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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197화 (18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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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성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그래. 알았어. 그럼 우선 여관으로 가자."

    "…무슨 꿍꿍이인가?"

    구원은 순순히 그렇게 말했지만, 디아나는 오히려 더더욱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꿍꿍이는 무슨. 말했잖아. 난 널 위해서 밖에서 하자고 한 거라고. 그런데 네가 그런 취향이 아니라고 하니, 밖에서 할 이유가 없지. 내가 그런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자, 가자."

    구원은 디아나의 손을 잡고 골목을 빠져나가며 말했다.

    지금 한 말은 진심이다.

    정말로 디아나가 그런 성벽이 있으니까 밖에서 하자고 한 거다.  이왕 하는 거 디아나가 더 흥분해주는 게 좋잖아?

    애초에 난 진짜로 밖에서 한다고 더 불타오르거나 하지 않는다. 그 증거로 사라나 레이아한테는 밖에서 하자고 한 적이 전혀 없다.

    뭐 솔직히 디아나랑 밖에서 하게 되면 앵앵거리는 게 귀여워서 괴롭히는 맛이 있으니 더 불타오르는 점이 없다곤 못하겠지만, 이건 밖에서 하는 걸 좋아하는 거랑은 다르다. 어디까지나 디아나를 괴롭히는 게 좋은 거다. …더 쓰레기 같은가?

    아무튼 디아나가 저렇게 반대를 하니, 더는 밖에서 하자고 우길 수도 없었다.

    계속해서 이렇게 밀어붙이면 디아나는 튕겨나가 버린다는 걸 바로 얼마 전에도 겪으면서 충분히 깨닫지 않았던가?

    그러니까 우선은 여관으로 간다.

    밖에서 하게 된다면, 그건 디아나가 자기 성벽을 인정하게 만든 다음이다.

    "어디로 가는 겐가? 이 몸이 알기론 여기서 가장 가까운 여관으로 가려면 반대쪽으로 가야하네만."

    나도 맵이 있으니 그 정도는 안다.

    일부러 이쪽으로 가는 거지.

    그런데 얜 여관 위치 같은 걸 잘도 기억하고 있네.

    역시 가출의 프로에게 여관 위치의 파악은 생명과도 같은 건가.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갈까? 디아나도 그렇게 빨리 하고 싶어?"

    "그, 그럴 리가 있는가! 이 몸은 단지 효율적으로…."

    "뭐야. 난 디아나랑 당장이라도 하고 싶은데. 디아나는 그렇지 않구나. 살짝 실망이네."

    "그, 그런 게 아니라…! 이 몸 역시…으아아아! 자네는 빨리 하고 싶다는 자가 돌아가는 건 대체 뭔가!"

    구원이 가볍게 잽을 날리며 흔들어주자, 디아나는 패닉상태가 돼서 떼쓰듯 억지로 화제를 다시 구원에게 돌렸다.

    역시 귀엽다.

    뭐, 일단은 이쯤 놀려둘까. 더 놀리는 건 여관에 가서 하도록 하자.

    "모처럼 여관에 가는 거니까, 그냥 가까이 있는 곳에 가는 건 멋이 없잖아?"

    "음? 고급 여관에도 가자는 겐가?"

    "그것도 좋지만, 뭐 따라와 봐."

    구원이 도착한 곳은 바로 디아나의 저택으로 가기 전까지 묵었던 그 여관이었다.

    구원은 그 중에서도 자신이 묵었던 바로 그 방을 잡았다.

    다행이 방은 비어있었는지, 제대로 그 방에 묵을 수 있었다.

    "우리가 서로 마음이 통하고 처음 하는 거니까, 이왕이면 처음 했던 곳에서 하는 것도 꽤나 운치가 있는 것 아니겠어?"

    "…밖에서 하려고 했던 자가 잘도 말하는군."

    디아나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 얼굴은 한껏 감동받은 표정이었다.

    커다란 눈동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고, 입술을 꾹 깨물어 필사적으로 울음을 참고 있는 모습이었다.

