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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세계 최면물-274화 (274/414)

274화

복도 끝에서 끝.

리사의 방은 내 방에서 가장 떨어진 곳이다.

입지는 별로 안 좋았지만, 상관없다. 방이 가깝다고 리사와 섹스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네리스의 꼴리는 젖탱이 조물조물하면서 섹스하는 것도 즐겁지만,

역시 정찬의 중심이 되는 본 요리는 우리 용사님이다.

힘은 충분히 남아돌았다.

서두르는 이유는 시간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수면 시간은 길게 잡아도 약 네 시간. 해가 뜨고 어스름이 걷히자마자 출정 준비를 해야 한다.

확실하게 정해진 사항은 아니지만,

그래서 오히려 동이 트기 전에 움직일 가능성까지 있었다.

나는 그전에 리사의 보지에 듬뿍 야한 버릇을 들일 생각이었다.

「버릇을 들인다」고 하는 것은, 최면에 있어서 꽤 즐거운 요소다.

예를 들어 내가 리사에게 하듯이, 여자를 심신미약 상태로 만들기 위해…….

최면이 아닌 약물이나 폭력을 사용한다면, 여성은 강한 거부감을 느낄뿐더러 몸도 마음도 끔찍하게 상처받는다.

정신적으로 병들면 몰라도 여자가 성폭행 당한 일로 음란해진다거나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최면은, 애초에 상황을 뒤집는다.

거부감 따위 없다. 오히려 여자 쪽에서 마음을 열고 접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 차이는 언뜻 보면 쾌락 암시의 유무보다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무엇이 즐겁냐고 하면,

그녀는 깨어나지 못했을 뿐, 내가 하는 행동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깨어났을 땐 그 사실을 잊을 뿐.

즉, 연극 상태에서 접촉 암시를 걸고 한 일은,

리사의 몸에 강한 체험으로 남는다.

불에 닿으면 뜨거워서 자기도 모르게 손을 빼는 것처럼.

이제 리사는 연극 상태일 때 한해서 나한테 임신섹스를 허락하고 있다.

숫처녀의 경계심은 모두 뚫어냈다.

오늘은 뭘 할 예정이냐. 잔뜩 임신섹스 해서, 뼛속 깊이 새겨줄 생각이었다.

나와 섹스할 때 좋았던 체험을.

그녀가 모르는 사이에 주입한다.

어느새 리사의 방이 코앞이다.

심호흡 후, 문고리에 손을 얹는다.

그때였다.

"응……. 흐으……. 후읏…."

리사의 신음?

귀를 문에 가까이 붙인다.

설마 남자랑 같이……? 아니, 그럴 리 있나.

리사의 몸에 새긴 음란한 버릇은, 어디까지나 나에 의한 체험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다른 남자를 대상으로는 트리거가 움직일 일이 없어.

그러니까 만에 하나라도 리사가 욕구에 넘어갔을 리는 없다.

우리 유격대에 그런 걸 할 수 있는 놈도 없고.

소거법으로 의심될 요소를 하나씩 지우고 안심한다.

하마터면 처들어갈 뻔했는데,

이건 생각보다 더 즐거운 상황일 수도 있었다.

"하아……. 응……. 흐앗……."

남자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리사의 애달픈 소리만 들릴 뿐.

갑자기 그녀에게 했던 조언이 떠올랐다.

자위.

리사는 달아오른 몸을 주체하지 못해서 자위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질렀다.

타이밍 좋은데?

이곳이 방음 안 되는 낡아빠진 저택이라는 점도 아주 적절했다.

……블램은 바로 옆방이었나?

혹시 리사의 야한 소리 들으면서, 자기 위로 중일까.

으…….

생각했더니 속이 메스껍다.

그런 건 신경 쓰지 말자.

나는 리사의 신음이 새어 나오는 방 앞에 서서 고민했다.

평범하게 노크할까. 문을 살짝 열어서 엿볼까?

엿보기는 들킬 가능성이 컸다. 아무리 자위에 심취해 있어도 용사는 용사니까.

만날 때를 대비해서 뭔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나 생각하던 중, 헤르카가 준 1800 향수가 생각났다.

