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화
○용사, 타락 1
그녀의 소소한 행복만은 빼앗고 싶지 않다며 지켜주면서.
꾸밈없고 순수한 용사에게 최면을 걸어, 마음을 조종한다니.
모순인가?
아니.
결국 모두 나를 위한 일일 뿐이다.
"리사. 「내가 '용사의 밤 연극'이라고 말하면, 연극이 끝날 때까지 깨어나지 못한다」"
"연극이 끝날 때까지……."
암시는 크게 나누어 두 종류가 있다.
스위치와 트리거.
트리거는 무의식 깊숙이 침투해서 조건이 만족할 때마다 강한 부조화가 나타나며 마음을 어그러뜨린다.
평소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형태다.
반대로, 미리 최면을 걸어놓고
필요한 상황이 닥쳤을 때 말이나 행동으로 스위치를 켜듯이 암시를 작동시키는 게 스위치.
나는 우선 이렇게 구분하고 있다.
헤르카, 네리스, 일찍이는 카렌에게 걸었던 '최면 해제' 암시는 스위치다.
트리거보다 강제성은 약하지만, 효과가 발휘되었으면 하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는 지금, '용사의 밤 연극'이라는 말로 리사의 의식을 빼앗는 암시를 걸었다.
이때 용사의 밤 연극이라는 키워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내 입에서 일상 대화로 스위치가 켜지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만든
간이 암구호라고 할 수 있다.
즉, 중요한 건 「깨어나지 못한다」 쪽이다.
내가 만든 리사의 스위치는 리사를 인형처럼 만드는 효과가 있다.
비슷한 효과를 가진 암시로는 「움직일 수 없다」「어떤 일도 알아차릴 수 없다」「사물을 분별할 수 없다」 등이 있지만,
움직일 수 없다는 마비처럼 몸만 움직이지 않고 정신은 깨어있는 상태.
자기가 무슨 짓을 당하는지 똑똑히 보게 할 때 좋다.
분별 불가, 식별 불가, 알아차릴 수 없음 등은 그 사람이 일상생활은 하지만, 몸에 미치는 위협이나 위화감을 알아차릴 수 없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이 암시는 개인차가 너무 심해서, 예민한 사람일수록 효과가 약하다.
반면「깨어나지 못한다」는.
옷 벗기듯이 의식을 떼어버리는 암시로,
대상자는 인형처럼 움직일 수 없게 되지만, 강제적으로 구속되었다는 느낌은 받지 않는다.
깊은 잠에 빠져서 모호한 꿈속을 헤매는 것 같은 상태가 되는 거다.
"「이 연극은 '밤 연극' 이라 하고, 너는 밤 연극 중에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
「깨어나지 못한다」「기억하지 못한다」
이 두 가지 암시로 인해, 리사는 밤 연극 중에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녀의 기억에 공백이 생기는 셈이다.
이건 트랜스 상태도 같지만, 구분하기 위해 연극 상태라고 할까.
인형 같은 느낌이 되는 건 둘 다 같지만, 구별해서 써야 한다.
트랜스 상태는 무의식이 드러난 상태.
정신적으로 무방비한 상태라서 주의가 필요하다.
어떤 말을 암시로 할지는 내가 정할 수 있지만,
이때는 사소하게 흘린 말도 무의식에 남아서 나중에 깨었을 때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연극 상태는 의식이 분리되어 있을 뿐, 완전히 정신을 잃은 상태는 아니다.
강한 마취 상태라고 해야 할까.
깨어난 후에는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겠지만,
연극 상태일 때는 지극히 멍해질 뿐, 생리적인 반응도 보이고 반복해서 질문하면 대답도 할 거다.
"「밤 연극은 우리가 단둘이 있을 때로 한다. 방해꾼이 끼어들 때, 내가 연극을 그만두자고 할 때 끝이다」"
"…알았다."
스위치를 켰으면 끌 수도 있어야겠지.
