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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상당히 늦으셨네요."
"아, 미안. 싸는 게 오래 걸려서. 변비인가?"
구원은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사라에게는 일의 경과를 알려줘야 하니 나중에 사실대로 말해야겠지만, 디아나와 레이아 앞에서 정직하게 말할 수는 없었다.
어차피 옷도 갈아입었으니, 시치미만 떼면 들킬 리가 없다.
평소에 귀찮…아니. 나만의 패션철학을 고집해서, 모든 옷을 같은 색 같은 모양으로 골라 인벤토리에 넣어둔 게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될 줄이야.
"자네 밥 먹는데 그게 무슨 소리인가!"
구원의 능청스러운 말에, 디아나는 구원을 타이르듯이 떼기! 하는 표정을 지었다.
거 봐. 아침에 나 옷 입은 거 봤던 디아나도 눈치 못 채잖아.
"변비…구원씨? 이리로 와주세요."
레이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손에 빛을 두르더니, 구원의 아랫배를 살살 문지르기 시작했다.
누, 누님. 그렇게 아래쪽을 문지르시면 겨우 죽여 놨던 제 아들이 다시 반응을….
"어, 어머."
그런 짓을 하고 정작 나는 안 싸서 기운 넘치는 물건이 바지를 뚫을 기세로 솟아올랐다.
레이나는 살짝 놀란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부끄러운 듯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구, 구원씨도 참. 아직은 안 돼요. 밤까지 기다려주세요."
그러면서도 아랫배를 어루만지는 손은 멈추지 않았다.
분명 하는 행동 자체는 청순하시고 착한 것 같은데, 왠지 구원에겐 요염하게 느껴졌다.
이거 내가 이상한 거야?
"그, 그쯤하면 변비는 다 나은 거 아닌가?"
레이아가 구원의 배를 어루만지는 손을 멈추지 않자, 디아나가 살짝 안달 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으음. 어떨까요. 구원씨? 어떤 것 같으세요?"
그, 그야. 전 당연히 더 해주셨으면 좋겠죠. 그보다 손을 좀 더 아래로….
구원의 마음속 소리가 들렸던 걸까? 레이아는 정말로 손을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구원은 욕망에 이성을 잃을 뻔 했지만, 문득 한 가지 위화감을 느꼈다.
다른 사람이 저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우리 천사님이 부끄러워하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행동해?
"흐헉! 괘, 괜찮아! 괜찮아진 것 같아!"
레이아를 쳐다보자, 그 눈이 살짝 빛이 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위험했다. 어째 요즘 우리 천사님이 점점 구미호 상태로 빠지기 쉬워진 것 같단 말이야.
"…그런데 구원."
그때까지 가만히 있던 사라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레이아랑 이렇게 노닥거렸는데도, 질투심 강한 사라가 아직까지 말리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이 떠올라 구원은 괜히 더 불안해졌다.
혹시 들킨 건 아니겠지? 아니. 어차피 나중에 얘기할 거지만. 그렇다고 사라가 이런데서 폭발이라도 해버리면 곤란하다.
구원은 반사적으로 케이트 쪽을 힐끔 쳐다봤다.
케이트는 포츠와 대화를 하면서도 어딘가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었고, 불편한 듯이 계속해서 스커트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흠뻑 젖은 팬티는 갈아입지 않은 채로 식사를 이어나가는 모양이었다.
"으, 응? 왜 그래?"
"지금 화살이 얼마나 남아있나요? 부족하면 사냥에 가기 전에 더 사야 될 것 같은데요."
하지만 구원의 불안한 예감과는 다르게, 사라는 착실하게 사냥을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휴. 뭐야. 괜히 걱정했네.
"아. 그러네. 조금 보충해두는 게 좋을지도."
개미굴에서의 사냥의 단점이라면, 시체들에서 마석을 캐낼 시간이 없다는 거다.
당연한 얘기지만 화살을 회수할 시간도 없다.
어차피 돈은 마력초와 1계층 텔레포트 장소의 대관비로 충분히 벌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벌이보다는 성장을 우선하여 개미굴에서 사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얼른 다녀오죠."
"응. 그러자."
당연한 얘기지만 구원도 따라가야 한다.
인벤토리가 없으면 그 많은 화살을 다 옮길 수 없으니 말이다.
"흠. 이 몸도 따라가겠네."
"응? 아냐. 괜찮아. 얼른 다녀올 테니까 여기 있어. 어차피 화살을 왕창 사려면 위로 올라가야 할 텐데 번거롭게 따라올 필요 없어."
2계층에도 화살을 파는 곳이 없는 건 아니지만, 과연 대량으로 구매하려면 위로 올라가는 게 낫다.
"아니. 딱히 번거롭지는 않네만."
"그, 그래요. 다 같이…."
"괜찮아요. 얼른 다녀올게요."
왠지 따라오려고 하는 디아나와 레이아를 2계층의 여관에 남겨두고, 구원과 사라는 도시로 올라왔다.
그리고 위로 올라오자마자, 뜬금없이 사라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화장실에서 뭐 했어요?"
