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충 이세계 최면물-267화 (267/414)
  • 267화

    ◎용사는 깨닫지 못한 채 타락한다

    리사가 깨어났다.

    어딘가로 떠났던 영혼이 돌아온 것처럼,

    겉모습은 변함없지만 무언가 달라진 것처럼 보였다.

    "아, 흣……?!"

    리사는 달아오른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휘청거렸다.

    예상했던 일이라 놀랍지도 않다.

    "리사."

    나는 신사적으로 리사를 부축했다.

    "고맙다. 데칼.

    몸이 또 이상해서……."

    리사의 음색은 평소와 확연히 달랐다.

    남자를 유혹하는 듯한 공기 반 섞인 매혹적인 목소리.

    순진한 처녀가 색기를 느끼게 하다니, 재밌는 일이다. 연극 상태에서 일어난 일은 모두 잊었을 테니 자각은 없겠지만,

    리사의 보지에 듬뿍 싼 정액은 어디에도 가지 않았으며 그녀의 몸은 조금 전까지 쉴 새 없이 보지 처박혔던, 강렬한 체험을 잊지 못했다.

    "음……. 흐윽……."

    그 증거로, 리사는 나를 뿌리치지 않았다.

    무방비한 접촉.

    "이제 나가라고 안 해?"

    "그때는 혼란스러웠을 뿐이다.

    조금 진정될 때까지…… 곁에 있어 줘."

    "……."

    부축하느라 쥐고 있던 손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리사는 내 손을 맞잡고 숨을 골랐다.

    옷을 입고 있어도 야한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내가 좀 전까지 끈덕지게 보지를 쑤셔댄 탓에,

    리사는 몸 안을 뛰어다니는 열기를 억누르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기 때문인지 손만 잡고 있어도 굉장히 흥분됐다.

    "괜찮아?"

    괜찮을 리 없다는 걸 알면서 묻는다.

    고개를 든 리사의 볼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생소한 느낌이라서 당황스럽지만,

    이미 여러 차례 겪었다. 참을 수 있어."

    "……."

    알고 있을까?

    지금도 리사의 보지에, 자궁에 내가 싼 정액이 듬뿍 들어있다는 것을.

    위화감은 느끼고 있겠지.

    하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상상도 할 수 없을 거다.

    이미 자신이 몇 시간에 걸쳐 임신섹스 했다고는.

    이제 뒤처리는 필요하지 않다.

    혼자 있을 때, 흘러내리는 정액을 보고 온갖 의심을 하겠지.

    당장 날이 저물고 있다는 사실에 의구심을 가져도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용사 타락 조교는 그녀의 의지로 멈출 수 없는 단계까지 왔다.

    임무 외 일로 나와 접촉하는데 아무런 거부감이 없는 게 가장 큰 증거.

    아니, 오히려 리사의 몸은 접촉을 원하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후우."

    리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일로 알았다.

    여자의 몸은 싸우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지금까지 몰랐다는 게 더 신기한데?"

    "여자라서 곤란했던 적은 없으니까.

    웬만한 일은 노력하면 된다."

    "가슴을 압박한 것도 노력 중 하나야?"

    "싸울 때 걸리적거리는 건 사실이니까."

    "이제 그러지 마."

    "……."

    너무 훈계하듯 말했나?

    리사는 입을 꾹 다물었다.

    손을 놓으려고 했는데, 오히려 리사가 내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리사?"

    "어째서 가슴을 드러내라고 한 거지?"

    "건강에 안 좋으니까?"

    그럴싸한 핑계를 댄다.

    하지만 리사의 표정을 보고 그런 말을 원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대는 큰 가슴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지?"

    "……."

    말문이 막혔다.

    머릿속에 떠오른 말이 너무 많아서 고를 수 없다는 게 이런 건가?

    큰 젖탱이는 만져도 좋고, 빨아도 좋고, 자지로 비벼도 좋은.

    말하자면 나에게 큰 기쁨을 준다.

    이런 걸 각성한 리사에게 말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이상한 말을 했군.

    어떻게 된 것 같아."

    "그러게. 정말 이상했어. 리사."

