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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25화 (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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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마법사

    잽싸게 방에 들어온 구원은 안절부절 못하며 디아나를 기다렸다.

    침대 시트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거울로 얼굴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샤워는…한 번 밖에 나갔다가 왔으니 다시 한 번 하는 게 낫나?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은 마치 이제 막 총각딱지를 때려는 동정 그 자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구원은 지금까지 실전이라곤 딱 두 번밖에 안 해봤다.

    거기다가 그 두 번 다 제대로 했다고 어디 가서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의 경험이다.

    첫 번째는 앨리시아한테 역강간 당하듯이 쥐어짜인 게 전부다.

    그리고 두 번째는 어제 사라의 치료를 위해 감행한 던전에서의 섹스.

    첫 번째는 섹스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그저 버티느라 온 몸에 힘만 주고 있다가 허무하게 찍 싸고 끝나버린 행위였고, 두 번째에 이르러서는 대체 내가 어떤 기분으로 어떤 감각을 느끼며 어떤 행위를 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구원은 지금에 와서야 제대로 된 섹스를 처음 경험해 볼 수 있게 되는 거다.

    물론 디아나의 목적은 구원의 스킬을 몸으로 경험해보고 싶다는 마법사로서의 호기심 같은 걸로 보이지만 아무려면 어떠랴.

    중요한건 내가 정신 말짱한 상황에서 제대로 주도권을 쥐고 섹스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구원이 다시 한 번 샤워를 해야 하나 망설이고 있을 때, 어떤 사전 예고도 없이 아무것도 없던 방 한가운데서 갑자기 디아나의 모습이 스윽 하고 나타났다.

    "흠. 기다리게 한 모양이군."

    디아나는 한번 주위를 둘러보더니 침대에 똥마려운 개처럼 앉아있는 구원을 바라보고 말했다.

    "아, 아니? 무슨 소리신지? 전혀 안 기다렸는데? 완전 여유롭게 있었는데? 아, 너랑 이 시간에 보기로 했었지! 여자랑 이런 약속하는 게 너무 흔한 일이다보니 잊고 있었네!"

    "자네는 섹스와 관련된 직업까지 가지고 있는 자가 뭘 그렇게 동정티를 내는 건가."

    "도, 동정티?! 이 여유 넘치는 모습의 어디가 동정티를 내는 걸로 보이시는지?! 응?!"

    "하아…. 알았네. 알았네. 다 이해하니까 너무 그렇게 들이대지 말게."

    디아나는 기가 찬다는 듯이 한숨소리를 내쉬며 말했다.

    젠장. 두고 봐라. 이제 곧 내가 그 여유 넘치는 목소리를 쾌락에 일그러진 신음소리로 바꿔주지.

    "그럼. 자네도 다 준비는 된 것 같으니 바로 시작하도록 하세."

    "잠깐!"

    "응? 뭔가?"

    "그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난 성자로서 스스로의 힘을 꼭 내 기준에 부합하는 여성에게만 쓰겠다고 맹세했지. 일단 얼굴을 보여주실까?"

    "…자네는 이 몸이 누구인지 알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는 겐가?"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난 오로지 내 눈만을 믿는다."

    "뭐 상관없겠지. 자 됐나?"

    디아나는 로브의 후드부분을 붙잡고 천천히 뒤로 벗었다.

    그렇게 드디어 드러난 디아나의 얼굴에 구원은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아니, 소리는커녕 눈을 깜박이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말았다.

    천하절색, 경국지색, 절세가인. 그 어떤 수식어를 가져다 붙여도 이 미모를 앞에 두고는 깎아내리는 말밖에 되지 않는 거 아닐까?

    만약 미의 여신이 이 얼굴을 보게 된다면 스스로의 외모에 자괴감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압도적인 미모.

    부드럽게 물결치는 은발은 백금으로 한 올 한 올 뽑아낸 듯 반짝이고, 머리색과 마찬가지로 신비로운 은빛의 눈동자는 그 안에 보석을 담은 듯이 반짝반짝 빛난다.

    나이는 구원보다 조금 연상일까? 모든 것을 포용해줄 것 같은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부드러운 인상은 그 인자한 미소와 어우러져 한층 더 빛을 발한다.

    양 옆으로 길쭉하게 뻗은 귀는 그녀가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주고 있다.

    구원의 이상형인 연상의 부드러운 인상의 미인 누님을 구원의 상상력을 아득히 초월해서 완성시켜 놓은 것 같은 그런 미인이었다.

    지금까지 미인이라고 생각했던 그 어떤 여자를 옆에 데려다놔도 순식간에 오징어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압도적인 미모.

    너무나도 신비롭고 신성해 보이는 그 모습에, 구원은 자신이 이런 여인과 섹스를 하려는 마음을 먹었다는 것 자체가 큰 죄를 지은 것처럼 느껴졌다.

    "어떤가? 이제 조금 자네의 발언이 얼마나 경솔했는지 깨달았는가?"

    "네? 네…."

    "그럼 자네 기준이라는 녀석은 통과했다고 생각해도 되겠지?"

    "무, 물론이죠."

