지.

    구원은 디아나와 팔짱을 끼고 다시 오붓하게 데이트나 즐기기로 했다.

    디아나와 돌아다니는 사이에 해도 점점 저물어가 어느새 밤이 되었다.

    모험가의 도시인 이 도시는 밤이 되어도 여전히 환하게 불을 밝히고, 낮과 다름없는 활기찬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구원은 슬슬 여관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물론 디아나와 돌아다니는 게 재미없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평생 이러고 살고 싶을 정도로 즐거웠다.

    다만 밤에는 밤에 할 일이 있다.

    그리고 슬슬 여관으로 가고 싶었던 건 디아나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데이트로 한껏 기분이 좋아져 방실방실 웃는 얼굴의 디아나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구원의 옷소매를 끌어당겼다.

    "자네, 슬슬 졸리지 않나?"

    "그러고 보니 그러네. 그럼 슬슬 여관으로 돌아갈까?"

    디아나도 가서 바로 잘 생각은 절대 없을 거다. 그냥 부끄러워서 저렇게 표현한 거겠지.

    구원은 디아나의 마음을 이해하고 발걸음을 여관 쪽으로 돌렸다.

    하지만 그때, 갑자기 거리 저편이 소란스러워졌다.

    뭔가 하고 보니, 병사들이 손에 종이 한 장을 들고 제각기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응? 뭐지? 순찰치고는 너무 요란한데?"

    "그렇군. 뭔가 사건이라도 일어난 모양이구먼."

    뭐, 그래봤자 우리랑은 관계없는 얘기다. 얼른 여관으로 돌아가서 디아나랑 즐거운 시간이나 보내자.

    그렇게 발걸음을 옮기려고 했을 때, 나이 지긋한 병사 하나가 구원에게 다가왔다.

    "실례합니다."

    그리고는 손에 든 종이와 구원의 얼굴을 비교해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세이비어스 클랜의 클랜장. 구원님 맞으십니까?"

    "네? 그런데요?"

    "찾았다! 여기다!"

    늙은 병사는 큰 소리로 외쳐 주변 병사들을 불러 모으고 다시 구원을 쳐다봤다.

    "영주님께서 구원님을 찾으십니다. 동행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뭣이? 지금 뭐라고 했나?"

    병사에게 대답한 건 옆에서 순식간에 저기압이 된 디아나였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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