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화
"다른 사람들은 다 들어갔어?"
"응!"
오이아가 밝은 목소리로 답한다.
"개인실도 많고,
샤워실도 마력만 넣으면 아직 작동하나 봐."
"반가운 소식이군요."
"네리스도 땀 흘려서 씻고 싶구나? 마음에 드는 방에 가서, 편히 쉬면 될 것 같아~."
"그렇게 하겠습니다."
오이아는 아직 할 말이 남은 것처럼 비키지 않고 은근한 눈빛으로 나와 네리스를 흘겨봤다.
"마음에 드는 방이라고 해서,
함께 지낸다거나 하면 안 돼.
데칼이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면 큰일이니까."
예사롭지 않은 주종관계라는 걸 들킨 것 같다.
하지만 딱히 비밀이었던 건 아니지.
"주군의 방에 허락도 없이 침입하다니, 그럴 순 없습니다."
네리스도 차분하게 받아쳤다.
"거기에, 언제나 쓰러지는 쪽은 접니다."
오이아는 깜짝 놀라 입을 가린 채 나를 보았다.
"세, 세상에…….
철인으로 유명한 네리스가 쓰러질 정도로? 데칼, 침대에서는 굉장한……."
브루노가 오이아의 옆구리를 건드렸다.
"성희롱입니다. 리더."
"아으응. 조금 더 얘기 듣고 싶은데……."
두 사람이 저택으로 들어간 후, 나는 네리스를 흘깃 보았다.
"철인?"
"……원래 있던 부대에서 그런 소문이 돌기는 했습니다.
<네리스 리케는 지치는 법을 모른다. 사자의 심장을 가지고 있다>같은 식이죠."
"네 생각은 어때?"
"저도 남들처럼 지칩니다.
내색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기에."
"참을성 좋구나. 네리스는."
"……."
나는 네리스의 엉덩이를 잡고 주물렀다.
"……최근에는,
주군 때문에 제 참을성의 한계가 제법 낮은 곳에 있다는 걸 여러 번 배웁니다."
"네리스 정도면 굉장히 잘 참는 거야."
"칭찬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나는 네리스와 같은 방 쓸래."
"하지만, 방금……."
네리스의 엉덩이를 움켜쥔다.
"싫어?"
"아뇨. 주군께서 좋다면, 저도 좋습니다."
"그렇게 긴장 안 해도 돼. 방이 같다고 해도, 나는 리사 방에 머물 것 같고."
"……용사님 조교 중이셨죠."
"응."
리사의 몸이 날 기다리고 있다.
계속 음란하게 만들어 줘야지.
"지붕에 침대까지 있는 집에서 쉴 기회가 왔으니, 오늘은 집요하게 해보려고."
"……조금 아쉽네요."
"……."
네리스가 쓸쓸한 듯 말한다.
나도 모르게 네리스를 꼭 안고 입맞춤했다.
"쯉……. 쪼옥……."
네리스는 내 입을 빨다가, 숨결이 닿는 거리에서 소곤거렸다.
"주군과 지낼 방을 골라보겠습니다."
"꼭 결혼한 것 같네. 우리."
네리스는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이것도 네리스의 매력이지.
나는 무표정 네리스의 입을 만족할 때까지 쯉쯉 빨다가 놓아 주었다.
저택 안으로 들어간다.
바닥이 삐걱거리는 게 영 불안하지만, 뼈대가 훌륭해서 그런지 있을 건 다 있는 분위기였다.
유령 저택 같은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 헤르카의 빛 마법이 천장을 환하게 밝히고 있어서 한결 낫다.
역시 밝기란 중요하다.
"어, 왔어?"
토니우스가 로비에 혼자 남아 있었다.
"혼자 뭐해?"
"아, 헤르카 양을 기다리고 있어.
반마신을 어떻게 해야 할지 대책 회의를 하기로 했거든.
내 지식이 헤르카 양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어."
괜한 일거리를 준 것 같아 마음이 무겁군.
"그런 표정 짓지 마. 데칼.
우리에게 믿고 맡겨 줘."
"부탁해. 토니우스."
나는 네리스와 함께 2층으로 올라왔다.
2층에는 지금껏 말 한마디 나눈 적 없는, 메딕 여성이 있었다.
"데칼. 제일 왼쪽 방이 용사님 방이야.
