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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세계 최면물-347화 (347/414)

대충 이세계 최면물(完)

제르미나를 변기로 만드는 통쾌한 섹스 후.

그녀는 잠시 천상으로 돌아갔고─내가 허락해줬다─

나는 강렬한 번아웃을 맛보고 있었다.

열심히 일하던 사람이 에너지가 소진되어 뻗어버리는 그 번아웃 맞다.

누가 뭐래도 파괴의 여신을 변기로 만드는 업적은 아무나 달성할 수 없는 일.

불알이 텅텅 비도록 제르미나의 보지를 써대고

끝내 나를 위협하는 존재도 목적도 없어진 나는 최선을 다해 방에서 빈둥거리고 있었다.

혼자 있는 것도 나쁘지 않군.

조용한 한 때다.

오늘이 며칠이었는지 생각할 필요 없는, 긴 휴가를 얻은 기분이다.

팔색 진주를 통해 여자들이 어디서 뭘 하는지 알 수 있다.

반은 성에 머물고 반은 대외적인 활동. 생활을 위해 시아의 세계에 있다.

"하아암……."

늘어지게 하품하고 기지개를 켰다.

다들 뭘 하는지 둘러보러 갈까?

"외출하십니까?"

어떻게 알았는지 셀레네가 기가 막히게 알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능한 메이드는 역시 다른걸.

"응. 날씨도 좋고."

"옷은 평소 사이즈로 하시겠습니까? 큰 쪽으로 하시겠습니까?"

"큰 쪽?"

아. 뚱뚱한 몸?

고기 요람에 잠들어 있지. 내 분체들은.

언제나 갈아탈 수 있는 몸이지만, 내가 들어가지 않으면 움직이지 못한다.

셀레네는 사려 깊게도 양쪽 다 준비한 것 같다.

"평소 사이즈로 부탁해."

"네."

씻고 나왔더니 셀레네가 몸을 닦을 수건부터, 의복까지 준비해서 공손한 태도로 내주었다.

"고마워."

나는 물기를 닦아내고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걸치는 것 없이, 넥타이 없이, 소매를 걷어서 편하게 차려입고 조개 성을 돌아다닌다.

보지 요정 에페가 복도를 날아다니고 있다.

"에페."

"네, 현우 님?"

에페가 내 앞으로 날아온다.

여전히 박력 넘치는 갈색 젖탱이다.

"몸은 좀 어때."

"좋아요! 금제가 풀려서, 이제 무서운 것도 없고…."

"네 권능은 나나 내 여자들에게는 쓰지 마. 알았지?"

"네!"

나는 에페의 젖탱이를 조물조물 만지다가 지나갔다.

후보생들은 다 어디 갔지? 멜브릿인가?

빛이 내리쬐는 발코니에 이끌리듯 걸어간다.

"아저씨."

그곳에는 시아가 있었다.

그녀는 마치 날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리며 미소 지었다.

"일광욕 중이야?"

시아 옆으로 다가간다.

시아가 뭘 보고 있나 봤더니, 아래에는 카렌과 이스티가 있었다.

"아저씨가 모험하면서 만난 분들이죠.

여기서 지켜보고 있었어요."

"훈련 중인가?"

활과 검을 꺼내서 경합하고 있기는 하지만,

훈련보다는 놀고 있는 분위기에 가깝다.

카렌도 이스티도 밝은 얼굴로 웃고 있다.

"아주 친해졌네."

"다들 좋아 보여요.

당분간 이 평화가 지속되겠죠. 또다른 마왕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마물이 나오는 걸 막을 수는 없어?"

"그럴 수는 없어요.

해가 지면 달이 뜨듯이, 이 세상에 밝은 면이 있으면, 그만큼 어두운 면도 같이 존재하니까

요."

해와 달 얘기에 웃고 말았다.

시아는 의아한 듯 나를 바라보았다.

"아. 미안.

제르미나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흐응. 제르미나가 한 말이 그렇게 재미있던가요? 금세 친해졌네요. 아저씨."

"변기에 화내도 어쩔 수 없잖아."

내 감정은 정리했다.

제르미나는 그러지 못해서 천상에 틀어박히기로 한 거겠지만.

촌스럽게 붙잡지 않고 시간을 주기로 했다.

