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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39화 (3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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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드 퀘스트

    고블린들을 상대하는 건 어제보다 더 쉬워졌다.

    어제도 고블린들을 상대할 때 굳이 구원이 나설 필요는 없었지만, 오늘은 그보다 더 수월해졌다.

    쐐액!

    이제는 날아가는 소리마저 무시무시해진 사라의 화살이 고블린의 미간에 정확히 박혀 일격에 쓰러뜨린다.

    직업 레벨은 오르지도 않고 순수하게 레벨만 올랐을 텐데 위력이 이렇게까지 차이난다니.

    하긴 레벨 보정을 상당히 받을 만큼 레벨이 많이 오르긴 했지.

    진짜 용사보정 장난 아니다.

    어쨌든 어제 칸나 일행과 만나기 전처럼 고블린이 다가오기 전에 원거리 공격으로 해치워 버리는 건 마찬가지지만, 그 속도가 훨씬 빨라지다 보니 파티의 이동속도도 확연히 빨라졌다.

    "레벨 업만으로 위력이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자네들은 대체 어제 얼마나 해댄 건가…."

    "그, 그렇게까지 많이 한 건…!"

    놀리는 게 아닌, 순수하게 질린듯한 디아나의 말에 사라가 얼굴을 붉히고 당황하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파티의 탐험은 충분히 순조로웠다.

    좋아. 이대로 가면 고블린 주둔지까지 가는 길을 개척하는 것도 시간문제군.

    …그렇게 생각하던 시기가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정말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나요?"

    "흠. 이제라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어떻겠나.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는 법이지. 이 몸도 다 이해하네."

    "그래요. 애초에 방향감각만으로 찾겠다니.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요."

    젠장. 오히려 그렇게 상냥하게 대하는 게 더 비참해.

    차라리 그냥 욕을 해줘. 길을 잃은 게 아니냐고 매도하란 말이야!

    "자, 자. 침착해. 날 믿으라고. 진짜 이 근처라니까?"

    거짓말이 아니다. 맵에 표시된 걸 보면 정말로 가까워졌다.

    고블린 주둔지의 넓이까지 생각해보면 아예 지금 시야에 고블린 주둔지가 보여도 이상하지 않을 거리다.

    어제 갔던 길과 반대편에서 고블린 주둔지를 찾아온 것이니 말이다.

    게다가 이제 슬슬 근처에서 홉고블린도 가끔이나마 보이는 수준이 됐다.

    이건 진짜 근처에 길이 있다는 완벽한 증거잖아?

    그런데 아무리 돌아다녀도 어디에도 통하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눈앞에는 그저 가시덤불만이 쭉 이어지고 있었다.

    가시덤불을 뚫고 가려고도 해봤지만, 그러기엔 가시덤불이 심하게 길었다.

    혹시 고블린은 키가 작으니 개구멍같이 좁은 통로를 통해 다니나 싶어서 몸을 숙이고 샅샅이 살피면서 전진하고 있는데도 전혀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젠장. 이럴 리가 없는데.

    이쪽에 길이 없으면 이 근처에 있던 고블린들은 대체 어디서 튀어나오는 건데?

    분명 이 근처에 있을 거야.

    구원은 아예 네발로 기어 다니는 수준으로 허리를 숙이고 고블린 주둔지 쪽을 살피며 벽을 따라 전진했다.

    "하아…. 자네도 근성 하나는 알아주는구먼."

    "차라리 더 밑으로 내려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사라의 말이 맞다.

    사라의 공격력도 이제는 상당한 수준이 됐으니 차라리 더 밑으로 내려가 수준 높은 몬스터를 상대하는 게 직업 레벨의 숙련도 상승량이나 벌어들이는 수입으로나 여러모로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구원은 오기가 생겨서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이대로 포기하면 사라랑 디아나한테 완전 허풍쟁이 이미지가 박혀버리잖아.

    전투는 전부 사라나 디아나에게 맡겨둔 채, 구원은 그저 벽을 샅샅이 살피는데 열중하며 벽면을 따라 걸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구원은 드디어 하나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따라 걷던 가시덤불 중에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정확하게 원을 그리며 뚫려있는 곳이 있다.

