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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109화 (10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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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사 협회

    매력이란 스탯은 그저 용모를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게 전부인 스탯이 아니다.

    게임과 동일한 시스템이니 말이다.

    그냥 더 예뻐집니다. 하고 끝인 스탯일 리가 없는 건 당연한 거다.

    일반적으로 매력이 높으면 높을수록 성행위에 플러스 보정이 들어간다.

    이 세계는 성행위로 레벨을 올리는 세계니,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가치가 있는 스탯이다.

    그리고 특히나 구원에게는 매력 스탯이 남들보다 더 가치가 있었다.

    바로 게임을 시작할 때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직업인 성자. 매력은 성자라는 직업과 밀접하게 관련된 스탯이기 때문이다.

    근력을 올리면 공격력이 올라가고, 내구를 찍으면 방어력이 올라가는 것처럼, 매력을 올리면 성자 스킬의 위력이 올라간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매력을 한 번도 안 올렸냐고?

    물론 구원도 마음 같아서는 올리고 싶었다. 그냥 섹스만 해도 보정이 더 들어가고, 성자 스킬의 위력도 올라가고, 덤으로 더 잘생겨지기까지 한다. 올리고 싶은 게 당연했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구원은 매력을 올릴 필요가 없었다.

    섹스는 지금도 충분하고 남을 정도로 절륜했고, 마찬가지로 성자의 스킬들도 이 이상 위력을 올릴 필요가 전혀 없었다. 잘생겨지는 건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것 말고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구원은 눈물을 머금고 매력을 올리지 않았던 거다.

    심지어 매력의 초기치가 워낙 높았던 까닭에, 지금도 근력과 내구에 뒤이어 세 번째로 높은 스탯이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얘기가 조금 다르다.

    일반적인 전투로 눈앞의 마법사에게 대항할 수단이 없는 이상, 구원에게 믿을 건 성자 스킬밖에 없었다.

    많이 효과가 상쇄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성자의 손길이 효과가 있는 건 아까 확인했다.

    여기서 만약 보너스 스탯을 전부 매력에 투자한다면?

    이건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데, 효과가 없을 리가 없다.

    구원은 곧장 매력에 모든 보너스 스탯을 투자했다.

    그래도 그렇지 보너스 스탯을 전부 써버리는 건 아깝지 않냐고?

    물론 조금씩 사용해가면서 성자 스킬이 제대로 먹히는 시점까지만 올리는 게 더 효율적인 스탯 사용법이긴 하지.

    하지만 지금은 한시가 급하다. 언제 이 소동을 듣고 다른 마법사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말이다.

    어쩔 수 없는 거야. 어쩔 수 없는 거.

    그냥 더 잘생겨지고 섹스에 절륜해지고 싶은 욕망 때문에 보너스 스탯을 전부 때려 박은 게 절대 아니야.

    이름 : 구원

    종족 : 인간 24

    직업 : 성자 45 / 모험가 21 / 무투가 37

    레벨 : 45

    생명 : 12700/12700

    정기 : 4500/4500

    근력 : 127

    내구 : 115

    민첩 : 98

    체력 : 96

    지력 : 54

    정신 : 64

    매력 : 168

    보너스 스탯 : 0

    상태 : 보통

    60이나 모아두고 있었던 보너스 스탯을 전부 투자하자, 구원의 매력은 순식간에 엄청나게 뻥튀기 됐다.

    크크큭. 거울은 안 봤지만 벌써부터 더 잘생겨진 기분이야.

    매력이 엄청나게 올렸지만, 저 마법사를 상대할 준비는 이걸로 끝이 아니다.

    지금 구원의 성자 스킬은 직접적으로 닿아야만 그 위력을 발휘하는 스킬들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실드가 존재하는 한, 직접 접촉은 불가능한 상황.

    거기서 등장하는 게 바로 성자의 파동이라는 새 스킬이다.

    마침 딱 45레벨에 배울 수 있는 스킬로, 간단히 말하자면 성자의 손길을 장풍처럼 쏘아 보내는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

    도박이라는 건 바로 이걸 말하는 거다.

    실드는 일정 데미지 이하의 공격을 차단하는 마법.

    과연 성자의 파동도 공격으로 판정되어 실드에 막힐까? 그저 단순히 성적 쾌감을 느끼게 하는 기술인데?

