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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106화 (10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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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사 협회

    방으로 돌아온 구원은 침대에 앉아서 스킬 연습을 했다.

    여기선 할 게 없다보니, 요즘은 혼자 있으면 자연히 스킬 연습을 하게 됐다.

    사실 조금 재밌기도 하다.

    이제 성기에는 자연스럽게 성자의 손길을 발동할 수 있게 됐다.

    성기로 발동을 한 번 해본 구원은, 이어서 발로 발동을 해보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여자와 잘 때는 그냥 손에 발동시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성기로까지 완벽히 발동시킬 수 있으니, 더 이상 밤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 기술을 갈고닦을 필요는 없어 보였다.

    그래서 전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발로 발동시키려는 거다.

    발로 괴롭힌다던가 하는 플레이를 위한 게 결코 아니다.

    성기로 완벽하게 발동이 가능하게 되면서 마나를 다루는 일에도 제법 익숙해졌는지, 정신을 집중시키면 발로도 열 번 중에 한 번꼴로는 발동이 가능해졌다.

    아직 실전에서 사용하기엔 너무 낮은 성공률이지만, 이것도 성기로 발동하는 것처럼 완벽하게 다룰 수 있게 되겠지.

    "구원님. 식사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렇게 스킬을 연습하고 있자, 바네사가 구원을 부르러 왔다.

    "크아아악!"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구원은 양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주저앉았다.

    "구, 구원씨? 왜 그러세요?"

    레이아가 놀라서 얼른 구원에게 달려왔다.

    왜 그러긴. 장난치는 거지.

    "너무 눈부셔! 천사님이신가요?"

    리액션은 과장이 심하긴 했지만, 이 감상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었다.

    언제나 철벽같은 사제복으로 온 몸을 꽁꽁 가리던 레이아가, 가슴골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드레스를 입고 있는 거다.

    게다가 디아나의 드레스다보니 가슴부분이 조금 작은지, 위로 살들이 삐져나와있었다.

    양 손으로 얼굴을 가리기는 했지만, 구원은 눈을 똑바로 뜨고 손가락 사이로 바라보며 그 모습을 뇌리에 각인시키고 있었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출렁거리는 뽀얀 물결이 정말로 눈부셨다.

    "구원씨도 참. 놀랐잖아요. 자꾸 그렇게 장난치시면 혼낼 거예요."

    레이아는 그러면서 구원의 가슴을 가볍게 건드렸다.

    크흑. 혼내 주세요.

    "어제랑은 반응이 꽤나 틀리시네요."

    구원이 레이아에게 녹아내리고 있자, 옆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도 늘씬하게 드레스를 빼입은 사라였다.

    오늘은 컨셉이 섹시인지, 어제보다 더 몸에 착 달라붙고 피부 노출이 더 많은 드레스였다.

    차가운 사라의 인상과 합쳐져서, 한층 더 도도하고 섹시해보였다.

    "으읏! 여기에 천사님이 한 명 더! 여기는 천국인가!"

    "허, 헛소리하지 말고요!"

    사라의 차가운 표정은 한 순간에 깨졌다.

    오오. 부끄러워하고 있는 건가.

    "그래도 역시 사제복이 아니면 조금 마음이 불안하네요."

    레이아는 한 팔은 가슴에, 한 팔은 등 뒤를 가리며 부끄러운 듯 미소지었다.

    그에 맞춰서 꼬리도 살랑살랑 흔들렸다.

    …응? 꼬리?

    레이아의 드레스는 몸에 딱 달라붙는 드레스다.

    설마 저 드레스에도 꼬리 구멍을 뚫은 건가?

    구원이 레이아의 등 뒤로 돌아 확인하려고 하자, 레이아는 마치 등을 숨기듯 몸을 돌렸다.

    "……."

    "와, 와아! 음식들이 정말 맛있어 보여요! 얼른 앉죠!"

    레이아가 살짝 어색한 미소와 함께 박수를 치며 말했다.

    확실히 기다란 식탁에는 어제완 다르게 빼곡하게 음식이 놓여있었다.

