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이세계 최면물 22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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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마친 후.
나는 리사와 함께 학생회실을 나섰다.
"재차 인사드리겠습니다.
벨리사 크라멜입니다. 데칼 님의 목숨은, 제가 맡겠습니다."
리사는 등을 곧게 펴고 손을 내밀었다.
나는 리사의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
"우리, 편하게 말 놓을래요?
부하 대하듯이 해도 상관없어요."
"……음. 알았다.
데칼도 어려워하지 말고 기탄없이 얘기했으면 좋겠어."
리사는 늠름하게 말했다.
이게 용사의 관록인가. 나보다 작은데, 기운은 훨씬 크게 느껴졌다.
"그래. 리사.
잘 부탁해."
딱.
나는 손가락을 튕겼다.
용사님은 간단히 내 최면에 빠졌다.
이런 겉만 번지르르한 소리로 가까워질 수 있겠어?
"리사. 「마음 편하게 나를 의지해라」"
"마음, 편하게…."
"그래. 경계할 것 없어.
편안하게 말하면 돼."
"……."
짝.
나는 손뼉을 쳤다.
당장 리사를 어떻게 하려고 건 최면은 아니다.
심심한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최면으로 안정감을 끌어내서 정신적 유대감을 길러보자는 의도다.
어때, 효과가 있었을까?
"데칼.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응?"
"내 모습, 이상한가?"
나는 합법적으로 리사의 몸매를 구석구석 뜯어봤다.
그럭저럭 가슴도 있고, 여성스러운 몸매다.
잘록한 허리 밑으로 내려오는 굴곡진 골반이 내 눈길을 잡아끈다.
엉덩이가 아주 잘 발달한 것 같아.
검술은 역시 하체인가?
엉덩이가 얼마나 볼륨 있는지 뒤치기하면서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다.
"불순한 의도를 느끼는데.
왜 아래를 빤히 쳐다보는 거지?"
"발목을 본 거야. 예쁘다고 생각해서."
"남성의 마음에 들지 어떨지를 물어본 게 아니다.
어디를 가도 시선을 느끼니까, 긴장 돼."
"용사님한테는 익숙한 상황 아냐?
얼굴도 예쁘지, 강하지, 누구나 선망의 눈길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별로, 익숙하지는 않다.
그런데, 아까부터 자꾸 불필요한 말을 섞는 것 같은데."
뻔뻔한 얼굴로 모른 체 한다.
리사는 자기 허리에 손을 얹고, 나를 지그시 올려다봤다.
"편하게 해준다고 대장의 권위에 도전할 생각은 아니겠지?"
"설마.
자기 모습이 나한테 어떻게 비치는지 얘기해달라는 건 줄 알았지 뭐야."
"그런 게 아니다. 뭐, 미비한 점이 없으면 됐다.
의견을 주어서 고맙군."
리사는 담담하게 말하더니, 살짝 미소 지었다.
"그런데, 그대 취향도 참 별난데.
나 같은 여자가 예쁘다니."
"……."
네가 안 예쁘면 누가 예뻐?
기가 막힌 얘기였다.
"지, 지금 건 잊어라."
리사는 수줍음을 감추며 서둘러 걸어가 버렸다.
귀엽네.
벌써 꽤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최면이 최고다.
여자 쪽에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니까, 전혀 어려울 게 없다.
「의지한다」는 키워드에는 그런 힘이 있다.
사소하게는 내 의견을 원하게 되고, 힘든 일이 생기면 곧장 나를 떠올리며 기대려 한다.
무적의 용사님이라도 여자인 이상 사적인 고민은 있기 마련.
서먹한 남녀 관계를 자석 붙듯이 끌어당기는 데 효과적이다.
자, 헤르카를 만나러 가볼까?
나는 본관 1층에 있는 팔색 조개를 보고 멈칫했다.
"음……."
먼저 해야 할 일을 떠올렸다.
나는 잠시 팔색 조개를 회수하고 뱅가드 저택을 방문했다.
셀레네가 나를 알아차리고 급하게 마중 나왔다.
"어쩐 일이십니까?"
