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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175화 (15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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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

    "왜인지 궁금해?"

    "뭐, 뭐?"

    "몇 달 전에, 네가 한 여자를 강간하려다가 실패하고 그 할아버지를 죽인 다음 도망쳐 나온 사건 기억나?"

    "뭐?! 그, 그게 무슨?!"

    "그래. 기억나나보네. 그 여자가 지금 내 여자거든."

    그리고 포츠의 뒤에 서있던 사라가 구원의 옆으로 이동했다.

    "오랜만이군요. 드디어 이렇게 만났네요."

    "네, 네가 그 때 그…여자…?"

    후드를 벗은 사라의 맨얼굴을 보고도, 포츠는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그때 그 여자가 맞냐는 듯이.

    그리고 당연히 그 표정은 사라의 심기를 건드렸다.

    "자기가 강간하려던 여자의 얼굴이 기억도 안 난다고요? 대체 얼마나 많이 그랬으면…."

    사라는 손찌검을 하려고 했지만, 구원이 황급히 그 손을 잡았다.

    벌써 때려버리면 기록이 남는다고. 조금만 참아.

    "아, 아냐! 그때랑 얼굴이…!"

    과연. 그러고 보니 사라는 그때에 비해 레벨이 비교도 안 되게 많이 올라갔다.

    당연한 그에 따라 외모도 몰라볼 정도로 예뻐졌다는 말이다.

    나야 계속 같이 지내면서 같이 성장했으니 그 차이를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뭐, 좋아요. 그래서. 어떤가요?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뺏긴 기분이."

    사라는 애써 차가운 표정을 만들고, 포츠에게 질문했다.

    하지만 그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고, 눈은 시뻘겋게 충혈 돼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포츠를 찢어 죽이고 싶다는 듯이.

    "그런…그런 이유로 케이트에게 저런 짓을 했다는 말이야?!"

    하지만 포츠는 정신을 못 차렸는지, 그딴 소리를 지껄였다.

    "뭐? 너…."

    "시발! 난 미수였잖아! 결국 강간 안 당했잖아! 대주지도 않은 년이 복수랍시고…!"

    "당신은 우리 할아버지를 죽였잖아요?!"

    "그 미친 할아범이 달려든 게 잘못이잖아! 나 같은 모험가가 손녀 레벨을 올려줘서 팔자좀 피게 해주겠다는데…."

    "이익!"

    냉정을 가장하고 있던 사라는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포츠에게 달려들려고 했다.

    물론 그 전에 구원이 사라를 꼭 껴안고 말렸다.

    "사라. 진정해. 여기서 이 새낄 죽여 버리면 지금까지 한 노력이 전부 물거품이 돼."

    사라는 씩씩 크게 숨을 들이키다가, 결국 참을 수 없는지 눈물을 흘렸다.

    "뭐. 그래도 네가 끝까지 쓰레기라 다행이다. 나도 맘 놓고 케이트를 타락시킨 보람이 있어."

    "타, 타락…?"

    "그래. 너 때문이야. 얜 한시라도 남자가 박아주지 않으면 안되는 몸이 되어버렸거든. 아마 내가 이대로 내버려두면 거리 한복판에 알몸으로 가서 아무 남자한테나 대주고 다니지 않을까? 이것도 다 너 때문이야."

    "우, 웃기지마! 케이트는 그런…."

    "평소에 그런 모습을 안 보인건, 내가 만족시켜주고 있었기 때문이야. 너랑하기 전에도, 너랑 한 후에도. 특히 너랑 하고 난 후에는 오히려 욕구불만만 커져선 얼마나 날뛰어 대는지. 야. 기억하냐? 너 케이트가 새하얀 물 질질 흘리니까 좋아했잖아. 그거 내 정액이야."

    "무, 무…!"

    "그 이전에 말이야. 너 전에 내가 화장실에 있을 때 대화한 적 있었지? 그때도 케이트는 내 위에 걸터앉아서 앙앙 울부짖고 있었어. 포츠 같은 조루새끼론 만족을 못하겠으니, 제발 제 음란한 몸을 식혀주세요 라고 말이야."