벗어날 수 없다는 암시가 작용했는데도 떨어질 수 있다는 건,

제르미나가 나한테서 도망치려는 생각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고.

"무슨 얘기였는데요?"

"자길 변기로 만드는 게 해를 달이라고 하는 꼴이래."

시아는 입을 가리고 쿡쿡 웃었다.

결과야 뭐, 말 안 해도 다 아는 거니까.

"저도 과거는 정리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괜찮겠어? 나 혼자 개운해졌을 뿐이야.

너까지 무리해서 정리할 필요는 없어."

서연이처럼 대놓고 조개 성 식구를 싫어하는 녀석도 있는데.

서로의 관계는 개인의 자유에 맡기고 싶다.

물론 나와는 친밀하면 친밀할수록 좋다.

"괜찮아요.

아저씨와 저를 갈라놓았기 때문에 한때는 죽도록 미웠지만…….

아저씨가 제르미나를 용서했다면, 저도 용서할 수 있어요."

"그대로 죽어버렸다면 용서할 수 없었겠지만.

네가 날 살려줬으니까 관대해질 기회를 얻은 셈이지."

"후후…."

시아는 내 손을 잡았다.

"아저씨와 오래오래 행복해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 세계를 만들었어요."

"나는 행복에 겨워서 배가 불렀어.

오늘은 아예 일어나기 싫더라니까."

"저는 아저씨와 만나고 난 후 모든 게 이루어지는 기분이었어요."

"네가 다 했지.

나는 마지막에 구경밖에 안 했잖아?"

마지막 결전에서 나는 구경꾼이나 다름없었다.

시아의 계획을 도운 여러 사람 중에서도 특히 활약이 없다.

헤르카는 명대사도 했는데.

"아저씨는 침대 위에서 많이 활약하셨다고 믿어요."

나는 말 없이 웃었다.

"어려운 일은 시종에게…….

아저씨 뒷바라지를 위해 제가 있는 거니까. 의지해 주세요."

"너는 그러면 행복해?"

"네. 아저씨가 계속 제게 웃는 얼굴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그게 시종 시아의 꿈이에요."

"……."

이 녀석 없었으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이 추잡한 이야기가 시작되지도 못했겠지.

"나한테도 시아의 웃는 얼굴 계속 보여줘."

"네. 아저씨."

우리는 마주 보며 웃었다.

지쳤던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이었다.

"오빠~!"

카렌이다.

발코니에 있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이스티도 이쪽을 올려다본다.

"아저씨를 부르고 있네요."

나는 손을 흔들어 화답해 주었다.

"가봐야겠어."

기운을 회복했더니 카렌의 젖가슴이 그립다.

"또 봐요. 아저씨.

저는 학생회장 일하러 갈게요."

나는 시아를 안고 키스했다.

시아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고, 나와 입을 맞추었다.

"츕……."

"힘내. 학생회장님."

"네…. 데칼 후보생♥"

신혼에 와이프가 출근하는 걸 배웅하는 기분이다.

…….

돌아서는 시아를 붙잡아, 다시 키스했다.

"하움."

시아는 기꺼이 내 키스를 받아주었다.

그후, 나는 공간 도약을 사용해서 카렌 옆으로 왔다.

"오빠!"

카렌이 나에게 안긴다.

터질 듯한 젖가슴이 맞닿는 감촉이 굉장히 황홀했다.

바로 카렌의 젖가슴을 조물조물 만진다.

"아응."

"뭐 하고 있었어? 둘 다."

"회피 훈련."

이스티가 짤막하게 말했다.

"얼마나 훈련했나 볼까?"

카렌의 젖가슴을 우악스럽게 주무른다.

"아으응. 이건 피하기 싫어."

카렌이 애교를 부린다.

나는 카렌과 입맞춤하고, 다음에는 이스티를 안았다.

"달링…!"

이스티와는 입술을 맞대고 혀를 섞었다.

"츄우……. 쪼옥…. 달링도 같이해…. 웅?"

이스티가 보채는 걸 듣고 있으니 자지가 딱딱해졌다.

바로 반응이 오네.

"같이 하자니. 뭘?"

나는 짓궂게 되물었다.

"달링이 하고 싶은 거."