"…응?"
그 기습 공격에, 구원은 순간적으로 사라가 무슨 말을 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여자와 뭘 했냐고요,"
무려 사라는 내가 화장실에서 케이트와 뭔 짓을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심지어 오늘 아침에 같이 나온 디아나마저 눈치 못 챘는데.
"당신도 화장실에서 한참 있었고, 그 여자도 비슷할 정도로 화장실에서 상당히 오래 있었죠. 그걸 보고도 제가 눈치 못 챌 줄 알았어요?"
그러고 보니 사라가 다른 애들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나와 케이트의 관계를 알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별 의심 안 가는 상황도, 사라가 보면 의심이 가게 된다는 말이다.
구원은 잠깐 당황했지만, 그래도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래. 어차피 얘기하려고 했고, 사라와 단 둘이 있는 지금이 기회다.
"사실 또 계획에 진전이 있었어. 케이트가 드디어 협력을 해주기로 했어. 그러니 이제 포츠를…사, 사라?"
구원이 케이트와 관계가 있었다는 걸 인정하자마자, 갑자기 사라가 구원의 손을 덥석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사라가 도착한 곳은 바로 길드 바로 앞에 있는 여관이었다.
사라는 가타부타 말도 없이 구원을 여관으로 끌고 가더니, 그대로 침대에 던지듯 눕혔다.
…어? 이거 왠지 데자부가…. 그러고 보니 이 여관도….
"말해요."
"뭐, 뭘?"
"그 여자한테 했던 거요.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다. 자세하게."
사라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옷을 전부 벗어던지고, 구원의 옷도 거칠게 벗겨 나갔다.
"그, 그러니까 케이트가 협력해주기로 해서, 그 대가로 쾌락을 느끼게 해줬어. 덤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위해서라도 케이트는 포츠가 있는 데서 나랑 하는 것에 익숙해질 필요도 있고 말이야. 그래서 포츠가 바로 옆 식당에 있는 화장실에서 한 거야."
"그래서. 행위는 어떻게 했는데요?"
아무래도 사라는 일의 진행 상황보다, 구원이 케이트와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었는지가 더 궁금한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처음엔 음부를 어루만지고…."
그러자 사라가 구원의 손을 잡아서, 자신의 음부에 이끌었다.
사라는 질투로 인해 분노한 얼굴이었지만, 그 음부는 살짝 젖어있었다.
"똑같이 만져요. 흐으으읏! 그, 그리고요?"
똑같이 하라는 소리에 구원은 살짝 성자의 손길을 사용했다.
사라는 갑작스런 쾌감에 한 순간 눈이 풀리는 것 같았지만, 다시 눈동자에 힘을 주고 구원을 바라보며 다음엔 어떻게 했는지 추궁했다.
"케이트가 한 번 절정에 달한 다음에 여유를 안주고 바로 삽입을…."
구원의 말을 들은 사라는 바로 구원의 위로 올라타 스스로 한 번에 끝까지 삽입해버렸다.
"하으으으응!"
과연 이번엔 더 말을 이어갈 수 없었는지, 사라는 삽입하자마자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구원의 몸 위로 쓰러졌다.
하지만 사라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계, 계속 똑같이…."
"진짜로? 괜찮겠어? 케이트는 아예 녹여버리려고 좀 험하게…."
"괜찮으니까!"
사라의 외침에, 구원은 이제 될 대로 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절정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사라의 몸을 붙잡고, 그대로 강하게 허리를 쳐올렸다.
사라는 정신 차릴 새도 없이 계속해서 밀고 들어오는 쾌감에 어쩔 줄 몰라 했다.
혹시 이렇게 거칠게 하는 게 취향인가? 평소보다 더 느끼는 것처럼도 보였다.
그 모습을 보자 이대로 계속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괴롭혀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구원도 케이트랑 그렇게 해놓고도 참고 있었던 거다. 평소보다 훨씬 빨리 한계가 찾아왔다.
"사라야. 나 슬슬…."
"그, 그 여자한테는 어떻게 했는데요?!"
아, 이렇게 느끼면서도 거기에 끝까지 집착하는구나. 대단한 집념이 아닐 수 없었다.
"걔랑 할 땐 안 쌌어. 일방적으로 만족시켜주고 끝이었어."
구원의 대답에 사라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그럼. 그럼 이대로…."
말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었어.
구원은 몰려오는 사정감에 순응하며 막판 스퍼트를 가했다.
"구원! 구원! 구원! 구워어어어언!"
사라는 몇 번이나 구원의 이름을 부르면서, 구원의 사정과 동시에 다시 한 번 절정을 맞이했다.
구원의 몸 위에 축 늘어져서, 사라는 애정이 듬뿍 담긴 시선을 구원에게 보냈다.
"역시 제가 더 좋죠?"
"그야 물론이지. 당연한 소리를."
구원의 대답에 사라는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그 여자하고 할 때는 왜 안 싼 건가요?"
"그야 뭐…어쩌다보니까."
구원은 살짝 얼버무렸다.