    울정도로 감동할 줄은 몰랐는데.

    이런 별것도 아닌 것에 감동해주는 건 고맙지만, 지금부터 즐거운 시간이 시작되려는데 이런 분위기여선 뭔가 시작하기 힘들다.

    "이제 여기서 디아나가 로브 아래에 아무것도 안 걸치고 등장해주면 완벽…."

    "자네 바보 아닌가!"

    결국 디아나에게 한 대 맞았다.

    다만 의도는 먹혀서, 디아나는 더 이상 눈물을 글썽이지는 않았다.

    "모처럼 이 몸이 감동하고 있는데! 자네는 정말 분위기를 망치는데 일가견이 있군!"

    "겨우 이런 걸로 그렇게 감동해서 어쩌려고 그래?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이야기는, 이것보다 훨씬 더 감동적인 얘기가…."

    "자네 말일세. 적당히 얼버무리면 다 통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게."

    그렇게 말하면서도 디아나는 살짝 화가 죽은 모습이었다.

    역시 디아나야. 사랑한다.

    "자, 자. 화내지 말고 이리 와."

    구원은 디아나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

    디아나는 역시나 키스가 아직 익숙지 않은 모양이다.

    일부러 천천히 얼굴을 가져다댔는데, 그 사이에 다양한 감정이 휘몰아치는 게 얼굴에 고스란히 들어났다.

    처음에는 깜짝 놀라는 표정. 그리고는 다가오는 내 얼굴을 보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눈동자를 좌우로 헤엄치면서 당황하는 표정. 그리고 결심한 듯이 눈을 꼭 감고 입술을 살짝 내밀기까지.

    과묵하고 무게감 있는 마법사들의 정점님. 표정으로 마음이 다 드러나고 있는데요?

    구원은 입술이 맞닿자 순식간에 얌전해진 디아나를 침대로 이끌어 부드럽게 눕혔다.

    그리고 그 위를 덮어 입술을 쪽쪽 쪼듯이 맞추면서, 디아나의 옷에 손을 가져다댔다.

    디아나는 키스를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정신이 쏙 빠졌는지, 몽롱한 표정이 되어 옷을 벗기는 내 손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혹시 아까 밖에서 키스하면서 꼬드겼으면 그대로 할 수 있었던 거 아닐까?

    뭐, 꼭 밖에서 하고 싶었던 것도 아니니 상관없지만.

    구원은 계속해서 옷을 벗겨갔다.

    로브를 제외하고.

    먼저 상의를 벗기고, 그리고 아래에 입은 긴 치마도 벗기고.

    입고 있는 것이 로브와 속옷만이 남게 되자, 과연 디아나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자네 왜 로브는…흐읍!"

    구원은 그 입술을 입술로 틀어막고, 그대로 혀를 집어넣으려고 했다.

    처음 느끼는 감각에 디아나는 몸을 움찔 떨면서 딱딱하게 굳어졌다.

    숨 쉬는 것조차 잊어버렸는지, 인중에 닿던 디아나의 숨결이 갑자기 멈췄을 정도였다.

    디아나는 처음이다 보니 키스하면서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지만, 혀로 이빨을 톡톡 두드리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입이 벌어져갔다.

    그대로 혀를 넣고 디아나의 입 안 곳곳을 누비자, 디아나의 표정이 다시 몽롱하게 풀어졌다.

    하지만 역시나 디아나가 혀로 맞대응해오는 일은 없었다.

    역시 앞으로 가르쳐줘야 할 게 많겠군.

    다만 여기저기 내 혀가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움찔움찔 몸을 떨며 반응해오는 것이, 디아나가 응수해오지 않아도 꽤나 키스하는 보람이 있었다.

    뭐 그게 아니더라도 디아나와 키스를 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했지만 말이다.

    혀로 디아나의 혀를 마는 것처럼 한 번 쓰윽 핥아주고, 입을 뗐다.

    "흐읍! 푸하. 하아. 하아. 이, 이건…."