    도박이기는 하지만, 구원은 충분히 승산이 있는 도박이라고 생각했다.

    "이거나 먹어라!"

    성자의 파동에 스킬 포인트를 투자한 구원은, 곧장 손바닥을 펴 앞으로 내질렀다.

    구원의 손에서 투명한 기운이 쏟아져 나가, 마법사의 몸에 명중했다.

    "푸하핫. 뭐하는 짓이냐하아아앗!"

    기운이 투명하다보니, 딱히 눈에 보이는 건 아니다.

    아마 구원이 헛짓거리를 하는 줄 알았겠지.

    마법사는 구원을 비웃으려다가, 갑자기 다리를 안짱다리로 만들며 괴상망측한 소리를 질렀다.

    좋아. 역시 매력을 이렇게 올리니 확실히 먹혀드는 모양이군.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아직 놈의 실드는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뭐하는 짓이기는! 고 투 헤븐이다!"

    그래 보내는 건 지옥이 아니다. 천국이다.

    직업도 성자인 만큼.

    "흐잇! 잠깐! 흐앗! 이건! 하윽!"

    구원이 연속으로 성자의 파동을 날리자, 계속되는 쾌감에 드디어 마법사도 정신이 흐트러졌다.

    그 증거로 마법사의 앞에 펼쳐져있던 실드가 서서히 희미해지더니, 결국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지금까지 애먹게 해줬겠다."

    실드만 사라지면, 더 이상 놈은 구원의 상대가 아니다.

    구원은 성자의 손길을 두르고 마법사의 머리에 손을 가져다댔다.

    성자의 파동이 편하긴 한데, 정기 소모가 심하단 말이야.

    "천국에서 후회해라."

    "흐아아아아아앗!"

    결국 놈은 성대한 신음소리와 함께 눈을 까뒤집고 정신을 잃었다.

    "후우. 오늘도 또…쓸데없는 정액을 흘리게 해버렸군."

    "…고생하셨습니다."

    구원이 괜히 똥폼을 잡고 있자, 바네사가 뒤에서 수고의 말을 전했다.

    그제야 구원은 바네사의 존재를 떠올렸다.

    그리고는 똥폼 잡은 자세 그대로 굳어졌다.

    "…너 지금까지 어디 있었어?"

    "네? 뒤에 계속 있었습니다만."

    "…왜 안 도와줬는데?"

    "도와달라고 안하셨잖습니까."

    젠장! 수동적인 녀석 같으니라고!

    딱 봐도 고생하는 것 같아 보이면 스스로 나서서 도와줘야 할 거 아니야!

    으악! 내 보너스 스탯!

    얘만 도와줬으면 굳이 찍을 필요도 없었는데!

    구원은 바네사를 향해 홱 돌아봤다.

    "내 스탯 어쩔 거야!"

    "네, 네…?"

    구원이 돌아보자 바네사는 한 순간 움찔거리더니,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다는 듯 머리에 물음표를 띄웠다.

    젠장. 애지중지 모아뒀던 보너스 스탯을 전부 털어 넣어버리다니.

    그것도 하필이면 제일 올릴 필요 없는 매력에다가!

    잘생겨져버렸잖아! …응?

    후, 후우. 찍어 버린 건 어쩔 수 없지.

    아무리 후회해도 이미 찍은 스탯이 돌아오는 건 아니다.

    구원은 구질구질하게 후회하는 건 그만두기로 했다.

    올라간 매력의 위력은 잠시 후에 디아나 몸으로 듬뿍 즐기지 뭐.

    "그럼 바네사. 전투는 내가 끝냈으니 넌 놈의 몸을 수색해. 신분증인지 뭐지를 찾아내서 얼른 이 엘리베이터를 기동시키는 거야."

    "…네."

    바네사는 순간 싫은 얼굴을 했지만, 순순히 남자의 몸을 뒤졌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어. 나도 정액 싸지르고 기절한 사내새끼 몸에 손대고 싶진 않거든.

    "찾았습니다."

    바네사는 놈의 몸에서 한 가지 카드를 꺼냈다.

    마치 모험가 카드처럼 생긴 카드였다.

    아무튼 이걸로 엘리베이터는 기동할 수 있게 됐다.

