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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세계 최면물-201화 (201/414)
  • 대충 이세계 최면물 201편

    <-- ●응석받이 -->

    나는 카렌을 방에 재우고, 혼자서 멜브릿으로 돌아왔다.

    스티아를 만나러.

    에카테리나도 지금쯤 기숙사에 있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그녀의 팔색 진주로 방 위치를 알아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음?"

    화면이 새까맸다.

    무슨 딱딱거리는 소리는 들리는데.

    손으로 직접 조작해서 화면을 돌려 봤지만,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시야를 넓혀도 마찬가지였다.

    이상하네.

    에카테, 내 진주…… 변기에 버렸나?

    불 끄고 잘 시간이긴 하지만, 빛이 아예 없는 게 마음에 걸렸다.

    창 틈새로 들어오는 달빛만으로도 방 전체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을 텐데.

    아니, 내가 보는 화면이 방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지.

    기억을 더듬어서 찾아가자.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헤르카가 날뛰어 여자 기숙사 벽이 뚫렸던 사건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쯤인가……."

    나는 여자 기숙사의 벽면을 보면서, 이스티와 노아가 어디에서 만났는지 머릿속에 그려보고 있었다.

    "특별조사원님.

    저희가 도울 일이라도 있을까요?"

    대뜸 순찰 중인 집행관들이 다가와 말을 건다.

    "혼자서 할 수 있어요.

    순찰 고생하십니다."

    "하하. 조사원님이 하는 일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겉치레 인사를 나눈 후 지나친다.

    집행관들은 이 시간대, 특히나 눈에 불을 켜고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여자 기숙사에 숨어드는 남 후보생.

    ……반대의 경우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남자 기숙사에 숨어드는 여 후보생 등.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경우를 비롯해 외부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사실, 그게 가장 주된 임무다.

    물론, 보다시피 나는 집행관들에게 인사를 받으며 멜브릿 정중앙을 가로지를 수 있는 몸이다.

    최면이 최고라니까.

    나를 막으려면 차라리 남자 후보생만 봤다 하면 무작정 기관총을 난사하는 무대포 경비 시스템이 효과적이다.

    …….

    없겠지? 기관총.

    나는 괜히 뒷덜미를 쓱쓱 쓰다듬었다.

    ……뒤를 조심해야지. 뒤통수 맞고 죽는 게 옛날부터 정해진 내 운명 같은데.

    반쯤 농담이다.

    전부 농담이었으면 좋겠지만, 실제로 나는 지금까지 전부 뒤통수를 맞고 죽었다.

    두 번 일어난 일은 세 번도 일어날 수 있다고 하던가.

    잡생각을 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내가 기억하고 있는, 스티아의 방에 도착했다.

    내 기억으로는, 이 방 바로 위에서 헤르카가 날뛰었다.

    그런 것 치고는 밖에서도 안에서도, 손상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하다.

    마법의 힘인가? 만능이 따로 없다니까.

    "스읍……."

    스산한 밤공기가 가라앉은 조용한 복도.

    나는, 불청객이다.

    이 기숙사에는 여자뿐. 순찰 중인 집행관도 당연하지만 전부 여자.

    안에서 자는 것도 여자. 그리고, 이 방 안에 있는 건 스티아……. 바로 그녀일 터.

    나는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돌렸다.

    덜컥.

    "……!?"

    잠겨 있어?

    여자 기숙사잖아? 아니, 성별 문제가 아니구나. 생각해 보니, 공동 주거 시설에서 문단속하지 않으면 물건이 남아나지 않을 거다.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하나둘 도둑맞을 테니까.

    애초에 꼼꼼하고 고지식한 스티아 성격상, 문단속하지 않을 리 없다. 그녀와 섹스까지 하고도 이런 간단한 것도 예상하지 못한 내 잘못이었다.

    데칼, 통한의 실수.

    나한테 대책이 없는 건 어제오늘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정령아. 부탁한다!

    나는 공간 도약으로 문을 사뿐히 건너뛰었다.

    훗…….

    이스티가 이러라고 가르쳐준 스킬이 아니지만, 어쨌든 요긴하게 써먹었다.

    벽 하나 넘는 건 일도 아니라 이거야.

