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충 이세계 최면물-348화 (348/414)
  • 대충 이세계 최면물(完)

    "이 안에는 관계자만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내가 그 관계자인데."

    "학생회 특별 조사원님이시군요. 실례했습니다."

    집행관들이 즉시 물러난다.

    경비병들보다는 기억력이 좋은 듯하다.

    다시 이동하려는데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노아!"

    "데칼 님."

    노아는 여전히 몸에 착 달라붙는 집행관 옷으로 사뿐사뿐 걷는다.

    특유의 눈가리개는 여전하다.

    "퀴즈. 내가 뭐 하러 왔는지 맞혀 봐."

    "목적 없이 산책 중이신 거 아닙니까?"

    헉.

    바로 맞추다니!

    "……. 아.

    사, 사실은 잘 모르겠습니다."

    "……애써 어울려주지 않아도 돼."

    "네…."

    …….

    어색하다.

    노아와 디아나는 서로 묵례하고, 나를 기다린다.

    "실은 식구들 얼굴 좀 보러 왔지."

    "알릴까요?"

    "아니. 집합시키려는 건 아니고."

    다들 할 일이 있을 테니

    마침내 하렘 백수가 되어 버린 내가 일일이 찾아다니는 건 추하지.

    만나는 녀석만 만나면 된다.

    그래도 여기 온 김에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얼굴은 있었다.

    "네리스는 학교에 있지?"

    "네. 학생회실에 있을 겁니다.

    안내……는 이미 있는 것 같군요."

    노아는 시무룩해졌다.

    전처럼 안내를 빌미로 펠라치오라도 하고 싶었던 걸까?

    "노아. 조금만 참아.

    잊을 수 없는 포상을 줄 테니까."

    "……."

    노아는 움찔했다.

    "잊을 수 없는…….

    그 정도의 냄새입니까…?"

    "응. 나, 가지고 놀 수 있는 분체가 생겼거든. 그 냄새가……."

    "우, 우욱…."

    디아나는 갑자기 생각났는지 입을 막고 창백한 표정을 지었다.

    "……."

    "……"

    "뭐. 지금쯤 눅눅한 곳에서 숙성되고 있으니까.

    좆밥 충분히 쌓이면 부를게."

    "좆밥. 정확히 그게 무엇인가요?"

    "음…….

    안 씻으면 포피 사이에 진득하게 쌓이는 찌꺼기 같은 거야."

    듣자마자 노아는 꿀꺽 침을 삼켰다.

    "데칼 님의 숙성된 좆밥…….

    그런 것을 맛볼 수 있다면 저는 죽어도 좋습니다."

    "……."

    디아나는 속이 안 좋은지 고개를 돌리고 다른 생각을 하려고 애쓰는 듯하다.

    노아는 상상만 해도 행복한 듯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래. 숙성하려면 시간 필요하니까.

    기다리고 있어. 알았지?"

    "네.

    그동안 멜브릿의 치안은, 제게 맡겨 주시길.

    어떤 괴한도 침입하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디아나와 함께 멜브릿 본관에 왔다.

    길은 다 알기 때문에 안내 같은 건 필요 없지만, 디아나와 손을 잡고 걷는 건 기분 좋았다.

    "묘한 기분이네.

    멜브릿에서 당연하다는 듯이 이성끼리 손잡고 걷는 거."

    "특별 조사원의 놀라운 힘과 권력이지."

    "여기까지 왔으면 됐지? 난 가볼게."

    "또 보자."

    나는 디아나와 헤어지고 학생회실 문을 두드렸다.

    똑똑.

    "용사 후보생 루트입니다."

    의미 없이 다른 사람인 척 해 보았다.

    한참 조용하더니, 문이 열렸다.

    "후보생. 용건을 밝히세요."

    부회장 네리스가 나타났다.

    "……."

    나는 네리스를 보자마자 절로 미소가 나왔다.

    오늘은 고압적인 부회장님 모드인가?

    아니, 원래 그녀는 항상 이랬지.

    곧게 등을 펴고 차가운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네리스 리케.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리게 한다.

    뭐, 그때는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하는 일도 할 수 없었지만.

    "왜 다른 사람인 척합니까. 주군."

    "네리스!"

    나는 네리스를 꼭 안았다.