「단둘이 있을 때로 한다」는 벨리사가 능력껏 주변을 감지하게 하고,
방해꾼. 마물이든 사람이든 기습하는 자가 있을 때 대응하게 하는 암시다.
용사가 무방비한 상태면 끔찍한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내가 언제든 연극을 종료할 수 있다고 해도,
때에 따라서 말 한마디 못하고 순식간에 제압당할 가능성도 있다.
긴급상황을 대비하는 안전장치도 겸하는 셈이다.
"리사, 너는「나와 몸이 닿는 게 좋아」"
"그대와 몸이 닿는 것……."
"사소하게는 손을 잡는 것부터, 끌어안는 것까지.
그중에 제일 좋은 건 키스나 삽입섹스. 즉…… 「나와의 점막 접촉을 선호한다」"
"알았다…….
……너와 그런 걸 할 생각은 없지만, 이해했다."
굳이 확인해줘서 고맙군.
하기 싫어도 하게 될 거야.
나는 리사를 무자각한 상태로 만들어 조교 할 생각이다.
몸부터 예민하게.
돌이킬 수 없게 될 때까지, 리사는 나에게 더럽혀졌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거다.
다만, 자각 없이 몸만 나한테 친숙하게 하는 것은.
정말 많은 횟수의 섹스와 애무가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아무 여자에게나 할 수 있는 최면 조교는 아니다.
손쉽게 쾌락 암시를 덧씌운 다음에 보지 타락하게 만드는 게 간편하니까.
하지만 일부러 여자를 진득하게 타락시키는 과정을, 자각 없이 행할 수 있는 것도 최면이기에 가능한 일.
굳이 불편함을 감수해서 얻는 것도 있다.
마음은 여전히 나를 의지할 수 있는 동료. 딱 그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몸만은 이미 타락해서 돌이킬 수 없다면?
벨리사의 반응이 기대된다.
충분히 무르익었을 때 수확하면 분명히 즐겁겠지.
자. 시작해볼까?
짝.
나는 손뼉을 쳐서 벨리사를 깨웠다.
"아……."
"왜 그래?"
시치미 뚝 떼고 묻는다.
"데칼. 지금 나, 살짝 정신을 잃지 않았나?"
예리하군.
트랜스 상태 전후로 흐른 시간을 알아차리려면, 상당히 예민한 감수성이 필요하다.
겉은 아무리 예쁜 처녀라도 산전수전 다 겪은 용사란 얘긴가.
실제로 이토록 정확하게 이상을 감지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최면은 참 재밌군.
리사는 그 작은 위화감을 나한테 털어놓았다.
왜? 나한테 마음 편히 의지하는 게 그녀한테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 암시가 없었더라면.
리사는 이 위화감을 마음속에 간직하거나, 코앞에 있는 나를 가장 먼저 의심해야만 했다.
큭큭큭…….
웃고 싶어서 속이 간질거린다.
금방 섹스 중독으로 만들어 줄 테니까. 기다려……. 리사.
나는 조용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말했다.
"좀 피곤한 거 아냐?"
"그런가.
그대가 손을 드는 걸 본 것 같은데……."
"손?"
나는 손을 들어 보인다.
"볼래?"
리사는 내 손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음. 역시 남자의 손이구나.
큼직하고, 굵고, 핏줄이 도드라져 있어."
"부끄럽네."
"생각해 보니, 그대를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군.
쉬러 가도 좋아. 우리는 몸조리를 잘하는 것도 실력 중 하나다."
"좋아."
"이상한 소리를 해서 놀랐지.
그대를 곤란하게 할 생각은 없었다."
내 정체를 캐물었었지.
기분 나쁘게 추궁하는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그녀의 예리함에 순수하게 놀랐을 뿐.
겉으로 드러나는 신분 외에 나한테 드러나지 않은 본질이 있다고.
벨리사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 순수하다.
순수하기 때문에 그녀는 내가 어떤 인간인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조차.
"괜찮아.
이제 동료니까. 그런 건 신경 쓰지 마. 대장."
"고맙다."
"아, 가기 전에."
