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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154화 (13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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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그리고 식사를 하면서, 구원은 포츠를 예의주시했다.

마침 타이밍 좋게 디아나가 그런 저주까지 건 상황이다.

디아나가 내 계획을 알고 그런 건 아니지만, 이 상황을 이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구원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성자의 파동을 날릴 준비를 했다.

물론 그냥 날리면 안 된다. 그냥 성자의 파동을 날리면 케이트는 순식간에 절정에 달해버릴 거고, 그게 내 짓이란 것도 단번에 들킬 거다.

구원은 마나의 흐름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성자의 파동을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건 처음이지만,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실패할 수는 없어.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야만 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집중한 결과, 구원은 겨우 극소량의 정기만 사용하여 성자의 파동을 발동시킬 수 있었다.

이제는 이걸 타이밍에 맞춰 날리기만 하면 계획의 첫 단계는 완성된다.

포츠 녀석은 뭐가 그리 좋은지 케이트를 바라보며 헤실헤실 웃고 서로 먹여주기도 하면서 닭살 커플 짓을 계속했다.

죽여 버리고 싶다. 내가 왜 저런 모습을 계속 보고 있어야 되지?

그래도 이건 인내와의 싸움이다. 저렇게 좋아 죽는걸 보면 분명 식당 안에서도 더 대담한 짓을 벌일 거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때가 찾아왔다.

포츠가 팔을 뻗어 케이트의 허리를 휘감고 그대로 자기 쪽으로 끌어들였다.

케이트는 다른 사람의 눈도 있으니 살짝 거부하는 것처럼 포츠의 가슴을 밀었지만, 포츠의 팔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거부하는 척만 하는 것일 뿐 케이트도 싫은 건 아닌 모양이다.

죽여 버리고 싶다. 공공장소에서 무슨 짓이냐.

지금 날릴까? 아니, 그래도 끌어안는 것만으로 쾌감을 느끼면 조금 부자연스럽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지만 구원이 고민할 것도 없었다.

왜냐하면 케이트의 허리를 휘감았던 포츠의 손이 은근 슬쩍 내려가며 케이트의 엉덩이로 향했기 때문이다.

케이트는 포츠의 손을 찰싹 때리면서도 밀어내지는 않는 앙탈을 부렸다.

죽여 버리고 싶다.

포츠의 손이 케이트의 엉덩이를 꽉 움켜잡았을 때, 구원은 이 분노를 모두 담아 성자의 파동을 날렸다.

물론 그 대상은 포츠가 아니다. 케이트다.

구원의 눈에만 보이는 성자의 파동이 케이트의 몸에 닿자, 케이트는 흠칫하고 몸을 떨었다. 얼굴도 붉게 상기됐고, 표정도 살짝 풀렸다.

저 모습을 보니 제대로 먹힌 모양이다. 절정에 달할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확실히 쾌감을 느낀 모습이었다.

"구원씨? 왜 그러세요?"

구원이 계속 포츠 쪽만 주시하느라 말이 없자, 레이아가 살짝 고개를 기울여 구원의 얼굴을 들여다봤다.

그리고는 구원의 시선이 향한 곳을 쭉 따라 고개를 돌리더니, 다시 구원을 홱 돌아봤다.

"저, 저런 거에 관심 가지시면 안돼요!"

저런 거라니. 확실히 공공장소에서 너무 나가긴 했지만, 그래도 자기들 딴에는 애정행각인데 더러운 거 말하듯이 말하는 건 좀 불쌍하지 않냐? 물론 포츠가 아니라 케이트가 말이다. 포츠는 존재 자체가 더러운 거 맞다.

"관심이라니. 그런 거 아니야."

구원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쪽에 눈을 떼지는 않았다.

물론 저런 행위에 관심이 있어서도 아니고, 하물며 보고 싶지도 않다. 눈앞에서 당당하게 저러고 있는 걸 보면 열 받으니까.

하지만 스킬을 사용한 결과를 지켜볼 필요는 있었다.

"저, 정말…!"

구원이 눈을 떼지 않는 걸 어떻게 생각한 건지, 레이아는 얼굴을 찌푸리며 뭔가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구원의 손에 갑자기 복슬복슬한 뭔가가 만져졌다.

응? 뭐지?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각이다.

시선을 내려 확인해보니, 손에 잡힌 물건은 바로 황금빛으로 빛나는 레이아의 꼬리였다.

꼬리를 타고 쭈욱 시선을 이동시켜 보니, 레이아가 이쪽에 등을 돌리고 앉아서 엉덩이를 살짝 내민 채 꼬리를 구원에게 뻗고 있었다.

자세가 야하다.

"레, 레이아?!"

"꼬, 꼬리 정도는 만지셔도 돼요. 그, 그래도 꼬리만이에요? 다른 데는…."

"레이아!"