    "으, 으아아아악! 아아아악! 씨바아아알!"

    내가 그렇게까지 도발하자, 포츠도 슬슬 화낼 기력이 생긴 모양이다.

    그래. 화내라고. 절망하는 모습도 좋지만, 볼썽사납게 분노로 물든 모습도 보고 싶었거든.

    우리 사라의 분노는 그 정도론 끝나지 않는다고.

    물론 내 분노도 말이야.

    "어디 거기서 열심히 발버둥 쳐보라고. 사랑하는 케이트가 내 물건에 앙앙 신음하는 모습을 잘 지켜보면서 말이야."

    "하으응! 하앙! 좋아! 구원씨의 자지이이!"

    "끄아아악! 씨바아알! 개새끼야아아아! 그만해! 그만해애애! 야! 거기 여자! 너 저 새끼의 여자라면서! 자기 남자가 다른 여자를 안는데 괜찮은 거냐?! 말려! 말리라고오오!"

    "물론 장이 끊어진 것처럼 속이 뒤틀려. 하지만…."

    사라는 놈의 꼴사나운 모습을 보고 조금은 기분이 풀렸는지, 아까처럼 이성을 잃지는 않고 냉정하게 대했다.

    "네 그 쓰레기 같은 얼굴이 더더욱 쓰레기같이 뒤틀린 걸 보고 있으면 좀 괜찮아지는 기분이야. 그러니까 난 신경 쓰지 말고 잘 관찰해. 네 전 여자가 섹스에 미친 암퇘지로 추락한 광경을."

    "끄아아악! 죽여 버릴 거야! 씨바아아알! 죽여 버릴 거야아아아!"

    그 이후로 한 동안 포츠의 앞에서 케이트와의 화려한 과시 플레이가 계속됐다.

    그동안 포츠는 완전히 멘탈이 깨져서,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완전히 맛이 간 목소리로 끊임없이 케이트의 이름만 중얼거릴 뿐이었다.

    "케이트…케이트으…케이트으으으…."

    물론 난 일말의 동정심도 들지 않았다.

    결국 끝까지 자기가 한 잘못은 제대로 반성도 안 한 쓰레기가, 자기 일이 되니 슬퍼할 뿐이다.

    동정할 여지가 전혀 없잖아?

    아니. 그보다 이제 슬슬 좀 눈치 채라고.

    나 언제까지 얘랑 박고 있어야 되는데? 슬슬 케이트도 지쳐서 나가떨어지려고 하고 있잖아.

    너 손 풀렸어 이 새끼야!

    자기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거냐?! 좀 달려들라고!

    마무리 좀 하자!

    우리의 마지막 계획은 이랬다.

    포츠가 먼저 날 공격하게 만드는 거다.

    물론 위험하기는 하지만, 난 내 내구와 그리고 무엇보다 내 성자 스킬을 믿었다.

    그것 때문에 이렇게 케이트와 박으면서도, 난 단 한 번도 싸지 않고 참고 있었다.

    만에 하나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치명상을 입더라도, 바로 싸버리면 힐링 섹스로 치유된다.

    그렇게 명분을 얻고, 어디까지 정당방위란 명목 하에 포츠를 죽이는 거다.

    솔직히 이 마지막 계획만은 사라도 많이 반대했었다.

    물론 포츠를 죽이는 게 싫은 게 아니라, 내가 너무 위험하단 이유로.

    하지만 이런 방법이 아니면 확실하게 놈을 죽일 방법이 없었다.

    물론 놈을 죽이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내 안에 존재하지 않았다.

    인생사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법.

    평범한 세계에 살던 내가 게임 속 세계와 똑같은 세계에 떨어지는 사건도 살다보면 일어나는 거다.

    평생 고통에 빠져 괴로워하며 살라고 살려뒀더니, 놈이 정신을 차리고 우리에게 복수를 해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리고 그 복수가 우리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될 가능성도.

