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이세계 최면물 23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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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 조개 성의 여자들.
최면 조교 한 내 여자들.
그중 한 명은 조교 하기 전에도 내 여자였고, 몇몇은 조교 한 후에도 암캐 암퇘지 좆집 등등으로 불린다.
그런 다양함이 오히려 나를 들뜨게 했다.
"오늘 요리는 특히 대단한데.
셀레네와 엘린이 만들었어?"
엘린이 신나서 대답했다.
"네! 셀레네 양은 대단해요.
제가 한 수 배웠을 정도예요."
"과찬입니다. 저는 두 수, 세 수는 배웠습니다."
"엘린이 배웠다고 할 정도야? 대단한데."
메이드 덕에 콧대가 높아진 디아나가 말했다.
"그럼. 셀레네는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뱅가드 가문의 메이드인걸."
"요리도 요리지만,
이런 보관하기 어려운 재료들이 성 보관고에 있었다는 게 믿기 어렵네.
뱅가드 가문도 이렇게 다양한 식재를 준비하지는 못해."
뱅가드 자매는 기탄없이 의견을 쏟아낸다.
틸리아의 통찰력은 예리했다.
"고급 식재는 벨라 씨가 구해줬어요!
덕분에 할 기회가 거의 없었던 레시피도 쓸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엘린이 헤헤 웃으며 벨라를 치켜세웠다.
"본업에서 벗어나 배달원이 된 건 불만스러워."
"고마워. 벨라."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흥…….
주인님이 기뻐하면 됐어. 이것도 노예의 일이지."
"노예……."
틸리아는 놀란 듯 말했다.
"저런 유능한 인재를, 노예로 부리고 있다는 거야?"
"아니. 노예로 삼아봤더니 유능했다는 느낌이지."
"……이쪽에서 데려가고 싶은걸.
셀레네도 줬으니까…."
앗.
틸리아가 벨라를 욕심내고 있다.
"그건 안 돼."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벨라는 내 노예야."
"흠……."
"꿈 깨. 귀족 아가씨. 나는 주인님 말고는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으니까."
벨라의 당당한 모습은 노예와 거리가 멀다.
허세로 보일 수도 있는 말이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나 말고는 아무도 벨라를 짓밟을 수 없다. 꽤 매력적인 관계다.
"이런.
음식 앞에 두고 너무 떠들었다.
먹으면서 천천히 얘기하자."
요리는 셀레네와 엘린이.
식재는 벨라가 구했다. 그 정도만 알아도 되겠지.
먼저 음식을 입에 댔다.
내가 처음 먹은 건 걸쭉한 소스가 뿌려진 두툼한 고기 조각이었는데, 입에 넣자마자 사라지는 것처럼 부드러웠다.
와. 뭐 이런 게 다 있지?
나도 모르게 볼 근육이 풀려서 웃게 된다.
다들 고른 음식은 저마다 달랐지만 첫입에 실망한 사람은 없어 보였다.
"맛있는데?"
내 목소리가 굉장히 들떴다는 걸 나 자신도 알 수 있었다.
"응. 맛있어."
이스티가 맞장구 친다.
엘린과 셀레네는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다행이에요! 이렇게 많은 분께 음식을 대접하기는 처음이라 긴장했는데……."
"입맛에 맞으셔서 다행입니다.
이쪽은 저온으로 지긋이 조리해서 부드러운 식감을 낸 고기입니다. 이것도 한 번 드셔보세요."
"오오!"
손이 멈추지 않는다.
너무 좋은데?
"마히써…!"
카렌은 볼 가득 음식을 넣고 복스럽게 먹는다.
저러면서 하나도 안 흘리고 깔끔하게 먹는 것도 재주다.
유독 에카테와 네리스는 겉으로 기쁜 티를 내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손도 멈추지 않았다.
소박하게 집어서 오래 씹는다.
"음……!"
스티아가 어설픈 젓가락질로 헤매고 있자,
"내가 도와줄게. 자. 앙."
카렌이 스티아에게 음식을 먹여준다.