순서대로 블램 씨, 앙겔 씨……."
블램 이 녀석…….
내가 밖에서 머뭇거리는 사이 리사 옆방을 잡다니 괘씸하다.
아니, 오히려 잘됐나?
블램은 용사와 내가 단둘이 있을 때 방해하지 않으니까.
리사의 신음이 새어 나가도, 블램은 할 수 있는 게 없다.
"고마워. 그러니까……."
"나? 에이미라고 해."
"에이미."
"샤워실은 손봤는데, 물 안 나오면 말해줘."
"알았어."
에이미는 뚜벅뚜벅 걸어서 떠나갔다.
우리는 빈 방중에 머무를 방을 골라보기로 했다.
네리스는 내부를 유심히 살폈다. 그녀가 주로 신경 쓰는 건 청결 상태였다.
"진짜 푹신한 침대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심각하네."
가구는 뼈만 남았지, 바닥에는 유리 조각이 널렸지.
텐트가 차라리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방으로 가죠."
2층 복도 가장 오른쪽 방.
아이러니하게도 리사의 방에서 가장 먼 방이 상태가 좋았다.
"여기가 좋네요.
침대도 멀쩡하고,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뭔가 깔아야겠네."
네리스와 함께 방안을 정리한다.
원래 있던 매트에 그대로 누우면 수십 년 묵은 병균이 덤빌 게 분명했기 때문에, 조심스레 들어서
구석에 치워두었다.
나는 차원 보관함에서 새 매트를 꺼내서 침대에 끼웠다.
"오, 딱 맞아."
"보관함. 편리하네요."
"벨라한테 네리스 것도 달라고 해볼까?"
네리스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감히 여신님께 그런 걸 조를 수는 없습니다."
벨라를 꽤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럴 수도 있겠군.
아무리 내 보지노예를 자처하고 있어도 다른 사람에게는 여신이니까.
"여기서 쉬고 있어.
엘린이랑 셀레네한테 식사 준비 부탁하고 올게."
"예. 알겠습니다."
나는 침대 밑에 대왕 팔색 조개를 소환했다.
지체할 것 없이 바로 이동한다.
메뉴를 보니 다들 3F에 생긴 새로운 구역에 모여 있었다.
이거, 도서실 같은데?
나중에 한번 가봐야겠군.
용건이 있으니 바로 주방으로 향한다. 엘린은 마침 식사 준비 중이었다.
"엘린!"
"데칼 씨!"
엘린이 하던 걸 내려놓고, 에이프런에 작은 손을 쓱쓱 닦더니 이쪽으로 뛰어왔다.
"벌써 오셨네요?
임무는 어떠셨나요?"
"아, 잠깐 중간에 들렀어.
기운이 나는 음식 좀 만들어 줄래?"
"기운이 나는……."
내 말을 곱씹더니, 엘린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셀레네도 불러서, 힘이 나는 요리를 만들어 볼게요!"
"도시락도 좀 부탁해.
10인분 정도. 넉넉하게."
다들 엘린이랑 셀레네의 요리를 먹으면 뒤집어질 테니,
좀 넉넉하게 챙기는 편이 좋겠지.
"도시락이요?"
"우린 지금 적지에 와 있으니까.
요리는 정말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그저 그런 수준이거든."
감동도 없고 기쁨도 없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갓 만든 따뜻한 요리를 먹을 수 있다면
어려운 싸움 전에 충분히 힘이 붙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었다.
"부탁해도 될까?"
"네! 10인분. 넉넉하게."
"자야 할 시간에, 미안해."
"아뇨! 용사 파티에 음식을 대접할 수 있다니, 영광이에요!
꼭 하게 해주세요!"
엘린은 오히려 기운차게 대답하며 미소 지었다.
"고마워. 아침에 올게."
"네!"
좋아.
이제 갈까?
"오빠!"
카렌이 주방에 나타났다.
카렌은 나한테 뛰어와 안긴다.
"오빠. 오빠…!"
"못 본 지 얼마나 됐다고."
나는 카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어리광을 받아주었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카렌을 그리워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얼른 돌아와야 해."
나는 카렌의 젖가슴을 조물조물 만졌다.
카렌은 눈을 내리깔고 가만히 내 손길을 느꼈다.
"아……. 읏….