나는 보관함에서 1800 향수를 꺼냈다.

돼지 발정제 1,800배의 효과를 가진 최음제……를 목적으로 개발된 향수.

하지만, 애초에 돼지 발정제는 최음 효과가 없고 1,800배라는 말도 미심쩍은 허위 정보였지만.

그래도 최음 효과는 확실하다.

최면술사인 내게 필요 없는 소도구지만,

헤르카가 마음 써서 만들어 줬으니 써보기로 했다.

스프레이처럼 꾹 누르면 되나?

음…….

만지작거리다가 잘 안 들어가서 꾹 눌렀더니 덜걱하는 소리가 나면서 향수가 푸왓하고 뿜어져 나왔다.

"켁켁!"

으악!

거의 다 나왔잖아. 스프레이 분사구가 고장 났었나?

세수하려고 뿌린 게 아닌데. 으……. 냄새가 진동하네.

아무리 좋은 향기라도 이렇게 과하면 역효과다.

나는 일회용 수건을 꺼내서 얼굴을 쓱쓱 닦았다.

"밖에 누구냐."

아.

소리 내서 들켰군.

"데칼이야.

들어가도 돼?"

"……."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자위 중에 사람이 찾아와서 굉장히 놀랐겠지.

어쩌면 지금쯤, 소리 나지 않게 조심조심 속옷을 입고 있을지도 모른다.

"너라는 남자는 상식이란 게 있는 거냐?

이 시간에 여자의 방문을 두드리다니, 내가 귀족 가문의 여자였다면 너는 즉시 태형이다."

"……."

그러고 보니, 디아나가 말했지.

이 시간에 여자가 방문을 열어준다는 건 초야를 허락했을 때나 가능한 일이라고.

'기본적인 매너' 라고 했던 것도 같은…….

"…작전에 관한 중대한 얘기인가?"

중대한 얘기라고 둘러대면 들여보내 줄 것 같지만,

연극 상태 전후로 자연스러운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실제로 할 얘기가 없는 상황에서 그런 감당할 수 없는 거짓말은 할 수 없다.

좀 더 쉽게 이 방에 들어가는 법은 없을까.

"그건 아니야."

"그러면 왜……. 아니. 됐다.

지금은 서로 마주 보고 얘기할 시간이 아니다.

날이 밝을 때까지 휴식해라. 체력을 보전하는 것도 전투원이 할 일이다."

낡은 문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리사를 볼 수 없다니.

생각해라. 무언가 방법이 있을 터.

나는 서연 대책을 생각할 때보다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알았어. 늦은 시간에 미안해."

"……할 말이 있으면 내일 해다오."

"그래. 방해해서 미안. 하던 거 마저 해."

내가 '하던 거 마저 해'라고 한 순간.

리사는 문을 벌컥 열었다.

"그대, 지금 뭐라고…!?"

"……."

크. 감탄이 절로 나온다.

갑옷 벗은 리사! 언더 셔츠 하나로 유두만 간신히 가린 젖탱이가 내 앞에서 자연스럽게 출렁거린다.

속옷은…… 팬티만 입었구나.

좀 전까지 벗고 열심히 자위 중이었을 테니……. 후후후…….

문을 열게 하는 데 성공.

최면을 걸어도 되지만, 여기서는 향수의 도움을 받아서 스무스하게 안으로 들어가 볼까?

살짝 성취감 있는 퀘스트를 받은 것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이었다.

"읏, 아…!"

리사는 당황하며 가슴을 가린다.

"즐거운 와중에, 미안해.

대장이 그렇게 쌓인 줄 알았더라면 배려했을 텐데…."

"그, 그런 게 아니다! 그대는 오해하고 있다!

내게 해명할 시간을 준다면…."

뭘 해명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리사가 엷게 입고 당황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눈 호강이었다.

"무슨 해명?"

"읏, 그러니까……."

반라로 젖가슴 드러낸 채 문전에서 얘기할 수 없다는 걸 알았는지,

리사는 내 손목을 잡고 날 끌어당겼다.

"안으로 들어와라!"

굿.

나는 손쉽게 리사의 방안에 들어왔다.

리사의 방은, 뭐, 원래 그녀의 방이었던 게 아니니까 우리 방과 크게 다를 것 없었다.