    디아나의 저택에서 구원과 마주쳤다는 말은, 한마디로 이놈이 한 학파를 대표해서 디아나를 찾아올 정도의 위치에는 있다는 말이 된다.

    즉, 엘리베이터로 갈 수 있는 층도 아마 상당히 많을 거다.

    "좋아. 그럼 바로 꼭대기까지 가보자."

    구원의 예상대로, 놈의 카드를 이용해서 꼭대기까지 바로 가는 게 가능했다.

    꼭대기에 도착하자, 구원과 바네사를 맞이하는 건 바로 힙합퍼였다.

    놈은 커다란 문 앞에서 마치 경비라도 서듯이 가만히 서 있었다.

    "늦었잖아. 대체 뭐하다가…네, 네놈은!"

    협회의 마법사라고 생각한 건지, 힙합퍼는 거들먹거리며 말하다가 구원의 얼굴을 확인하고 안색을 바꿨다.

    "네 놈이 여기에 무슨 일이냐! 아니, 대체 어떻게 들어온 거냐!"

    "존댓말 안하냐?"

    "요! 아니, 네놈 따위에게 존댓말을 할 이유는 없다!"

    그럼 앞에 붙인 요! 는 존댓말이 아니면 뭔데. 힙합퍼 특유의 관용어냐?

    "나도 네놈 따위에게 어떻게 들어왔는지 알려줄 이유는 없다. 거기서 꺼져. 디아나는 돌려받아야겠어."

    "그분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

    구원의 말에 힙합퍼는 불같이 화를 내며 바로 마법의 영창을 시작했다.

    "제가 나설까요?"

    아까 보고만 있었던 게 맘에 걸렸는지, 이번엔 바네사가 구원에게 물어봤다.

    "아니. 됐어. 거기서 보고만 있어."

    어차피 이미 보너스 스탯은 전부 찍은 거다.

    이왕 찍은 거 써먹을 기회가 있을 때 써먹기라도 해야지.

    게다가 작전도 이미 생각해 놨다.

    구원은 바로 힙합퍼에게 성자의 파동을 날렸다.

    "으헛! 이, 이건?!"

    힙합퍼는 바로 마법 영창이 끊기고 놀란 듯 말을 더듬었다.

    그러고 보니 얘가 아까 온 놈들 중 제일 강한 마법사라고 했던가?

    과연 성자의 파동에도 바로 신음소리를 내지를 정도는 아닌 모양이다.

    하지만 굳이 그렇게 까지 만들 필요는 없다.

    요는 마법 영창만 불가능해질 정도가 되면 되는 거니까.

    구원은 바로 놈에게 다가가 어깨를 잡았다.

    아무리 레벨이 높아봤자, 결국엔 마법사. 신체 능력으론 나한테 안 되지.

    이렇게 몸이 잡힌 이상, 결판은 벌써 난 것이나 다름없다.

    힙합퍼의 양어깨를 붙잡고 문 쪽으로 갔다.

    하지만 놈을 문에 몰아붙인 게 아니다. 구원 스스로가 문에 등을 기대고 섰다.

    "레벨이 높아서 조금은 버티는 모양인데…지금까지 놈들은 다들 금방 싸버려서 시시했거든. 오래오래 버텨서 조금은 즐겁게 해달라고."

    구원은 곧바로 놈에게 절정 속박을 걸고, 이어서 성자의 손길을 발동했다.

    "크흣. 네, 네놈. 하앗. 협회의 마법사가 고작 이정도로 무너질 것 같으냐."

    응. 무너질 거라고 확신하는데.

    이미 마법은 쓸 생각도 못하고 있잖아.

    "말은 그렇게 하면서 이미 바지 앞섶은 부풀어 오를 대로 부풀어 오른 것 같은데?"

    "크흑. 테, 텔루나님에게는 절대로 못 보내준다."

    "그건 네가 허락할 문제가 아니야. 디아나는 내 클랜원이니까. 오히려 너희가 내 허락을 받고 디아나를 만나야지. 그리고…이제 넌 끝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구원은 한쪽 손을 문손잡이에 가져다댔다.

    "그, 그게, 크윽, 무슨 말이냐?"

    "이 문 건너편에 디아나가 있겠지? 만약 지금 내가 여기서 이 문을 열면 어떻게 될까?"

    "뭐, 뭐라고?"