"……응?"
"「용사의 밤 연극」"
스위치 ON.
그냥 보내줄 수는 없지.
리사는 초점을 잃은 눈으로 멍하니 서 있었다.
연극 상태다.
이제부터 연극이 끝날 때까지 내가 한 일은, 그녀의 기억에서 말끔히 지워진다.
하지만 리사의 몸은 기억하겠지.
「나와 몸이 닿는 게 좋다」「점막 접촉을 선호한다」
꿈결 속에서도 내가 몸을 건드리면 리사는 반응한다.
나는 리사의 손을 잡고 건물 그늘 쪽으로 이끌었다.
"……."
리사는 얌전히 내 손을 잡고 따라온다.
"리사!"
나는 그녀를 꼭 안았다.
"……아."
온몸을 밀착한다.
「닿는 게 좋다」암시는, 몸이 닿는 면적이 넓어질수록 효과적이다.
그래서 나는 가능한 한 암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몸을 빈틈없이 붙이고, 키스부터 했다.
"츄우우웁!"
소리를 내어 리사의 예쁜 입술을 추잡스럽게 빨아댄다.
리사는 멍하니 날 보면서 눈을 깜빡였다.
"리사 입술 맛있네. 혹시 첫 키스였어?"
"……그래."
"용사의 첫 키스 잘 먹겠습니다."
아. 이미 먹었던가?
나는 리사의 입에 달라붙어서 츕츕 빨았다.
억지로 밀어붙이듯 키스해서 턱을 열게 하고, 혀를 집어넣는다.
리사의 혀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남자를 전혀 모르는 백지상태의 처녀.
나는 리사의 하얀 이와 잇몸, 혀를 할짝거리면서 입을 쪽쪽 빨았다.
"츕. 츄루루룹. 쥽."
"……데, 칼?"
어라?
나는 황급히 입을 뗐다.
"……."
방금 리사의 눈빛이 돌아오려고 한 것 같은데?
조금 오싹했다.
너무 이른 단계에서 최면이 풀릴 뻔했다.
설마 이 정도로 예민할 줄은 몰랐는데.
절대적인 효과를 자랑하는 트리거와 달리, 스위치는 효과가 약한 편이다.
스위치의 존재를 알아버리면 극도의 반발심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위치의 존재를 알아차리기는커녕
약간 이상하다는 위화감만 가진 그녀가.
일방적으로 끌어안고 츄 츄하는 정도로 깨어나려 한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겠어.
최면을 새로 할 필요는 없다.
왜냐면, 이건 그녀의 무의식이 반발하고 있다는 증거로,
내가 몇 번이나 키스해서 친숙하게 만들면 알아서 반발 작용이 줄어들 게 분명하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리사의 정조 관념을 모르는 사이에 야금야금 갉아 먹는다.
그건 굉장히 즐거울 것 같았다.
"리사…….
금방 보지 타락하게 해줄게."
"……."
나는 리사를 안은 채로 가벼운 키스를 하며, 입술을 빨았다.
이 정도는 괜찮은 것 같네.
딥키스는 피하자.
가슴 쪽은 어떨까?
나는 리사의 가슴팍에 손을 뻗었다.
어? 단단해?
아니, 옷 안에 뭔가 있는데?
나는 맹렬한 호기심에 부추김당해서 리사의 가슴팍을 열었다.
"이건……."
봐선 안 될 걸 본 기분이다.
리사는 남장 취향이라도 있었던 걸까?
아니면 정치적 이유로, 남장해야만 하는 이유라도 있었던 걸까?
가슴 전체를 붕대로 감아서 압박해 놓았다.
그런데도 여성스러운 굴곡을 억누를 수 없어서, 젖가슴 살이 튀어나오려 하는 게 보일 정도였다.
대체 젖가슴에 무슨 짓을 한 거야.
나는 리사의 붕대를 바로 풀었다.
헉.
"……."
굉장한 젖이다.
