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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세계 최면물-183화 (183/414)

대충 이세계 최면물 183편

<-- ◎인식 파괴 -->

몇몇은 미세한 위화감을 알아차린 것처럼 보였다.

최면에 걸렸다는 사실은 알지 못하더라도 트랜스 상태에 빠져 있는 동안 실제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몸의 긴장 정도와 시간 흐름에 민감한 사람은 드물게 약간의 어긋남을 느끼기도 한다.

한 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최면을 걸었으니, 그런 사람이 나와도 이상하지는 않았다.

"주목."

나는 강단에서 소리를 내어 이목을 끌었다.

후보생들의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이미 알고 계신 분도 있겠죠. 안녕하십니까. 저는 학생회 소속, 특별 조사원을 맡게 된 데칼입니다."

나는 특유의 철면피로 마치 그런 직책이 실제로 있는 것처럼 훌륭하게 연기를 해냈다.

특별 조사원? 그런 걸 아는 놈이 있을 리 있냐.

방금 만든 설정인데.

하지만, 내면에 트리거를 새길 때 나를 특별 조사원이라고 소개했으므로

후보생들은 나를 특별 조사원이라고 인식 중이다.

사람에 따라서 경향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그런 게 있었나?' 의심하는 사람부터,

'맞아. 그는 특별 조사원이야.' 확신하는 사람까지 다양하게 있겠지.

짝…….

누군가가 환영의 의미로 손뼉을 치기 시작하니,

박수는 전염병처럼 후보생들 사이로 퍼져나갔다.

짧은 박수가 끝난 후, 나는 말을 이었다.

"지금부터 멜브릿은 특별 조사 기간입니다.

나날이 거세지는 마왕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분의 아낌 없는 협조를 바랍니다."

후보생 하나가 손을 들었다.

"네. 말씀하세요."

"협조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나요?"

"여러분이 의무적으로 해야 할 일은 없습니다.

일정에 조회가 생겼으니, 조회에는 성실하게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조치는 특이 사항이 생기면 널리 알리기 위함이고, 여러분을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알겠습니다."

"또, 이와는 별개로 제가 개인적으로 협력을 요구하는 일도 있을 겁니다.

여러분을 위험하게 하지는 않겠지만, 그걸 위해서라도 지시에는 정확하게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질문 있습니까?"

최면은 성공적이었다.

마왕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니, 내가 생각해도 참 잘 갖다 붙였다.

갑자기 후보생 중 하나가 특별 조사원으로 발탁된 일에 대해 아무도 의심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물론, 일부러 조사원 최면을 걸지 않은 디아나 등은 혼란스러운 눈치였다.

왜 내가 학생회 소속인지도 잘 모르겠지.

네리스는 나와 학생회장이 독대한 일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는 차분해 보였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박수를 받으며 강단에서 내려왔다.

시아가 내 앞으로 쓱 다가온다.

"데칼 특별 조사원. 잘 부탁해요."

진실을 알고 있는 건 현재 우리뿐.

"쉽지는 않겠지만, 후보생들의 안전을 위해서 철저히 조사할게."

우리는 둘만의 농담을 공유하며 웃음을 주고받았다.

시아는 내게 멜브릿을 통째로 갖다 바쳤다.

이 학교의 모든 여 후보생이 내가 희롱할 대상이다.

왕국 전역에서 싹싹 긁어모은 미목 수려한 여 후보생들.

눈에 띄는 대로 붙잡아서 일방적으로 섹스하고 임신하게 만들 수 있다.

특별 조사원 최면은 그걸 위한 사전 작업이다.

이런 짓을 하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거짓말이다.

큰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마치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을 때와 같이 가슴이 두근두근한다.

그래서 꼴린다.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해버렸기 때문에 꼴린다.

너무나 단순하다.

나는 그걸 위해서, 신조차 제압할 수 있는 권능을 사람에게 향하고 있다.

아니, 신이든 인간이든 구분 없이 범하고 있다.

후보생들이 강당에서 해산한 뒤, 나는 노아를 찾아다녔다.

이쪽에서 연락하려면 어쩌지? 팔색 진주로 위치를 탐색해 볼까.

그때 노아가 불쑥 내 앞에 나타났다.

"암캐의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내 몸에 발신기라도 달았어?"

"발신…기?"

"필요할 때 눈앞에 있는 게 신기해서."

살짝 소름 돋았다.

"노골적인 냄새가 났습니다.

예정에 없는 긴급 지령이었으니까요."

"맞아. 최면을 걸었어.

이제부터 나는 멜브릿의 특별 조사원이야."

"특별 조사원?"

"적당한 핑곗거리지. 집행관들을 모아줄 수 있어?"

"네. 지금 당장이라도."

"부탁해."

나는 노아를 통해 멜브릿에 있는 집행관들을 빠짐없이 집합시켰다.

