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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156화 (14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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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

    "그, 그냥 좀 놀리려고 그런 거야. 사실 내 방이 쟤들 옆방이었거든. 너무 불타오르기는 평소랑 똑같지 뭐."

    말을 해놓고 구원은 아차 싶었다. 황급히 사라 쪽을 바라보자, 기분 탓인지 후드에 덮여있는 어깨가 축 처진 것 같았다.

    "아, 아니! 그러니까! 평소처럼 불타올랐다고! 난 언제나 너희와 잘 땐 최고로 불타오르거든! 사랑한다!"

    "고, 공공장소에서 무슨 말을 큰 소리로 하는 겐가!"

    구원이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외치자, 디아나가 구원의 머리를 콩하고 쥐어박았다. 그리고는 아픈지 손을 호호 불면서 이쪽을 노려봤다.

    아니, 네가 쥐어박은 거잖아. 왜 노려보냐.

    그래도 구원의 혼의 외침에 납득은 한 모양이다.

    레이아도 평소의 포근한 표정으로 돌아와서 생긋생긋 웃으며 디아나의 주먹을 치료해줬다.

    역시 천사님은 저런 표정이 제일 어울려.

    물론 살짝 삐친 얼굴도 가련하고 귀여우시지만, 우리 천사님까지 그래버리시면 내 마음의 오아시스가 사라져 버리잖아.

    아무튼 그렇게 해서 겨우 사냥을 나갈 수 있었다.

    사냥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장해 없이 진행돼서, 지루한 반복 노동처럼 느껴졌다.

    이정도 실력이라면 슬슬 초월종을 찾아다니며 간을 보고, 나아가서 다음 계층까지 노려봐야 할 수준이다.

    하지만 구원은 아직 그러지 않았다.

    초월종을 찾으러 다니면 예기치 못한 트러블이 일어나 생활 패턴이 바뀔 수도 있으니 말이다.

    모처럼 포츠 일행과 옆방에 심지어 생활 패턴도 비슷하다는 절호의 찬스다. 우선은 사라의 복수를 돕는 것에 집중하고 싶었다.

    그리고 저녁시간이 되어 식당에 가보니, 포츠와 케이트가 이미 식사를 하고 있었다.

    너희들 우리보다 늦게 일어나지 않았었냐?

    제대로 사냥은 하고 있는 건가? 아니면 모험가들은 원래 저게 보통인가? 우리가 너무 빡빡하게 사냥을 하는 것뿐이야? 뭐, 별로 관심은 없지만.

    어쨌든 잘 된 일이다. 구원은 식사를 하면서 놈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걱정 마. 아까 싸우는 거 봤잖아. 어제는 이상하게 몸에 힘이 잘 안 들어갔었지만, 오늘은 달라. 확실하게 만족시켜 줄게."

    "알았어. 그럼 얼른 먹고 방에 가자."

    "하핫. 우리 이쁜이. 왜 그렇게 달아오르셨을까? 그렇게 못 참겠어?"

    케이트의 안달 난 말에, 포츠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좋아하지 마라. 저거 너 때문에 달아오른 거 아니다.

    흡족하게 웃으며 식사를 계속하는 포츠와는 달리, 케이트는 제대로 식사도 하지 않으며 계속해서 포츠를 다그쳤다.

    그야 하루 종일 저 상태였을 테니까. 안달 나겠지.

    오히려 사냥을 아무 문제없이 끝낸 게 신기한 수준이다. 둘이서만 다니는 것도 그렇고. 저 둘, 보기완 다르게 실력이 좋은 건가?

    아무튼 저 상태라면,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포츠만으론 도저히 만족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거다. 그때가 바로 내가 나설 때다.

    구원은 머릿속으로 다시 한 번 계획을 정리하며 둘이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바라봤다.

    하지만 계획은 계획이고, 우선은 할 일이 있다.

    오늘은 디아나와 잘 차례지만, 구원은 지금 혼자서 방에 앉아있었다.

    아침에는 질투를 보였던 디아나지만, 그 이후로는 다시 구원과 눈도 잘 마주치지 않게 됐다.

    대체 언제까지 부끄러워하고 있을 건지.