이런 엄청난 젖가슴을 감추고 있었다니. 자지가 꼴려서 어쩔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숨이 거칠어진다.
정치적 이유도, 남장 취향도 아니다.
이런 젖을 출렁거리며 싸울 수 없었기 때문이었으리라.
확신에 가까운 추측이었다.
리사의 젖가슴은 카렌과 같은 크기.
날씬하게 잘 빠진 몸매라고 생각했는데, 젖가슴을 드러내자마자 인상이 확 바뀌었다.
앞섬을 풀어헤치고 뽀얗고 부들부들한 젖탱이 한 쌍이 리사의 예쁜 얼굴을 굉장히 야한 느낌으로 만들었다.
리사를 임신시키고 싶다.
내 자지는 바지를 뚫고 나올 기세로 딱딱해졌다.
"이런 젖가슴을 왜 억누르고 있었어."
나는 아쉬운 마음을 담아 말하면서,
리사의 연분홍색 유두를 손가락으로 잡고 살살 문질렀다.
"방해되니까."
"내가 젖탱이의 좋은 점을 알려주지.
어차피 깨어나면 잊어버리겠지만, 젖탱이로 꼼꼼하게 기억하자. 리사."
"……? 그래."
나는 리사의 젖가슴을 양손으로 잡고 주물렀다.
"읏."
리사는 살짝 불편했는지 허리를 비튼다.
젖가슴 조물조물했더니 연극 상태에서 깨어나려 한다.
이것도 아직인가?
으으. 감질나!
젖가슴 주물럭주물럭하면서 보지에 박고 싶어.
참자.
그녀의 몸이 보지 해금해 줄 때까지.
차분하게 젖탱이를 만지는 거야.
나는 깨지는 물건 다루듯이 조심스럽게 젖가슴을 만지면서, 리사와 키스했다.
"쪽. 쪽……."
입술을 입술로 문지를 뿐인 심심한 키스에, 젖가슴은 만질 듯 말 듯 애태우는 식으로.
나는 감질나 죽겠지만, 리사의 몸에는 점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아……."
리사가 숨을 길게 내뱉는다.
"어떤 기분이야?"
"……매우 안타까워."
조금 더 강하게 해볼까.
나는 리사의 유두를 문지르면서 입안에 혀를 넣었다.
각성 반응이 나타나서, 황급히 혀를 뺀다. 대신 입술을 빨았다.
"……."
좋아.
누가 이기나 해보자.
나는 끈덕지게 리사의 젖을 만졌다.
리사를 세워 놓고 십 분은 조물조물 만지기만 했던 것 같다.
질리거나 하는 일은 없다.
만질수록 새롭고 행복하다.
특히 조금 더 강하게 꼬옥 주물렀는데 리사가 깨어나지 않기 시작했다는 걸 알았을 때.
내 자지는 이미 터질 것 같았다.
"젖탱이 조물조물하는 거 마음에 들기 시작했어?"
"조금은…. 익숙…. 해졌어……."
"그거야. 리사……."
나는 차분하게 소곤거리면서 리사의 젖가슴을 조물조물 만졌다.
젖탱이 절정은 아직 무리인가.
아무리 암시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해도, 젖가슴만으로 절정하게 하려면 네리스 정도로 조교 해야 한다.
그녀 역시 젖탱이 애무가 가장 좋다는 암시를 받았고.
키스 진도도 좀 빼볼까?
나는 젖에서 손을 떼고 리사와 입맞춤했다.
젖에서 손을 뗀 만큼 적극적으로 키스할 수 있다.
혀를 집어넣고 할짝거린다.
"츄루룹. 쥬웁. 쪼옥. 쪽."
"……."
물론. 리사가 호응하는 일은 없다.
내가 억지로 밀어붙여서 입을 벌린 채 날 보고 있을 뿐.
나는 그런 리사의 입속을 빨아들이며, 혀로 마구 핥아댔다.
아, 깰 것 같다.
연극 상태인 리사와 살살 밀고 당기면서 쪽쪽 한다.
이건 꽤 즐거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