……조금 부러운데?
이스티와 눈이 마주쳤다.
"달링. 앙."
"어흠."
여자들의 시선이 확 꽂혀서 생각보다 부끄러웠다.
이스티가 주는 음식을 받아먹고,
"아저씨. 앙."
……시아가 주는 음식도 받아먹고.
두 사람은 내가 입안 가득 오물오물하는 걸 보고 배시시 웃는다.
이렇게 호사스러울 수가 없다.
하렘이 최고야.
언젠가 이 성에 처음 들어왔을 때
이렇게 될 미래를 상상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실제로 이루어 내다니 감격스럽다.
"다들, 서로 초면이거나 잘 모르는 사이도 있지?"
다들 나를 본다.
노아만 에카테리나를 지그시 보고 있었다.
집행관으로서 그녀가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소개 한번 하자. 돌아가면서."
"이스티. 달링의 여자친구."
"시아에요. 멜브릿의 학생회장, 빛의 여신, 그리고 아저씨의 시종입니다."
다들 여신이라는 말에 술렁인다.
스티아가 제일 먼저 반응했다.
"여신, 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아."
이건 내가 따로 설명해야겠다.
혼란스러울 수 있으니까.
"우리 성에는 여신이 세 명 있어.
불의 여신 벨레이라, 빛의 여신 시아, 질투의 여신 에페."
"본명 듣는 거, 참 오랜만이네.
내가 불의 여신이야."
벨라는 손가락 끝에 불을 피우고, 불 색깔을 붉은색 푸른색 하얀색으로 바꿔가며 시큰둥하게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주인님의 보지 노예지."
"저는 앞서 소개했던 것처럼 빛의 여신이에요.
데이툰 왕국이 숭배하고 있는 그 여신이 맞아요. 아,
저도 아저씨의 시종에 불과하니까 성에서는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
"……."
다들 말이 없네.
조용한 와중에 에페가 손을 들었다.
"저는 질투의 여신…입니다.
지금은 현우 님의 보지 요정 겸 젖탱이 요정입니다."
"아. 현우라는 건 내 또 다른 이름."
원래 이름이라고 해야 맞나?
아무튼, 여신들의 소개가 끝났다.
스티아는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여신들……. 이라니……."
카렌이 패닉에 빠진 스티아를 달랜다.
"다들 오빠를 좋아할 뿐이야! 그것만 알면 돼!"
그 기묘한 요약법은 제법 들어맞는 말이다.
어쨌든 여기 여자들은 다 나에 대한 호감을 전제로 있고.
어떤 이는 자의로, 최면으로…….
"여신들 소개했으니 다음은 엘프로 넘어갈까?
너희들도 잘 아는 이스티."
이스티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개는 이미 했으니, 두 번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주방의 헤드 쉐프를 맡은 엘린."
"엘린입니다."
엘린이 고개를 꾸벅 숙인다.
"어, 그, 데칼 씨. 저도 그거 해야 해요?"
"그거?"
"……다들 데칼 씨의 무엇인지를 말하는 거 아니었나요?"
묘한 침묵이 감돌았다.
재밌네.
"맞아. 해야 해.
아무리 부끄러운 말이라도 직설적으로 소개하는 시간이야."
"으으……. 식사할 때는 피하고 싶은 이름이에요."
"어서."
엘린은 눈물 글썽이면서 말했다.
"저는 데칼 씨 전용 똥구멍 요정입니다……."
"좋아. 잘했어.
다음은 어, 귀족 가문?"
스티아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스티아 하르페.
하르페 가문의 장녀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예의 바르네.
"그건 안 해?"
"그거라니?"
"스티아는 내 마마잖아."
"……."
"마망."
다들 고개를 갸웃거린다.
"마망?"
스티아는 얼굴을 빨갛게 붉혔다.
"데칼, 다들 보는 앞에서…!"
"뭐 어때. 마망."
"……제발. 침대에서 원하는 대로 해줄 테니까. 지금은……."