"어서 오세요. 주인님. 이라고 해야지?"
"저는 아직 아가씨의 메이드입니다."
"아직?"
"네. 아직."
나는 셀레네를 껴안고 입맞춤했다.
셀레네는 기다렸다는 듯이 혀를 할짝거리며 내 입맞춤에 응했다.
메이드 복 안에 숨은 풍만한 젖이 꼬옥 맞닿는다.
"데리러 왔어."
"어서 오세요. 주인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디아나랑 틸리아는?"
"안에 계십니다.
병문안이라고 알릴까요?"
"디아나, 어디 아파?"
셀레네는 눈을 깜빡였다.
"알고 계신 거 아니었습니까?
디아나 님은 부상으로……."
나는 서둘러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디아나!"
다른 메이드들이 허둥댄다.
나는 빠른 걸음으로 복도를 가로질렀다.
그러다 마음이 급해져서 뛰기 시작했다.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다들 무사한지 확인했어야지.
그냥 튕겨 나간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잘못 넘어져도 죽을 수 있는 게 사람인데.
"디아나! 나 왔어!"
나는 디아나의 방문을 두드렸다.
방문이 활짝 열린다. 틸리아가 놀라서 나를 보고 있다.
방을 잘못 찾았나? 아니, 안에 디아나가 있는 것 같았다.
"데칼? 무슨 일이야? 그렇게 허둥지둥……."
"디아나가 다쳤다며?"
"그건 그런데……."
나는 방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아하하!"
디아나는 침대 위에서 책을 보며 깔깔 웃고 있었다.
"언니. 이거 너무 재밌어요.
아, 사과도 깎아주세요."
"……."
"……."
디아나와 눈이 마주쳤다.
"하, 하와악……!! 어, 언니잇!! 데칼이 오면 알려달라고 했잖아요……!"
디아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숨어버렸다.
"……네가 걱정됐는지 헐레벌떡 뛰어오더라고."
틸리아는 킥킥 웃으며 말했다.
셀레네가 뒤늦게 방으로 들어왔다.
"데칼 님.
그, 그렇게 심한 부상은 아니니……."
"놀랐잖아!"
나는 셀레네의 젖을 양손으로 움켜잡았다.
"흐앙!?"
"셀레네……! 너어!! 이제 날 떠난다고. 나한테 물 먹인 거야!?"
이불 속에서 디아나의 한 맺힌 소리가 울려 퍼진다.
"오, 오, 오해입니다."
셀레네는 엄청나게 당황하고 있었다.
틸리아는 팔짱을 끼고 상황을 지켜보며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나는 디아나가 뒤집어쓰고 있는 이불을 확 잡아당겼다.
"꺄앙! 시러어……!"
"꾀병 환자 주제에 셀레네 탓을 해? 혼날래?"
"진짜 아팠는걸! 열도 났는걸!"
디아나는 창피한 나머지 새빨간 얼굴로, 이불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몸부림친다.
"……괜찮아?"
나는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디아나는 잠깐 몸부림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조금 어지럽기는 하지만……. 보호막이 늦지 않았어."
"누가 보면 사투라도 벌인 줄 알겠다?
노아는 나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하러 왔는데!"
"흐아앙."
디아나는 이불을 뒤집어 써버렸다.
"그래도 다행이다."
"……."
디아나가 고개를 빼꼼 내민다.
"네 꾀병에 속았을 뿐이라서 말이야."
"……흐앙! 죄송해요!"
디아나는 침대에 몸을 바짝 엎드렸다.
이런, 어느새 디아나의 반응을 즐기고 있었다.
"큰일 난 줄 알았지 뭐야."
"큰일 났지. 나는 어깨에 화살이 박혀도 다들 그러려니 하는데,
우리 동생은 손가락에 베인 상처라도 나면 난리가 나.
어제 우리 집에 왔으면 대단한 광경을 봤을걸?"
"대단한 광경?"
"어, 언니이…!"
"네가 안 온다면서. 사랑이 식었다면서. 나는 이렇게 좋아하는데, 내가 아파도 신경도 안 쓴다면서.
어찌나 울고불고……."