    "딥 키스라고 하는 거야. 어땠어?"

    "어, 어땠냐고 물어봐도 뭐라고 해야 좋을지…그…조, 좋았네."

    오오. 역시나 사람은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건가. 웬일로 솔직한 디아나가.

    구원은 그런 디아나에게 다시 한 번 가볍게 입술을 맞췄다가 떨어지고, 그대로 디아나를 일으켜 세웠다.

    "디아나. 잠깐 여기 서봐."

    "으음? 뭔가?"

    디아나는 무슨 일을 하는 건지 모르겠단 얼굴을 하면서도 침대 앞에 섰다.

    네가 정신이 쏙 빠진 사이에 로브 빼고 전부 벗겼거든.

    음. 역시 이렇게 보니 그때랑은 느낌이 전혀 다르군.

    특히 로브의 윗부분의 부풀어 오른 부분이…아니, 물론 지금 디아나도 좋다고.

    이대로 평생 자라지 않아도 좋을 만큼…은 아니지만 아무튼! 자라났으면 하는 건 다양한 모습의 디아나를 보고 싶어서 그런 거지, 결코 지금의 디아나가 별로라서 그런 게 아니다! 오히려 너무 좋다!

    …난 대체 누구한테 변명을 하고 있는 거지.

    "…왠지 시선이 야릇하네만."

    "당연하지! 지금부터 디아나랑 이런 짓 저런 짓을 할 건데!"

    "자, 자네도 참 이럴 땐 대책 없이 당당하구먼."

    디아나의 차가운 시선을 받으면서도 오히려 당당하게 나가자, 디아나는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보다 디아나. 슬슬 로브를 벗어줘."

    "음? 그게 무슨…핫! 자, 자네 말일세!"

    디아나는 그제야 자신이 알몸에 로브만 입고 서있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다.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그때 그 기분을 다시 느껴보겠어. 부탁해 디아나 누나."

    "누…으윽."

    구원이 두 손을 모으고 부탁하자, 디아나는 하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로브를 벗어갔다.

    제대로 부탁하면 넘어가준다. 역시나 디아나 누나.

    가슴 앞에 달린 끈을 푼 것만으로 로브가 바닥에 스르르 떨어지면서, 감춰져있던 디아나의 몸을 드러났다.

    역시 성장이 끝난 후랑 비교할 것도 없어.

    디아나는 디아나라는 그 자체만으로 아름답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이제는 완전히 내 여자라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었다.

    구원은 디아나의 알몸에 매료된 듯이 멍하니 그저 바라만 보게 됐다.

    알몸을 드러내고도 당당했던 첫 만남과는 달리, 디아나는 내 시선이 상당히 부끄러운 듯이 어쩔 줄 몰라 했다.

    "왜, 왜 그렇게 빤히 보고만 있는 건가."

    "너무 예뻐서. 처음 만났을 때도 이랬잖아. 뭘 새삼스럽게."

    "그,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 않나! 이젠 자네도 익숙해 졌을 것 아닌가!"

    "네 몸에 익숙해질 일은 평생 없을 걸. 얼마나 시간이 흘러도 매료될 자신이 있어."

    "그, 그게 자신할 일인가?!"

    디아나는 귀까지 새빨개져서 소리쳤다.

    칭찬하는 거니까 솔직히 기뻐하면 좋을 텐데.

    "그러는 디아나야말로, 처음이랑 다르게 왜 이렇게 부끄러워해? 처음 만났을 땐 당당히 벗었잖아."

    "그때하고 지금하고 같나! 그땐 자네한테 아무런 감정도 없었을 때 아닌가!"

    "그럼 지금은 내가 너무 좋아서 그렇고?"

    "으, 으윽…! 어, 얼른 시작이나 하게!"

    디아나는 더 이상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내 위로 덮치듯 달려 들어왔다.

    물론 이런다고 디아나를 놀리는 걸 멈출 생각은 없지만.

