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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 퀘스트
길이는 대략 3미터 정도 될까?
웨어 울프가 지나다니는 땅굴이다보니 제법 넓이가 있어 통과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구원이 땅굴을 지나 반대편으로 얼굴을 내밀자, 웨어 울프의 험상궂은 얼굴이 코앞에서 반갑게 맞이해주고 있었다.
"그르르르."
"저…저 그냥 나갈게요."
"크르렁! 컹! 컹!"
웨어 울프는 마치 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라는 듯이 짖으며 구원을 덮쳐왔다.
"으악! 잠깐만! 타임!"
구원은 순간 기지를 발휘해 성자의 손길을 두른 주먹으로 웨어 울프의 콧등을 후려쳐서 일단 사태를 모면했다.
좋아. 스턴이 풀리기 전에 빠져나가자.
다시 땅굴로 후진하려는 구원은 문득 이곳에 웨어 울프가 이놈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라? 한 마리밖에 없으면 할 만하잖아?
"사라! 디아나! 괜찮아! 와도 돼!"
구원은 땅굴을 향해 외치고는 웨어 울프를 두들겼다.
구원 혼자서 스턴이 풀리기 전에 잡는 건 조금 벅차 곧 웨어 울프의 스턴이 풀려버렸지만 상관없다.
구원은 옆으로 빠져서 땅굴과의 거리를 벌렸다.
발정 난 웨어 울프는 곧이곧대로 구원에게 달라붙어 사라와 디아나는 그 틈에 안전하게 땅굴에서 나올 수 있었다.
그 후 셋의 합공으로 간단하게 웨어 울프를 정리한 일행은, 이 장소를 제대로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사방이 수풀과 나무로 빽빽이 둘러싸인 원형의 공간이다.
크기는 그다지 넓지 않다.
구원의 눈대중으로 약 20평정도 되어보인다.
이 넓이로 봤을 때 이곳을 웨어 울프들의 부락이라고 보기에는 힘들겠지.
그럼 여럿이 모여 사는 곳이 아니라, 이놈과 아까 잡은 놈 둘이서 살던 곳인가?
하지만 생각해보면 둘 다 수컷이었다.
몬스터가 수컷 둘이서 이곳에 부대끼며 살았다고?
전혀 가능성이 없다곤 못하겠지만 믿기 힘든 얘기다.
아니면 다른 동료들이 더 있는 걸까?
"여기 보세요! 이곳에서 다른 길로도 이어지나 봐요."
그때 사라가 일행이 나온 땅굴과는 다른 땅굴을 발견했다.
그러면 또 하나의 가능성이 생긴다.
여기가 웨어 울프들이 맵을 이동할 때 이용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곳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다.
하지만 소규모의 웨어 울프들이 모여 사는 곳이든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곳이든 한 가지 확실한 건, 일행이 드디어 이곳을 빠져나갈 실마리를 발견했다는 거다.
"음. 던전에 이런 곳이 존재하다니. 어쩌면 비밀통로보다도 더 귀중한 발견일지도 모르겠군."
디아나는 이곳의 다른 가능성을 더 눈여겨 본 모양이다.
확실히 그럴지도 모른다.
양 구멍만 막아버리면 이곳은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휴식처가 된다.
던전에서 확실하게 안전을 보장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라니. 던전을 탐험하는 모험가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쪽이 더 탐나는 정보일 거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쉬기로 할까?"
"음. 그러도록하세."
사실 눈앞에 던전을 빠져나갈 실마리가 나타났으니 당장이라도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지만, 그러기엔 밤이 너무 늦었다.
24시간 밝은 던전 안이다 보니 전혀 밤이라는 느낌이 안 들지만, 무리해서 좋을 건 없지.
디아나가 땅굴에 알람 마법을 걸 것도 없이, 구원이 구멍을 아예 막아버리기 위해 한 가운데 있는 바위를 들었다.
…너무 큰가?
고작 구멍을 막는 용도로 쓰기엔 너무 큰 바위라 그런지 구원의 근력에도 바위를 들기 버거울 정도였다.
"조심하게나. 그러다가 허리 나가겠네."
헉. 그럼 안 되지.
최근 들어 남자의 생명은 허리라는 말을 절실히 공감하고 있는 구원은 근력에 보너스 스탯을 적당히 투자해 겨우 바위를 옮길 수 있었다.
이걸로 조금 긴장 풀고 휴식을 해도 기습당할 염려는 완전히 사라졌다.
일행은 간만에 주위를 경계할 필요 없이 느긋하게 식사를 마쳤다.
식사를 하고 늘어져 있다가 슬슬 야영을 하기위해 바닥에 깔 나뭇잎을 모을 때, 가까이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구원이 막아뒀던 한쪽 바위에서 울리는 소리였다.