"언닛!!"
"알았다. 알았어."
"……그래. 신경 쓰지 못한 건 내 잘못이야.
그래서 뒤늦게 큰일 난 줄 알고 굉장히 놀랐다고."
"데칼, 뭐 하고 있었는데…?"
디아나가 고개를 내밀었다.
"마왕군 간부와 임신섹스."
"너, 너어…!"
나는 벌떡 일어난 디아나를 확 안았다.
"아……!"
"몸에서 열나?"
"나, 나, 땀 흘렸어. 하지 마아……."
무시하고 디아나를 꼬옥 끌어안는다.
보드랍다.
"건강한데?"
"……."
디아나는 저항을 포기하고 내 품에서 가만히 있었다.
"네, 네가 와줘서 그래."
"깔깔대며 웃고 있었으면서."
"분위기도 몰라. 너는?"
"그런 건 모르겠고."
나는 디아나와 입맞춤했다.
과일 맛이 나는 새콤달콤한 키스였다.
디아나의 입술을 빨고, 혀를 집어넣는다.
"츄웁……. 하움…."
디아나는 입을 열고 나와 혀를 섞었다.
"츄룹. 내 입……. 그리워서 왔구나? 어쩔 수 없네."
"요즘 키스는 셀레네가 더 잘하는 것 같은데."
"셀레네에…!"
"저,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모르긴 왜 몰라. 저택에 들어올 때 그렇게 달라붙어서 키스했는데."
"주인님!"
디아나는 심기 불편한 듯 팔짱을 끼고 토라졌다.
"셀레네. 보여줘."
"네?"
"나보다 잘한다는,
너의 키스를 여기서 보여달란 말이얏!"
"오. 그리운 설정."
나는 셀레네의 손을 잡았다.
"보여줄까? 셀레네의 황홀한 메이드 키스."
"제 키스에 그런 부끄러운 수식어는 붙지 않습니다. 그, 그보다……. 아가씨들 보는 앞입니다."
"몰래 하는 게 더 좋았어?"
셀레네의 눈이 핑글핑글 돈다.
귀까지 빨개져서 당황하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나는 셀레네와 입맞춤했다. 셀레네는 반사적으로 입을 열고 내 혀를 받아들인다.
아까는 그렇게 잘하더니, 이번에는 긴장했는지 무척 서투르다.
"역시 셀레네의 키스는 대단한데."
"……!?"
셀레네는 눈을 크게 뜨고 어쩔 줄 몰라 했다.
내가 리드하고 있는데 그런 소리 하니까, 영문을 몰랐겠지.
손을 꼬옥 말아쥐고, 당황하고 있다.
"혀 빨아줘. 셀레네."
혀를 내밀자, 셀레네는 애써 내 혀를 쪽쪽 빨았다.
최선을 다하는 셀레네. 좋은데.
키스가 끝나고, 디아나가 미심쩍은 듯 바라본다.
"내가 더 잘하는 것 같은데.
좀 더……. 데칼 취향으로, 빨아줄 수 있어."
"흠. 비교해보면 알 것 같은데. 아."
"앙."
디아나가 달라붙어서, 내 혀를 빨아댄다.
두 사람과 번갈아 하는 키스는 매우 황홀했다.
키스를 마치고, 두 사람은 뒤늦게 부끄러운 상황이라는 걸 알았는지 말없이 얌전해졌다.
"데칼. 야한 짓 하러 왔어?"
뒤에 서 있던 틸리아가 말했다.
"겸사겸사 한 거야.
셀레네 데리러 왔어. 그리고, 너희들에게도 우리 성 소개 좀 해주려고."
"데칼의 가족을 만나러 가는 거야?
지금부터 드레스를 준비하지 않으면……."
"그냥 편하게 입어.
나한테는 가족 없으니까."
"……."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아니, 나는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그냥 내 성이란 의미였어. 너희 방도 준비해 놓았고."
"우린 손님인데. 방을 준비해?"
틸리아가 의아한 듯 되물었다.
"내 성에는 내 여자들만 들어올 수 있거든."