    근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구원은 다시 레이아의 뒤로 돌아갔다.

    그리고 레이아는 그에 맞춰 몸을 돌렸다.

    그렇게 서로 빙빙 돌고 있자, 결국 먼저 나가떨어진 건 레이아였다.

    "아읏!"

    레이아는 너무 빙빙 돌아서 어지러운지, 균형을 잃고 넘어지며 엉덩방아를 찧으려고 했다.

    "괜찮아?"

    구원은 순발력을 발휘해서 레이아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다행이 레이아가 넘어지기 전에 잡을 수 있었다.

    "네, 네. 감사해요."

    아니 뭘 이런 걸 가지고. 따지고 보면 나 때문에 넘어지려고 한 건데.

    그런데 레이아의 허리를 받치고 있는 손의 감각이 조금 이상했다.

    분명 레이아는 드레스를 입고 있는데, 손에 느껴지는 건 맨살의 감촉뿐이다.

    구원은 손을 꼼지락거려 자신이 느낀 감각이 정확한지 확인해봤다.

    "하읏!"

    응. 확실히 맨살의 감촉이다.

    구원은 그대로 손을 쓸어올렸다.

    "히으읏!"

    레이아가 그 감촉에 몸을 부르르 떨었지만, 구원은 눈앞에 있는 가슴의 떨림에도 시선이 안 갔을 정도로 당황했다.

    허리에서 등을 타고 올라가는 손에 느껴지는 감촉이 전부 맨살이었기 때문이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구원은 양 손으로 레이아의 어깨를 잡고 그대로 반 바퀴 돌렸다.

    "이, 이건!"

    레이아의 드레스는 등 쪽이 V자로 깊게 파여 있는 옷이었다.

    그런데 그 파인 정도가 조금 과해서, 보통이라면 엉덩이 골까지 엿보일 정도로 파였다는 게 문제다. 그래. 레이아가 꼬리를 꺼낼 수 있을 만큼.

    구원의 가슴은 감동으로 벅차올랐다.

    "세상에 이런…크헉!"

    "성희롱도 적당히 하세요!"

    결국 구원은 사라의 일격을 옆구리에 제대로 먹고 쓰러졌다.

    심지어 이번엔 꼬집는 게 아니라 주먹이었다.

    돌이켜보면 정말로 성희롱 그 자체인 행동을 한 거라서 뭐라고 변명의 여지도 없었다.

    "사, 사라씨. 전 괜찮아요."

    그렇게 말하는 레이아의 얼굴은 새빨갰다.

    "미안. 내 안에 잠깐 잠깐 음란마귀가 껴서."

    "저, 정말로 괜찮아요."

    그렇게 말하면서 레이아는 부끄럽다는 듯이 몸을 꼼지락거렸다.

    크흑. 다시 음란마귀가…. 진정해라 아들아.

    "그런데 디아나는?"

    소동이 일단락되고 자리에 앉아서야, 구원은 아직 디아나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기 있네."

    타이밍 좋게 디아나가 식당에 들어섰다.

    왠지 꼬리에 떨거지들을 잔뜩 거느리고. 디아나도 뒤를 졸졸따라다니는 놈들이 달갑지 않은지,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해보였다.

    "너흰 아직도 있었냐?"

    "당연하지!"

    "디아나 쟤가 또 우리 클랜 무시한다. 이거 완전 널…."

    "요!"

    요! 같은 소리하네. 힙합 하냐?

    좋아. 네 별명은 지금부터 힙합퍼다.

    "좀 귀찮게 하지 말고 가라."

    "네 놈이 무슨 권리로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냐…요!"

    힙합퍼는 또 반말을 하려다가, 구원이 디아나를 바라보자 마지막에 어미를 덧붙였다.

    "무슨 권리는. 클랜장이 우리 클랜 하우스에서 나가라는데 뭐 문제 있냐?"

    "헛소리! 여기는 텔루나님의…."

    "클랜 하우스 맞네."

    "테, 텔루나니임! 어떻게 그럴 수가!"

    힙합퍼는 절망에 찬 목소리로 볼품없게 울부짖었다.