    "……아랫배가 뜨거워."

    "……."

    으윽. 참아라.

    발기하면 안 돼.

    리사는 촉촉한 눈으로 날 보며 말했다.

    "풍선처럼 두둥실 떠 오른 느낌이다.

    행복하고 충실한 기분……. 데칼. 이런 걸 '봄이 왔다' 고 하는 것인가?"

    리사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나한테 듬뿍 질싸 당한 후에.

    쉴 새 없이 보지 팡팡 당하고 나서, 깨어난 그녀가 한 말은, 날 점점 비이성적으로 만들고 있었다.

    "……데칼?"

    리사의 시선이 점점 내려간다.

    "……."

    좆이 바지를 뚫고 나올 듯 부풀어 올랐다.

    그 언덕이 뭘 의미하는지 깨달은 리사는, 귀까지 새빨갛게 붉히고 말을 더듬었다.

    "아……. 그, 그러니까.

    미안하다…! 네 생각은 전혀 못 해서, 나는 이상한 의미로 말하려던 게 아니야."

    리사는 내 몸의 생리적 변화를 보고,

    지금껏 자기가 얼마나 끼를 부렸는지 깨달은 듯 무척 당황한 모습이었다.

    "이상한 의미라.

    그게 무슨 의미인데?"

    리사는 손을 빼고 뒤로 물러나서, 우물쭈물했다.

    지금은 용사가 아니라 순박한 처녀 그 자체다.

    리사가 수줍어하는 걸 보니 자지가 더욱더 딱딱하게 발기했다.

    그때 알았다.

    리사의 눈이 아직도 내 자지를 보고 있었다.

    바지 속에서 움찔거리는 내 좆을, 리사는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다.

    "리사. 뭘 그렇게 봐?"

    리사는 고개를 홱 들고 눈을 깜빡거렸다.

    "사, 상담은 여기까지다.

    자리로 돌아가. 데칼."

    "……."

    처신하기 곤란한 듯 당황한 목소리.

    처음에는 몸 상태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놀라서 나를 쫓아내려고 했다면,

    이번에는 또 다른 말실수를 하게 될까 봐 나가 달라고 애원하는 것처럼 보였다.

    "알았어."

    "데칼!"

    내가 등 돌리자, 리사가 날 붙잡았다.

    "응?"

    "……진정되면 다시 얘기하자."

    "……."

    "꼭이다. 데칼."

    "그건 명령하는 거야?"

    리사는 망설이다가, 사랑을 고백하는 소녀처럼 중얼거렸다.

    "……벨리사 크라멜의, 개인적인 부탁이다.

    이러면 마치 싸우고 헤어진 것 같지 않은가."

    "좋아."

    임신섹스로 달아오른 몸.

    잘 추스르는구나 싶었는데, 반대였다.

    리사는 애달픈 기분을 억누르지 못하는 상태였다.

    내가 아는 용사에게 그런 빈틈은 없었다.

    순진하지만, 무지하지는 않았다.

    블램의 요구를 단칼에 거절한 것도 그렇고, 리사는 정조를 깨끗하게 지키려 하는 고결한 품성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일부러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리사의 야한 몸이 자지를 원하고 있다. 추잡한 섹스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리사의 마음은 순진한 그대로라서,

    임신섹스를 원하는 몸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자기가 뭘 원하는지 모르고 있다.

    이게 애달픈 마음이 겉으로 드러난 이유다.

    사람은 자기가 무슨 일로 화가 났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기분이 나쁠 때,

    괜히 짜증을 내 거나 비아냥거리는 식으로 감정을 표출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리사는 달아오른 몸 때문에 안타까운 기분을 참을 수 없었겠지.

    애태우고, 애태워서…….

    그녀에게는 처음이지만 마음에 쏙 드는 추잡한 임신섹스로 타락시킨다.

    꼴리는 하이라이트가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마침 스위치도 「연극」이라니, 재밌는 우연이다.

    "데칼. 어땠어?"

    헤르카가 불쑥 나타나서 물었다.

    "용사랑 친해졌어?"