야외에서 짐승처럼 섹스해도 뭐라 할 사람도 없지.

나는 이스티의 엉덩이를 조물조물 만지면서 다시 입맞춤했다.

"츄……. 츄웁…. 후응…."

"다음 기회에.

다른 녀석들도 보러 가려고."

이스티는 아쉬운 듯 나한테 안겼다.

"달링. 달링. 나, 마신과 싸울 때 어땠어? 훌륭한 헌터 같았어?"

"그럼. 다시 반할 뻔했어. 카렌도 고마워."

"오빠를 도울 수 있어서 기뻤어."

카렌은 가장 먼저 퇴장한 후보생 조였지만,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일찍 퇴장했든 끝까지 싸웠든 나를 위해 목숨이 위험한 곳에 나와준 여자를,

우습게 생각할 수 있을 리 없다.

처음에는 벨라와 같은 생각이었다.

임신한 여자를 데려가서 싸우다니 제정신이 아니었지.

하지만 나는 시아를 비롯한 조개 성 식구들의 힘을 믿었고.

그 결과.

모두와 각별한 인연으로 연결되었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아껴주지 않으면.

……물론 전부 침대에 부르는 만행은 한 번이면 족하다.

아니, 가끔은 괜찮을지도?

여체의 바다를 헤엄치는 나.

나는 카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붉은 머리카락을 묶은 귀여운 노랑 리본이 꽃에 앉은 나비처럼 살랑거린다.

"오빠의 손. 크고 따뜻해서 좋아."

"카렌의 젖가슴도 크고 따뜻해서 좋아."

"아이참……."

카렌은 볼을 붉게 물들였다.

"가볼게."

"달링. 또 봐."

"오빠! 나중에 좆집 쓰러 와야 해?"

"물론이지."

나는 팔색 조개를 통해 시아의 세계로 돌아왔다.

여기는…… 마왕성.

마지막으로 대왕 팔색 조개를 두었던 곳이 마왕성 1층 홀이었지.

전보다 훨씬 깔끔해졌는데?

청소 상태도 훌륭하고, 무너진 곳도 보수돼 있었다.

아리엘이 새로운 하인이라도 들인 걸까.

"아리엘~!"

나는 아리엘을 큰 소리로 부르며 나아갔다.

그러자 내 눈앞에 차원 균열이 열렸다.

응? 들어오라는 건가?

안쪽은 아리엘의 방이었다.

정확히는 차원 마법으로 방까지 이동한 거겠지만.

아리엘은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보는 중이었다.

"뭐냐. 인간.

남의 성에서 큰 소리로 떠들고."

"얼굴 보러 왔어."

"한가한 녀석.

일부러 마왕을 보러 오는 건 너 정도다."

"리사도 일 끝마치면 오겠지.

아니, 네가 그쪽으로 가는 게 빠를걸?"

"마왕이 인간 사회에 섞이는 건 큰 문제다."

"뭐 어때? 얼굴 가리면 되지."

아리엘은 한숨을 쉬었다.

"할 말은 끝났나? 내 여가를 방해하지 말도록."

"……후.

그러고 보니 아직 사정을 안 했네…."

"……."

아리엘이 책을 덮고 한쪽으로 치웠다.

"시작하지.

네 정액을 뽑아주겠다. 지금 당장."

나는 아리엘을 안고 입맞춤했다.

"후읍……. 움…."

아리엘은 내 정액을 짜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한테 안겨서 키스에 응했다.

나는 입술을 살짝 떼고 속삭였다.

"사실 섹스하러 온 거 아냐."

"……."

아리엘이 반쯤 뜬 눈으로 날 지그시 쳐다봤다.

"짐을 놀리다니…….

정액받이 시키러 온 게 아니면 정말 뭐 하러 온 거냐."

"얼굴 보러 왔다니까."

"…흐음."

"키스해도 돼?"

"……."

아리엘은 입을 열었다.

나는 달라붙어서 아리엘과 혀를 섞었다.

독서보다 이쪽이 더 좋아진 듯, 아리엘은 달콤한 숨소리를 흘리며 내 혀를 빨아주었다.

"날 성도로 보내줄 수 있어?"

"어렵지 않은 일이다."