    "이대로 문을 열면, 난 방 안쪽으로 쓰러지겠지. 그리고 넌 내 위에 엎어질 거고. 성기를 세우고 흥분한 얼굴로 자신의 남성 클랜장을 덮치는 남성의 마법사. 과연 디아나가 그 모습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

    이걸 위해서 일부러 절정속박을 건거다.

    내 위에서 싸지르기라도 한다면 기분 더러울 테니 말이다.

    "네, 네놈의 직업을 알고 있는 텔루나님이 그런 오해를 하실 것 같나!"

    구원의 말 뜻을 이해하고, 놈은 안면이 창백해진 채 말했다.

    "그래? 그렇담 열어도 된다는 말이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마법사 나부랭이와 소속된 클랜의 클랜장. 과연 디아나가 둘 중 누구의 말을 믿어줄지 기대되는군."

    구원은 그렇게 말하며 정말로 문고리를 살짝 돌렸다.

    사실 힙합퍼의 말대로다. 디아나는 구원의 직업을 알고 있는 만큼, 구원이 뭔가 수작을 벌였다고 생각할 거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 쾌감에 놈은 제대로 머리가 굴러가지 않고 있을 거다.

    "자, 잠깐만! 말로! 말로 하자!"

    역시나 예상대로 놈은 황급히 구원을 말렸다.

    "존댓말은?"

    "요!"

    "흠. 좋아. 어디 말이란 걸 해보지."

    "워, 원하는 게 뭐냐…요."

    "당연히 여기서 디아나를 데리고 가는 거지."

    "그, 그건…."

    "그리고 내가 여기 들어오면서 몇몇 애들한테 살짝 몹쓸 짓을 했거든? 그것도 네가 무마시켜."

    디아나가 말 한마디만 해도 무마가 가능하겠지만, 그러면 또 디아나가 얘들한테 심적 부담감이 생기게 된다. 그렇게 놔둘 수는 없지.

    "뭐, 뭐라고! 네, 네놈!"

    "디아나를 보내줬다는 불명예를 뒤집어쓰는 것과, 디아나에게 직접 미움 받는 것. 뭘 선택할래? 참고로 전자는 디아나의 뜻을 따랐다는 변명거리라도 있다. 잘 생각해라."

    "크흐흐흑! 네, 네놈!"

    "어라? 문이 열리려고 하네."

    "알았다! 알겠다고 이 망할 놈아! 맘대로 해라!"

    "존댓말은?"

    "요!"

    "좋아. 그럼 마나의 맹세인지 뭔지 그거 해봐."

    "뭣이라?!"

    "그럼 내가 네 말만 듣고 그냥 믿어줄 거라고 생각했어? 뭐해? 얼른 해."

    "크흑. 마, 마나에 걸고 맹세한다."

    힙합퍼는 뭐가 그리 억울한지, 아랫입술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

    "뭐야? 겨우 그게 끝이야?"

    구원이 바네사를 쳐다보자, 바네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그냥 말만으로 끝나는 거였나보다.

    휘황찬란한 이펙트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별거 아니네.

    "좋아. 잘했어. 그럼 이제 싸도 돼."

    힙합퍼에게서 떨어지면서, 구원은 절정 속박을 풀어버렸다.

    "뭣? 그게 무슨…흐아아아악!"

    그동안 계속해서 중첩됐던 쾌감은 그대로 힙합퍼를 천국으로 보내버렸다.

    "뭐가 이렇게 소란스러운가?"

    그리고 그 소리를 들었는지, 문이 열리며 디아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디아나!"

    구원은 반가운 마음에 바로 디아나를 껴안았다.

    "으헷! 자네가 여긴 어쩐 일인가?"

    "하도 안 오길래 걱정 되서 찾아왔지."

    "하아…. 이 몸이 조금 더 늦을 거라고 연락을 하지 않았나."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바네사. 들은 거 있어?"

    "아뇨. 저희가 저택에 있을 때까지 그런 얘기는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이 자들이 심술을 부린 모양이군. 그런데 자네 용케 여기까지 왔구먼. 그냥 들여보내 주던가?"

    "아니. 잠입해서 뚫고 왔는데."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겐가."

    "하지만 걱정됐는걸."

    "자네는…하아. 바네사, 자네는 왜 안 말렸나."

    "디아나님이 최대한 구원님의 말을 들어드리라고 하셨으니 까요."