기본적인 청소가 돼 있고, 낡은 침대에는 간이 매트가 깔려 있다.

"리사도 매트 가져왔었어?"

"지원팀이 가져오지 않았나? 그대한테도 갔을 텐데?"

아…….

나는 내 것으로 깔았지.

거기에, 샤워실에서 네리스와 섹스하느라 문을 두드려도 못 들었을 거다.

"나는 내 것으로 깔았어."

"그랬군. 비록 잠깐의 휴식일지라도 수면의 질을 높이는 건 중요하다.

그대의 수면 시간도, 내 수면 시간도 앞으로의 싸움을 위해서 중요해."

"자려는 중이었어?"

리사는 나를 방에 끌어들인 이유를 떠올린 듯,

이쪽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숨 막히게 예쁘다. 있는 사실, 없는 사실 다 만들어서 토해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그대, 뭘 들었지? 설마 훔쳐봤나?"

"응? 설마.

그냥 밖에 리사의 목소리가 울리던걸."

"우, 울렸다……고?"

리사의 볼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더는 변명의 여지도 없다.

리사는 창피한 나머지 입을 꾹 다물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아. 가르쳐주고 싶다.

우린 임신섹스를 수십번도 한 사이라고.

모르는 사이에 네 보지에 몇 번이나 처박았다고.

그래, 그 정액은 어떻게 됐지?

리사의 보지 안에 듬뿍 싼 정액.

리사는 그걸 보고 어떻게 생각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내 조언대로 한 거잖아?

창피하게 생각하지 마."

"그렇게 말하는 그대가 날 보며 히죽거리는 이유는 뭔가!"

"아니, 설마 임무 중에……."

"그만!"

리사가 손을 꼭 말아쥐고 소리친다.

"그 이상 말하면 아무리 그대라도 용서하지 않겠다."

"쌓였어?"

"쌓였다니,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몸이 음란해질 대로 음란해져서,

임무 중에 참지 못하고 자위해 버릴 정도인데.

리사의 마음은 꼴릴 정도로 순수하다. 그 갭이 나를 비이성적으로 만들고 있었다.

"모르겠지만? 말은 계속해야지."

리사는 머뭇거린다.

"그대라서 말하는 거지만,

몸이…… 계속 이상해서…."

"계속 이상해?"

"그러니까……."

"민망해하지 마. 큰일일지도 모르잖아.

잘 아는 나한테 의지해 봐."

"알았다. 나는 이런 쪽은 문외한이니.

부끄럽지만, 아랫배가 뜨겁고, 무언가 안타깝고, 간질간질한 기분이 계속되어서……."

으으.

자지가 터질 것 같아.

리사가 눈을 내리깔고 수줍은 표정으로 자신의 몸 상태를 고백한다.

"만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만졌어?"

"……."

리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만지다 보니까 어떻게 됐어?"

"그런 것까지 말해야 하나?"

나는 의자까지 끌어와서 앉았다.

리사는 한숨을 내쉬고 침대에 앉는다.

처음 겪는 일에 고민하는 게 눈에 보인다.

"마치 내 몸이 아닌 것 같아.

지금껏 이토록 뜨겁고 안타까운 기분 같은 건 느낀 적 없다.

전투의 고양감도 아니다. 무언가……. 몸이 무언가 원하는데, 나는 거기에 대답해줄 수 없는 기분……."

오. 정확한데?

용사님 아니랄까 봐 굉장히 예리한 감이다.

그래, 리사의 몸은 추잡한 임신섹스를 원하고 있다. 그게 아니면 해소되지 않는다.

아직 정신적으로 숫처녀인 리사가 그런 노골적인 몸의 요구에 응답할 수 있을 리 없다.

내가 도와주지 않는 이상 그 간극은 계속 리사를 안타깝게 하겠지.

너무 즐겁군.

"평소와 다른 점 있었어?"

"평소와 다른 점?"

"몸이 뜨거운 것 말고 말이야."

"……."

말하면서 리사의 몸을 구석구석 살핀다.

리사가 좀 전에 몸을 씻었다는 사실은 바로 알 수 있었다.