    왜? 이건 엘프의 유니크 스킬이니까.

    나는 기세등등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둡다.

    침대는 둘, 사람은 한 명.

    창 틈새로 새어 나오는 희미한 달빛으로 누워있는 여성의 실루엣이 보인다.

    뭔가…… 떨리는데?

    아나이스의 침실에 숨어들었을 때를 떠오르게 한다.

    이불 위로 불룩 솟은 굴곡진 골반이 여성의 몸매를 상상하게 했다.

    옆으로 누워 있구나.

    저 예쁜 골반의 라인이……. 남자를 미치게 한다.

    엉덩이를 상상하게 한다.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와 유연하게 뻗은 등……. 가냘픈 어깨를 상상하게 한다.

    나는 천천히 접근했다.

    에카테리나? 스티아? 이 방에 혼자 남아있는 운 좋은 여자는 과연 누굴까?

    모습을 확인하는 것보다 먼저, 비누 냄새와 코끝을 간지럽히는 향기에 자지가 발기했다.

    씻고 나온 여자의 냄새.

    뒤태를 확인하니 누군지 알았다.

    스티아 하르페였다.

    저 찰랑거리는 금발을 보면 모를 수 없다. 내 주변에 금발 미녀는 굉장히 희소하기 때문이다.

    몰락 가문의 귀족 아가씨. 디아나와는 다른 의미로, 그녀는 아가씨다.

    가문 부흥을 꿈꾸고, 누구보다 용맹한 그녀.

    속옷만 입고 자는 중인가?

    어깨끈을 잘 보니 하얀 캐미솔이었다. 숨 막히게 예쁜 피부다.

    하얗고 보드라워 보인다. 어깨의 동그란 부분은 거의 예술품 같았다.

    다가가서 들여다보니, 스티아는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다.

    자는 얼굴에도 굴욕은 없다는 듯이, 오밀조밀하고 예쁜 이목구비와 긴 속눈썹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손을 뻗는다.

    확 덮치고 싶지만, 천천히 이불을 내린다.

    캐미솔 어깨끈 한쪽이 내려와 있어서, 이불을 내리면서 점점 맨살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성스럽게 부푼 젖가슴이 보일락 말락…….

    조바심이 나서 손에 힘을 넣은 순간이었다.

    스티아의 손이 내 손목을 덥석 잡았다.

    "죽어라!"

    나는 놀라서 그대로 굳어버렸다.

    스티아는 갑자기 몸을 홱 돌리고, 머리맡에 숨겨둔 검을 뽑아서 내 목에 휘둘렀다.

    번뜩!

    달빛에 반사되는 서슬 퍼런 칼날을 본 순간 진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황급히 팔을 들어 목을 지킨다.

    으악! 아파! 칼날이 진짜 팔에! 팔에 들어왔어!

    "여자를 덮치는 불한당. 네 목숨은 여기까지……!"

    "나, 나야…! 스티아. 나야…!!"

    "……."

    "……."

    누워있는 자세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몸을 일으켜 발검할 수 있는지를 선보인 스티아는.

    내 얼굴을 확인하고 눈을 크게 뜨더니, 어쩔 줄 몰랐다.

    "데, 데칼! 네가 왜 여기에?"

    "윽…!"

    "미안해! 지금 뽑을 테니까…!"

    내가 아파하니까 당황한 듯 스티아는 칼을 비틀어 빼버렸다.

    "으아악!"

    엄청나게 아프다!

    거기다 피까지 튀고!

    "꺄악!"

    스티아는 새된 소리를 냈다.

    그러면서도 바로 탁자에 손을 뻗어, 붕대를 꺼냈다.

    "가만히 있어. 지혈할게!"

    스티아는 서둘러 응급치료에 나섰다.

    환부에 붕대를 감으면서, 상처 부위보다 높은 위치까지 올라와서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강하게 압박해서 묶는다.

    상처 자체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다. 반은 내 엄살, 반은 스티아가 칼을 갑자기 뺀 탓이다.

    상처가 일시적으로 벌어져서 출혈이 많아 보였던 거다.

    스티아는 지혈이 잘 된 걸 확인하고도 울 것 같은 얼굴로 물었다.

    "괜찮아? 아프지 않아?"