구원은 참지 못하고 레이아를 껴안았다.

우하하. 봤냐. 쓰레기야. 너만 식당에서 그딴 짓 할 수 있는 거 아니거든?

게다가 우리 애들이 훨씬 예뻐!

"꺄악! 구, 구원씨! 다른 데는 안 된다니까요! 이런 데서는…!"

"이런 데가 아니면 된다는 말이지?!"

"그, 그건…!"

퍽!

그때 식탁 밑에서 뭔가가 구원을 걷어찼다.

물론 확인해보지 않아도 누가 그랬는지는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하나도 안 아팠거든.

사라가 걷어찬 거였으면 이정도로 끝나지 않았을 거다.

디아나는 여전히 아무 말도 안하고 있었지만, 이글거리는 눈동자로 구원을 노려봤다. 그 눈에는 살짝 배신감마저 엿보이는 것 같았다.

"여, 역시 이런 데서 너무 파렴치한 짓을 하는 것 좋지 않지. 암, 그렇고말고. 그냥 꼬리로 만족할게."

구원은 레이아의 몸을 해방시키고 얼른 꼬리를 붙잡았다.

비록 내가 외세의 압박에 굴했다지만, 꼬리까지 포기할 생각은 없어.

구원은 성심성의를 다해서 레이아의 꼬리를 쓰다듬었다.

손질이 얼마나 잘 된 건지, 털 한 올 한 올이 비단같이 부드럽게 느껴졌다.

구원이 쓰다듬을 때마다 바르르 떨리는 것도 기분 좋은 감촉에 악센트를 줬다.

훌륭해. 역시 우리 천사님이 최고야.

구원은 흡족한 기분으로 다시 포츠 쪽을 쳐다봤다.

하지만 거기엔 이미 아무도 없었다.

황급히 자리를 뜬 듯, 어질러진 테이블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사라 쪽에 시선을 보내자, 사라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성자의 파동을 보내자마자 바로 침실로 가버리냐. 거 자제력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놈들일세.

"그럼 우리도 이만 일어날까?"

이 이후에 벌어질 일에는 100%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보지 않으면 성이 차지 않는다.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두 손을 레이아의 꼬리에서 떼고, 구원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구원의 손이 꼬리에서 떨어지자, 레이아가 살짝 안타까운 눈초리로 구원을 쳐다봤다.

그렇게 안타까운 표정 하지 말아주세요. 저까지 안타까워지잖아요.

"그, 그럼 우린 먼저 올라가 볼게."

구원은 마음이 흔들릴 것 같아서 얼른 사라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당연한 얘기지만, 포츠의 방이 어딘지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

구원이 살짝 막막해하고 있자, 사라가 잠시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더니 앞장섰다.

"이쪽이에요."

이 여관은 그 나름대로 방음이 되어있는 곳이었지만, 그래도 사라의 뛰어난 청각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완전히 인간 레이더네.

아니, 잠깐. 그럼 평소에 내가 다른 애들이랑 자는 소리도 다 들렸다는 거 아니야.

이 질투심 강한 애가 그걸 다 듣고 있으면서 참았다는 게 대견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살짝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구원은 앞장서서 걷던 사라를 살며시 껴안았다.

"…뭐에요?"

"아니. 혹시 네가 분노를 못 이기고 튀어나갈지도 모르니까."

"그렇게까지 바보는 아니에요."

하지만 사라도 싫지 않은 듯, 구원에게 안긴 상태로 걸어갔다.

"여기에요."

사라가 가리킨 곳은, 우연하게도 구원이 잡은 방의 바로 옆방이었다.

구원과 사라는 일단 자신들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곧장 방 천장의 판자를 뜯었다. 물론 옆방을 엿보기 위해서다.

옆방이라고 해서 벽에 구멍을 뚫고 엿보면 바로 들킬지도 모르잖아?

그래도 조금 암살자 레벨이 오른 덕분에, 이 정도는 왠지 모르게 알 수 있었다.

천장을 타고 옆방의 위로 향한 구원과 사라는, 그대로 구멍을 뚫고 아래를 엿봤다.

단단하게 두꺼운 판자였지만, 구원은 손가락을 세워 힘을 주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구멍을 낼 수 있었다. 암살자의 스킬인 암습도 섞어서 뚫으니, 아무런 소리도 없이 조용히 구멍이 뚫렸다.

아래에서는 예상대로 포츠와 케이트가 정사를 벌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정사를 벌이려고 하고 있었다.

"자기가 먼저 그렇게 만져놓고 뭐하는 거야!"

케이트는 살짝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포츠를 다그쳤다.

"미, 미안! 이게 왜 이러지? 평소엔 안 이러는 거 알잖아? 오늘따라 이상하게 이러네.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봐."

포츠는 당황해서 자기 물건을 잡고 열심히 세우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지만, 잘 안 되는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디아나의 저주가 제대로 먹힌 것 같군.