    거 시끄러운 놈일세.

    "알았으면 좀 가라."

    "말하지 않아도 식사가 끝나면 갈 거다…요!"

    "누가 밥은 준대?"

    "자, 그만. 그만. 놀리는 건 적당히 하고 식사나 하세."

    디아나가 피곤한 표정으로 말했다.

    놀리는 것처럼 들렸다니 그거 의외네. 난 진심이었는데.

    레이아가 자리에 앉자, 떨거지들도 모두 자리에 앉았다.

    음식이 이렇게 많았던 건 이놈들 때문이었나.

    내 하렘에 발을 디디다니.

    여자들은 그나마 용서가 가능하지만 남자새끼들은 절대 용서 못한다.

    구원은 로브무리들 중 사내놈들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해놨다.

    "그런데 텔루나님. 전생을 하셨군요."

    힙합퍼는 새삼스럽게 그런 말을 했다.

    "아직 때가 아니신 게 아니었습니까?"

    "음. 사정이 있어서 조금 빨리 하게 됐네."

    "그렇군요. 그렇다면 최대한 신속하게 레벨 업을 돕기 위한 인원을 모을 필요가 있겠군요. 지금 레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힙합퍼는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그런 소리를 해댔다.

    레벨 업을 돕기 위한 인원? 그건 한마디로 디아나와 섹…거기까지 생각한 구원은 바로 이성을 잃었다.

    "잠깐 기다려 새끼야."

    "뭐, 뭔가…요."

    구원의 너무나도 살기어린 목소리에 힙합퍼도 당황한 눈치였다.

    "뭐가 어쩌고 어째? 레벨 업을 도와줄 인원을 모집해? 뭐 이런 미친…."

    "자, 자. 너무 그렇게 열 내지 말게."

    그동안 여자들 앞이라 자제하고 있었던 육두문자가 입에서 튀어나오려는 구원을, 디아나가 침착하게 제지했다.

    "뭘 화내는 거냐? 텔루나님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건 전 세계 마법계의 크나큰 손실. 레벨 업을 도와드리는 건 당연한…."

    "자네도 그만 하게."

    "네! 죄송합니다!"

    "하아. 이 몸은 그런 도우미 같은 거 필요 없네."

    "물론 텔루나님의 매력을 무시하는 게 절대 아닙니다. 텔루나님이 손짓 한 번, 아니 눈길만 줘도 모든 남성들이 텔루나님에게 매료되어 기꺼이 레벨 업을 도와드리겠지요. 하지만 저희 쪽에서 레벨별로 인원을 모으는 편이 더 신속한…."

    "이 몸의 레벨 업을 도와줄 사람은 이 자 하나로 충분하네."

    디아나가 구원과만 자겠다고 확실히 말한 덕분에, 구원도 조금 머리가 식었다.

    역시 디아나야. 난 널 믿었다!

    "네? 하지만 이 자 만으로…."

    "이방인에 특수직을 가지고 있네. 그쪽에 특화된 직업이지. 이 몸이 미리 전생을 한 것도, 이 자를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네."

    "그, 그렇습니까."

    힙합퍼는 디아나의 말을 듣고 놀랍다는 듯이 구원을 쳐다봤다.

    훗. 이 몸의 위엄을 알겠냐?

    너 같은 놈들이 떼로 모여 봤자 나한테는 상대도 안 돼.

    "갑자기 텔루나님이 클랜을 만드셔서 놀랐는데,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과연 텔루나님. 언제 어느 때라도 연구에 전념하는 존경스럽습니다. 그럼 이쪽의 두 아가씨들도 뭔가 특수한 직업을 가지고 계신 겁니까?"

    "클랜장은 나라니까. 내가 만든 클랜이야. 그리고 우리 사라랑 레이아한테 눈독들이지 마라."

    "누, 눈독이라니!"

    "말 더듬는 거 봐라. 네 더러운 시선이 자꾸 우리 레이아 가슴으로 집중되는 거 내가 모를 것 같았냐?"

    "엣?"