    "그럼 어서 시작하게."

    그렇게 디아나의 허가가 떨어졌지만, 구원은 그만 주저하고 말았다.

    정말 건드려도 되는 걸까?

    지금부터 자신이 하려는 행위가 명화에 낙서를 하는 듯한, 절대 해서는 안 될 더러운 짓처럼 느껴졌다.

    "왜 그러는가?"

    "아뇨, 시작하려면 우선 벗어야…."

    "흠. 옷을 입은 상태로는 스킬이 안 통하나?"

    "그야…."

    성자의 손길 같은 애무계열 스킬이면 통하겠지만, 효율이 나빠지는 건 피할 수 없다.

    게다가 성자의 스킬은 직접 섹스를 하면서 발동하는 스킬들이 훨씬 많다. 옷을 입은 상태로는 아무래도 전력을 다 발휘할 수 없다.

    "흠…."

    "왜, 왜 그러시죠?"

    "이 몸의 나체를 보고 자네가 스킬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

    말도 안 되는 자신감이지만 저 얼굴을 보면 납득이 된다.

    지금은 얼굴만 보고 있는데도 제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다.

    이런 미녀의 알몸을 보고 정말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이 없다.

    "어쩔 수 없지. 미리 말해두지만, 달려들지 말게나."

    디아나는 구원에게 경고를 하고는 로브를 완전히 벗었다.

    놀랍게도 그 아래는 이미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다.

    평생 숟가락보다 무거운 걸 들어본 적이 없을 것 같은 근육 하나 없는 그저 한없이 부드러워 보이는 몸매.

    겨우 로브 하나로 어떻게 가리고 있었던 건지 의심스러운 커다란 가슴은 중력을 거스르며 아름다운 형태를 유지하며 떠 있었고, 그 밑으로 이어지는 허리는 어떻게 저 큰 가슴을 지탱하고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가늘다. 하지만 또 거기서 급커브를 그리며 이어지는 골반라인까지.

    얼굴만큼이나 완벽한 몸이었다.

    디아나의 알몸을 보고, 구원의 마음속에서 드디어 성욕이 경외감을 이겼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덮치려는 찰나,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손가락 하나 꼼짝 할 수 없을 정도로 온 몸이 속박 당했다.

    "자네는 이 몸의 말을 뭐로 듣는 겐가. 이 몸은 자네에게 덮쳐지려고 온 것이 아닐세.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스킬을 사용하게. 알겠는가?"

    "네, 네."

    속박이 풀린 구원은 성자의 손길을 발동하고 조심스레 그 커다란 가슴에 손을 뻗었다.

    물컹.

    손가락이 파묻히는 아찔한 감촉.

    그대로 손가락이 가슴과 용접되어 녹아 없어질 것같이 한없이 부드러운 느낌에 구원은 더 이상 목적을 상실하고 그저 한없이 양 가슴을 주무르는 것에만 열중하기 시작했다.

    무게를 확인하듯이 아래에서 위로 들어 살짝살짝 튕겨 출렁거리는 모습을 감상하고, 손바닥 전체로 가슴을 감싸듯이 움켜쥐고 부드럽게 원을 그리며 쓰다듬는다.

    흘러넘칠 것 같이 한 손으로 전부 감싸지 못할 정도로 커다란 가슴은 정말 나와 같은 인간의 피부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그저 부드러웠다.

    "흠…. 어떻게 주무르든 상관없네만 스킬은 제대로 발동한 겐가?"

    "네? 네. 물론이죠."

    성자의 손길은 제대로 발동 시키고 있다.

    혹시 제대로 안 느껴지는 걸까?

    구원은 디아나가 그만 하자고 할까봐 겁이 나 더 필사적으로 열심히 애무하기 시작했다.

    유두를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워 가슴 전체를 애무하면서도 부드럽게 살짝 살짝 돌리듯이 어루만지고, 가볍게 꼬집듯이 당겨도 본다.

    "흠. 확실히 독특한 에너지의 흐름이 느껴지는 군.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종류의 에너지야."

    구원의 지극정성에도 불구하고, 디아나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으며 그저 구원의 스킬을 분석하는 것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어라? 설마 내 스킬이 효과를 전혀 못보고 있어?

    조바심을 느끼며 더욱 더 애무에 박차를 가해보지만, 디아나의 표정은 변할 기색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래. 멍청하게 가슴만 만지고 있으니까 그렇지.

    좁아진 시야를 가슴에서 돌려 몸 쪽을 쭉 훑어봤다.

    새삼 느끼지만 엄청난 몸매다.

    하지만 이런 몸매와는 다르게 감도가 약한 건지 그렇게 만졌는데도 전혀 흥분한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아니, 어떻게 내 스킬까지 곁들인 애무에 미동도 안하고 있을 수 있지?

    그 사라가 중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강제적으로 쾌감을 느끼게 해줄 만큼 강력한 스킬인데.

    "한 가지 스킬만 쓰지 말고 다른 스킬도 써보게나."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다고.

