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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77화 (7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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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인족 사제

    그림만 보면 완전히 하렘인데, 건드릴 수 없다니. 이렇게 슬픈 상황도 없을 거다.

    게다가 여성진들은 구원에게 반쯤 안겨서 잠잔다는 걸 전혀 의식하지 않는 건지, 곧장 미동도 하지 않게 되어서 더욱 슬펐다.

    레이아는 그렇다 쳐도, 사라나 디아나랑은 그렇게 몸을 겹쳤었는데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의식도 안하고 바로 잠이 들지?

    그렇게 사고가 마이너스 방향으로 향할 뻔도 했지만, 구원은 곧 마음을 고쳐먹었다.

    아니야. 이런 상황 자체가 남자의 로망인데, 이 상황에서 우울할 필요는 없지. 난 굉장한 놈이야. 모든 남성들이 꿈꾸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 거라고.

    구원은 그렇게 되뇌이며 잠을 청했다.

    부드러운 피부에 전신이 둘러싸여 자기도 모르게 움찔거리려는 손이나 물건을 억누르는데 상당히 정신력이 소모됐지만, 결국 절세미녀 세 명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도 아무 일도 벌이지 않고 잠을 잘 수 있었다.

    역시 사람은 맘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는 생물이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역시나 가장 먼저 눈을 뜬 건 구원이었다.

    시간은 여느 때와 같이 6시.

    간밤에 웨어 울프가 쳐들어오는 일은 없었던 모양이다.

    역시나 기습도 실패로 끝나고 초월종도 없는 상태다보니 녀석들도 여기를 다시 노리기는 겁나겠지.

    덕분에 던전 안임에도 불구하고 푹 잘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힐링 섹스의 영향 없이 일어난 날 아침은 머리가 멍한 기분이다.

    구원은 우선 일어나기 위해 손을 움직이려고 했다.

    "아응…."

    그러자 바로 귓가에서 미약한 신음성이 들리고, 동시에 탄력 있는 무언가가 손 전체에 잡히는 게 느껴졌다.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굉장한, 언제까지나 만지고 싶어지는 감각이다.

    뭐지….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코앞에 사라의 얼굴이 보였다.

    사라의 숨이 얼굴에 느껴질 정도로 지근거리다.

    헉! 그러고 보니 어제 셋한테 둘러싸여서 잤었지!

    구원은 순식간에 잠기운이 달아났다.

    정신을 차리고 고개만 움직여 상황을 둘러보자 가관이었다.

    디아나는 여전히 구원 위에 엎어져 있는데, 양팔은 물론 다리까지 구원의 몸통을 꽉 껴안고 자고 있었다.

    구원의 왼손은 어느 샌가 사라의 허리를 통과해 엉덩이를 잡고 끌어당기듯이 안고 있었고, 사라 역시도 구원의 손에 이끌린 건지 옆에 안겨와 한쪽 다리를 구원의 다리 위에 올려 겹치고 있었다.

    허벅지가 구원의 고간 근처에 닿을 듯 닿지 않는 위치에 놓여 있어서 오히려 더 흥분됐다.

    레이아는 그나마 평범하다.

    그저 옆에서 구원의 팔을 껴안고 자고 있을 뿐이다.

    물론 자세가 그나마 평범하다 뿐이지, 그 파괴적인 흉부에 팔 전체가 압박당하는 중이라 공격력만큼은 사라나 디아나에게 뒤처지지 않았다.

    "아읏."

    구원이 자기도 모르게 몸을 꿈틀대자, 아침이라 그런지 건강하게 솟아나있는 구원의 물건 끝부분이 옷 너머로 부드러운 뭔가를 찔렀다.

    여긴 천국인가. 아니, 이렇게 밥상이 차려져 있는데도 만질 수 없으니 오히려 지옥인가.

    구원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무수한 천사와 악마들이 대전쟁을 벌이는 중이었다.

    던전이고 뭐고 간에 사내새끼라면 일단 덮치고 보라는 악마의 유혹과, 디아나에게 그렇게 혼나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냐는 천사들의 외침.

    "으응. 응."

    구원의 내적갈등을 표현하기라도 하듯이 사라의 엉덩이를 잡고 있는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풀리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 반응하듯 사라가 미묘하게 엉덩이를 꿈틀대며 손에 느껴지는 찰진 감촉을 배가시켜줬다.

    결국 전쟁에서 승리한 건 천사들이었다.

    바로 눈앞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잠들어있는 디아나의 얼굴을 보니, 아무리 구원이라도 던전에서 그런 짓을 벌일 수는 없었다.

    그래. 얘들도 날 믿으니까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자는 거겠지.

    구원은 용접이라도 한 듯 사라의 엉덩이에서 떨어지지 않는 손가락을 필사적으로 서서히 폈다.

    왠지 사라의 엉덩이가 그에 따라오듯 구원의 손을 압박했지만, 구원은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하여 손바닥을 땅으로 향했다.