"흐응. 우리들 앞에서 애정 과시하는 거야? 잘 돌아가네."
벨라가 씩 웃는다.
스티아는 돌처럼 굳어버렸다.
"……벨라. 후임 괴롭히는 선임처럼 굴지 마."
"장난이야. 장난.
하지만 마마라니……. 주인님 정말 대단하네."
벨라 특유의 비아냥이다.
기분은 오히려 좋았다.
"디아나. 틸리아."
"틸리아 뱅가드야.
여신이 셋이나 모인 성이라니. 뱅가드 가문이 작아 보이기는 난생처음인걸."
"저도 마찬가지예요. 언니.
그래도 떳떳하게 말하겠어요. 전 디아나 뱅가드.
데칼과 결혼하려고 왔어요."
"그렇군요."
시아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맞장구친다.
"……."
"음. 그렇구나."
이스티도 별생각이 없는 것 같다.
결혼하겠다는 선언에.
…….
두 사람의 여유로운 태도에, 디아나는 살짝 당황한 듯했다.
"저는 뱅가드 가문의 아가씨를 섬기던 메이드였으나,
지금은 데칼 님을 주인님으로 모시게 된 셀레네입니다."
"무슨 메이드지?"
"……보지 메이드, 입니다."
셀레네는 태연한 척하지만, 부들부들 떨고 있다.
"셀레네. 직장내 성희롱이 힘들면 바로 우리 집에 돌아와도 돼."
디아나가 구조의 손을 보낸다.
"아뇨.
제가 원해서…… 보지 메이드가 됐습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역시 셀레네.
주인님 기뻐하게 하는 법을 잘 안다니까.
나는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노아랑 에카테도 소개해 줘."
"저는 베일 노아.
집행관이며, 데칼 님의 암캐입니다."
"에카테리나. 전 마왕군 간부 인간 거열단 단장.
현재, 데칼의 암퇘지."
"음. 암캐 암퇘지.
좋은 느낌이야."
이쪽도 흡족하다.
"……범죄자와 한 세트로 묶이는 건 좋은 기분이 아닙니다만."
"사이좋게 지내.
에카테는 암퇘지가 됐으니까."
"네.
데칼 님이 하사한, 암퇘지란 이름에 걸맞게 행동한다면.
저도 물지는 않겠습니다. 에카테리나."
노아의 도발에, 에카테는 반응도 없이 가만히 있다가 뒤늦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꿀."
"……."
그 독기 없는 태도에,
노아의 어깨에서 힘이 빠졌다.
"이제 멜브릿 멤버인가?
카렌부터."
"카렌입니다! 오빠의 하나뿐인 좆집이에요."
카렌은 기운차게 말했다.
"네리스 리케.
멜브릿의 부회장으로 시아 님을 보좌하는 동시에,
리케 가문의 장녀이며,
……주군을 보지로 섬기기로 맹세한 보지 기사, 섹스 파트너입니다."
네리스는 거침없이 말하는 것 같지만,
앞에 뭘 잔뜩 갖다 붙여, 부끄러운 말은 빠르게 넘기는 느낌이었다.
"네리스. 다시."
"……."
"마지막 말이 잘 안 들렸어."
"주군을 보지로 섬기기로 맹세한 보지 기사.
섹스 파트너…입니다."
또박또박 잘 들리게.
네리스 리케의 말을 모두 잘 들었다.
"응. 좋아.
헤르카?"
"내 소개 필요해?
헤르카 필리오테. 멜브릿 1위. 천재.
나는 그냥 데칼의 친구야."
"그냥. 이 아니지?"
"……세, 섹스프렌드."
나는 다시 식사를 재개했다.
"다들 알았지?
성에서 지낼 때는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
밥 먹는 자리에 맞지 않는 단어가 폭풍처럼 휘몰아친 후에는 다들 열이 없는 느낌이었다.
이쯤에서 그게 필요할 것 같은데.
"벨라. 술 있어?"
"있어.
음주할 거야? 학생도 있는데?"
벨라가 헤르카를 본다.
