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38화 (38/1,205)
  • 38====================

    길드 퀘스트

    그렇게 구원과 사라는 쾌락에 빠져 서로를 갈구하며 밤새 미친 듯이 뒤얽혔다.

    레벨이 한참 낮은 사라는 물론, 구원마저도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다가 어느 순간 기억이 끊겨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아침이었다.

    대체 언제 잠든 거지….

    섹스의 쾌감도 쾌감이지만 평소 쿨하던 사라가 완전히 풀어진 모습에 그만 정신줄을 놓고 말았다.

    게다가 디아나처럼 기절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스킬도 최대한 사용을 안했더니 더 오래 붙잡고 늘어져 버렸다.

    막 잠에서 깨 멍한 머리로 아무 생각 없이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던 구원은, 서서히 정신이 깨어나기 시작하면서 겨우 자신의 몸 위에 뭔가가 올려져있음을 눈치 챘다.

    손을 뻗어 확인해보니 매끈하고 탄력 있는 여성의 살결이 느껴졌다.

    "으음…."

    사라의 잠꼬대 같은 소리와 함께 가슴에 따듯한 숨결이 느껴진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사라가 구원의 몸 위에 올라타서 가슴에 얼굴을 박고 쌔액쌔액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있었다.

    "으응…."

    그 모습이 무척 사랑스러워서 잠에서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어보니, 사라가 기분 좋은 듯 구원의 가슴에 볼을 문지르며 더 강하게 껴안아온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구원의 물건에도 강한 쾌감이 전해져왔다.

    우와…. 그러고 보니 결국 그냥 박은 채로 잠들었나보네….

    결국 어제 수면욕을 못 이기고 잠들 때까지 계속 섹스를 했다는 말이 된다.

    구원은 그제야 박혀있던 물건을 뽑아냈다.

    보이지는 않지만 하반신에 질척한 액체가 느껴지는 게 진짜 어지간히 한 모양이다.

    잠깐, 그럼 얜 대체 레벨이 얼마나 오른 거지?

    구원은 사라에게 애널라이즈를 실행해봤다.

    레벨 : 28

    직업 : 용사 / 궁사 / 사냥꾼 / 모험가

    …헐. 이게 뭐야.

    놀랄 구석이 너무 많아서 뭐부터 놀라야할지 감당이 안 된다.

    우선 애널라이즈의 레벨이 올랐는지 드디어 레벨뿐만 아니라 직업까지 볼 수 있게 됐다. 이건 별 문제가 안 된다. 오히려 그냥 순수하게 기뻐할 일이지.

    문제는 사라의 레벨과 직업이다.

    저번에도 느꼈지만 사라의 성장속도는 말이 안 된다.

    밤새 섹스를 했다곤 하지만 구원이 조루도 아니고 열 번 스무 번 싸재낀 게 아니다.

    아무리 구원과 레벨 차이가 난다곤 하지만 하룻밤 만에 레벨이 저렇게 올랐다고?

    그게 가능했으면 이미 여자들은 레벨 높은 남자들을 잡아채서 개나 소나 고렙일 거다.

    역시 이 성장속도는 이상하다.

    하지만 그 의문을 풀어주는 열쇠가 바로 사라의 직업이다.

    용사라니? 그러니까 그 마왕 토벌하려고 이리저리 구르고 다니는 그 용사 맞지?

    마법도 가능하고 힐도 가능하고 근접전투도 가능한 그 주인공 전용 사기 직업.

    만약 구원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그 용사가 맞다면 지금까지 사라에게 품고 있던 모든 의문이 풀린다.

    상식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성장속도. 강해지고 싶다면서 섹스는 안 해도 된다는 태도.

    모든 의문이 해소된다.

    동시에 구원은 사라의 신상내역을 들을 때마다 미약하게 느끼던 위화감의 정체를 드디어 깨달았다.

    내가 왜 이걸 진작 눈치 못 챘지?

    시골에서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마을을 나서 강해지기 위해 싸운다.

    이거 완전 전형적인 용사의 탄생 스토리잖아.

    클리셰대로라면 평화롭고 조용한 시골마을 이었던 사라의 마을은 어느 날 갑자기 마왕이 이끄는 마물들의 침공을 받아 초토화됐을 거다.

    홀로 사라를 키우던 할아버지 역시 사라만을 겨우 숨겨주고 자신은 마물에게 사망.