오빠가 젖탱이 만져주는 거 오랜만이야…."
밑가슴만 간신히 가리고 있는 카렌의 옷을 내려서 생젖을 드러내고
손을 크게 펼쳐 휘어잡는다.
언제 만져도 행복한 감촉이다.
"착하게 기다릴 수 있지?"
"응! 배 속의 아기랑 기다리고 있을 거야."
"배도 안 부른 녀석이 벌써 티 내기는."
"헤헤."
카렌이 발뒤꿈치를 들고 내 양 볼에 번갈아 뽀뽀했다.
나는 내렸던 카렌의 옷을 다시 입혀서 젖가슴을 가려주고, 입맞춤으로 돌려준 후
다시 낡은 저택으로 돌아왔다.
"아."
행복한 사고가 일어났다.
네리스가 마침 탈의 중이었다.
박력 넘치는 압도적인 젖탱이와 힙이 내 시선을 빨아들인다.
"오셨습니까."
네리스는 손으로 자연스럽게 젖가슴을 가리고 말했다.
"첫 번째 기사도로 날 유혹하는 거야?"
"아닙니다. 씻으려고 벗은 겁니다.
방금, 물이 정상적으로 나온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에……."
수도시설이 없어도 마법으로 물을 끌어오는 게 이럴 때는 장점이 되네.
"벗은 김에 또 보여줘."
"안 됩니다."
"안 돼?"
"저는 필요한 순간에 할 겁니다. 시도 때도 없이 막 했다간, 제 매력을 스스로 깎아 먹는 짓이죠."
알몸으로 날 훈계하는 모습도 꼴리는데.
"알겠습니까. 주군.
저는 진심으로 보지섹스를 참을 수 없게 되어,
보채고 싶어질 때만 그 자세를 취할 겁니다. 그 외에는 안 됩니다."
"귀한 볼거리네. 그럼?"
"좀처럼 볼 수 없을 겁니다.
그래야 주군이 봤을 때 꼴려서 절 덮쳐주시겠죠."
"잘 들었어.
기사도에 대한 너의 진지한 생각."
"용사님 방에 갈 생각이라면 주군도 씻는 게 어떻습니까?"
"아. 그게 좋겠네."
난 네리스를 빤히 보았다.
"먼저 하시겠습니까?"
"같이 씻자. 네리스."
"……남녀가 같이 씻을 수 있을 리 없지 않습니까."
"왜?"
"그야…….
씻는다는 건, 구석구석 잘 닦아서 더러움을 지우는 행위인데, 남성이 보는 앞에서 하기는 껄끄럽습니다.
반대로 남성도 마찬가지겠죠."
나는 여자가 보는 앞에서도 구석구석 잘 씻을 수 있지만,
여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민망하겠네.
욕실에서 섹스하는 거라면 모를까.
"그럼 내가 네리스를 씻겨주면 되겠네.
안 그래?"
"……."
나는 씩 웃었다.
"걱정하지 마.
구석구석 잘 씻겨줄게."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네리스는 젖을 가린 팔을 쓱 내렸다.
"맡겨보겠습니다."
나는 옷을 다 벗고 네리스와 함께 샤워실로 들어갔다.
비좁은 게 오히려 좋다.
"욕조는 못 쓰겠네."
물은 마법 작용으로 나오니까 괜찮은데,
욕조는 척 봐도 더럽다.
"네. 서서 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먼저 받으시겠습니까?"
네리스가 젖을 출렁이면서 옆으로 비켜선다.
나는 그런 네리스를 뒤에서 끌어안고, 일부러 데려왔다.
"읏."
나는 네리스의 젖탱이를 조물조물 만지면서 엉덩이에 자지를 비벼댔다.
맨살로 비벼대는 게 최고야.
"물은 함께 받으면 되지."
"……."
네리스의 젖탱이 위로 온수가 쏟아진다.
"비누 거품 내고, 젖가슴부터 꼼꼼히 씻겨줄게."
나는 신이 나서 콧노래까지 부르며, 네리스의 젖탱이를 보드랍게 만졌다.
"…읏……. 흐윽……."
"젖탱이 애무 좋아?"
"씨, 씻겨주시는 거 아니었습니까."
"애무나 씻기는 거나 비슷하지."
"전혀 다릅니다."