    과연 이렇게까지 오래 끌자, 단순히 디아나가 부끄러워서라는 이유만으로 구원을 피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짐작 가는 것은 단 한가지뿐이다.

    바로 키스다.

    디아나에게 키스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건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평소 반응을 보면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건지는 대충 짐작이 갔다.

    그런 행위를 거의 허락이나 다름없는 발언을 한 거다.

    그렇다면 지금은 디아나가 말했던 그 마음의 준비라는 걸 하는 도중이라는 걸까? 아니면 분위기를 타서 섣불리 그런 발언을 한 것을 후회하고 있어?

    아니, 후회하는 건 아닐 거다. 일단 아침에 질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디아나가 날 좋아하는 거라는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을 거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행동에 나서볼까.

    아무리 기대려도 오지 않는 디아나에게 내 쪽에서 가기 위해, 방문을 열었다.

    그러자 그 앞에는 디아나가 우물쭈물하며 서 있었다.

    "와…왔네."

    아무리 그래도 자기 차례를 빼먹을 생각은 없었던 모양이다.

    구원은 디아나의 팔을 잡고 침대에 앉혔다.

    "디아나. 우리 얘기 좀 해."

    "뭐, 뭔가. 어울리지 않게 진지한 얼굴로. 그만두게. 자네에게 그런 얼굴은…."

    디아나는 여전히 구원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며 농담하는 투로 넘어가려고 했지만, 구원은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나 진지한 거 맞아. 대체 요즘 왜 날 그렇게 피하는데?"

    "피, 피해? 이 몸이 말인가? 대체 언제…."

    "전에 잤을 때부터 계속. 봐. 지금도 나랑 눈도 안 마주치고 있잖아."

    구원이 디아나의 얼굴을 감싸 잡고 자신과 얼굴을 마주보게 만들었지만, 디아나는 여전히 눈을 돌려 시선이 마주치는 걸 피했다.

    "저번에 키스를 기약하는 말을 해서 그래? 혹시 후회하고 있어? 괜히 분위기에 휩쓸려서 나 같은 놈이랑 그런 약속을 하게 돼서? 그럼 제대로 그렇게 말해. 받아들일 테니까."

    "그, 그런 거 아닐세! 그런 거…아니란 말일세!"

    구원의 말에 디아나는 당황하며 거의 울 것 같은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휴. 다행이다. 사실 나도 받아들인다고 말은 했지만, 만약 디아나가 진짜로 후회한다고 말했으면 멘탈에 심각한 데미지를 입었을 거다.

    "이, 이 몸도…! 하지만…!"

    "괜찮아. 말해봐 뭣 때문에 그러는데?"

    "자네는 이 몸과 키스를 하는 것의 의미를 전혀 모르고 있네!"

    "전혀 몰라도 상관없어. 그게 어떤 의미를 가지든, 난 다 받아들일 수 있어."

    구원의 흔들림 없는 발언에, 디아나의 눈동자가 거세게 출렁였다.

    하지만 여전히 뭔가 두려움 같은 게 남아있는지, ‘하지만…그래도….’ 같은 말을 하면서 본인과 키스를 한다는 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말하는 건 주저했다.

    그래. 여기선 너무 몰아붙이지만 말고, 조금 유예기간을 주자. 얘도 마음의 준비는 필요하다고 했으니까.

    "디아나 잘 들어. 키스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네 마음이 준비 됐을 때 말해줘도 돼. 하지만 이것 하나만 기억해 둬. 그게 어떤 의미를 가지든, 난 다 받아들일 수 있어. 오히려 난 지금 당장 네 입술에 입을 맞추고 싶은 기분이야. 그러니까 아무런 걱정도 할 필요 없어. 알았지? 그러니까 이제 날 피해 다니는 건 그만둬. 네가 그러면 미움 받는 것 같아서 슬퍼지잖아.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구원이 엄지를 뻗어 디아나의 아랫입술을 쓰윽 훑으며 말하자, 디아나가 몽롱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은 한 편으론 감동받은 것 같으면서도 한 편으론 울 것 같은, 여러 감정이 담긴 표정이었다.

    "알겠…네."

    하지만 이제 하나는 확실해졌다.