    실은 용사의 후손이었던 사라는 복수를 꿈꾸고 마왕을 토벌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생각해보면 생각해볼수록 딱 들어맞는 얘기다.

    어? 그럼 뭐야? 이 세계는 마왕도 있는 거야?

    난 지금 용사가 여행을 떠나고 처음만난 동료A의 포지션이고?

    던전은 그저 강해지기 위한 수단일 뿐이고 앞으로 사라랑 같이 마왕을 토벌하는 여행을 떠나야 하는 거야?

    이거 생각했던 것 보다 스케일이 너무 큰데?

    게다가 생각해보니 동료 구성까지 완벽하다.

    용사. 변칙적이긴 하지만 성자의 특성상 엄청나게 강해질 수 있는 구원. 그리고 대마법사까지.

    완전히 동화책에나 나올법한 용사의 동료구성 그 자체다.

    용사가 검이 아닌 활을 들고 있다는 것도 조금 특이하긴 하지만, 뭐 그런 얘기도 있을 수 있지.

    게임 속 세계랑 똑같으니 당연히 던전이 메인일 줄 알았는데, 설마 던전은 덤이고 마왕 토벌이 주목적이었다니….

    구원은 갑자기 들이밀어진 현실에 골이 아파지기 시작했다.

    이건…각오할 수밖에 없는 건가.

    어차피 사라를 도와주기로 다짐한 상태다.

    그게 아니더라도 이제 와서 나 몰라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모진 성격도 아니다.

    분명 엄청난 고난이 뒤따를 거다.

    게임이나 책으로 봤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힘들 테지.

    하지만 나에게는 치트키나 다름없는 능력들이 있다.

    그래. 이 능력들을 잘 살리고, 동료들과 함께라면 분명 극복할 수 있어!

    그렇게 우린 새로운 전설이 되는 거야!

    "으음…."

    구원이 그렇게 굳은 다짐을 했을 때, 드디어 사라가 부스스 눈을 떴다.

    잠이 덜 깬 눈으로 구원을 바라보며 배시시 웃더니, 곧 점점 눈이 커지면서 눈동자가 빠르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꺄아악!"

    "으악! 깜짝이야! 왜?! 뭐야?! 무슨 일이야?!"

    "왜, 왜, 여기…아, 아뇨. 아무것도."

    사라는 재빨리 일어나 이불을 몸에 두르고 침대 끝으로 도망가 소리를 지르더니, 구원이 놀라자 그제야 상황 파악이 조금씩 되는지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푹 숙였다.

    "괜찮아? 미안해. 피곤하지?"

    처음 마음먹은 대로 난폭하게 대하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무리하게 해버렸다.

    처녀딱지 뗀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애를 데리고 밤새 해대다니.

    "네? 아, 아뇨. 괜찮아요. 아무렇지도 않아요."

    하지만 사라는 정말로 아무렇지 않은 듯이 보였다.

    이것도 용사의 힘인가?

    생각해보면 구원도 밤새 해댄 것 치곤 멀쩡하다. 아니, 오히려 평소보다 더 컨디션이 좋을 정도다.

    아, 설마….

    그러고 보니 잘 때도 물건을 결합시킨 상태였다.

    밤새 힐링 섹스가 발동된 건가?

    솔직히 별 필요 없는 스킬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의외의 효능을 하나 알아버렸다.

    구원이 원인을 파악하다가 퍼득 정신을 차리니 사라가 이쪽을 빤히 보고 있다.

    애인 사이도 아닌데 이러고 있으니까 엄청 어색하네.

    "아…음…그, 씻어야지?"

    "네, 네. 그래야죠."

    "같이 씻을까?"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빨리 옷 입고 나가요!"

    너무 분위기가 어색해서 농담 한 번 해본 건데 사라는 얼굴을 붉히고 격렬하게 저항했다.

    쳇. 결국 레벨 업 때문에 한 섹스란 건가. 언젠간 꼭 진심이 되게 만들어 주지.

    물론 그건 나중 일이고 지금은 사라의 시선에 떠밀려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져있는 옷을 주워 입고 황급히 방을 나서야했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도 사라는 묘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구원을 빤히 바라보다가 가끔 시선이 마주치면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돌린다.

    뭐, 이해는 간다.