    물론 그렇다고 물건에 들어간 힘까지 풀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잠에서 깨지는 않았지만, 자는 와중에도 감각은 있었던 건지 사라나 디아나의 얼굴이 미묘하게 붉었다.

    …대체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하지?

    사라의 엉덩이에선 손을 뗐지만, 물건 끝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에 저도 모르게 가끔 움찔거리는 것 까진 참을 수 없었다.

    "으응…. 어, 어머. 저도 참. 죄, 죄송해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가장 먼저 눈을 뜬 건 레이아였다.

    레이아는 눈을 뜨자마자 자신이 구원의 팔을 꽉 껴안고 있다는 걸 깨달았는지, 얼굴을 붉히며 떨어졌다.

    으아아. 그나마 합법적으로 감촉을 즐길 수 있었던 부분이…아니. 드디어 이 번뇌에서 조금 해방되는 구나.

    "안녕히 주무셨어요?"

    "응. 레이아도 잘 잤어?"

    "네. 던전 안에서 이렇게 푹 잘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한 기분이에요."

    참고로 레이아는 일어나 앉은 상태로, 구원은 여전히 누워있는 상태로 말하는 중이다.

    이제 얘들도 슬슬 일어날 때가 됐을 텐데, 사라와 디아나는 일어나기는커녕 오히려 팔과 다리에 힘을 줘서 구원을 더욱더 거세게 끌어안는 중이셨다.

    "정말 사이가 좋아보이세요."

    레이아는 어쩐지 그렇게 같이 뒤엉켜있는 모습을 눈부시다는 듯이 쳐다봤다.

    다른 남자들과 같이 잘 수 없는 레이아로서는 이런 모습조차도 부러운 걸까?

    하긴 레이아랑 이렇게 자면 안 덮칠 남자 놈이 없을 테니, 당연히 이런 모습도 불가능하겠지.

    "하하 뭐…. 아예 레이아도 낄래?"

    "어머. 안돼요. 두 분한테 혼날 거예요."

    한번 직구를 던져봤는데, 의외로 반응이 나쁘지 않다.

    이거 혹시 잘 구슬리면….

    "으응…."

    "음…."

    하지만 그때, 타이밍을 재기라도 한 듯이 사라와 디아나가 눈을 떴다.

    "꺄, 꺄악!"

    "으음!"

    그리고 둘 다 동시에 구원에게서 확 떨어졌다.

    몸을 뗀 사라는 괜찮지만, 구원의 몸 위에서 상체를 일으킨 디아나는 바로 구원의 물건 위에 걸터앉는 꼴이 됐다.

    "…뭔가 이 물건은?"

    디아나는 살짝 고개를 숙이고 구원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새, 생리현상입니다."

    하필 디아나가 물건위에 걸터앉아있는데다가, 구원을 내려다보면서 미묘하게 허리까지 움직여서 저절로 물건이 반응하여 꿈틀대버렸다.

    설마 이것마저 던전에서 뭐하는 짓이라고 설교하진 않겠지?

    "흠. 뭐, 남자라면 어쩔 수 없지. 알겠네."

    하지만 긴장할 필요는 없었다.

    디아나는 묘하게 이겼다는 표정으로, 쿨하게 이해해주고 구원의 몸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드디어 해방인가.

    번뇌에서 벗어나게 되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슬픈 묘한 해방감이다.

    "얼른 물건 죽이시죠?"

    어째선지 사라가 앙칼진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서, 설마 엉덩이에 감촉이라도 남아있나?

    구원은 최대한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속으로 애국가를 열창하여 물건을 죽이기 위해 노력하며 사라의 눈치를 살폈다.

    으윽. 노려보고 있어. 이거 완전히 감촉이 남아있는 반응이다.

    "흠흠. 너무 그러지 말게나. 생리현상이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디아나는 옆에서 왠지 기분 좋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지만, 사라는 눈에서 힘을 풀지 않았다.

    도와주는 건 고마운데, 아마 이걸 세웠다고 화난 게 아니야.

    "다, 다들 일어났으면 밥이나 먹자!"

    그렇다고 엉덩이 만져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구원은 필사적으로 사라의 시선을 피하며 인벤토리에서 음식을 꺼냈다.

    아침은 소소하게 빵과 스프, 과일로 준비했다.

    식기채로 인벤토리에 넣어뒀기 때문에, 딱히 준비할 것도 없이 바로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를 하면서 구원은 오늘 일정을 생각해봤다.

    "그런데 디아나. 마법이 그 정도까지 복구 됐으면, 슬슬 계층 주인을 잡으러 가도 되는 거 아냐?"

    "아니, 적어도 레이아양이 프로텍트를 배우기 전까지는 안 될 말일세."

    프로텍트란 물리, 마법에 상관없이 일정 데미지를 무효화 시켜주는 사제들이 사용하는 보호 마법이다.

    "프로텍트? 뭔가 이유라도 있어?"

    "음. 여기 계층의 주인은 도중에 수하들을 불러 모으는 게 특히 성가신 몬스터라네. 수하들이 어디서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후위에 공격을 한 번도 허용하지 않고 승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지. 그때 프로텍트가 있으면 적어도 한 번에 후위가 무너지는 일은 방지할 수 있을 걸세."