    디아나가 그때 키스를 약속한 건 분위기를 타서 그런 게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로 날 좋아하고 있는 거다.

    키스는 또 뒤로 미뤄두게 됐지만, 그걸 확인한 것만으로도 지금 나눈 대화에 충분한 가치는 있었다.

    구원은 신이 나서 소리쳤다.

    "좋아. 그럼 진지한 얘기는 이걸로 끝. 이제 할 일을 해볼까?"

    "…할 일?"

    "그야 당연히 섹스지! 섹스!"

    구원의 외침에 디아나의 몽롱한 표정이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졌다.

    "자, 자네! 기껏 분위기 잡아놓고 마지막에 한다는 말이 그건가!"

    "왜? 내가 틀린 말 했어? 너도 그러려고 왔잖아."

    "이 몸이…! 이 몸이 어쩌다 이런 남자를…!"

    "그래서 안 할 거야?"

    "할 걸세! 할 거네만!"

    디아나는 뭐가 그리 억울한지 발을 동동 굴렸다.

    미안. 디아나. 네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닌데, 사실 난 그렇게 오글거리는 분위기 너무 오래 유지 못하겠어.

    물론 아까 한 말에 거짓말은 없다. 전부 내 진심을 그대로 담아서 말한 거다.

    그래도 그거랑 내 성격이 이런 거랑은 별개의 문제다.

    "그럼 하자고. 씻고 왔지?"

    "그야 씻고 오기야 했네만…!"

    "뭐야. 준비 확실히 마치고 왔잖아. 그럼 바로…."

    구원은 디아나의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 집어넣어 들어 올리고 그대로 벽 쪽으로 걸어갔다.

    "자, 잠깐! 그쪽으로 가는 겐가!"

    디아나는 몸을 딱딱하게 굳히고 외쳤다.

    또 노출 플레이라도 할까봐 그러는 거야? 미안하게도 오늘은 노출 플레이를 하려고 그러는 게 아냐. 아니, 다른 사람에게 과시한다는 측면에서는 일종의 노출 플레이라고 봐도 되는 건가?

    "아침에 질투했잖아. 내가 사라랑 할 때 옆방에 울릴 정도로 불타올랐다고 하니까. 그러니까 너도 똑같이 해줄게. 내가 너희랑 할 땐 언제나 불타오른다는 걸 증명해주겠어."

    "아, 아니네! 굳이 그럴 것 없네! 그러지 않아도 이 몸은 충분히 믿고…!"

    "에이. 사양할 것 없어."

    "사, 사양하는 게 아닐세!"

    좋으면서 앙탈은.

    신이 난 구원은 그대로 디아나의 옷을 벗겨나갔다.

    벗긴 옷을 아무렇게나 바닥에 팽개치고 음부에 손을 가져다댔지만, 과연 아직 젖어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구원은 이곳을 순식간에 젖게 만들 수 있는 마법의 말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디아나. 기억나?"

    "뭐, 뭐가 말인가?"

    "이쪽 벽 건너편 방이 포츠랑 케이트가 묵는 방이라는 거 말이야. 기억나지? 옆방이라고 했던 거."

    구원이 그런 말을 하자마자, 디아나는 흠칫하고 몸을 떨었다.

    "가, 갑자기 그 얘긴 왜 하는 건가?"

    "아무래도 걔들한테 나랑 사라가 하는 소리가 들린 모양이더라고. 그럼 이제부터 우리가 하는 소리도…."

    "흐, 흐그읏."

    디아나는 눈을 그렁그렁 거리며 입술을 꽉 다물고 뭔가 참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몸은 정직했다.

    아까부터 조심스레 만지작거리던 디아나의 음부에서, 애액이 흘러나오는 양이 갑자기 확 늘어났다.

    "흥분했어? 갑자기 엄청나게 젖었네."

    구원이 일부러 들으라는 듯이 크게 찔꺽찔꺽 소리를 내며 손가락을 움직이자, 디아나의 얼굴이 귀 끝까지 순식간에 빨개졌다.

    "자, 자네 손이 기분 좋아서…!"

    "정말 이유가 그것뿐이야?"

    "그, 그럼 그거 말고 또 뭐가 있단 말인가!"

    하여간 자기가 노출증이 있다는 건 죽어도 인정을 안 하네.