그리고 노아가 보는 앞에서 같은 최면을 걸었다.

"특별 조사원이라는 게 그런 의미였군요."

"지어낸 설정이야. 부끄럽네."

"아뇨. 진지하게, 좋은 직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집행관이 대처하지 못하는 일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대처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

"……쉽게 꺼낼 수 있는 얘기는 아니지만,

멜브릿에 있는 집행관들은 사기가 낮은 편입니다.

범죄자를 잡는 일은 좀처럼 없고, 대부분 후보생의 연애 문제에 참견하는 꼴이니까요."

"뭐, 평화롭다는 증거 아니겠어?"

노아는 어딘가 생각에 잠긴 것처럼 보였다.

"노아?"

"아, 죄송합니다.

조금 걸리는 일이 있어서……."

"걸리는 일?"

"강당에 모인 후보생들. 인원이 맞지 않습니다."

"인원이 맞지 않아?"

무슨 말이지?

시아가 앞서 말했듯이 조회에 불참한 사람도 있으므로 강당에는 모든 후보생이 모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정도는 노아도 이미 알고 있을 터.

"네.

제가 알고 있는 수와 실제로 눈어림해 본 수에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

그걸 눈어림으로 잴 수 있는 것도 대단하네.

"즉, 노아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야?

멜브릿에는 실제로 관리되는 인원보다 더 많은 후보생이 있다?"

"추측입니다. 만약 그렇다고 해도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습니다.

원인은 다양하게 추측할 수 있겠지만, 인원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시급히 수리해야겠죠.

만약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교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조사원이 있어도 나쁘지 않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는 집행관보다 나을지 모릅니다."

"……."

노아한테는 미안하지만…….

그런 성실한 이유로 만든 설정이 아닌데.

얼마 없는 양심이 쿡쿡 찔렸다.

"아, 신경 쓰이셨다면 죄송합니다.

사소한 일도 좀처럼 보고 지나칠 수 없어서……."

"아냐. 적당히 만든 설정에, 네가 생명력을 불어넣은 셈이야.

정식 의뢰처럼 생각하고, 시스템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한 번 알아볼게."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럴싸한 일거리도 생겼군.

실제 인원과 관리 인원이 맞지 않는다.

이「시스템 오류」에 대해서 조사해 보면 될 것 같다.

"아, 하나 까먹을 뻔했군."

나는 집행관들에게 암시를 하나 더 추가했다.

"「특별 조사원의 외설 행위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함부로 참견하거나 간섭할 수 없다」"

짝.

손뼉을 쳐서 깨운 후, 노아가 나를 대신해 말했다.

"이분은 학생회 소속 특별 조사원입니다.

조사에 필요한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력하길 바랍니다."

"예!"

집행관들은 각자 위치로 돌아갔다.

마침내 자유의 몸이다.

멜브릿의 무법자라고나 할까.

이제부터 웬만한 일은 억지로 밀어붙여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 삼을 인간이 극소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데칼 님."

"응?"

"두 분께도 현재 상황을 알렸습니다."

아, 전달해달라고 맡겼었지.

"고마워. 이스티는 어디에 있어?"

"이스티 양은 현재 전훈장에서 특훈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안내할까요?"

"아니. 어딘지는 알아."

승자관 옆에 붙어있는 걸 눈으로 봐두었다.

이스티와 만나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모처럼 자유의 몸이 됐으니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다.

"최면이 잘 먹혔는지 확인하고 싶으신 거군요."

"그렇지. 몸이 근질근질해."

"그러면, 저는 물러가겠습니다."

"다음에 보자."

여자를 찾아보자.

노아를 떠나보내고 여자를 찾다니 내가 생각해도 우습지만, 학교를 놀이터 삼아 돌아다니며 해방감을 만끽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았다.

멜브릿은 교류가 허락된 장소가 아니면 이성 간의 접촉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남자 기숙사, 여자 기숙사는 완전히 떨어진 장소에 있으며

수업 시간, 식사 시간을 제외하면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여자 후보생도 있구나' 하며 관찰할 수 있는 정도다.

평소에는 공용 시설로 이동하는 길 밖으로 벗어날 수도 없다.

눈에 띄지 않고 지나갈 수 있겠다 싶은 곳에는 집행관이 있기 때문이다.

엄격한 규칙.

훈련 받은 사람들의 감시.

점수로 평가하여 관리하는 시스템까지…….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방법들이다.

하지만 나는 최면으로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특별 조사원은 멜브릿 어디든 머무를 자격이 있다.

"지나갈게요."

집행관에게 쓱 인사하고 반대편으로 넘어간다.

여자 기숙사가 코앞이었다.

돌아다니는 건 여 후보생들뿐!

본관에서 보았을 때와는 느낌이 달랐다.