    "오늘은 꽤 다가간 기분이야."

    "그래야지. 두 사람 섹스하는 소리가 너무 커서,

    예정에도 없는 결계 설치까지 했는걸."

    ……윽.

    돌이켜 보니, 리사의 보지가 너무 좋아서 신경 쓰지 못했다.

    그때는 들키면 들키는 대로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허리를 흔들고 있었기 때문에…….

    야영지 막사라고 해봐야 맨땅에 지지대를 박고 천막을 쳤을 뿐이라서,

    조용한 대화라면 모를까 남녀가 살 부딪히며 섹스하는 소리를 막아줄 턱이 없었다.

    "나 잘했지?"

    헤르카는 등을 곧게 펴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고마워. 덕분에 용사님이랑 아주 친해졌어."

    나는 솔직한 감사의 기분을 담아 헤르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헤르카는 날 올려다보며 배시시 웃는다.

    "천재 소녀한테 이 정도 일은 어렵지도 않지만,

    데칼이 소중한 친구니까 신경 써주는 거야. 명심해!"

    "그래. 그래."

    "용사님도 거의 넘어온 거 아냐?

    데칼의 변태 섹스, 굉장했는걸. 용사님 중간중간 의식 잃던데."

    멈칫.

    "……그걸 어떻게 알아?"

    "봤으니까."

    나는 헤르카의 귀여운 볼을 손가락으로 잡아당겼다.

    꾸욱.

    "아브으으."

    "누가 엿보기 하랬어? 투시 마법이지?"

    "으브. 아브븝."

    찰떡같네.

    귀여운 볼살이다.

    손을 떼자 헤르카는 빨개진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여차하면 데칼을 도와주려고 했지."

    "돕다니? 뭘?"

    헤르카는 허리에 손을 얹고 당당하게 말했다.

    "용사랑 친해지는 변태섹스 못하면 곤란할 거 아냐?

    데칼이 우물쭈물하고 있으면 난입해서 도와줄 생각이었어."

    "도움은 필요 없지만, 흥미는 생기네.

    무슨 방법으로 날 도우려 했는데?"

    헤르카는 품을 뒤적거리더니 수상한 약물을 꺼냈다.

    "이, 돼지 발정제의 1,800배에 달하는 효과를 가진 최음제로."

    "……."

    그런 위험한 물건. 언제 만든 거야…….

    기재도 없는 척박한 땅에서 용케 이런걸.

    헤르카가 나 때문에 자신의 천재성으로 변태 같은 물건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해야 할지 두려워해야 할지 잘 모를 기분이 들었다.

    "가만, 애초에 돼지 발정제는 최음제가 아니잖아."

    돼지 발정제는 최음 효과가 없다. 여자한테 주사해도 무의미하다.

    하물며 경구 투여로 효과를 볼 리는 더욱더 없다.

    "……돼, 돼지 발정제의 1,800배라고 하니까 확 와닿는 게 있지?"

    "허위 광고야. 이 녀석아. 사기 칠래?"

    나는 헤르카의 볼을 주욱 잡아당겼다.

    "아브브."

    "그래서, 이게 뭔데?

    솔직하게 말해."

    "처음 목표는 돼지 발정제의 1,800배……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저 그런 최음 효과를 가진 향수가 됐어."

    약이 아니라 향수였구나.

    효과가 강한 페로몬 향수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 같다.

    애초에, 향수 같은 게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위험한 물건은 아니었다.

    하지만, 충분히 도움이 될 법한데.

    "어때? 써볼래?

    돼지 발정제 1800."

    "그 작명은 너무 더럽다.

    1800으로 하자."

    "향 맡아 볼래?"

    "어디."

    헤르카가 소매로 자기 코를 가리고 병마개를 땄다.

    평범하게 좋은 향기였다.

    괜찮은데?

    "남자한테도 효과 있어?"

    헤르카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직접 시험해본 적은 있고?"

    이번에는 고개를 끄덕끄덕.

    뭐, 오나홀 때도 신세 졌으니 이것도 받아둘까.

    나는 마개를 끼우고 1800 향수를 손에 넣었다.