    높이는 구원의 무릎보다 조금 위정도일까?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다면 절대 눈치 챌 수 없었을 거다.

    하지만 구원은 확신했다. 여기가 바로 고블린 주둔지와 통하는 길이라고.

    게다가 이 트릭은 구원도 짐작 가는 바가 있었다.

    설마 여기서도 보게 될 줄이야.

    다만 문제는…이걸 어떻게 쟤들한테 설명해야 하지?

    "구원, 왜 그래요?"

    "뭔가 찾았나?"

    구원이 가만히 멈춰 서있자 주변을 경계하며 전진하던 사라와 디아나도 구원의 곁으로 다가왔다.

    얘들한테 말한다고 순순히 믿어줄까?

    왠지 변태하면서 매도하는 미래가 선명히 그려지는데….

    "어…음…얘들아? 잘 들어. 이건 절대 농담이 아니야. 하물며 난 절대 변태도 아니고. 이건 그저 순수한 모험정신으로 하는 거야."

    구원이 뜨문뜨문 주저하며 말을 이어나갈 때, 구원이 주목했던 가시덤불에서 이변이 발생했다.

    갑자기 가시덤불이 스스로 움직이듯 양옆으로 갈라지며 홉고블린 네 마리가 등장했다.

    게다가 구원의 예상을 증명이라도 해주듯이, 그중 한 놈은 밑에 달린 물건을 빳빳이 세우고 있었다.

    놈들이 튀어나오자 가시덤불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제자리를 찾아 돌아갔다.

    좋았어! 나이스 타이밍!

    "꺄악!"

    "이, 이건?!"

    사라와 디아나도 갑작스런 사태에 동요한 모양이다.

    지근거리에서 나타난 녀석들이라 다가오기 전에 처리하는 건 불가능.

    구원은 하는 수 없이 녀석들에게 돌진했다.

    젠장. 오늘은 대신 앞에 설 탱커도 없으니까 되도록 쓰고 싶지 않았는데.

    손에 성자의 손길을 둘렀다.

    동시에 싸기라도 하면 절대 다 피할 수 없다.

    엄습하는 위기감이 구원이 최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도록 이끌었다.

    먼저 제일 앞에 있는 놈을 연타하여 분출되는 순간을 눈을 부릅뜨고 관찰하여 방울 하나 묻는 일 없이 대각선 방향으로 빙글 돌며 회피한다.

    그리고 회전력을 살려 바로 다음 놈에게 엘보를 먹이고, 놈이 부르르 떠는 사이에 발로 뻥 차서 날린다.

    날려진 놈은 홉고블린들 무리사이에 떨어지며 하얀 물을 분출했고, 그것이 남아있는 홉고블린들에게 혼란을 야기했다.

    역시 저런 멍청한 놈들도 자기 몸에 남의 좆물이 묻는 건 싫구나.

    구원은 묘하게 냉정한 머리로 그런 생각을 하며 나머지 놈들에게 달려들었다.

    놈들이 당황하고 있는 사이에 재빨리 그 뒤로 돌아가 목을 잡고 꺾었다.

    와 시발. 이래도 싸네. 내 스킬이지만 무시무시하다 성자의 손길.

    마지막 남은 놈은 처음부터 물건을 세우고 있던 그 놈이다.

    놈은 날아오는 동료의 정액을 뒤집어쓰고, 게다가 정면에 있던 동료가 목이 꺾여 죽으며 내뿜은 정액을 또 다시 뒤집어쓰는 바람에 제대로 멘탈이 터졌는지, 애처로운 모습으로 주저앉아 이렇다 할 저항도 하지 않았다.

    …내가 한 짓이지만 이건 좀 많이 미안하다.

    적어도 편하게 보내주…려고 하다가 그 모습을 제대로 확인하고는 주저하고 말았다.

    그도 그럴게 정액을 뒤집어 쓴 놈한테 손쓰긴 싫잖아.

