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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동료
구원이 세운 계획은 간단했다.
늑대개를 생명력이 아슬아슬한 상황까지 몰려 간신히 해치운 후, 쓰러지며 사라에게 스킬 ‘힐링 섹스’의 존재를 말한다.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구원이 죽을 상황이라고 판단한 사라는 본인의 의지로 구원과 섹스를 한다.
그간 쌓아온 신뢰와 구원에게 느끼고 있을 은혜, 그리고 얘도 그렇게까지 매정한 애는 아닐 거라는 계산이 담긴 작전이었다.
물론 사라의 싸가지가 상상 이상이라 나 몰라라 했을 때는 포션으로 치료하면 그만이다.
이렇게까지 하는 건, 지금까지 같이 다니면서 지켜본 결과, 만약 스스로 안기는 게 아니라면 아마 사라는 절대 상대를 용서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뭔가 트라우마라도 있는 것처럼 사라는 섹스 관련 얘기가 조금이라도 나오면 심각하게 불쾌해졌으니까.
한마디로 구원이 치료를 위해서라고 해도 이 상황에서 사라를 안는다면, 아마 사라는 구원을 용서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지금 그런 걸 가릴 때가 아니다.
이 상황은 모두 구원이 불러온 결과다.
본의가 아니었다곤 해도 사라가 여기서 죽는다면 그건 전부 구원의 책임이다.
구원은 재빨리 사라의 하반신만을 벗기고, 본인도 바지를 벗었다.
하지만 아무리 구원이라도 이런 상황에선 도저히 흥분되지가 않아서 도저히 물건이 커질 징조가 안 보인다.
씨발! 이 병신아! 밥상이 다 차려져있는데도 못 먹냐!
필사적으로 손으로 쥐고 위아래로 흔들어 보고 안달 내봤자 결국 반응이 없다.
결국 구원은 그냥 그대로 밀어 넣기로 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온몸에 묻은 피가 윤활유가 되어 커지지 않아도 우람한 존재감을 뽐내는 구원의 물건이 어떻게든 사라의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 집어넣자 정신은 그럴 경황이 없는데도 몸은 그 부드러운 감각에 반응하여 그렇게 발악해도 반응이 없던 물건이 서서히 커졌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안 된다.
그저 집어넣고 앞뒤로 흔들 뿐인 행위로는 그저 자연치유력만 높아질 뿐이다. 이 세계 사람들에게 구원만큼 자연치유력을 기대하긴 힘드니 이것만으론 치료될 리 없다.
결국 ‘힐링 섹스’의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선 사라가 절정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구원은 스킬창을 열어 성자 카테고리에 있는 스킬 중 상대의 쾌락을 증가시킬 수 있는 스킬은 전부 찍었다.
지금 이 상황은 스킬 포인트 같은 걸 아까워할 때가 아니다.
그리고 구원은 찍은 스킬들을 바탕으로 여러 스킬들을 구사하며 사라가 느낄 수 있도록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섹스 애널라이즈를 켜서 성감대를 확인하고, 접촉 시 쾌감을 높이는 스킬을 사용하여 최대한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상대의 흥분도를 높여주는 분비물을 내뿜는 스킬을 사용한 혀로는 피 맛밖에 느껴지지 않는 사라의 몸을 필사적으로 물고 핥으며 어떻게든 쾌감을 느끼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 허리는 찌르고, 돌리는 다채로운 스킬들을 연속으로 사용하여 흔들면서도, 피범벅이 돼 있는 사라의 복부에는 최대한 충격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섹스는 생초보라고 봐도 무방한 구원이지만, 그저 필사적이 되어 움직이는 그 모습은 의외로 꽤나 자연스러웠다.
지금까지 직업 레벨의 효과를 느끼지 못했던 구원이 처음으로 직업 레벨의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이다.
직업 레벨이란 한마디로 그 일을 얼마나 잘 하고 숙련됐나를 나타내는 척도 같은 거다.
최후의 자존심 스킬로 인해 강제적으로 성자 레벨이 오른 구원은 자기도 모르게 성자 레벨에 걸맞은 움직임을 취하고 있었다.
씨발. 왜 혈색이 안돌아 오는 거야.
왜 배가 낫는 것처럼 안 보이는 거야.
미칠 듯한 초조함을 느끼며 구원은 사라가 더 느낄 수 있도록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가상현실도 아니고, 앨리시아 때 느꼈던 폭력적일 정도로 쥐어짜는 것 같은 쾌감도 아니다.
제대로 경험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봐도 되는 그 감각에 원래대로라면 미칠 듯이 흥분하고, 또 기뻐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구원은 그런 기분을 가질 여유도, 사라의 환상적인 느낌을 즐길 여유도 없었다.
그저 필사적으로 사라가 죽지 않기만을 바라며 움직일 뿐이었다.
"…으…으음…."
그때, 드디어 사라의 반응이 조금 있었다.
"야! 정신 차려! 야!"
이 상황에서 사라가 눈을 뜨면 구원 본인만 더 난처해질 뿐이지만 구원은 그런 것까진 생각이 미치지도 않았다. 그저 필사적으로 사라를 부르며 움직임을 더해갈 뿐이었다.