지금은 침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여 후보생들은 갑자기 난입한 남자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이쪽을 흘낏거렸다.

"저기 남자야."

"누구야?"

"몰라? 특별 조사원이야."

"아…."

「특별 조사원이 하는 일에는 의문을 품지 않는다」

여 후보생들의 시선은 호기심 반, 흥미 반이었다.

내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에 불쾌함을 드러내는 후보생은 없었다.

나는 성큼성큼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완전히 꽃밭인데?

미목 수려한 후보생들이 많다.

이 정도면 후보생을 얼굴 보고 받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면접까지 했던 걸 생각하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도 아니다.

면접은 인상이 호감일수록 플러스가 되니까.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대낮에 집행관의 감시를 벗어나 여자 기숙사 앞에 홀로 있다는 것만으로 발가벗은 기분이 들었다.

여 후보생들의 시선도 좋았다.

"아…!"

"조사원님이다."

"안녕하세요."

귀여운 후보생들이 인사를 하고 지나간다.

「조사원에게는 경의를 표한다」

내가 하는 일은 숭고한 사명에 의한 일이라는 암시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선뜻 호감을 표현하는 후보생도 적지 않았다.

"거기, 너희들."

나는 네 명 무리 지어 다니는 후보생들을 가리켜 말했다.

"네?"

"특별조사원이다."

"무슨 일이신가요?"

"조사에 필요한 일이야. 가슴 보여줄래?"

"아, 네."

"당연히 보여드려야죠."

"속옷도 벗을까요?"

여 후보생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옷을 벗었다.

"나란히 서서 잘 보여줘."

훌륭한 광경이다.

여 후보생 네 명이 나란히 서서 젖탱이를 보여주고 있다.

부끄럽지 않다고 느끼는 건 아닌지 살짝 민망한 눈치였다.

나는 일부러 얼굴과 젖가슴을 번갈아 관찰했다.

"……."

손을 쓱 뻗어 주무른다.

"아…!"

"가만히 있어."

"보기만 하는 거 아니었나요?"

"조사에 필요한 일이야. 누가 되물으라고 했어?"

"죄송해요."

"벌이다."

나는 괜히 트집을 잡아 양손으로 유두를 꼬집었다.

"읏!"

"참아."

손가락에 힘을 넣어 여 후보생의 유두를 잡아당긴다.

꾸우욱.

"흐윽……. 죄송해요. 용서해주세요."

"너는 팬티 벗고 스커트 올려."

"네."

지적당한 여 후보생 한 명은 팬티를 무릎까지 내리고 스커트를 걷어 올렸다.

소극적으로 난 음모가 마음에 든다.

지나쳐서 다음 심약해 보이는 후보생의 젖가슴을 만진다.

"흠……."

"무, 무언가 이상한가요?"

"키스해야겠어. 이것도 필요한 일이야."

"네, 네…!"

심약한 후보생은 눈을 질끈 감고 입을 앙 벌렸다.

나는 덮치듯 입맞춤하고 혀를 집어넣었다.

"하움. 웁……. 쯉….  쮸웁……."

처음 보는 여 후보생의 입을 마음껏 유린한다.

머리를 잡고 혀를 깊숙이 넣어서, 치아와 잇몸을 핥고 타액을 흘려 넣는다.

여 후보생은 내 침을 꿀꺽 받아먹으면서 서툴게 혀를 움직였다.

"좋아. 문제없어."

"다행이다…."

다음 후보생은 가슴이 꽤 컸다.

젖가슴을 조물조물 만진다.

"음란한 젖탱이네."

"……."

"솔직하게 대답해. 음란한 젖탱이야,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지는……."

"뭐?"

나는 젖가슴을 꽉 움켜쥐었다.

"흑…! 아. 음란한… 젖탱이입니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네. 저도 음란한 젖탱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살 조몰락거리며 감촉을 즐긴다.

여 후보생은 귀까지 빨갛게 물들이고, 수치심으로 부들부들 떨었다.

"음란한 젖탱이로 태어나서 죄송하다고 해 봐."

"이게 조사와 상관이 있어요…?"

"상관있어. 방해할 생각이야?"

"……음란한 젖탱이로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만져주는 걸 감사하게 생각해."

"네."

"좋아. 지나가도 돼."

여 후보생들은 옷을 입고, 후다닥 멀어졌다.

야한 짓 더 하고 싶은데.

기왕이면 지금 본 애들보다는 예뻤으면 좋겠어.

상황이 꼴리기는 하지만,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탓일까.

아니면 고를 수 있는 여자가 너무 많아서 헤매게 되는 걸까?

사람은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정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예쁘장한 여자가 너무 많아서 고민하게 된다…….

행복한 고민이었다.

특별 조사를 좀 더 진행하자.

나는 여자 기숙사 근처를 조금 더 돌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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