    "아프기는 한데. 괜찮아. 그리 심각한 상처도 아니었고……."

    "하아……."

    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잠깐의 정적 후,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대체 무슨 생각이야, 너는!"

    스티아는 예상대로 엄청나게 화가 나 있었다.

    "멜브릿의 용사 후보생이라는 자각이 있는 거야?

    여자 기숙사에 숨어들 생각을 하다니! 하마터면, 하마터면 크게 다칠 뻔했잖아."

    ……음.

    카렌의 조언을 귀담아들을 걸 그랬다.

    설마 머리맡에 칼을 두고 잘 줄이야.

    카렌은 스티아를 잘 알고 있어서 나한테 그런 말을 했던 거겠지. 밤에 숨어들면, 싫어할 거라고…….

    그것도 완곡한 표현이었다.

    싫어하는 게 아니라,

    죽이려 든다, 가 맞는 말이었다.

    캐미솔에 속옷만 걸치고 자는 중인 여자에게는 생사가 걸린 문제라는 걸 간과했다.

    "미안해."

    나는 솔직히 사과했다.

    "후……. 네가, 네가 그렇게 생각이 없는 줄은 몰랐어.

    무릎 꿇어! 밤새 설교할 거야!"

    "……."

    시키는 대로 해야겠다.

    무릎을 꿇으려 했더니, 스티아가 갑자기 날 붙들었다.

    "……스티아?"

    "역시……. 지금 건, 취소할게."

    잘못은 내가 했는데, 그녀는 깊이 반성하는 것처럼 씁쓸한 표정으로 내 앞에 서 있었다.

    "소리쳐서 미안해.

    데칼을 다치게 했다는 생각에, 동요해서……."

    "아, 아니……."

    내가 잘못했잖아?

    "우리 아이의 아빠가 될 사람에게 무릎 꿇으라니.

    나는…… 정말 한심한 여자가 될 뻔했어."

    "……."

    스티아는 내 손가락을 부드럽게 만지면서 조용히 말했다.

    "다시는 이런 무모한 짓 하면 안 돼. 알았지? 데칼."

    "그건 약속할 수 없어."

    나는 몸을 앞으로 숙여 스티아의 볼, 이마에 순서대로 입맞춤했다.

    "꺄……."

    스티아는 수줍은 듯 볼을 붉히고 당황했다.

    "데, 데칼?"

    "섹스하러 온 거니까. 다음에도 그러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할 수 없지."

    "……섹…. 저, 정신 안 차릴래?"

    스티아는 엄한 말투로 말했다.

    하지만 진짜 화났을 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표정은 수줍은 그대로였다.

    "내가 취한 것처럼 보여?"

    술에 안 취해도 스티아는 아주 예쁘다.

    하얀 피부 위로 스르르 내려오는 금발, 보석처럼 예쁜 붉은 눈.

    날씬하게 뻗은 예쁜 다리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친 사람이 무슨…….

    오늘은 얌전히 돌아가. 이런 밤 중에, 여성의 방에 막무가내로 쳐들어오다니.

    데칼한테 크게 실망했어…."

    스티아는 팬티를 가리려는 듯이 캐미솔을 한 손으로 꾹꾹 누르면서, 내 시선을 피했다.

    "그럼 이제 감점받은 걸 되찾아 볼까?"

    나는 능청스럽게 받아넘기며 스티아를 가볍게 안았다.

    "데칼. 확실히 말해 둘게……. 나는 이런 야만스러운 방식은 싫어해."

    "그래?"

    나는 손으로 부드럽게 스티아의 머리를 감싸고 입맞춤했다.

    "하움…."

    스티아는 피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달짝지근한 키스다. 혀는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스티아의 아랫입술을 살살 빨면서 유혹했다.

    그러자 스티아가 달뜬 숨소리를 내면서 혀를 밖으로 내밀었고.

    나는 그걸 사로잡듯이 입을 열어 입을 맞추고 혀를 섞었다.

    꼼짝 못 하고 사로잡힌 스티아는 나와 숨을 겹치고 혀를 움직여 타액을 교환했다.

    점점 촉촉한 소리가 섞이기 시작했다…….

    나는 스티아의 골반에 손을 얹었다.