아마 다른 웨어 울프겠지.
다만 소리만 울려퍼지고 바위는 그다지 움직임이 없는 게, 아래에서 밀어 올리려고 힘을 쓰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이다.
구원이 보너스 스탯까지 투자해서 간신히 옮긴 바위다.
저 통로로 웨어 울프가 두 마리이상 같이 통과하긴 힘들 테고, 그렇다고 혼자서 들 수 있는 무게도 아니겠지.
"어쩔까? 무시할까?"
"그러면 동료들을 더 불러오지 않을까요?"
동료를 불러봤자 통로 넓이 상 둘이서 동시에 드는 것도 불가능하니, 보통 웨어 울프로선 저 바위를 어쩌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잠깐, 보통 웨어 울프는 어쩌지 못한다고? 그럼 보통 웨어 울프가 아니라면?
만약 이 장소가 소수의 웨어 울프의 보금자리라면 결국 지금 저기서 쿵쿵거리는 웨어 울프는 바위를 어쩌지 못하고 끝일 거다.
하지만 여기가 던전 안의 웨어 울프들이 맵을 이동할 때 사용하는 중간 다리라면 저 웨어 울프는 이 바위를 들 수 있을 만한 웨어 울프를 불러올 거다.
예를 들어 초월종이라든가.
구원의 생각을 사라와 디아나에게 말해보자, 둘 역시 공감해줬다.
"흠. 그렇다면 오히려 저기 밑에 있는 놈은 놔두는 것이 좋겠구먼."
"잘만 되면 저희가 지나온 통로로 나갈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일행은 녀석을 무시하고 야영준비를 재개했다.
녀석은 결국 포기했는지 곧 쿵쿵거리는 소리는 멎었다.
"좋아. 그럼 언제 저 바위를 들 수 있는 놈이 올지 모르니 오늘도 보초는 서자고."
이렇게 안전한 공간이니 잘하면 오늘은 보초도 서지 않고 푹 잘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지.
보초는 어제처럼 디아나, 구원, 사라의 순서대로 서기로 했다.
쿵! 쿵! 쿵!
자고 있던 구원은 갑자기 울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떴다.
"마침 좋을 때 일어났군. 슬슬 깨우려는 참이었네."
"이 소리는?"
"음. 다른 녀석을 불러와 시도해보려는 모양이더군. 아까부터 간간히 저런다네."
지금만 그런 게 아니라 계속해서 바위를 들려는 시도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럼 여기가 진짜로 중요한 곳이긴 한가본데?
구원이 긴장하고 바위를 바라봤지만 결국 바위가 들리는 일은 없이 쿵쿵하는 소리는 멎었다.
"그럼 이 몸은 자겠네."
디아나는 역시나 긴장되지 않는 건지 곧바로 구원의 옆에 달라붙어 잠이 들었다.
하긴. 바위가 들리는 것도 아닌데 괜히 긴장할 필요는 없지.
구원도 긴장을 풀고 오늘도 양 옆에서 구원을 끼고 자는 동료들의 외모를 감상하며 시간을 죽이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어제는 호수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이유가 있었는데, 오늘은 대체 왜 이러고 자는 거지?
둘 다 너무 자연스럽게 이런 자세로 자는 바람에 그냥 그대로 이렇게 자게 됐는데 생각해보니 이상하네.
잘 때 뭔가 껴안고 자지 않으면 잠을 못 잔다는 애들이 있다던데 얘들도 그런 건가?
생각해보면 얘들이랑 같이 섹스한 다음 날 아침 일어나면 꼭 구원과 껴안는 자세로 자고 있었다.
대부분 섹스하던 자세 그대로 잠든 거니 그걸로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지금도 이러는 걸 보면 정말 뭔가를 껴안지 못하면 못자는 게 맞는 모양이다.
구원이 동료들의 외모를 감상하며 시간을 죽이고 있는 사이에도 바위에서 간간히 쿵쿵거리는 소리가 울리다가 멈추고는 했지만, 결국 사라와 교대하는 시간이 될 때까지 바위가 들리는 일은 없었다.
사라와 교대한 구원은 바로 잠이 들었다.
솔직히 어제 일도 있으니 또 사라가 유혹해오지 않을까 반쯤 기대도 하면서 긴장하고 사라를 깨웠는데, 오늘은 딱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역시 어제가 조금 이상한 거였나?
아니면 언제 초월체와 전투를 하게 될 상황이 올지 모르니 자중한 걸까?
또 다시 사라의 마음이 신경 쓰이려고 해서 구원은 얼른 잠이나 자기로 했다.
적어도 던전을 나가기 전까지는 이러면 안 되지.
"모두! 일어나요!"
사라의 다급한 목소리에 구원은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깼다.
"뭐, 뭐야!"
"저길 봐요!"