"야! 죽지 마! 씨발! 네가 죽으면 내가 완전 개새끼 되는 거잖아! 야!"
구원은 이제 본인이 뭐라고 말하는 건지도 알 수 없었다. 그저 창백한 사라의 안색을 보며 필사적으로 아무 말이나 계속 내뱉었다.
"야! 너 섹스하기 싫다면서! 내가 지금 억지로 하고 있잖아! 일어나서 한 대 치든지 한 번 해봐!"
"흑!"
그때 사라의 몸에 반응이 있었다.
자잘한 떨림과 함께 사라의 복부가 조금 회복되는 게 눈에 보였다.
좋았어! 됐어! 이대로만 하면 돼!
구원은 그 한 번에 용기를 얻고 더 필사적으로 사라에게 매달렸다.
사실 이런 심각한 상처를 입은 상태에서 쾌감을 느낀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성자 스킬이 가진 강제로 쾌감을 발생시키고 증폭시키는 효과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기적이 있었다.
그래서 사라의 몸도 성자 스킬 효과로 인해 강제적으로 쾌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야! 일어나봐! 정신 차려!"
"흑…으윽…으응?"
구원이 시끄럽게 외치는 소리가 들린 건지, 아니면 조금이나마 회복된 덕분인지 사라의 눈이 가늘게 떠졌다.
하지만 그 초점은 제대로 맞지 않은 상태로, 제정신을 차린 건 아닌 모양이다.
"으…윽…학…하악…."
사라는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태에서 구원의 스킬이 주는 강제적인 쾌감이 무의식적으로 간헐적인 신음만 내뱉고 있었다.
"야! 정신이 들어?! 정신 차려봐!"
구원은 사라가 눈을 떠야 살 확률이 높아질 거라는 근거 없는 생각에 더 큰 소리로 사라를 부르며 움직였다.
"으윽…지…지금…뭐하는…. 시, 싫…."
"야 내 말 잘 들어. 살 수 있어! 알았지? 너 하기 싫어하는 거 아는데, 이래야 살 수 있어. 조금만 참아."
구원은 헛소리처럼 계속 본인도 뭐라고 하는지 모르면서 계속 말을 내뱉어댔다.
"으…윽…무…무슨."
사라도 이제 서서히 정신을 찾아가는 것 같았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는 않는 듯 구원이 하는 대로 그저 몸을 내맡기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날 믿어. 꼭 살려줄게. 조금만 참아. 윽!"
그렇게 말하는 구원은 결국 지속되던 쾌감을 참지 못하고 몸을 부르르 떨며 사정하고 말았다.
하지만 사라의 몸이 나으려면 지금 멈춰선 안 된다. 그런 생각에 구원은 물건을 빼지도 않고 다시 몸을 움직였다.
"걱정 마. 꼭 살 수 있어. 살아야 돼."
구원은 마치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듯 그런 말을 하며 사라의 몸 위에서 필사적으로 허리를 흔들었다.
"하악, 하악…자, 잠깐…흐응…으응~!"
곧 다시 사라의 몸이 떨리며 신체가 회복 됐다.
"이…이게 무슨…! 하아앙!"
이제는 완전히 제정신을 찾은 사라도 몸에 느껴지는 이변을 눈치 채고 놀란 것 같았지만 곧 몰려오는 쾌감에 다시 헐떡이기 시작했다.
사라의 그런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구원은 회복된 사라를 보고 살릴 수 있다는 마음에 더욱 필사적으로 움직일 뿐이었다.
그렇게 구원과 사라는 계속해서 몸을 겹쳤다.
"으윽!"
"하아앙!"
이걸로 몇 번째일까, 구원과 사라는 동시에 절정에 달했다.
어느새 사라의 몸은 완전히 치유되어있었다.
"하아…하아…하아…. 이, 이제…그만 떨어져요…."
사라는 가쁜 숨을 억지로 진정시키며 말했다.
"허억…허억…으…응…."
그저 필사적으로 움직이던 구원도 그 말에 겨우 사라에게서 떨어졌다.
찔꺽
구원이 사라의 몸에서 떨어지자, 대체 얼마나 한 건지 하얀색 끈적끈적한 선이 몇 가닥 길게 이어졌다.
그걸 보면서 구원은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도 며칠 동안 그렇게 노리던 사라와 몸을 섞었다는 사실에 성취감을 느꼈고, 곧 그런 스스로의 감정에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미안해. 진짜 미안해."
"…어떻게 된 거죠? 설명 해봐요."
사라의 입장에서 보면 몬스터의 공격에 정신을 잃었는데, 깨어나 보니 동료라는 놈이 자기를 강간하고 있는 상황이다.
분명 오늘까지 사라를 지켜본 결과 맘대로 섹스를 한 구원의 물건을 잘라버리려고 달려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사라는 묘하게 침착하게 사태파악부터 나섰다.
"그, 그러니까 치료를 하려고…."
"치료를 하는데 왜 몸을 겹치고 있었던 거죠?"