    섹스를 의식하게 하면서, 노골적인 애무는 피한다.

    하지만 아무리 고지식한 스티아라도 머릿속으로는 갈 데까지 갔겠지.

    침대에 누워서 허덕이는 자기 자신의 모습조차…… 상상할 수밖에 없을 거다.

    입을 뗀다.

    진한 입맞춤을 먼저 끝내고, 길게 이어지는 타액의 다리를 손가락으로 끊는다.

    스티아는 어딘가 아쉬운 얼굴로 입을 연 채 날 보고 있었다.

    "이것도 싫어해?"

    "……."

    그녀는 입술을 앙다물고 지그시 날 보았다.

    말이 없는 걸 보니 싫지 않은가 보네.

    "미리 말해주었다면 놀라지 않았을 거야……."

    "아야야."

    나는 몸을 웅크리면서 아픈 척 연기를 했다.

    "데, 데칼?"

    스티아가 하얗게 질렸다.

    "빈틈 발견!"

    나는 스티아의 뒤로 돌아가서 확 끌어안았다.

    스티아는 들고 있던 검을 떨궜다.

    "읏…. 위험하잖아. 칼을 든 상대를 놀라게 하다니……."

    "놀랐지? 두근두근하지?"

    "어린애 같아. 데칼."

    "섹스하자."

    "안 된다니까……."

    안 된다고 하면서도 충분히 여지가 느껴지는 태도였다.

    장난꾸러기 아이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놓인 어른처럼.

    "아, 팔 아파."

    "윽……."

    붕대 감긴 팔을 보여주자, 스티아는 죄책감으로 눈을 돌렸다.

    "스티아한테 잘릴 뻔한 내 팔이 너무 아파."

    "그, 그러니까 빨리 돌아가서 쉬어야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데칼."

    "스티아가 섹스하게 해주면 나을 텐데."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나는 스티아를 끌어안고 뒤에서 자지를 비볐다.

    "스티아. 스티아."

    "데칼……. 응석 부려도 안 되는 건 안 돼."

    "섹스하게 해줘! 섹스!"

    "……."

    나는 아예 바지와 속옷도 내렸다.

    지능 낮은 동물처럼 맹목적으로 스티아의 팬티에 발기한 자지를 비빈다.

    "언제나 이런 패턴으로 내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스읍. 비비기 그만!"

    혼났다.

    역시 너무 뻔한 공격이었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군.

    "스티아와 섹스하러 온 건데……."

    아쉬운 듯 말하자, 스티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데칼. 나는 응석만 부리면 섹스할 수 있게 해주는 여자로 생각되고 싶지는 않아."

    내가 동물처럼 좆 비비며 응석 부린 탓에 그럴 기분이 아니게 되었다?

    ……아니. 그럴 리 없지.

    여자는 겉과 속이 다를 때가 많은 생물이다.

    다른 여자라면 몰라도 스티아는 응석에 약한 게 확실해.

    그녀에게 건 암시는 둘.

    「내 응석을 받아준다」「나한테 어쩔 수 없이 당할 때가 좋아」

    다시 말해서,

    그녀는 지금 속마음과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의도는 좋다. 나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스티아라면, 우리 관계를 예쁘게 하고 싶은 마음도 이해한다.

    그래.

    이해하기 때문에 이런 암시를 걸었다.

    완고한 여자가 내 응석은 이길 수 없다.

    상상만 해도 꼴리잖아.

    "싫어!"

    "데, 데칼?"

    "좆 비빌래! 나랑 섹스해!"

    나는 아이처럼 떼쓰며, 스티아의 팬티를 뚫고 보지 구멍에 넣어버릴 기세로 자지를 밀어붙였다.

    "학…!"

    그 기세를 느낀 듯, 스티아는 움찔하며 몸을 떨었다.

    방금 팬티가 방해하지 않았으면 분명히 그대로 삽입되는 순간이었다.

    "데칼……."

    나는 허리를 흔들어 스티아의 보지에 자지를 비벼댔다.

    속옷 한 장을 사이에 두고 가장 예민한 부위끼리 맞닿는다.

    스티아의 팬티가 젖어 드는 걸 자지로 느낄 수 있었다.

    "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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