    단정한 제복이 흐트러지고, 네리스의 젖가슴이 꽉 맞닿는다.

    그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며 네리스와 입맞춤했다.

    "……."

    네리스는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내 입맞춤에 응하고 혀를 할짝거렸다.

    나는 흥분해서 딱딱해진 자지를 네리스의 몸에 비벼댔다.

    "츄웁…. 하움…. 음…. 주군……. 후읍….

    손님이… 기다리십니다…."

    "네리스랑 츄츄 할 거야."

    "……."

    네리스는 얌전히 있었다.

    좆을 비비면서 네리스의 입을 빨아댄다.

    갑작스러운 불청객 난입에 놀랄 만도 하지만, 네리스는 무표정으로 받아주었다.

    "츄츄라고 하니 가만히 듣고 있을 수 없군."

    리사가 소파에서 일어나는 게 보였다.

    "그건 나도 꽤 좋아한다. 데칼."

    "손님이 리사였어? 진작 말하지."

    "말하려고 했지만, 주군이……. 츄……. 하움…."

    다시 네리스의 입을 틀어막고 빨아댄다.

    손을 허리 뒤로 둘러 노골적으로 엉덩이를 만진다.

    "후읍……. 웅…. 츄웁…."

    충분히 빨아댄 후에 네리스와 떨어진다.

    나는 리사 쪽으로 눈을 돌렸다.

    "어느 쪽이 잘하나 볼까?"

    리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게 다가와서 안겼다.

    리사 쪽에서 젖가슴을 밀어 대니까 굉장했다.

    나는 바로 리사와 혀를 섞었다.

    "츄웁……. 쯉…. 쪼옥…. 츄, 츄는 지지 않아…. 후음…. 하웅…….

    그대의 키스를 가장 좋아하는 건 나니까."

    서로 입술을 맞대고 혀를 좌우로 할짝거린다.

    리사는 내 혀를 빨아대는 것도 주저하지 않고 열심히 내게 달라붙었다.

    가장 좋아한다는 말에 부끄럽지 않은 애정 듬뿍 담긴 딥키스였다.

    "츄…. 쮸웁……. 쯉……. 쮸…."

    "더 좋아졌네. 리사…."

    "그대의 정액받이니까…."

    학생회실 문 앞에서 리사와 충분히 키스하고,

    나는 학생회실로 들어가서 손님용 소파에 앉았다.

    두 사람은 내 맞은편에 앉는다. 리사는 벌써 섹스한 것처럼 볼이 붉었다.

    "……후으…."

    "리사의 판정승."

    "음!"

    "축하드립니다. 용사님."

    네리스는 별 미련 없는 듯하다.

    아니, 표정에 티가 안 나서 속으로 무슨 생각 하는지 모르겠다.

    "네리스가 보지 기사의 춤을 췄다면

    승부는 역전됐겠지만……."

    "갑자기 그래도 주군께서 기겁하겠죠."

    "보지 기사의 춤…? 뭐지, 그게?"

    "다음에 가르쳐 줄게."

    나는 학생회실을 둘러보았다.

    "시아는 없네. 어디로 갔어?"

    "잠깐 일이 있다고 나가셨습니다."

    전후 처리로 바쁘겠구나.

    인마 전쟁이 마침내 끝을 맺었으니.

    "두 사람은 무슨 얘기 중이었어?"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전쟁이 끝났으니 여기저기 얼굴 비추어야 하는 곳이 많아서,

    그 빈틈에 잠깐 들렀지."

    "승리의 심볼이 된 기분이 어때?"

    "……."

    리사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데칼. 알다시피…….

    아리엘은 살아있다. 심지어 나는 아리엘의 친구이며, 정액받이 동료야.

    그러니 마왕을 쓰러뜨린 용사 역할을 연기하는 건 꽤 어렵다."

    "익숙해져야지."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거짓말은 아니니까.

    금방 적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평화로운 시대가 왔습니다. 주군.

    주군께서도 이 나라에 이바지하는 일을 하실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요직에 앉으라고…?"

    "주군이 바란다면 차기 왕도 가능합니다."

    설마 했던 정치계 진출?

    그런 게 의미 있겠냐.

    "나 같은 게 왕이 되면 나라 꼴이 얼마나 웃기겠냐?