    이쪽 대화에 신경 안 쓰고 의자 뒤로 꼬리를 흔들면서 맛있게 음식을 먹던 레이아가, 황급히 양손으로 자기 가슴을 가렸다.

    "모, 모함이다! 아닙니다 텔루나님! 저에겐 오직 텔루나님뿐입니다!"

    "눈독 들이면 안되는 건 우리 디아나도 마찬가지다. 안되겠어. 너 당장 우리 클랜 하우스에서 나가라."

    "네, 네놈! 감히 텔루나님을…!"

    "아아 시끄럽네. 더 이상 시끄럽게 하면 정말로 나가줘야겠네."

    "죄, 죄송합니다!"

    "헹. 꼴좋다."

    "자네도 더 이상 도발하지 말게나."

    디아나의 주의를 받은 힙합퍼가 완전히 입을 다물어버려서, 그 이후로는 조용하게 식사가 진행됐다.

    다만 구원의 우리 디아나라는 말이 로브 일당의 심기를 거슬렀는지, 식사 내내 놈들은 구원을 노려봤다.

    뭐, 그런다고 조금도 신경 쓸 구원이 아니지만 말이다.

    구원은 옆에 있는 레이아의 출렁이는 가슴을 만끽하며, 행복하게 식사를 했다.

    구원의 정면에 앉은 힙합퍼는 그런 구원의 모습을 보고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입가를 꿈틀댔지만, 디아나의 말을 따르는 게 우선인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럼 이 몸은 조금 다녀오겠네."

    식사를 마치고, 디아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응? 어딜?"

    "아무래도 저자들은 말이 안통해서 말일세. 직접 가서 담판을 짓고 와야겠네."

    과연. 아까 힙합퍼가 식사만하면 나간다고 한 게 이런 뜻이었나.

    "밤까진 올 거지?"

    "음? 그, 그럴 걸세. 걱정 말게나."

    디아나는 잠깐 의문스런 표정을 지었다가, 곧 오늘 밤이 누구 차례인지 기억한 듯 얼굴을 붉히고 말했다.

    그렇게 디아나가 로브 무리를 이끌고 사라진 후, 구원은 바로 바네사를 불렀다.

    "바네사. 너 디아나를 모신지 얼마나 됐어?"

    "267년 됐습니다."

    "뭐, 뭐? 너 지금 몇 살인데?"

    예상 외로 엄청난 햇수에, 구원은 깜짝 놀라서 되물었다.

    "267살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쭉 모셔왔다는 건가.

    아예 그런 가문이거나 한 걸까?

    "혹시 너도 엘프야?"

    일단 귀는 짧아보이지만, 구원은 혹시나 해서 물어봤다.

    "아뇨. 용인족입니다."

    아, 응. 어감부터 이미 장수할 것 같은 종족이네.

    구원은 바로 납득했다.

    "어쨌든 그러면 디아나에 대해선 좀 자세히 알고 있다는 소리군. 저 로브 놈들 대체 뭐야?"

    그렇다. 구원이 바네사를 부른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원래는 별거 아닌 것 같아서 신경을 안 쓰려고 했다. 하지만 디아나가 돌려보내는 데 저렇게 애먹는 걸 보면, 역시나 신경을 안 쓰고 있을 수는 없었다.

    "마법사 협회의 사람들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디아나랑 관계가 있을 것 같은 단체명이 튀어나왔다.

    그러고 보니 길드장도 디아나가 사라진 후 마법사 협회가 귀찮게 했다는 소리를 했었지.

    "그럼 그 마법사 협회가 디아나랑 무슨 관계고, 왜 왔는지 좀 알려줄래?"

    "네. 조금 긴 얘기가 됩니다만, 괜찮겠습니까?"

    "괜찮아. 남는 게 시간이야."

    적어도 디아나가 돌아올 때까진 할 일이 없는 상태였다.

    "저도 그 시작은 전해들은 얘기입니다만…."

    바네사는 마법사 협회의 탄생부터 차근차근 설명해나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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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차가좋아요 //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그 외에도 코멘트 써주신 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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