    "그래도 이런 것까지…뭐 온 건 어쩔 수 없지. 일단 들어오게."

    구원의 품 안에서 떨어진 디아나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과연 디아나 광신도들이 디아나만을 위해 준비한 방답게, 방은 무척이나 호화로운 느낌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 그런데 자네 얼굴이 왜 그러나?"

    응? 얼굴?

    …아. 혹시 매력을 올린 것 때문에 전보다 더 잘생겨보여서 그러는 건가?

    "내 얼굴이 왜? 혹시 잘생겨 보이기라도 해? 디아나도 탑 안에 갇힌 공주님을 데려온 왕자님은 더 멋져 보이는 모양이지?"

    어차피 이 세계의 사람들은 세부 스탯의 존재를 모르니, 구원은 한번 입을 털어봤다.

    정확히 말하자면 디아나가 딱히 여기 갇혀있었던 건 아니지만 말이다.

    "그, 그럴 리가 있나! 그런 거 아닐세! 이제 보니 평소와 똑같군! 이 몸이 잠깐 잘못 본 것 같네!"

    디아나는 당황했는지 목소리 톤이 급격히 높아지며 말했다.

    좋아. 착각하고 있어. 이 착각이 그대로 진심이 돼서…역시 거기까지 기대하는 건 오버인가?

    "그래서 디아나는 왜 아직도 여기 있는데?"

    "으, 으음. 흠흠. 각 학파의 수장들이 이리로 오고 있는 중일세. 여기 지부에 있는 자들에게 말해봤자 모두를 납득시키진 못할 테니 말일세."

    "그래서 그 수장들이 다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음."

    "그럴 거면 그냥 저택에서 기다렸어도 됐잖아. 뭐하러 이런 곳에 있어."

    "너무 그러지 말게나. 이자들도 이 몸을 필요로 해주다보니 그러는 건데, 이 몸도 조금은 성의를 보여야하지 않겠나."

    "디아나가 필요한 건 나도 마찬가지거든."

    "흐, 흠. 자네 오늘따라 안 어울리게 어리광을 부리는구먼."

    그렇게 말하면서도 디아나는 자애로운 표정으로 구원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그나저나 이렇게 무턱대고 쳐들어온 건 잘못일세. 그나마 이번엔 이 몸이 무마시킬 수 있겠지만 말일세."

    "아, 그거라면 괜찮아. 이미 서로 잘 말해서 끝난 얘기거든."

    "음? 그런가? 의외로구먼."

    "내가 원체 성격이 좀 원만하잖아."

    "그런가? 어쨌든 다음부터 이런 짓은 삼가게. 차라리 클랜의 권리를 내세워 정식으로 항의하는 게 좋을 걸세."

    "난 그런 거 잘 모르니까 말이야. 거봐. 역시 디아나가 필요하잖아."

    "후훗. 알겠네. 알겠네."

    디아나는 다시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구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데 그럼 그 수장들이 올 때까지 계속 여기서 기다릴 거야?"

    "음. 그럴 생각이네."

    "얼마나 걸리는데?"

    "그다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걸세. 텔레포트 마법진을 사용할 테니 말일세. 다만 대륙 반대편에 있는 자도 있다 보니…아마 앞으로 한두 시간 정도는 걸릴 것 같군."

    "그렇단 말이지…."

    그 말을 듣고, 구원은 디아나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뭐, 뭐하는 겐가."

    "전 문 밖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구원의 행동을 보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직감했는지, 바네사는 눈치 빠르게 방에서 나갔다.

    "잠, 저, 정말로?"

    "당연하지. 벌써 밤이야. 어차피 한두 시간 걸린다면서?"

    "그, 그것 그렀네만 꺅!"

    구원은 그대로 디아나를 공주님 안기 자세로 안아 들고 방 한 구석에 있는 침대로 다가갔다.

    ============================ 작품 후기 ============================

    후원 쿠폰, 원고료 쿠폰 보내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추천해주신 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코멘트 써주신 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ntr 안 나온다고 못을 박았는데도 계속 ntr얘기가 나오네요.

    작가의 말을 안보는 건지, 보고도 무시하는 건지.

    한 10줄 정도 도배하면 보시려나….

    ntr 안 나와요! ntr 안 나온다고요! ntr같은 거 안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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