    과연. 그래서 녀석을 잡는데 힐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 건가.

    "레이아. 프로텍트를 배우려면 어느 정도 몇 레벨쯤에 배워?"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은 30레벨 전후에 배우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렇구나. 그럼 오늘부터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직업 레벨이나 올려야겠네."

    "도움이 못 되어서 죄송해요."

    "아니. 오히려 이쪽이 레이아의 도움이 필요한 입장이니까, 레이아는 전혀 사과할 거 없어. 어차피 저쪽 맵도 조금 궁금했으니까 잘 됐지 뭐."

    "음? 이번엔 저쪽 맵을 갈 셈인가?"

    "응. 웨어 울프들이 계속 여길 뚫으려고 한 것도 신경 쓰이고, 뭔가 있지 않을까? 없으면 뭐 없는 대로 어쩔 수 없는 거고."

    사실 이 곳을 우리가 틀어막은 시점에서 비밀 통로 쪽 맵은 웨어 울프의 숫자가 줄어들게 되어있다.

    오크보다는 웨어 울프가 성장하기에 더 좋으니 성장만이 목적이라면 정규루트 쪽을 돌아다니는 게 좋겠지만, 구원은 굳이 비밀 통로 쪽으로 가기로 했다.

    또 비밀통로나 이곳처럼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고. 겸사겸사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비밀통로 쪽 맵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정규루트 쪽 맵에서 그랬던 것처럼, 며칠 동안 다른 방향으로 돌아다니며 맵을 채워둘 계획이다.

    그렇게 길을 나서자 곧장 사라가 구원의 옆으로 바짝 붙어왔다.

    "사라?"

    "눈이나 귀는 오히려 제가 더 좋으니까요. 전투 전에는 이렇게 저희 둘이서 앞장서는 게 효율이 좋겠죠."

    그렇게 노려봤으면서 이제 와서 몸을 나란히 걷는 게 스스로도 살짝 부끄러운 듯, 사라는 얼굴을 붉히며 그렇게 말했다.

    식사 내내 말이 없어서 솔직히 조금 걱정했는데, 역시 전투관련 얘기가 되면 철저히 하고 싶은 모양이다.

    아마 갑작스런 전투가 발생하면 구원이 지켜야 하기 때문에 그런 거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몸을 바짝 붙여 걷는 걸 보면 화는 조금 풀렸다고 봐야겠지?

    "여기 모퉁이를 지나면 바로 몬스터가 있어요."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사라가 몬스터의 기색을 감지해냈다.

    "고마워. 일단 뒤로 물러나줘."

    "네."

    그렇게 만난 놈은 오랜만에 오크 세 마리였다.

    성자의 손길의 스턴까지 곁들이면 이젠 정말로 손쉽게 잡을 수 있는 놈들이다.

    구원은 곧장 성자의 손길을 사용하려다가 멈칫했다.

    일부러 스턴 걸지 말고 좀 맞으면서 할까?

    레이아가 프로텍트를 배울 레벨까지 사제 레벨을 올리는 게 일행의 최우선 목표가 된 만큼, 이왕이면 신성마법을 사용할 환경을 많이 만들어 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오크 세 마리 정도면 어그로가 튀어도 바로 구원이 바로잡을 수 있으니 위험하지도 않다.

    그래서 구원은 성자의 손길도 봉인하고, 피하기보다는 일부러 전투에 지장 없을 부위에 공격들을 적당히 맞아가면서 전투를 했다.

    디아나는 지금까지 몰래 배려했다는 게 완전히 들통 나서인지, 이제는 적당히 하던 공격조차하지 않았다. 이젠 정말로 필요할 때만 마법을 사용할 모양이다.

    디아나라면 경험도 풍부하고 판단도 정확히 내릴 수 있을 테니 걱정할 거 없겠지.

    그렇게 사라와 구원의 공격만으로 오크들을 사냥하자, 평소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려버렸다.

    그래봤자 이 근방을 다니는 모험가들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빠른 속도겠지만 말이다.

    "구원씨 괜찮으세요?"

    전투가 끝나자 곧장 레이아가 다가와 구원의 몸 이곳저곳을 어루만졌다.

    이렇게 괜찮은 부수입도 있고, 이런 전투방식도 나쁘지 않네.

    "그럼요. 물론이지. 아무렇지도 않아."

    구원은 헤실헤실 풀어지려는 얼굴을 다잡고 레이아를 향해 듬직하게 말했다.

    ============================ 작품 후기 ============================

    후원 쿠폰, 원고료 쿠폰 보내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추천해주신 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석양이…진다….

    슬립나이트 // 사실 스탯 몰빵을 해야할 정도로 위기 상황을 주고 싶었는데, 주인공 파티가 너무 쎄서 위기가 안 만들어지네요.

    akwkffls // 오버 워치라는 게임입니다.

    그 외의 코멘트 써주신 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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