    "잘 쓸게."

    "푸하아."

    헤르카가 숨을 몰아쉰다.

    "그냥 최음 효과라며?

    왜 그렇게 경계하는 거야?"

    "이, 이제 밤이잖아? 임무 나가야 하니까……."

    수상한데.

    "너, 이거 누구한테 시험했어?"

    그때, 네리스가 이쪽을 발견하고 걸어온다.

    헤르카는 서둘러 검까에 올라타더니 날아올랐다.

    "나는 준비하러 갈게~!"

    "야. 헤르카!"

    "주군."

    네리스의 눈빛이 이상하다.

    "네리스?"

    왜 갑옷을 안 입고 있지?

    묘한 기백에 밀려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왜 피하십니까?"

    "네리스. 평소랑 뭔가 다른 것 같은데."

    "갑작스럽지만, 덥지 않으십니까?"

    "……그 꼴로 더워?"

    비키니 아머에서 아머가 빠지는 바람에 비키니가 됐잖아.

    네리스는 시치미 뚝 떼고 팔짱을 낀다.

    심리학 등에서 자주 말하는 방어적인 자세. 주로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요' 따위의 해설 등이 달린, 그 자세다.

    하지만 네리스의 무표정에서, 나는 무언가 기대하는 눈치를 읽어낼 수 있었다.

    네리스는 젖가슴을 일부러 강조하고 있다.

    그래, 이미 꽤 예전 일이지만, 나는 그녀에게 최면을 걸 때 젖탱이야말로 남자를 유혹하는 최고의 무기라고 가르쳤기 때문에.

    그 정보는 아직도 네리스의 무의식에 잠들어 있다.

    "네리스.

    곧 마물이랑 싸울지도 모르는 이런 때에,

    갑옷 벗고 내 앞에서 섹스 보채는 거야?"

    "……."

    "섹스하고 싶어? 솔직하게 말해."

    나는 비열한 악당처럼 히죽거리며 대답을 강요한다.

    "전혀요. 무슨 착각을 하시는 겁니까?"

    엥. 뜻밖의 반응이다.

    내 착각이었나?

    젖탱이 밑으로 팔짱 낀 거 보고, 틀림없이 유혹하는 줄 알았는데…….

    네리스는 당당하게 서서 침묵을 지킨다.

    …….

    새삼스럽지만 굉장한 몸매다.

    압도적인 부피와 탄력을 자랑하는 젖. 굴곡진 골반을 중심으로 발달한 투실투실한 엉덩이.

    팔이나 발목은 여성스럽고 가늘어서 전체를 보면 모델 보듯이 감탄하게 되는 구석이 있다.

    이런 몸매에, 얼굴까지 예쁜 모델이 흔치는 않겠지만…….

    "착각이었다니, 부끄럽네.

    헤르카가 최음 향수를 줬어. 그 녀석이 이걸로 너한테 장난친 줄 알았거든."

    네리스는 잠시 입 다물고 있다가,

    "네. 맡았습니다."

    시원스럽게 인정했다.

    "……괜찮아?"

    "조금 더운 것 빼면 괜찮습니다."

    "그 꼴로 말이지?"

    "여기는 어둡고 보는 눈이 없으니,

    ……좀 더 벗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네리스는 유두가 보일 듯 말 듯 하게

    비키니를 들치면서 내 반응을 살폈다.

    "……."

    "난처한 상황입니다.

    주군 말씀대로, 곧 전투가 있을 텐데……."

    "섹스하고 싶은 건 아니라며?"

    "네, 아닙니다."

    "……."

    대체 뭘 원하는 거야?

    애초에 네리스가 섹스를 마다할 리 없잖아.

    "어차피 어두워서 보이지도 않을 테니……."

    네리스가 내 앞에서 옷을 벗는다.

    나는 그걸 보고 바로 느낌이 왔다.

    "……바람을 쐬고 싶네요."

    네리스가 기지개를 켜고 겨드랑이를 드러내면서,

    젖가슴을 자연스럽게 출렁인다.

    "네리스!"

    나는 바로 네리스에게 달라붙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