    그런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존재하는 한, 놈의 목숨은 확실히 여기서 끊어버리는 게 좋았다.

    사라는 차라리 유인해서 몬스터에게 쓰러지게 하자는 둥 여러 제안을 했지만, 어느 것도 전부 너무 불확실했다.

    역시 확실한 방법은 이 손으로 직접 죽이는 것뿐이야.

    살인에 대한 두려움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적어도 이런 쓰레기를 죽인다고 크게 양심의 가책을 느낄 것 같지는 않았다.

    특히 놈이 아까 사라에게 보여준 태도를 보고, 내 결심을 더더욱 굳어만 갔다.

    그러니까 쓰레기. 얼른 덤비라고.

    "끄으으윽…아, 아, 아아?"

    완전히 쉰 목소리로 비명을 질러대던 놈은, 드디어 자신의 손이 자유롭다는 걸 깨달았는지 머리를 쥐어뜯던 자신의 양 손을 내려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놈을 일부러 못 본 척 하면서, 더 신나게 허리를 흔들었다.

    "어때? 좋지? 저 녀석에게 계속 감상을 말해달라고!"

    "흐응! 조, 하앙…!"

    "히, 히잇, 히잇, 끼에에에엑!"

    놈은 자유로워진 자신의 손을 보고 히죽히죽 웃더니, 어디서 꺼낸 건지 갑자기 나이프를 꺼내서 자신의 다리를 묶고 있던 끈까지 자르고 내게 돌격해왔다.

    좋아! 쓰레기! 이때를 기다리고 있었…!

    "아, 안 돼애애애!"

    모든 것이 예상대로 흘러갔다고 느꼈을 때, 갑자기 케이트가 상체를 일으켜서 포츠와 내 몸 사이를 막아섰다.

    "끄억…꺽…꺼억…."

    나이프가 살을 꽤뚫는 소리와 함께, 케이트의 입에서 피거품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망할! 갑자기 무슨 짓이야! 놈이 미쳐서 내게 달려들게 할 거란 건 사전에 미리 말해 줬잖아! 설마 쾌감이 너무 지나쳐서 정신이 나가버린 건가?! 젠장!

    나는 일단 황급히 포츠의 몸을 밀쳤다.

    포츠도 설마 자신이 케이트를 찌를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는 듯, 나이프를 단단히 쥔 채로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케, 케이…아, 아아, 아아아…."

    놈의 절망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난 지금 그런데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아직이야. 아직 늦지 않았어.

    다행이도 치명상을 입었을 때의 보험은 이미 생각해뒀다.

    물론 치명상을 입을 거라고 상정한 대상은 나였지만, 케이트의 경우라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보험이었다.

    내 이 힐링 섹스란 보험은 말이다.

    나는 바로 가능한 스킬을 전부 발동하고, 케이트가 절정에 달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했다.

    다행히 그동안 계속 민감해져왔었던 케이트의 몸이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조차 다시 절정에 이르게 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좋아. 이대로 몇 번만 더 느끼게 하면…!

    "아아아아아아악!"

    내가 그렇게 케이트의 치료에 열중하는 동안, 앞에서 그런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난 그쪽엔 눈길도 주지 않고 케이트의 치료에만 전념했다.

    그리고 몇 번의 절정 후, 드디어 케이트의 안색이 평온해지기 시작했다.

    "후우. 심장 떨려라. 설마 다 잘되다가 마지막에 이런 예기치 못한 사태가 일어나게 될 줄이야."

    그렇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들어올린 구원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이건 또 예상외의 광경이었다.

    포츠가 자신의 귀에 나이프를 깊숙이 틀어박고 있었던 거다.

    "사라. 이건?"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그런가. 내가 손을 쓸 필요도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가.

    마지막까지 쓰레기인 최악의 인간이었지만, 적어도 케이트를 향한 마음만은 진심이었던 모양이다.

    우린 그야말로 최고의 복수를 했다는 건가.

    뭔가 내 손으로 쳐죽인 것보다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결말이기는 했지만.