    신하들이 내 정책에 반대를 못 하는데."

    최면으로 모두 따르게 만드니까.

    전혀 생산적이지 못하다.

    거기에 최면은 그렇게 쓰는 게 아니다.

    꼴리라고 쓰는 거지.

    "즉. 이제부터 적극적으로 놀고먹으시겠다는 뜻입니까."

    "바로 그거야!"

    얼마나 좋아?

    놀고먹는 삶. 아무 제약도 없고, 주변에 예쁜 여자도 많고.

    "나는 공식적으로 백수가 된 거야."

    "주군이 나태해지실까 걱정입니다."

    "네리스. 괜찮다.

    아이가 태어나면 데칼도 지금보다 믿음직해질 테니까."

    "그렇군요."

    …….

    나는 속으로 뜨끔했다.

    "일 년 뒤가 기대됩니다. 주군.

    아이들의 아빠가 될 준비는 되셨는지?"

    그, 그렇지?

    그렇게 막 붙잡고 싸질렀는데 임신 안 하는 게 이상하지?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

    "물론, 주군과 제 아이도……."

    네리스는 미소 지으며, 자기 배를 쓰다듬었다.

    "데칼. 아이는 몇 명이나 가지고 싶지?

    나는 열한 명 정도 있었으면 좋겠다…! 다 같이 공놀이하면 재밌을 거야."

    축구단을 만들자고?

    열하나라는 숫자는 우연이겠지?

    "음…….

    뭐. 아마 괜찮을 거야….

    팔색 조개 성은 넓으니까……."

    아이들이 뛰놀아도… 문제없겠지……?

    몇 명이나 임신했을지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벌써 가십니까?"

    "마왕성에서 여기까지 산책 나왔으면 충분하지.

    이제 돌아가서 밥이나 먹으려고."

    그러고 기운 내서 섹스해야지.

    정말 멋진 하루가 될 것 같다.

    "데칼. 다시 조개 성에 가고 싶을 때는 어쩌지?"

    "셀레네가 설명해주지 않았어?"

    "팔색 조개라는 것이 어딨는지 모르겠다."

    아.

    깜빡할 뻔했네.

    "멜브릿 1층에 놓고 갈게."

    "음. 알았다.

    멜브릿이라면 성도 어디에 있든 들를 수 있지."

    "조심히 돌아가시길."

    나는 두 사람의 배웅을 받고 나왔다.

    그때, 갑자기 네리스가 내 소매를 잡았다.

    "응?"

    "주군."

    "네리스. 왜?"

    네리스가 내 품으로 쓱 들어오더니 작게 속삭였다.

    "……우리 아이 이름….

    생각해 놓겠습니다…. 다음에 듣고, 어떤지 말씀해 주세요."

    "……."

    네리스는 당황하는 날 보고,

    예쁘게 미소 지었다.

    …….

    이것은… 한판 뒤집기 역전승인가?

    지난 경험이 네리스를 요물로 만든 게 분명하다.

    나는 1층에 조개를 놓고 멜브릿을 걸어 나왔다.

    이제 마무리 지을까.

    무언가 남긴 일은 없는지.

    해야만 하는 일은 있었는지.

    그런 걸 생각하고 있었더니, 만나고 싶은 사람이 떠올랐다.

    하지만 내가 직접 찾아갈 필요는 없다.

    나는 그녀를 부르기 전에 성도 밖으로 나왔다.

    공간 도약을 쓰면 금방이었다.

    정령의 도움을 받아 사람 없는 허허벌판에 나와서 하늘을 보고 말했다.

    "박서연."

    10초 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한마디 더 했다.

    "보고 싶다."

    그랬더니, 하늘에서 굉음이 한차례 일더니

    뭐가 엄청난 기세로 내리꽂혔다.

    "현우 오빠!"

    데칼 추적 레이더. 대단하다.

    이 녀석을 아군으로 만들지 못했으면 얼마나 끔찍했을까.

    서연이는 틀림없이 이 세계에서 만난 최악의 적이었다.

    지금은 내 예쁜 여자친구였다.

    서연이는 어디가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머리카락을 만지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면서

    내 앞에 섰다.

    "현우 오빠. 현우 오빠. 나 보고 싶었어?"