"알았어. 알았어. 그러면……."
나는 거품 내는 영역을 넓혀서, 네리스와 내 몸에 고루 펴 발랐다.
"겨드랑이 보여줘."
네리스가 팔을 든다.
네리스의 가느다란 손목부터 겨드랑이를 중간 거점으로 지나 풍만한 옆가슴을 주무를 때까지
손을 미끄러뜨리며 네리스의 야한 몸을 만끽한다.
진지하게 씻기는 것도 나름 꼴리고 좋은데?
씻는 걸 빙자한 섹스가 아니라, 진짜 네리스의 몸을 닦아주고 있는데도 나름 재밌었다.
조금 애무하고 싶어지면 네리스의 젖탱이를 조물조물하고.
"흣……."
네리스가 참는 걸 보면서, 등을 닦아준다.
"자. 물 뿌린다."
"네……."
촤악.
"아. 머리부터 감겨야 했나?"
"스스로 하겠습니다."
네리스가 머리를 감는 사이, 나는 네리스의 하반신으로 손을 옮겼다.
나는 자지를 네리스의 엉덩이에 비비면서, 허벅지와 아랫배 위주로 꼼꼼히 비누칠 하다가
보지 둔덕으로 손을 미끄러뜨렸다.
"……."
네리스가 흠칫 몸을 떨었다.
젖은 손가락으로 네리스의 보지를 빠르게 문지른다.
음핵을 노려서 절정 시킬 생각이었다.
"주, 주군…. 앗……."
"여긴 구석구석 잘 씻어야 하는 곳이잖아?"
"그건, 그렇지만……. 응흣……."
씻는 동안 네리스는 3~4번 보지 절정했다.
내 손가락을 끊어버릴 듯 조여오는 보지 구멍을 살살 맛보다가,
이번에는 네리스의 똥구멍에 손가락을 쑥 넣는다.
"히읏!?"
"여기도 씻어야겠지? 민망해서 씻기 어렵잖아."
"아아……. 읏……."
"똥구멍 씻기 싫어?"
"……너무, 깊습니다."
"몸 앞으로 숙여."
"……."
네리스가 몸을 숙인다.
나는 네리스의 똥구멍을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쑤셔서 깨끗이 씻겨 주었다.
"다음은 발. 벽에 등 기대봐."
"……네."
네리스는 고분고분하게 내 말대로 따랐다.
나는 네리스의 정면에 서서, 그녀의 다리를 한쪽씩 들어 올려서 발가락 사이사이 꼼꼼하게 닦아주었다.
"……정성스럽네요."
"응? 그야, 맡긴다고 했으니까."
"주군이 이렇게 정성 들여 씻겨주시면, 저는 대체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젤 듬뿍 바르고 온몸으로 비벼서 씻겨주는 게 좋은데.
여기는 바닥이 좀 더러우니까. 서서 씻기로 만족할래."
"다음에 꼭 해드리겠습니다."
"약속했다?"
나는 네리스의 발가락을 꼼꼼하게 닦으면서 웃었다.
"주군……."
"응?"
"이제 제 차례입니다. 돌아서 주세요."
"벌써?"
"씻기라는 이름의 애무를 더 당했다간, 보지섹스 보채는 자세 해버릴 것 같습니다."
"……."
그건, 곤란하지.
리사와 섹스해야 하는데, 네리스 보지에 홀린 듯 싸버릴 테니까.
"그럼, 부탁해볼까."
"네."
네리스는 젖탱이에 듬뿍 비누칠하더니, 날 안고 몸을 비벼주었다.
"조금 기분 내는 정도이지만…….
제 젖가슴으로, 깨끗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오오."
살갗에 부드럽게 맞닿는 젖가슴.
살짝 딱딱해진 유두가 주는 악센트가 너무 훌륭하다.
네리스는 젖가슴을 비비면서 양손을 사용해서 내 몸을 닦는다.
당해 보니 알았다. 정말 씻기라는 이름의 애무라는 것을. 손으로 살갗을 계속 만져주니 자지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발기한다.
네리스가 뒤에서 날 안고 젖탱이를 문질러 오면서, 부드럽게 내 자지를 쥐었다.
처음에는 조물조물 만지는 듯하더니, 네리스의 손이 노골적으로 대딸을 시작했다.
"한 번 빼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