    결국 그 놈은 사라와 디아나의 공격으로 마무리됐다.

    "…자네도 너무하구먼."

    "후, 훗. 몬스터 따위에게 베풀 자비란 없다."

    "목소리가 떨리고 있어요."

    시끄러워.

    나도 같은 좆 달린 놈으로서 미안하긴 하단 말이다.

    물론 미안한 건 미안한 거고, 몸에 닿기 싫은 건 닿기 싫은 거다.

    구원은 놈들의 몸에 최대한 접촉하지 않고 기술 좋게 나이프만으로 몸을 갈라 마석을 캐냈다.

    아무튼 이놈들의 등장으로 사라와 디아나에게 설명하는 건 간단해졌다.

    변태라고 오해받을 일은 없겠군.

    "그런데 갑자기 어떻게 저기로 나온 걸까요?"

    "흠. 이 몸도 던전에는 연구를 위해 꽤나 와봤지만 저런 건 처음 보는군."

    역시 디아나도 모르는군.

    하긴 저런 또라이 같은 트릭, 그레이트 어스 게임을 해본 놈이 아니면 알 리가 없지.

    "실은 말이지. 나한테 짐작 가는 바가 있어."

    "호오?"

    "저기 저 구멍 보이지? 저기에 남성기를 박으면 열리는 장치일거야."

    "지금 이 몸과 장난하는 건가?"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디아나와 사라는 구원이 가리킨 구멍을 빤히 보더니 정색을 하고 말했다.

    "거, 거짓말 아니야! 내가 살던 데에 진짜 있던 기믹이라고! 애초에 홉고블린 한 놈도 세우고 나타난 거 너희들도 봤잖아?!"

    "그, 그러고 보니…."

    "정말이란 말인가?"

    "당연하지! 이런 걸로 거짓말해서 뭐하게? 좋아! 당장 증명해주지!"

    구원은 기세 좋게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잡고 벗었다.

    "지, 지금 뭐하는 거예요!"

    "자네는 수치심이란 게 없나?!"

    "시, 시끄러! 증명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잖아?!"

    나라고 이런데서 거시기 꺼내놓고 있는 게 좋은 줄 아냐?

    구원에게 그런 성벽은 전혀 없다.

    때문에 구원이 아무리 노력 해봐도 구원의 물건은 꼬무룩해진 상태로 커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제, 젠장. 이거 안 커지면 증명할 방법이 없는데.

    게임에서는 어차피 게임이란 생각도 있었고, 호감도를 최고치로 찍어서 뭐든 해주는 동료들이 있었으니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설마 이런 방식으로 현실의 벽에 부딪히다니.

    구원은 욕먹을 걸 각오하고 어쩔 수 없이 사라와 디아나에게 말을 걸었다.

    "저…. 거기 아리따운 여성분들? 혹시 괜찮다면 제 물건 좀…."

    "시, 싫어요!"

    사라는 아까부터 양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상태였다.

    응. 그래. 풋풋한 모습이 흐뭇하긴 한데 너 손가락 사이가 좀 벌려져있는 것 같다?

    "디, 디아나님?"

    "하아…자네는 정말 어쩔 수 없구먼."

    "내가 너처럼 노출…."

    "그런 거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 알겠네! 이 몸이 세워주면 될 것 아닌가!"

    디아나는 황급히 구원의 말을 끊더니 다가와서는 머뭇거렸다.

    "뭐해?"

    "…어떻게 해주면 되나?"

    이건 또 무슨 소리야. 경험도 많을 애가.

    하지만 디아나는 정말로 몰라서 물어보는 것 같은 표정이다.

    헉! 설마!

    구원의 머릿속에 한 가지 깨달음이 내려왔다.

    이 세계는 섹스로 레벨 업하는 세계!

    그 말은 바꿔 말하면 섹스가 아닌 성행위로는 레벨이 오르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디아나가 만약 지금까지 레벨 업을 목적으로 한 경험밖에 없다면?!

    저 손도 입도 엉덩이도 전부 사람 손을 탄 적이 없다는 말인가!

    구원이 정신이 급속도로 고양되기 시작했다.