    "맞아. 보고 싶어서 불렀어."

    "오빠!"

    서연이가 나한테 달려서 안겼다.

    정말 마음속 깊이 기쁜 듯하다.

    나는 서연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으응……. 하아…. 오빠가 쓰다듬어 줘…. 꿈인가? 꿈이면… 깨면 안 돼…."

    "과장은."

    서연이는 내 품에 얼굴을 묻고 비비적거렸다.

    "조개 성에 없던데. 왜 안 왔어?"

    침대에서 팔색 진주로 보았을 때. 서연은 애초에 성에 오지 않았다.

    이유가 뭘까.

    서연은 멈칫하더니 나에게서 떨어졌다.

    "내가 있을 곳은 없어. 오빠."

    "서연아?"

    "나는 누군가를 다치게 한다는 걸 알았어.

    오빠의 보금자리에 기어들면 다른 여자를 죽이고 말 거야."

    "내가 도와줄게. 누구도 해치지 않도록."

    "현우 오빠를 불안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부르면 언제든 달려갈게. 사정 관리받고 싶을 때 말하면…… 오빠를 붙잡아서, 매일매일…

    기쁘게 해줄게."

    …….

    마지막이 좀 솔깃하게 들린다.

    서연이에게 쥐어짜이는 삶도 나쁘지 않은데.

    다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서연을 설득할 수 없을까.

    "아이 낳으면 같이 살아야지."

    서연이 눈물을 흘렸다.

    "오빠. 나는 내가 망가졌다는 걸 알았어.

    이럴 줄 알았으면 정신을 되찾는 게 아닌데……."

    "……."

    "나보다 매력적인 여자들이 오빠 곁에 많아.

    그러니까 나는…… 피, 필요할 때만 불러 줘…."

    서연은 죄의식을 되찾고 있다.

    이런 중대한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다니.

    나 자신이 한심하다.

    나는 몸을 떨고 있는 서연을 꼭 안았다.

    "같이 살자.

    망가진 너도, 나는 아주 좋아해."

    "매일 오빠만 찾는…… 망가진 여자라도 좋아…?"

    "언제 한 번 사정 관리 부탁할게."

    "아하하…."

    서연이 웃었다.

    "울다가 웃으면……. 뭐였더라?"

    "음. 내장을 쏟는다?"

    "……일단, 잔인한 말 쓰지 않게 노력하자. 서연아."

    "앗……. 으, 응…!"

    서연이 주먹을 꼭 쥐고 힘차게 대답했다.

    이제부터라도 그녀가 새로운 파괴의 여신이 되지 않도록

    내가 잘 이끌어 줘야겠다…….

    "아, 좋은 생각 났다."

    "응?"

    "같이 돌아가자. 조개 성에 가서, 지금 있는 애들 모아서 밥 먹자."

    "오빠가 내 옆에 앉아준다면, 좋아."

    뭐 어려울 게 있다고.

    "좋아.

    오늘은 특별히, 다른 여자는 거들떠보지도 않을게. 너만의 남자친구야."

    "……."

    서연이 큰 눈을 깜빡이며 날 바라봤다.

    "어때?"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날 것 같아."

    "뚝 그치고 가자."

    "응!"

    우리는 사이 좋게 팔색 조개 성으로 돌아갔다.

    돌아가자마자 카렌이 '오빠!' 하며 젖가슴 어택을 해와서 삐친 서연이를 달래느라 큰일이었

    지만.

    즐거운 하루였다.

    나는 몇 명의 아빠가 될까…….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 반, 두려운 마음 반이다.

    그래도 괜찮다.

    이 성에는 좋은 엄마들이 많으니까.

    대충 이세계 최면물

    Fin

    [작품후기]

    대충 이세계 최면물의 본편 스토리가 끝났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내일부터는 캐릭터별로 서브 스토리가 짤막하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때 언급만 되고 나오지 않은 내용(헤르카의 승부, 디아나의 결혼식, 노아의 포상 등)을 다

    루어, 떡씬을 만들 생각입니다.

    다만 1급 신(니뮤엘,프레미아)는 절대적인 존재로

    이 작품에 언급만 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아쉽지만 대이최에 캐릭터로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후기는 서브 스토리가 전부 끝난 후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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