"내 성자 스킬. 그러니까 성자는 섹스하는 직업인데. 그래서 그 중에 그걸로 치료할 수 있는 스킬이 있어서. 포션도 썼지만 제대로 회복이 안돼서. 그 방법밖에 안 떠올라서. 미안해."
구원은 아직도 패닉상태에서 회복되지 않은 머리로 횡설수설하며 필사적으로 설명하려했다.
마음속으로는 그저 이제 사라는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아니, 쟤 성격상 밤길 걷다가 뒤에서 찔리기라도 하지 않으면 다행인가.
어쨌든 구원이 되도 않는 계획으로 사라를 따먹어보려다가 이렇게 된 거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은 없다.
"…일단, 그 보기 흉한 얼굴부터 좀 닦아 봐요."
그 말에 구원이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대고, 그제야 자신의 얼굴이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돼있음을 깨달았다.
비록 알고 지낸 기간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동료가 죽는 다는 공포? 아니면 그게 자기가 저지른 잘못 때문이라는 죄책감? 구원 스스로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구원은 섹스하면서 계속 추하게 울고 있었던 모양이다.
사라도 본인 위에서 강간하고 있는 놈이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면서 그러고 있으니 오히려 냉정해진 걸까.
"미안."
구원으로서는 그 말밖에 더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니까, 전…그 스킬인지 뭔지 덕분에 살았다고 보면 되나요?"
"으, 응? 응. 뭐 그렇지."
사라는 구원의 대답에 복잡한 표정이 되어 한동안 침묵했다.
구원 역시 지은 죄가 있으니 사라의 눈치만 보면서 조용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우선 어서 여길 벗어나죠."
그러고 보니 구원과 사라는 늑대개들의 시체 한 가운데서 하반신을 벗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늑대개가 주변 늑대개들을 전부 불러 모은 것을 처리한 덕분에 아직까지 다른 늑대개들이 나타나진 않은 모양이지만, 그것도 언제까지 효력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곧 다른 늑대개 무리들이 이곳에 나타날지 모른다.
구원과 사라는 주변 늑대개들의 마석을 정리하고 자리를 뜨기로 했다.
"……."
"……."
돌아가는 내내 구원과 사라 사이에는 무거운 침묵만 맴돌았다.
구원의 머리는 여러 감정들이 실타래처럼 어지럽게 얽혀있었고, 사라는 평소의 쿨한 표정에서 더욱더 무표정해져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짐작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 침묵도 길드에 도착해서는 깨질 수밖에 없었다.
"마석 팔고 올게."
솔직히 다 내팽개치고 지금은 곧장 여관으로 가 침대에 눕고 싶은 기분이지만, 두 사람분의 숙박비를 위해서 마석을 팔지 않을 순 없다.
"안녕하세요. 저…괜찮으세요?"
"네. 여기 마석이요."
안내원 누님도 구원의 표정을 보더니 나름 심각한 분위기를 느꼈는지 그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마석의 거래만 해줬다.
마석을 정산한 구원은 말없이 그 절반만을 사라에게 건네고 여관으로 향했다.
솔직히 이대로 사라가 그냥 휙 떠나도 구원은 아무 말도 못하는 입장이지만, 사라는 조용히 구원의 뒤를 따라왔다.
여관에 도착할 때까지 침묵을 지키던 둘은 각자 방에 올라가기 전에 가벼운 인사만 나누고 헤어졌다.
"그럼…. 내일 천천히 다시 얘기해요."
"…그래."
사라와 헤어져 방에 들어가 혼자가 되자, 구원은 드디어 해방된 기분이 들었다.
순전히 본인이 전부 잘못해놓고 피해자와 같이 있다가 헤어져서 해방된 기분이라니.
구원은 스스로의 쓰레기 같음에 더욱 우울해졌다.
침대에 누워도 몸은 피곤하지만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오늘 일을 다시 떠올려보자.
레벨 업을 위해 섹스를 한다는 계획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하자, 즉흥적인 계획으로 늑대개들을 모아 위기에 빠진 연출을 한 다음 섹스를 하려고 했다.
그런 구원의 안일한 발상 때문에 사라가 죽을 위기에 처했고, 구원은 치료라는 목적으로 섹스를 했다.
하지만 과연 치료만이 목적이었을까? 사심이 전혀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자기가 짠 함정으로 동료를 죽을 뻔 하게 만들었다는 죄책감.
그런 상황인데도 어쩔 수 없었다는 완벽한 변명을 뒤로 섹스 한 후 느낀 미묘한 만족감.
또 그런 기분을 느끼는 자신에 대한 자괴감.
여러 가지 감정이 구원의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다.
============================ 작품 후기 ============================
추천해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kodks // 감사합니다. 재밌으셨다니 다행이네요.
쓰굴 // 하긴 하는데 제대로 했다고 하긴 좀 애매하네요.
말살 // 쓰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Ghozt // 아직 게임하던 버릇을 못 버린 게 가장 크죠.
eastarea // 감사합니다. 재밌으셨다니 다행이네요.
진타 // 쓰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