    사라에게는 제대로 된 첫 경험이나 마찬가지였을 거다.

    아무리 레벨 업을 위해서 라고는 해도 의식하지 않는 게 이상한 거지.

    나쁜 기분은 아니다.

    이렇게 계속 몸을 겹치다 보면 정도 생기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품게 만드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런 애가 용사란 말이지….

    사라는 아직까지 그런 티를 낸 적이 없다.

    성장했다고 휙 떠나버릴 애로도 안 보이는데 말이지.

    좀 까칠하긴 하지만 의리는 있는 애다. 묘하게 착실한 구석도 있고 말이지.

    그냥 말 할 타이밍을 못 잡고 있을 뿐인 건가?

    좋아. 언젠가 사라가 스스로 말해주겠지. 말을 할 때까지 기다려주자.

    그때까지 착실히 마왕과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가 사라가 용사임을 고백하는 순간 아무렇지도 않게 도와준다고 하는 거야. 저 까칠한 사라도 반할 만큼 멋있지 않을까?

    그래. 분명 그럴 거다.

    좋았어. 앞으로의 목적이 명확하게 정해졌다.

    "크흠. 자네들 어제 이 몸이 한 말은 뭐로 들은 겐가?"

    "응? 뭐가?"

    "적당히 해주지 않겠나? 아주 깨가 쏟아지는구먼. 간밤에 그렇게 즐거웠나 보지?"

    디아나가 불퉁한 표정을 짓고 말했다.

    얜 어제 그러더니 또 사라를 놀려먹으려고 하네.

    "아, 아니에요!"

    "맞아. 그런 거 아니야."

    "엣?!"

    아니, 완전 틀린 건 아니지만 난 앞으로의 다짐을 하고 있었던 거니까.

    구원이 그렇게 부정하자 왠지 사라가 더 당황하기 시작했다.

    도와줬는데 뭘 놀라냐. 어제처럼 흐뭇하게 지켜만 보고 있을 줄 알았냐?

    "흠. 뭐 아무튼 자네, 알고 있겠지?"

    "응. 알았다니까."

    오늘도 내가 사라한테 갈까봐 걱정됐는지 디아나가 재차 다짐을 해온다.

    얜 그때 기절해 있어서 내가 사라한테 무슨 변명을 했는지 모르지.

    알면 저렇게 걱정 하지도 않을 텐데.

    그래도 귀여우니까 계속 아무 말 않고 있어야지.

    소란스런 식사를 마치고 오늘도 역시 던전으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칸나 일행은 5일, 아니 이제 4일 후에 휴식이라고 했었지.

    그 말은 일정한 텀을 두고 주기적으로 쉬어주고 있다는 말이 된다.

    우리 파티도 슬슬 그런 규칙을 정하기는 해야 할 것 같은데….

    일단 우리도 4일 후에는 쉰다고 치고, 그때 같이 얘기 좀 해봐야겠다.

    우선은 길드 퀘스트가 우선이다.

    구원은 안내원 누님께 가서 어제 보고한 길드 퀘스트의 보수를 받고, 덤으로 원래 알려져 있던 하층으로 가는 길도 자세히 알아봤다.

    어제 안내원 누님이 놀랐을 때 예상했지만, 역시나 길드에서 원래 알고 있던 길에는 고블린 주둔지가 없었다.

    하지만 그 정도 대량으로 고블린이 몰려있었던 곳이다.

    아직 못 찾았을 뿐이지 분명 어딘가 통하는 길이 있을 거야.

    "오늘은 정규 루트로 내려가 보자."

    "네? 왜요?"

    "음. 그러세."

    그러고 보니 어제 디아나와 귓속말로 하느라 사라는 아직 사정을 모른다.

    사라는 디아나가 알고 있단 반응을 보이자 따돌림 당한 기분이었는지 입을 삐죽 내밀고 구원을 쳐다봤다.

    "어제 칸나들이 있어서 제대로 얘기 못했는데, 고블린 주둔지가 거기로도 연결되어 있을 것 같거든. 예상이 들어맞는 다면 우린 대박을 칠 수 있을 거야."

    "그럴까요? 그리고 만약 정말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그렇게 다녔는데도 찾지 못한 길이잖아요."

    "걱정 마. 내 방향감각만 믿으라고."

    정확히는 맵의 사기성이지만 말이지.