나는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데칼 말은 정확히, 동생이랑 나더러 성에서 살아달라는 말이야?"
"뭐, 그렇지.
가끔 섹스도 하고."
"……."
듣고 있던 디아나가 인상을 쓰고 말했다.
"파렴치하네.
그런 공간을 따로 마련해 놓다니.
어느 나라 왕이야."
"셀레네 방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준비 끝나면 말해."
"저도 준비가……."
"가자. 셀레네."
나는 셀레네의 젖을 만지면서 걸어갔다.
메이드 셀레네의 방.
나는 셀레네를 침대에 앉히고, 젖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셀레네. 셀레네."
"……네. 저는 여기 있습니다. 주인님.
이러면 제가 짐을 쌀 수 없습니다."
"셀레네 젖!!"
"……네. 제 가슴은 어디로 도망가지 않습니다. 주인님 것입니다. 안심하세요.
꼬옥해 드릴까요?"
나는 셀레네의 젖으로 지능이 낮아지고 있었다.
셀레네의 품에 안겨 젖의 감촉을 즐기다가.
그녀들을 모아 놓고, 팔색 조개 성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기로 했다.
셀레네의 방에서.
"아가씨들을 모실 줄 알았으면,
정리해 놓을 걸 그랬습니다."
정리할 게 어딨어?
아가씨들 방보다 깨끗해 보이는데.
나는 똑 닮은 분홍색 머리카락을 한 뱅가드 자매를 바라보았다.
닮은 구석은 있지만, 전혀 다르다고 해도 좋은 두 사람.
……일단.
편하게 입어도 된다고 했는데 그 말을 들은 건 틸리아 뿐이었다.
디아나는 억 소리 나게 치장된 드레스를 입고 있다.
평소보다 두 배는 더 예뻐 보였다. 피부도 곱고, 반짝반짝하다.
"내 말 허투루 들었지?"
"첫인상으로 눌러버릴 거야.
데칼의 신부는 내가 할 거니까.
누구에게도 주지 않을 거니까! 데칼의 여자가 몇 명이든, 압도해 버릴 거야."
압도한다고?
그건 쉽지 않을 텐데.
우리 여신님들이 좀 예뻐야지. 아름다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엘프, 이스티도 있다.
"왜 히죽거려?
내가 너무 예뻐서 고백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지금 해도 좋아."
"예쁜 건 사실이지만, 고백은 모르겠다.
셀레네는 특히 잘 들어. 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해. 나중에는 네가 알려줘야 하니까."
"아, 네."
셀레네가 긴장했다.
일이라고 하니까 바로 성실한 자세가 나온다. 훌륭하군.
"팔색 조개 성은 여기 아닌 다른 세계야."
나는 대왕 팔색 조개를 침대 위에 꺼냈다.
"이 조개를 통해서 갈 수 있고.
너희도 이 조개의 진주가 있으면, 성으로 들어갈 수 있어.
한 번 출입한 적 있었던 사람만."
틸리아는 턱을 매만지며 말했다.
"흐응. 그러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사람은, 진주가 있어도 소용없다는 뜻이네."
"맞아.
내부에는 아까 말했다시피 너희 방이 있고.
돌아오고 싶을 때 돌아오면 돼. 이 조개는 멜브릿 본관 1층에 둘 생각이야."
"어디서 본 적 있는 것 같더라니.
그거, 네 물건이었구나."
디아나는 팔짱을 끼고 말했다.
"그래.
셀레네는 성에 가면 벨라를 찾아가서 마저 설명을 듣도록 해.
팔색 진주를 내 여자들에게 주고…….
혹시 분실하는 사람이 있으면, 다시 주고."
"팔색 진주…. 알겠습니다."
나는 조개를 열었다.
"이 안에 많으니까."
"분실 위험이 있지 않을까요?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곳에 두면……."
눈부신 진주 더미를 두고 아무 감흥이 없는 아가씨들과 달리, 셀레네는 바로 현실적인 고민을 꺼냈다.
"뭐, 괜찮을 거야.
여차하면 벨라가 알아서 해줄 테고.