    뭐, 이렇게 된 건 이렇게 된 대로 됐나.

    아무리 정당방위라도 내 손으로 죽인 것보다 길드의 의혹이 더 줄어들기도 할 테고.

    "으음…."

    "케이트! 괜찮아?!"

    예상외의 결과에 잠깐 굳어버렸지만, 그래도 구원은 케이트의 신음소리에 곧 정신을 차리고 케이트를 바라봤다.

    "아, 아아…구, 구원씨…포츠가…."

    눈을 뜬 케이트는 눈앞의 광경을 보고 살짝 안색이 창백해지면서 중얼거렸다.

    "그래…. 결국 이런 선택을 해버리더군…."

    포츠에게 감정은 전혀 없어졌고, 죽일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한때 사귀었던 남자가 눈앞에서 자살을 한 거다. 아마 상당히 충격적이겠지. 케이트는 망연자실한 눈으로 포츠의 시체를 바라봤다.

    뒷수습은 의외로 간단하게 끝나버렸다.

    던전 도시 소속의 모험가가 던전 도시 소속의 모험가를 해코지하면 기록이 남는다.

    그 시스템은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해코지를 해도 똑같이 적용되는 모양이다.

    스스로 자살했다고 모험가 카드에 확실히 기록이 남은 포츠는, 길드에서 잠깐의 조사를 거치고 치정싸움 끝에 자살로 처리됐다.

    "케이트. 괜찮아?"

    "네. 뭐, 당신에게 협력할 때부터 이렇게 될 건 알고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저도 모험가라고요. 당신이 그렇게 걱정할 만큼 연약하지 않아요. 시체 따윈 항상 보는 걸요."

    그건 몬스터의 시체지 사람 시체가 아니잖아.

    그런 말은 도저히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나와의 섹스에 빠져서 그렇게 쾌락만 탐했던 색정광 케이트의 얼굴이, 오늘은 왠지 좀 다르게 보였다.

    "사실 좀 후련한 느낌도 있네요. 그동안 그렇게 고생했잖아요? 드디어 한 건 끝냈다는 기분이에요."

    케이트는 오히려 날 달래주듯 그런 말까지 해왔다.

    아니. 달래줄 건 없지만 말이야.

    조금 예상외의 결말을 맞이하게 돼서 끝맛이 안 좋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야.

    "그…앞으로 어쩔 생각이야?"

    케이트는 포츠와 둘이서 모험가 생활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모험가 생활을 혼자서 할 수는 없으니, 포츠가 죽은 지금 막막할 거다.

    "글쎄요? 어떻게 할까요?"

    케이트는 뭔가를 말해주길 바라는 눈빛으로 구원을 쳐다봤다.

    구원도 케이트의 눈빛이 어떤 뜻인지 이해했다.

    사실 케이트와는 서로의 이익을 위해 협력해온 관계에 지나지 않는다.

    이쪽의 용무가 없어졌으니, 그냥 쿨하게 헤어져버려도 그만인 관계란 거다.

    하지만 구원은 그렇게 냉정하게 케이트를 쳐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다른 것보다 마지막에 날 감싼 것. 케이트는 나중에 계획을 망쳐서 미안하다고 사과해왔지만,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무의식중에 날 감쌀 정도로 나에게 빠져있다는 거다.

    이대로 헤어지면, 과연 케이트는 정상적인 생활을 보낼 수 있는 걸까?

    케이트에게 감동받고 마음이 생겼다든가 그런 건 아니지만, 적어도 앞으로의 생활을 걱정해줄 동정심 같은 건 생겼다.

    하지만 이대로 헤어지지 않으면 어쩔 건데?

    그렇다고 해서 지금 케이트가 원하는 대로 파티에 포함시켜 같이 데리고 다녀?

    고작 동정심 때문에, 파티 전력에 아무런 필요도 없는 마법사를?

    사라는 둘째 치고, 디아나와 레이아를 납득시킬 방법이 없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을지 머리를 굴려서 절충안을 생각해봤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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