"왜 나를 봐?! 나 성인이야! 스무 살이야!"
"스무 쨜이야?"
"으긋!! 불의 여신이면 다야?"
헤르카가 발끈했다.
"친하게 지내라고 한지 얼마나 됐냐. 왜 싸워?"
벨라는 킥킥 웃었다.
"싸우기는.
어린애가 있으면 어떡하나 했을 뿐이지."
엘린이 움찔했다.
"저, 저는 보기보다 나이 많아요."
에페도 찔렸는지 등을 쭉 펴고, 앉은키를 애써 늘렸다.
"알았어. 가져올게."
"셀레네. 같이 갔다 와."
"네. 주인님."
셀레네와 벨라가 자리를 뜬다.
곧 다양한 술병들이 테이블에 올라온다.
뭐든 척 봐도 비싸 보이는 것들. 현대에 있을 때는, 술에 취하지 않고서는 맨정신으로는 뚜껑 열기도 겁나는 양주도 있었다.
이건 대놓고 이세계 물건이 아니라 현대 쪽 물건이다.
술은 선호하지 않아서 적당히 했다.
시간이 지나고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카렌이 그 얘기를 꺼냈다.
"오빠.
오늘 누구랑 잘 거예요~?"
살짝 취했는지 애교 있는 목소리가 귀엽다.
"그러고 보니, 출처 불명의 소문이 돌던데."
디아나의 몸에 힘이 들어갔다.
"나는 한 사람만 고르지 않아. 오해하지 말아줘."
벨라는 우우, 하고 소리 높여 야유했다.
"재미없어. 주인님!
누가 제일 좋은지 딱 정해 봐."
"이 많은 여자 중 한 사람만 정하라고?
누가 그럴 수 있겠어?"
디아나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그러니까.
만약에…….
어쩔 수 없이 한 사람만을 골라야 하는 그런 상황이라면 어쩔 건데?"
"안 골라. 못 골라."
"만약이잖아. 만약."
"오빠아! 나도 궁금해!"
이것들이…….
"줄 세우기가 그렇게 좋아?
내가 만약 한 사람 고른다면. 나머지는 얼마나 서운하겠냐?
난 공평하게 모두 사랑할 수 있어."
벨라가 피식 웃었다.
"그래서 몇 사람? 세 사람? 네 사람? 오늘 주인님 침실에 들어갈 수 있는 행운아는 몇 명일까?"
"……뭐?"
"그도 그런 게.
남자는 한 명인데 여자는 이렇게 많아.
주인님도 사람이니까 한계라는 게 있잖아?"
시아 혼자 내 눈치를 본다.
나는 빠득하고 이를 갈았다.
"오호.
공평하게 사랑할 수 있다는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
"여자들이 오래 섹스하기는 남자보다 훨씬 유리하지."
술 취한 벨라는 풀린 눈으로 헤헤 웃는다.
"주인님~.
너무 무리하면 쓰러질지도 몰라."
"큭큭큭."
나는 고개를 숙이고 웃었다.
벨라가 내 망설임을 깨주었다.
마음속으로 생각만 했지 감히 실천하려고 하지 못한 그것.
"좋아. 오늘 누구를 침실로 부를지 정했어."
"나 혼내주고 싶어? 웅?"
벨라가 날 약올린다.
벨라의 속내는 알고 있다. 언제나처럼 비아냥거리는 게, 나한테 굴복하기 전의 과정이라는 걸.
모든 여성의 시선이 집중된다.
"모두 와라.
14명 전부 다!!"
광기에 휩싸여 선언한다.
벨라의 예상을 아득히 웃도는.
상상은 하며 키득거릴 수는 있어도, 그런 걸 실행에 옮길 수 있겠냐고 되묻게 되는 것.
15P.
10OP가 아니다.
15P다.
어수선했던 테이블이 갑자기 싹 조용해졌다.
모두 눈을 깜빡이면서 날 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15P...
초밥 피스도 아니고 엄청 많네요.
저도 이걸 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일단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