    안되지. 안 돼.

    이렇게 설 순 없지. 이 기회를 놓칠까보냐!

    "크흐흐. 우선 그 귀여운 입으로…."

    "깨물어 버리면 된다는 게지?"

    "아, 아뇨. 손으로 쓰다듬어주시면 알아서 서지 않을까요?"

    디아나의 서슬퍼런 눈빛에 구원은 꼬리를 말았다.

    저 눈은 정말로 입에 넣으면 물어 뜯어버릴 눈이야.

    디아나는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듯, 구원의 물건을 마치 머리를 쓰다듬을 때처럼 쓰다듬었다.

    솔직히 그 순진한 태도에 설 것 같아졌지만 구원은 마음속으로 애국가를 부르며 필사적으로 참았다.

    "저…디아나님? 이왕이면 막대를 잡는 것처럼 잡고 앞뒤로 흔들어 주시면…."

    "흠. 그런 게 좋은 겐가? 자네도 참 특이하군."

    아니, 무지 평범한 건데.

    구원은 디아나의 부드러운 손이 주는 기분 좋은 감각을 최대한 오래 즐기기 위해서 최대한 버텨봤지만, 결국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물건을 세웠다.

    디아나는 구원의 물건이 커진 걸 확인한 순간 바로 손을 뗐다.

    쳇.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지금은 탐험이 우선이기도 하고.

    모자란 건 오늘 밤에 저 몸으로 듬뿍 풀자.

    "좋아! 간다!"

    구원은 자신의 예상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힘차게 덤불에 있는 구멍으로 허리를 들이밀었다.

    "끄아아악! 마이 선!"

    구원의 예상과는 다르게, 덤불들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게다가 구멍이 구원의 물건보다 작은 탓에, 구원의 소중이에 끔찍한 감각을 선사했다.

    "괘, 괜찮아요?"

    "자네 괜찮은가?"

    사라와 디아나도 깜짝 놀라서 황급히 다가오며 걱정해줬다.

    너희들 말이다. 걱정해주는 건 고마운데 그럴 땐 사람 얼굴을 보고 말해라! 물건이 아니라!

    구원은 눈물이 나오려는 걸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한쪽 눈을 뜨고 살며시 소중이를 살펴봤다.

    어라? 의외로 멀쩡하네?

    "뭐하는 거예요…."

    "자네도 참 다 큰 사람이 엄살 한 번 심하군."

    너희들은 못 겪어봤으니까 그런 말을 하는 거다!

    성기를 가시들이 긁는 느낌은 실제로 경험 안 해보면 몰라!

    내 내구가 높으니까 이렇게 멀쩡한 거지! 원래는 큰일 날 상황이었다고!

    그런 마음속의 절규와는 반대로, 구원은 무안한 표정을 짓고 황급히 바지를 끌어올렸다.

    "결국 예상은 빗나갔네요."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아까 그 홉고블린 봤잖아? 그래! 몬스터의 물건만 통하는 걸꺼야! 그럼 이건 어떠냐?!"

    구원은 인벤토리에 처박아 놓고 잊고 있던 늑대개 초월종의 물건을 꺼내 덤불에 있는 구멍에 쑤셔넣었다.

    물론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거 어쩌면 고블린놈들의 물건만 통하는 거 아닐까?"

    "자네는 고블린들을 생포해서 일부러 세우고 저기에 집어넣기라도 하자는 말인가?"

    "아니. 이것처럼 아이템으로 얻으면 되잖아."

    "고블린의 성기를 얻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네만."

    "늑대개의 성기를 얻었단 얘기는 어디서 들어봤고? 아마 주둔지 안에 있을 고블린 초월체를 잡으면 얻을 수 있을 거야."

    구원은 그 자리에서 파티의 목적을 고블린 초월체 사냥으로 수정했다.

    ============================ 작품 후기 ============================

    후원 쿠폰, 쿠폰 보내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추천해주신 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코멘트 써주신 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소설 내에서 설명될 내용들은 답변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사소한 거라고 막 대답하다가는 실수할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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