"아리엘도 같이 갈까? 리사 보러 갈 건데."

"나는 됐다. 네 뻔뻔한 얼굴을 비추기만 해도 벨리사는 안심하겠지."

"안부 전해줄게."

아리엘은 다시 의자에 앉아 독서를 시작한다.

나는 바로 옆에 난 새로운 차원 균열에 몸을 집어넣었다.

성도 번화가에 도착했다.

주점 앞이 몹시 떠들썩했는데

밖에 나와 있는 테이블에 주정뱅이들이 대낮부터 소리 지르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 주정뱅이는 공교롭게도 내가 아는 얼굴이다.

"그 순간, 용사의 검이 빛났다!"

"오오오오!"

용사 파티의 일원, 마케르였다.

동생 압베트도 있었다. 둘 다 머리카락이 없으니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대낮부터 술에 거나하게 취해서 얼굴이 빨개진 대머리 둘. 눈에 띌 법도 하다.

용사 얘기 중이었는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용사의 무용담이 전설로 내려오는 광경…….

보게 되면 마음이 뿌듯하고 설렐 줄 알았는데, 모르는 척하고 지나가야겠다는 생각부터 들

었다.

주정뱅이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거리를 지나 고급 주택가로 들어선다.

"잠깐."

경비가 나를 막았다.

"통행증은 지참하고 계십니까?"

그런 건 없는데.

머뭇거리고 있으니 경비 두 명이 나를 둘러싸고 창을 꽉 쥐었다.

"죄송하지만 돌아가 주시길.

이 앞은 자격이 되는 사람만 지나갈 수 있는 곳입니다."

"자격이라면 이미 있어."

귀에 팍 꽂히는 예쁜 목소리.

디아나였다.

"디, 디아나 아가씨!"

경비병들은 바로 목을 뻣뻣이 세우고 경례했다.

"너희들. 데칼의 얼굴은 기억해두는 게 좋을걸.

성도를 마왕의 손아귀에서 해방한 영웅 중 한 명이니까."

"데칼 님이셨습니까!"

"몰라봬서 죄송합니다. 지금 길을 열겠습니다."

"흥."

디아나는 먼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뭐해? 안 오고."

"지나갑니다."

나는 디아나와 함께 고급 주택가 거리를 걸었다.

"내가 영웅으로 알려졌어? 신기한데."

"당연하지. 성도에는 그 얘기 뿐이야.

마침내 마왕의 압제에서 풀려난 왕국은 축제 분위기고."

어쩐지 다들 밝아 보이기는 했다.

내가 모험 떠나기 전 신세 졌던 잡화점도 보였다.

저기 딸이 맛있었는데.

"……또 여자 생각이야? 으휴.

품위를 지켜. 데칼. 너는 이제 데이툰 왕국을 대표하는 사람이니까."

"……."

나라를 대표해? 실감이 안 났다.

"나는 그런 건 잘 모르겠고.

또 만나서 기뻐. 디아나."

디아나는 멈칫하고 날 돌아봤다.

"……?"

뭐지?

유심히 관찰당하고 있다.

"데칼 맞아? 뭐야. 그 자상한 말투."

"그럼 누구겠어?"

"소름 돋았어. 데칼이 두 쪽으로 나뉜 줄 알았잖아.

악한 부분은 뚱뚱한 쪽으로. 선한 부분은 멋진 모습으로."

"하하하."

디아나의 절묘한 비유에 폭소했다.

얼마 전에 뚱뚱한 몸으로 때려눕히듯 능욕한 게 떠올랐다.

"품위를 지키라며? 나도 신으로서 품위를 지킬 때가 있어야지."

이번에는 디아나가 웃었다.

"아하하! 네가 품위를 지켜? 무슨 신인데?"

"최면의 신.

이래 봬도 인기 많다고. 수백 명의 여신이 날 애타게 그리워하고 있지."

이제는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시아의 허락을 받고 번호표 뽑아야겠지만.

헤벨과 페라토 정도는 바로 만날 수 있을지도.

"그래. 품위 있는 최면의 신님.

부디 제게 멜브릿까지 안내하는 영광을 주시겠어요?"

"음. 허락한다."

나는 디아나와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멜브릿까지 갔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집행관에게 저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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