    "하지만 역시 그런가. 디아나는 처음 봤을 때 나한테 아무 감정도 없었나. 난 처음 봤을 때부터 한 눈에 반했는데."

    "이, 이 몸은 예쁘니…."

    "난 멋지지 않고?"

    "으…으으…지, 지금은 이 몸이 자넬 더 좋아하니 비긴 거 아닌가!"

    "그게 무슨 소리야. 아직도 내가 더 좋아하거든?"

    "이 몸 말고 다른 여자를 둘이나 더 끼고 있는 주제에 잘도 말하는군."

    "…죄송합니다."

    생각해보니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다.

    적당히 놀리다 끝낼 걸 왜 괜히 더 놀려서 내가 내 무덤을 팠지?

    "사죄의 의미로 지금부터 천국을 보여줄게."

    더 이상 말로 이길 수 없어졌으니, 바로 행동으로 나서기로 했다.

    디아나의 알몸을 끌어당겨 다가오게 만들고, 그대로 가슴에 손을 댔다.

    "히으으응! 엣?! 자, 잠깐! 히읏! 잠깐 멈춰보게!"

    가슴에 손을 대자마자 디아나가 너무 격렬하게 반응하는 바람에, 구원은 잠깐 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응? 왜 그래?"

    "하앗. 하앗. 후우우. …자네 저번처럼 또 매력을 올렸는가?"

    디아나는 숨을 고르며 겨우 진정시키더니, 갑자기 그런 걸 물어봤다.

    "응? 아니?"

    무슨 일인지 파악을 못하고 별 생각 없이 대답했지만, 그렇게 쉽게 대답하는 게 아니었다.

    대답을 듣는 순간, 디아나의 얼굴이 갑자기 귀신같이 변했다.

    "그럼 이게 순순히 레벨이 올라서 그렇다는 말인가! 자네 대체 공주랑 몇 번을 해댄 건가!"

    …아차! 너무 정신없이 일이 확확 진행되는 바람에 잊고 있었다! 나 또 레벨 엄청 올랐었지!

    "디, 디아나님? 잠깐 진정하시고…."

    "이게 진정할 일인가! 이 몸은 완전히 자네가 당했다고만 생각했건만! 이제 보니 자네도 꽤나 즐기신 모양이구먼! 그런가! 이 몸이 성으로 쳐들어 간 건 오히려 즐거운 한 때를 방해한 건가!"

    "미안! 공주가 별거 아니라고 비웃으니까 그만 머리에 피가 쏠려서! 너도 자기 남자가 밤일도 제대로 못한다고 비웃음 당하는 건 싫잖아?"

    "그렇다고 해서 실전으로 증명하길 바랄 정도는 아니네!"

    응. 그야 그렇겠지. 당연한 얘기다.

    "정말 미안해! 그래도 나 이래 뵈도 끝까지 저항했어! 공주가 강제로 삽입하기 전까지는 너희를 생각해서 공주 알몸을 보고도 도망가려고 했었다고! 그런데 삽입하고 내가 아무 짓도 안하니까 공주가 비웃는 거에 울컥해서 그만…. 네가 와서 방해라는 생각은 전혀 안했어! 기절에서 깨어나자마자 네 이름 부르면서 껴안았던 걸 봤으니 알잖아?"

    그래도 억지로 당했다는 애를 더는 추궁하기도 힘들었는지, 디아나는 후욱 후욱 하고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자신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그 말…정말이겠지?"

    "그럼! 뭣하면 공주한테 직접 물어봐도 좋아."

    "…알겠네. 그래도 다음은 없네."

    "물론이지. 앞으론 너희랑 계속 붙어서 한시도 안 떨어질 건데 그럴 일이 생기겠어?"

    구원은 그렇게 말하면서, 디아나가 딴 생각이 들지 않도록 다시 가슴을 주물 거렸다.

    "히응! 으으…. 역시 더 좋아하는 쪽이 손해를 보게 되는군."

    "고마워. 디아나. 사랑해."

    구원은 그렇게 말하며 디아나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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