디아나는 약하게 했다고 했지만, 저 정도면 충분히 무서운 저주였다.

"줘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케이트가 포츠의 물건 쪽으로 고개를 숙였다.

"아음. 쮸읍. 쩝."

그리고 곧바로 야릇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구원도 신전에서 그동안 상식 공부를 하면서 어느 정도 이 세계의 상식에도 익숙해졌다.

일반적으로 모험가들은 섹스의 목적이 레벨 업이기 때문에 저런 행위는 선호하지 않는다.

그나마 남자들은 여자를 느끼게 만들기 위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하지만, 여자는 그냥 넣고 흔들기만 해도 남자를 싸게 만들 수 있다 보니 굳이 저런 행위까지 하려 들지 않는다.

포츠와 케이트가 그저 몸의 상성이 좋아서 같이 다닐 뿐인 모험가 파티는 아니라는 게 다시 한 번 증명된 셈이다.

그렇게 한동안 빨아주다가, 케이트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

"기분 좋지 않아?"

"아니. 그럴 리가. 엄청 기분 좋아."

"그런 것 치곤 평소보다 물렁한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내가 그 몸으로 확인시켜줄게."

케이트는 불만족스러운 목소리로 말했지만, 포츠는 그걸 무마시키려는 건지 얼른 케이트를 눕히고 물렁한 물건을 케이트의 안쪽에 구겨 넣었다.

"으응. 하앙."

그래도 남자가 저 레벨까지 올렸다는 건 어느 정도 기술이 있다는 소리다. 그 기술이 어디 가는 건 아닌지 케이트가 달뜬 신음을 내뱉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케이트가 만족할 일은 없을 거다.

구원은 곧장 성역 선포를 발동했다.

범위는 둘이 뒤엉켜있는 침대를 완전히 감쌀 정도로.

성역 선포만으로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의 파괴력은 없지만, 분위기는 고조시킬 수 있다.

둘의 허리 움직임이 점점 더 격렬해져 갔다.

그리고 케이트가 만족하려는 모습을 보였을 때, 구원은 바로 성역 선포를 중단했다.

내 성역에 영향을 받은 상태에서 만족을 해버리면 그냥 쟤들 좋은 꼴만 해준 거니 말이다.

"하아아아앙!"

"후욱. 후욱. 어때? 기분 좋았지?"

"부족해!"

"어, 어?!"

"아직 부족해!"

성자의 파동을 맞고, 성역에까지 영향을 받은 거다. 당연히 케이트가 저 정도로 만족할 리가 없었다.

"오늘은 적극적인데? 좋았어. 오랜만에 제대로 한 번 힘을 써볼까?"

포츠는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는지, 겁 없는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흔들었다.

에라이. 힘을 쓰기는. 이거나 먹어라.

구원은 곧장 놈에게 성자의 파동을 날렸다.

"후으읍!"

기세 좋게 허리를 흔들던 포츠는, 몇 번 흔들지도 못하고 그대로 허무하게 싸질렀다.

"…지금 뭐하는 거야?"

우와 무서워. 케이트의 싸늘한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여자를 만족 못시키면 저런 목소리를 내는 구나.

뭐, 나는 평생 들을 일 없는 목소리지만!

"아, 아니. 잠깐. 어, 어라? 잠깐만. 네가 너무 좋아서 그랬어. 잠깐만 기다려. 바로 세울게."

쯧쯧. 애쓴다 애써.

아무리 레벨이 올라도, 남자가 한 번에 할 수 있는 한계치가 늘어나는 건 아니다.

나는 되살아난 자존심 스킬로 정기가 남아있는 한 무한으로 세울 수 있지만, 다른 남자들은 기껏해야 하룻밤에 두세 번. 아무리 많아도 열 번은 채우지 못할 거다.

저 상태라면 더 볼 것도 없겠네.

구원은 사라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 손짓을 하여 방으로 돌아왔다.

방에 돌아와 사라의 얼굴을 보자, 사라는 분노 때문인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할아버지를 죽인 범인이 저렇게 행복해 보이니 화가 나겠지.

구원은 사라를 살며시 감싸 안고 키스를 했다.

"어차피 저 놈은 이제 끝이야. 오히려 지금 행복하면 행복할수록 나락에 떨어졌을 때 고통은 더 클 거야. 그러니까 지금은 신경 쓰지 마. 지금 이 순간만큼은 복수는 잊고 나랑 하는 거에 집중해줘."

그러자 사라가 구원에게 달려들어 정열적으로 키스를 했다.

"저 스스로는 그렇게 못해요. …그러니까 잊게 만들어주세요. 당신 말고는 아무 생각도 안 날만큼 격렬하게."

"맡겨만 줘."

구원은 사라를 끌어안고 그대로 침대에 다이빙했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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