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충 이세계 최면물-414화 (후기) (414/414)

잠시 후에 후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414회

후기

<대충 이세계 최면물>을 쓴 오곡전도사입니다.

모든 이야기를 끝맺고 독자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네요.

이 작품이 처음 시작될 때,

<촉괴>처럼 도중에 때려칠 거냐고 질타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무책임하게 작품을 중단한 탓에 실망한 독자분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독자분들과의 약속을 깬다면 펜을 꺾겠다는 각오로 대이최에 임했습니다.

그래서 연재 중에는 말을 아꼈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노력한다면 돌아봐주는 분도 계시리라 믿고 달린 반 년이었습니다.

자신감을 회복하고, 작가로서 일어나기 위한 반 년.

정말로 여러분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오곡전도사라는 필명을 쓰기 전에는 기분에 따라 다양한 필명을 사용하며

작품을 연재해 왔습니다.

<여신 겁탈> <최면귀> <루프라> <블리츠 온라인(유니섹스)> <위장자> <촉괴>

여신 겁탈은 흑역사라서 넘어가겠습니다.

최면귀는 검열되어 내려갔고,

제가 처음으로 조아라에서 완결낸 작품이 루프라였습니다.

이후 유니섹스라는 전연령 게임판타지를 썼는데

운이 좋아서 e북으로 출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블리츠 온라인'이라는 제목으로 바뀌어,

카카오페이지에 등록되기도 했으나

지금은 출판사와 계약이 만료되어 내려갔습니다.

위장자는 제가 군대 가기 전에 썼던 무협 소설인데

훈련소 가기 직전까지 퇴고하다가 완결 내고 갔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불쾌한 내용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휴가때 나와서 내렸습니다.(흑역사2)

<촉괴>는 그후에 나온 소설입니다.

이때 저는 유니섹스를 픽업해주신 PD님과 신작을 준비하며,

<루프라>와 <유니섹스>의 리메이크 작업을 촉괴 연재와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촉괴는 제 보험이었습니다.

이때 저는 '야설'을 관심받기 위한 일탈로 생각하고, 진지하게 대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뭐라도 된듯이 우쭐한 상태였습니다. 열정도 그만큼 있었죠.

촉괴가 떠버렸을 때는 자만심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뭘 해도 잘 될거라 믿었고, '루프라'를 통째로 엎어서 리워크하는 작업에 2개월간 매달렸습니다.

신작까지 준비하면서요.(한마디로 욕심이 과했습니다ㅠㅠ)

촉괴에 소홀해지면서 연재 주기가 엉망이 되고,

루프라는 <오더 - 이면세계의 지배자>라는 제목으로 리디북스에 론칭했으나 망했고.

이후 조아라에도 연재했으나 <예전이 더 낫다>는 기존 팬들의 질타를 받고 완결 후

내리게 되었습니다.

(구)루프라를 조아라에서 내린 이유도 리메이크 버전을 올리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신작은 소리소문 없이 망했습니다.

또 다른 신작은 꺼내보지도 못하고 반려되었고.

절 위해주는 PD님의 말에 귀기울이지 못하고

주변 사람 다 절벽으로 떠밀어버리고 혼자 남았습니다.

야설을 내심 부끄러운 것이라 생각하던 때가 있었어요.

저는 당당히 양지로 나가고 싶은 욕심이 분명히 있었고,

그것이 모두 좌절되었을 때 혼자서는 일어날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야설을 꽤 좋아한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반성과 겸손을 담아서 <오곡전도사>라는,

촉괴 시절 팬분들이 좋아했던 신음을 모티브로 필명을 지었고

<대충 이세계 최면물>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심플하게 오직 야한 것에만 집중한 소설로,

중간중간 작품을 길게 이어나가기 위한 모험적인 시도도 있었고

연재 중 힘든 일도 많았지만,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대이최를 처음 연재할 때 무서웠습니다.

보험이 아니라 진심으로 이 소설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돌아왔는데,

아무도 보지 않는다면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저를 일으켜준 건 독자분들입니다.

다시 글을 쓸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작은 길면 3개월 정도의 휴식 기간을 가지고 시작하려 합니다.

쓰려고 생각해둔 소재는 있는데, 뭘 쓸지는 정하지 못했습니다.

TS물, NTR물 생각 중입니다.

어느쪽이든 또 현대에서 이세계로 가는 내용일 것 같아요(제가 그런 걸 좋아합니다)

TS나 NTR, 어느쪽이든 수위가 높을 겁니다.

촉괴 재연재는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난 작품을 더듬는 일'에 너무 큰 회의감을 품게 되어서, 도저히 쓸 수 없었습니다.

실패한 경험이 교훈도 줬지만, 저한테 두려움도 심은 것 같습니다 ㅜㅜ

'촉괴'는 반성하는 의미로 걸어두고, 계속 되새기려고 합니다.

신작 나올 때는 대이최에 신작 공지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취향에 맞는다면 한번씩 보러 와주세요!

마지막으로 대이최의 표지를 맡아주신 건어물 님.

팬아트에 축전까지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대이최를 봐주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휴식 시간을 가지고 신작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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