    그래서 오늘은 정규루트로 내려가는 도중 초보존이라고 볼 수 있는 영역을 지나자 처음 보는 몬스터를 만났다.

    "오? 사슴이네?"

    "음. 원래는 이쪽을 상대하는 게 정석이지. 늑대개들을 상대하던 자네들이 특이한 걸세."

    하긴 걔들이 울음소리로 동료 불러 모으는 게 여간 성가신 게 아니긴 하지.

    물론 처음 만난 몬스터라고 해서 구원 일행의 상대가 되는 건 아니다.

    어차피 늑대개 수준의 몬스터다. 가볍게 정리하고 마석을 캐니, 사슴뿔이 드랍됐다.

    "가죽이나 어금니 같은 것 보단 이쪽이 더 쓸 만해 보이네."

    "음. 활을 만들기에 좋은 뿔이라 모험가들 사이에서도 꽤나 수요가 있는 편이지."

    "그래? 사라야. 이걸로 활이나 만들래?"

    "네?! 아, 하지만…."

    아무래도 던전산 재료로 만든 게 성능이 더 좋을 것 같아서 제안했는데, 사라는 손에 들고 있는 활을 바라보며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사연 있는 활인가?

    하긴 초토화된 마을에서 홀로 나왔을 때부터 들고 있는 활일 테니.

    "사정이 있는 활이라면 재료와 함께 대장간에 강화를 맡기면 되네."

    디아나도 사정을 짐작한 건지 그런 조언을 해 줬다.

    강화라니…. 그런 것도 가능한 거냐.

    하긴 마법이 있는 시점에서 뭔들 불가능하겠냐마는.

    "…그런가요. 네. 알겠어요. 고마워요. 구원."

    사라는 그래도 사정 있는 활의 개조하는데 고민이 되는 눈치였지만, 어차피 던전을 내려가다 보면 활을 바꾸든가 강화하든가 해야 한다는 생각인지 결국 승낙했다.

    게다가 제안해준 구원에게 살며시 미소 지으며 감사의 인사까지 했다.

    오오. 이게 바로 소위 말하는 떡정이란 건가. 사라가 조금 사근사근해졌어.

    그렇게 한동안 내려가니 드디어 고블린들이 나오는 곳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자, 이제부터가 관건인데.

    제발 예상아 맞아 떨어져라.

    마음속으로 염원하며 구원은 맵을 확대해 이리저리 돌려보며 살펴봤다.

    그리고 맵의 저 멀리에서 밝혀진 부분이 있는 게 보였다.

    "좋았어!"

    꽤나 거리가 있지만 지도의 모양을 이리저리 살펴보니 확실히 고블리 주둔지가 있던 그곳이 맞다.

    저런 미로 같은 지형을 잘못 볼 리가 없지.

    "왜 그러세요?"

    "예상이 맞았어! 역시 이 길로도 고블린 주둔지에 갈 수 있을 것 같아!"

    "음? 그걸 어떻게 아나?"

    "내 방향감각만 믿으라고 했잖아?! 좋아. 다들 따라오라고."

    구원은 콧대를 세우고는 위풍당당한 걸음으로 맵의 밝혀진 부분을 향해 걸었다.

    ============================ 작품 후기 ============================

    후원 쿠폰, 쿠폰 보내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추천해주신 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투베 순위가 무시무시하게 올랐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ppk12 // 그 성자가 아니라 그 성자 맞습니다.

    돔페리뇽 // 그렇죠. 과연 그 중 몇이 나올지 저도 예상이 안 되네요.

    샤란케린 // 클럽이요? 죄송합니다. 무슨 말인지 말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에 클럽 같은 건 안 나왔는데….

    쓰굴 // NTR은 싫어하는 독자 분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아서 앞으로도 안 나올 겁니다.

    stevenji // 모험가들은 기본적으로 피임을 합니다. 소설에서 그 얘기가 나오는 건 아마 다음 히로인이 등장한 후가 될 것 같네요.

    폭탄z기 // 죄송합니다. 섹스한다고 몬스터랑 합쳐 놓는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스토리는 계속 차근차근 진행할 거예요. 스토리 진행 안하고 계속 끄는 건 저 같은 신참 작가한테는 너무 고급 스킬이라 하고 싶어도 못할 것 같네요.

    그 외에 코멘트 써주신 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