사라가 가리킨 쪽을 바라보니, 구멍을 막아둔 바위에서 이제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조짐이 보이고 있었다.
마치 폭죽 터지는 듯한 쾅쾅 소리와 함께 바위가 들썩인다.
이거 아무래도 심상찮은 놈이 온 것 같은데?
디아나도 잠에서 깨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게 마법의 영창을 하고, 사라도 활을 겨눈 채 숨죽이고 쳐다본다.
구원도 뒤치기를 위해 바위의 반대편으로 돌아가 자세를 잡았다.
지금까지 상대한 초월종들은 일행보다 아득하게 약한 몬스터의 초월종이었지만, 웨어 울프 수준의 초월종이라니 조금 긴장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반면에 아무리 초월종이라도 이렇게 준비 단단히 하고 맞이하면 별 수 있겠냐는 마음도 있었다.
곧 바위가 파괴되며 놈의 모습이 드러났다.
무식한 놈. 그걸 그냥 부숴버리냐.
구멍에서 흉부까지 몸을 드러낸 놈은 확연히 다른 웨어 울프들보다도 덩치가 컸다.
구멍에 딱 맞는 크기라고 해야 하나?
어떻게 저 구멍을 통과해 온 건지 신기할 정도의 덩치였다.
이정도면 확실히 초월종이라고 봐도 되겠지?
뒤에 있는 구원에게는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상당히 심기 불편한지 후욱 후욱 내뱉는 콧김 소리가 거칠었다.
하지만 그래서 어쩔 건데?
놈의 얼굴로 바로 사라와 디아나의 공격이 작렬했다.
"크롸아아아악!"
과연 초월종이 맞기는 한지 디아나가 꽤나 오래 영창한 마법임에도 쓰러지지 않고 놈은 구멍을 빠져나오기 위해 양 손으로 땅을 짚었다.
그렇게 둘까보냐!
구원은 놈의 몸이 구멍에 꽉 끼는 모습에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곧장 실행했다.
"페니스 브레이크!"
"아우우우우우우!"
구원이 성자의 손길을 두르고 놈을 후려치자, 놈이 애처로운 비명을 지르며 손을 가랑이 사이에 모으려다가 땅에 가로막혀 실패했다.
안 그래도 놈의 몸은 구멍에 꽉 끼는 크기였다.
그 상태로 갑자기 물건이 발기하면 어떻게 될까? 라는 발상이다.
아마 지금 놈의 갑자기 발기한 페니스는 땅속에서 꽉 끼어 제대로 브레이크 역할을 하고 있을 거다.
이걸로 놈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
일행이 마음 놓고 다굴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지.
"크하하하하! 아프냐?! 못나오겠지?!"
구원은 광소하면서도 초월체의 뒤통수를 연달아 후려쳤다.
모처럼 수컷과 싸우면서 정신공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구원은 신이 나서 녀석을 두들겨 팼다.
녀석은 그저 사라와 디아나의 공격을 막기 위해 손을 올리려다가도 구원의 주먹 한방에 무의식적으로 손을 가랑이 사이에 가져가려는 동작을 반복하며 허우적거릴 뿐이었다.
"크하하! 이게 바로 강제 발기의 고통이란 거다! 자라나라 꼬추 꼬추! 크하하하!"
"끼야야우우우우!"
구원이 그렇게 미친 듯이 한참을 후려쳤을 때, 갑자기 녀석의 하반신에서 뭔가가 뚝 부러지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렸다.
으헉! 설마!
"조심하게나! 만약 놈의 물건이 부러진 채로 남으면 어쩌려고 그러나?"
그쪽? 그쪽이 걱정이야?!
아니, 물론 열쇠가 될 수도 있을 아이템이니 그쪽도 걱정이기야 하지만, 너 진짜 몬스터 상대로 피도 눈물도 없구나?!
아마 고자가 된 듯한 녀석은 모든 걸 포기했는지 손을 휘젓는 저항조차 안하게 됐다.
그러고도 계속된 일행의 무자비한 공격으로 놈은 결국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웨어 울프의 초월종이라고해도 이렇게 되니 별 수 없나보네요!"
환하게 웃는 사라의 모습이 오늘따라 왠지 무서워보였다.
다행이도 놈의 물건은 완전한 상대로 드랍됐다.
하긴 가죽이 걸레가 되도록 패도 아이템은 제대로 깨끗하게 드랍되는 세계다.
발기된 채로 죽는다는 조건만 만족하면 드랍템은 온전하게 나오는 모양이다.
잠깐. 그 말은 얜 부러진 상태로도 계속 발기해있었다는 말이네?
구원은 왠지 가랑이 사이가 아릿해져 오는 것 같아서 이 이상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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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쿠폰, 쿠폰 보내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추천해주신 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코멘트 써주신 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