    구원은 온 몸의 체액이 미약처럼 변해 닿은 곳을 민감하게 만들고 흥분도를 높여주는 스킬, 성자의 성수를 사용하고 디아나와 입을 맞추기 위해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잠깐. 그 스킬은 꼭 입을 맞춰야 하는 스킬인가?"

    하지만 그 시도는 중간에 디아나의 손이 턱하고 가로막아 좌절됐다.

    "아, 아뇨."

    스킬 쓰면서 겸사겸사 첫 키스도 좀 해보려고 하는 건데요.

    "그러면 다른 곳에 쓰게. 키스까진 할 필요 없네."

    젠장. 섹스는 되지만 키스는 안 된다니.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설마 이 세계는 레벨 업 때문에 섹스엔 개방적이지만 키스는 좋아하는 사람과만 한다는 이상한 정조관념이라도 있는 건가?

    분하지만 디아나에게 반항할 수도 없는 구원은 그저 갈 곳 잃은 입에 분노를 담아 한쪽 가슴을 빨기 시작했다.

    "흠. 에너지 흐름이 조금 다른 것 같긴 한데…."

    하지만 성자의 성수에도 여전히 디아나의 반응은 옅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스킬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다.

    젠장. 내가 원하는 그림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이렇게 된 이상 최후의 수단이다.

    어차피 성자 스킬은 직접 섹스를 하면서 쓰는 스킬들이 많다고.

    언제까지 그렇게 여유로울 수 있나 보자.

    구원은 디아나의 몸을 가볍게 안아들어 침대에 살며시 내려놨다.

    크으. 살짝 안은 것만으로도 장난 아니다.

    마치 뼈가 없는 연체동물처럼 온 몸이 부드럽게 감겨오는데 이 느낌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을 거다.

    침대에 내려놓고 삽입을 위해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내리자, 디아나가 발을 들어 구원의 배를 지그시 누르며 막아섰다.

    아니, 왜 또?!

    "자네 지금 무슨 짓을 하려는 건가?"

    "네? 그야 물론 섹스죠."

    "하아…. 자네 제정신인가?"

    설마 여기까지 와서 섹스는 거부할 생각은 아니겠지?

    설마. 아닐 거야. 그건 완전히 고문이잖아.

    "서, 성자의 스킬은 대부분 섹스 중에 쓰는 스킬들이라고요. 섹스를 하지 않으면 제대로 성자의 스킬을 경험했다고 할 수 없어요!"

    구원은 절박한 마음에 필사적으로 말했다.

    "자네와 이 몸의 레벨 차이가 대체 몇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네? 그야 엄청 많이…."

    "그걸 아는 사람이 섹스를 하려고 하는 건가? 이 몸이 아무리 마법 연구를 중요시 한다지만 다른 사람의 생명을 뺏어가면서까지 하고 싶은 건 아닐세."

    "네?! 그, 그게 무슨…."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가? 한마디로 말해서 자네가 이 몸과 섹스를 하면 무조건 복상사로 죽는다는 말일세."

    …뭐…라고…?

    구원은 디아나의 몸을 발끝부터 머리까지 다시 찬찬히 쭉 훑어봤다.

    어디를 어떻게 봐도 흠잡을 데가 없는, 구원의 이상형을 200% 만족시키는 미인이다.

    앞으로 이런 수준의 미인을 만나는 행운 같은 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다.

    이런 미인의 알몸을 눈앞에 두고 그냥 물러서야 한다고?

    구원의 이성과 본능이 머릿속에서 맹렬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야! 내가 이런 미인을 어디서 다시 만난다고! 당장 삽입 안하냐? 그러고도 성자냐?

    미친놈아! 목숨 아까운 줄 알아야지! 우선을 살아있고 볼일이다. 얼른 바지 입어라.

    감미로운 말을 늘어놓는 악마의 목소리와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는 천사의 목소리.

    결국 이긴 건 천사였다.

    젠장. 그래. 생명이 제일 소중한 거지. 살아만 있으면 언젠간 또 기회가 올 거야.

    마음속으로 피눈물을 흘리며 바지를 입기 위해 시선을 내렸을 때, 구원은 보고 말았다.

    자신의 양물 바로 앞에 놓여진, 깨끗한 핑크빛 음부의 살짝 갈라진 틈을.

    에이 씨발! 이런걸 보고 참을 수 있는 새끼가 어디 있어!

    구원은 결국 본능을 이기지 못해 디아나의 발을 치우고 허리를 단숨에 밀어 넣었다.

    "자네 지금 무슨 짓인…흐아아아앙!"

    "으허억!"

    ============================ 작품 후기 ============================

    쿠폰 후원해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추천해주신 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쓰굴 // 이번편도! 절단!

    향향공주 // 아쉽게도 평범한? 여성입니다.

    무꾸914 // 너무 뻔했나요?

    illya // 아쉽게도 이게 최선입니다.

    소금카푸치노 // 이번 편은 디아나편입니다!

    바보벌레 // 강화를 할지 어쩔지 고민 중입니다.

    마녀서윤 // 예리하시군요. 하지만 결국….

    시원섭섭 // 역시 너무 노골적인 떡밥이었나 보네요.

    eastarea // 감사합니다. 재밌으셨다니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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