뽀얀 피부와 찰랑거리는 자줏빛 머리카락.

예쁜 자색 눈동자가 기품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내가 보지 속에 흘러넘칠 정도로 싸질렀던 좆물. 당연히 봤겠지.

"무언가……. 나왔어…."

"응? 분비물 같은 것?"

"…데칼."

리사의 귀가 빨갛다.

그녀는 고개까지 떨구고 수치심에 어깨를 떨고 있었다.

"그대를 의지하지만,

나는 이러한 일을…… 남성에게 털어놓을 자신이 없다.

거기에, 이런 시간에 남자를 방에 들였다는 사실을 누가 알기만 해도……."

"우리가 섹스한 줄 알까 봐?"

"……읏."

섹스라는 말에, 리사가 흠칫 반응했다.

허벅지를 오므려서 다리를 단단히 닫는 걸 보고 슬쩍 웃었다.

"대원 중에 그런 유치한 녀석이 있겠어?

나는 대장과 서로 정보나 교환하려고 왔을 뿐.

우리가 늦은 밤에 얘기하고 있어도, 의심할 사람은 없어."

"……."

리사의 어깨에서 힘이 빠진다.

"오이아 불러줘? 처음부터 다 얘기할 수 있겠어?"

"……아니."

"나는 리사가 겪은 돌발 상황을 눈앞에서 봤잖아.

그러니 나한테 말해 봐. 편안해질 거야. 리사가 마음의 짐을 짊어지고 있으면 그것만으로 위험할지도 몰라."

리사를 진중하게 설득한다.

"그렇군.

그대 말이 옳다. 지금은 머뭇거리고 있을 때가 아니었지."

"그래. 만약 원인 미상의 병균이면 어쩔 거야?

마물의 공격이면?"

"알았다. 기탄없이 얘기하겠다."

드디어…….

나는 진지하게 상담을 듣는 척하기 위해 허벅지를 꼬집으며 웃음을 참았다.

"여성기에서 하얀 액체가 나왔어.

아니, 하얗다기보단 좀 탁하다…."

"뭐?!"

나는 일부러 과장되게 놀라며 리사를 겁줬다.

"설마 고름?"

"아, 아니다!

냄새를 맡아봤지만, 냄새는 거부감 없었다. 오히려 은은한 밤꽃 향기 같았어.

색깔은 하얗다기보다 누런, 아니 탁한 편이었고……."

고름이 나왔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 리사는 묻지도 않은 세세한 부분까지 알아서 다 털어놓았다.

냄새도 맡아봤구나?

"양은?"

"……그게 좀 걱정되는 양이다.

굉장히 많이 나왔어……. 아마 컵에 담으면 반 이상은 찼을 거다."

"심각하네."

"손가락으로 긁어내도 긁어내도 계속 나왔다.

나는 몰랐어…. 위화감은 느꼈지만, 그런 묘한 향기를 내는 액체가 몸 안에 가득 차 있다고는…."

리사는…… 정액을 본 적이 없구나.

갈수록 재밌어지는데?

이 세계 사람이 인터넷을 접할 수 있을 리도 없으니, 지식으로는 알아도 실물은 모를 수 있다.

남자와 경험이 없는 처녀라면 더욱더.

거기에, 그녀는 연극 상태에서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애초에 섹스한 사실이 없으니 리사 입장에서는 짚이는 구석도 없겠지.

"아무래도 좀 심각한 상황같아."

"심각하다니……. 대체 무슨 소리지?

이런 일로 임무를 포기할 순 없다."

"포기하라고는 하지 않았어.

좀 더 자세히 말해봐. 그 액체에 대해서."

"향기를 맡았을 때 몸에 해롭지는 않은 것 같아서, 맛을 봤다."

"어땠어? 자세히 묘사해 봐."

나는 추궁하듯 물었다.

"입에 대면 안 되는 거였나?"

"얼른."

리사는 재촉을 받고 고개를 끄덕인다.

"짠맛이 났다.

혀로 건드려 보니 미끌미끌하고 탱탱해서, 젤리 같은 느낌이었고.

아무리 그래도 입안에 넣을 순 없었지만……. 아직도 그 느낌이 혀에 남아있는 기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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