    구원은 여기서 더 디아나를 괴롭혀서 노출증이 있다는 걸 인정하게 만들고 싶어졌지만, 곧 포기했다.

    …뭐 됐나. 오늘은 봐주자.

    안 그래도 큰 고백을 한 직후이다. 이것까지 괜히 서두를 필요는 없지.

    구원은 디아나의 엉덩이를 받쳐 들고, 그대로 디아나의 음부에 물건을 집어넣었다.

    "히으으읏!"

    구원에게 매달려 몸을 부르르 떠는 디아나를 바라보며, 구원이 짓궂게 말했다.

    "사라랑 할 때는 이 상태에서 진하게 키스를 하면서 했었는데."

    원래 이런 행위 도중에 다른 여자의 이름을 꺼내는 건 금기겠지만, 구원은 일부러 도발하듯 말했다.

    이런 말 하나로 디아나의 결심도 조금 더 빨라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담아서 말이다.

    "히으읏!"

    디아나는 살짝 슬픈 표정을 지으며 눈동자를 그렁그렁 거렸다.

    구원은 그런 디아나의 얼굴을 향해 살며시 자신의 얼굴을 가져다댔다.

    "흐읏!"

    사라와 했다는 도발이 먹힌 걸까? 아니면 아까 구원과 진심이 담긴 대화를 나눠서?

    구원의 얼굴이 다가오는 걸 빤히 보면서도, 디아나는 얼굴을 피하지 않았다.

    이번엔 손으로 막을 수도 없다. 디아나의 양 손은 구원의 등 뒤로 둘러져서 꽉 매달려있는 상태니까.

    "…흐에?"

    둘의 입술이 맞닿기 직전, 구원은 살짝 고개를 둘려 디아나의 뺨에 입을 맞췄다.

    아직 안 해. 아니, 이런 방법으로는 안 해. 그렇게 애를 태웠는데 이제 와서 이렇게 허무하게 할 수는 없지.

    우리가 처음 키스를 하는 건, 네가 스스로 직접 할 때야.

    구원의 마음이 전달됐는지, 디아나도 입술을 내밀어 구원의 뺨에 입맞춤을 했다.

    새가 쪼는 것처럼 입술로 쪽쪽 소리를 내며 뺨에 키스를 해오는 디아나의 행동에서, 지금 당장 키스할 결심을 못해서 미안하다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디아나와 찐득하게 서로의 뺨에 키스를 하며 행위에 몰두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점점 행위도 격렬해지면서 디아나도 옆방에 들릴지도 모른다는 부끄러움 같은 건 잊고 크게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쾅! 쾅!

    슬슬 스퍼트를 가해보려고 했을 때, 누군가 방문을 거칠게 두드렸다.

    응? 뭐지? 이 시간에 사라나 레이아가 찾아올 일은 없을 텐데.

    구원은 디아나와 연결 된 그대로 방문으로 향했다.

    "흐엣! 자, 잠깐! 자네! 미쳤는가!"

    "괜찮아. 문틈으로 고개만 살짝 내밀어서 확인할 거야."

    "그, 그래도…!"

    "너무 소란피우면 들킨다."

    구원은 그렇게 말하면서 문을 살짝 열었다.

    그러자 디아나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얼마나 조용히 있기 위해 필사적인지, 구원의 어깨를 꽉 깨물어서 목소리를 꾹 참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고기좋아요 // 그쪽 얘기였군요. 정확히 말하면 욕구 불만이었다고 보기엔 살짝 애매합니다. 본편에는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성자 스킬로 발정 상태가 유지되는 건 딱 성자 스킬로 느낀 만큼의 흥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케이트가 완전히 발정 났던 바네사나 디아나에 비해서 더 잘 버티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134화에서는 쾌감으로 느껴지기 시작한 시점에서 스킬을 중단했기 때문에 욕구 불만 상태까지는 가지 않고, 그냥 평소보다 살짝 몸이 후끈해진 정도로만 느꼈을 겁니다.

    M.F //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슈리온 // 안 오릅니다. 무조건 제대로 된 곳으로 할 때에만, 그것도 여자는 남자의 씨를 안으로 받아야지만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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