진주가 추가로 필요하면 벨라에게 받으면 돼. 셀레네는 이제부터 성에서 생활하면 될 것 같아."
"알겠습니다.
그밖에 청소나, 식사를 준비하는 일 등은……."
"아, 청소는 신경 쓰지 마.
식사를 준비하는 일은, 엘린을 도와주면 되겠네."
"네."
"그럼, 실제로 가볼까?"
나는 세 사람을 데리고 팔색 조개 성으로 이동했다.
팔색 조개 성 1층 홀.
"아. 달링."
오늘 반겨주러 나온 건 벨라가 아닌 이스티였다.
"이스티!"
나는 이스티를 꼭 안았다.
"달링."
"새 식구 데려왔어."
이스티는 세 사람을 보고 꾸벅 인사했다.
"이스티입니다."
"내 여자친구.
너희도 얼굴은 알 거야."
"……."
틸리아는 예상한 것 같지만, 디아나는 내상이 꽤 컸는지 시간이 멈춘 것처럼 굳어 있었다.
압도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녀의 반짝거림은, 이스티 앞에서 빛바래졌다.
괜찮아. 빛바랜 정도로 끝난 건 디아나라서 그렇다.
이스티는 걸어 다니기만 해도 평범한 여자들을 학살하고 다니니까.
…….
"이스티. 세 사람에게 성을 안내해 줄래?
벨라한테 소개도 해주고."
"달링은?"
"카렌이랑 스티아 만나러.
그 녀석들 무사한지 확인도 할 겸."
이스티는 짚이는 데가 있는 것 같다.
"둘 다, 지금쯤 식당에 있을 거야. 가는 걸 봤거든."
식당이라.
그러고 보니, 엘린의 밥은 철저히 내 스케줄에 맞춰져 있어서 다른 녀석들이 해결하기는 좀 난감한 점이 있구나.
이것도 포함해서 셀레네가 엘린의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갈 거야?
여기다 던져 놓고?"
디아나는 살짝 서운한 듯했다.
"기다려.
카렌과 스티아를 데려올 테니까. 그러면…… 식사도 준비하는 게 좋겠어."
뭐지?
조금씩 바빠지기 시작하는데?
그때 벨라가 나타났다.
"아예 다 모으는 게 어때?
조금씩 할 게 아니라."
"그거 좋은 생각인데.
내일 밤에 파티하자. 총괄 책임자는 벨라."
"보지 노예한테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거 아냐……?"
"보……."
디아나와 셀레네가 움찔한다.
"……?"
벨라는 킥킥 웃었다.
"아, 얘네 반응 귀엽네.
주인님의 매운맛을 잘 모르는 거 아냐?"
"그건 아는데.
그저 너처럼 발랑 까지지 않았을 뿐이지."
"내 어디가 발랑 까졌다는 거야?"
벨라는 예쁜 모습을 과시하며 훗, 미소 지었다.
"나를 봐. 이토록 완벽하고, 우아하고, 아름다운데?
청초라는 말도 나를 표현하는 많은 말 중 하나지."
"어휴. 그래. 너 얼굴로 다 해 먹어라."
얼굴 과소비 여신 같으니.
벨라는 쓱 둘러보고 말했다.
"뭐, 조금 복잡해질 것 같네. 주인님을 도와줄게."
"셀레네, 벨라를 도와줘."
"아, 넷!"
셀레네는 고개를 숙여 벨라에게 인사했다.
"주인님의 메이드로 이 성에서 일하게 된, 메이드 셀레네라고 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흐응?"
벨라는 수족이 생겨서 기쁜 듯, 씩 웃는다.
"너무 험하게 부려먹진 마라."
"알았어, 알았어. 잘 갔다 와. 주인님. 내일 밤, 잊지 말고."
"그래."
나는 조개 성을 한 번 빠져나왔다.
카렌, 스티아와 만난 후에는……. 헤르카한테 가면 되겠다.
바쁘지만, 마음이 제법 들떴다.
========== 작품 후기 ==========
3편 같은 2편으로 찾아왔습니다.
추천 해주실거죠?
여러분의 지지가 2연참 유지를 할 수 있는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