케이트에게 좀 더 확실한 믿음을 주기 위해서라는 대답보다는, 이런 식으로 얼버무려서 사라가 원하는 대로 생각하게 만드는 게 더 좋을 것 같았으니까.
구원의 예상대로 사라는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그 여자와 한 다음엔 꼭 저한테 오세요. 다른 사람에겐 말할 수 없는 거고, 구원도 싸지 못한 상태론 괴롭죠?"
"아니, 하지만…."
"어차피 그 여자와의 일이 어떻게 되가는 지는 저한테 얘기해줘야 하잖아요. 아니면 뭐에요? 저한테 숨길 생각이에요?"
"아니. 그럴 리가. 알았어. 케이트랑 하고 나면 바로 너한테 보고할게."
"좋아요. 그 여자한테 한 건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얘기해야 되요."
사라는 만족스럽게 웃으면서, 어째선지 음부를 꽉 조여 왔다.
…이거 어쩌면, 사라가 위험한 취향에 눈을 떠버렸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여자도 너무하네요. 자기만 만족했다고 이렇게 빳빳이 선 걸 그대로 내버려두다니."
"아예 기절했었으니까 말이야. 그래도 마지막에 핥아 주…."
구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라는 허리를 들어 구원의 물건을 뽑아내고, 그대로 아래로 기어가 구원의 물건을 덥석 물었다.
"자, 잠깐. 사라야. 걘 뽑아주려는 게 아니라 그냥 깨끗하게 만들어 주려고만…."
구원의 말에도 불구하고, 질투에 불탄 사라는 구원의 물건을 강하게 빨아들였다.
결국 구원은 사라의 입 안에 한 번 더 사정하게 됐다.
"왜 이렇게 늦었는가!"
"미안! 하필 길드 앞에 있는 가게는 화살이 다 떨어져서. 다른 가게를 찾아보느라 늦었어."
구원이 황급히 변명했지만, 디아나는 의심의 눈초리를 풀지 않았다.
"정말로 화살만 사고 온 것이겠지?"
"그, 그럼. 그럼 뭐 우리가 다른 짓이라도 하고 왔겠어?"
그 눈초리에 찔린 구원은 쓸데없는 말이 길어졌다.
그러니 더더욱 의심스러워 보였겠지.
디아나의 뒤에서 안 그래도 표정이 좋지 않던 레이아가 더 슬픈 표정이 되어버렸다.
"구원씨…."
그렇게 구원에게 살며시 다가온 레이아는, 아까처럼 구원의 하복부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레, 레이아 누님? 전 변비 치료는 아까 다 끝난 거 아니었나요?
구원은 당황스러웠지만, 그 순간 한 가지 가정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 이거 설마….
등 뒤가 식은땀으로 축축하게 젖는 게 느껴졌다.
우리 천사님이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하지만, 만의 하나 지금 그런 상황이라면?
구원은 바로 결단을 내리고 스킬을 발동했다. 언급은 잘 안 하고 있지만 실은 성자의 손길 다음으로 많이 쓰고 있는 그 스킬을 말이다.
가라! 되살아난 자존심!
구원의 물건이 순식간에 바지를 뚫을 기세로 솟구쳐 올랐다.
그 모습을 보고, 천사님이 평소와 같은 포근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네. 별 일 없으셨던 모양이에요."
레이아는 정말로 아까와 같은 행동을 했을 때 구원이 바로 서는지 확인했던 거였다.
처, 천사님! 제가 그렇게 못미더웠던 건가요?!
아니 뭐…사라랑 하고 온 건 맞으니까 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우리 천사님한테까지 인식이 안 좋아지는 것 같아서, 구원은 자기가 한 짓은 생각도 안하고 슬픔에 빠졌다.
하지만 그렇게 슬픔에 빠져있을 시간도 없었다.
왜냐하면 어째선지 디아나와 사라가 욱하는 표정을 지었기 때문이다.
"자네는 아까 화살을 사러 가기 전에도 그렇고! 간밤에 이 몸과 한 건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겐가?!"
"어?!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정말로요. 당신 디아나한테 미안하지도 않으세요?"
사라도 같은 심정인 모양이다. 아니, 사라는 오히려 방금 하고 온 직후니 더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다. 하지만 방금 하고 왔다고 티를 낼 수도 없으니, 디아나의 지원 사격에 나섰다.
아오. 스킬로 세웠다고 말할 수도 없고.
"그럴 리가! 난 디아나한테 이 이상 없을 정도로 만족하고 있어! 디아나는 최고야! 오히려 더 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더 못하니까 이렇게 되는 거야!"
구원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외쳤다.
"이, 이런 곳에서 무슨 소리를 크게 떠드는 건가!"
그 말은 디아나에겐 제대로 먹힌 모양이었다.
디아나는 부끄러워하면서 구원에게 고함치긴 했지만, 그래도 분노는 가라앉은 모습이었다.
다만 사라는 그렇지 않았다.
"디아나가 그렇게 최고란 말이죠…."
아, 아니. 네가 디아나한테 지원 사격까지 해줘서 이렇게 된 거잖아.
구원은 억울해 죽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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