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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세계 최면물-147화 (147/414)
  • 대충 이세계 최면물 14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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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나 할 것 없이 디아나를 지키던 세 사람과 눈빛을 교환했다.

    이 마법이라면 할 수 있다.

    쏟아지는 영혼병을 막아낼 수 있다.

    나는 '불의 종언'을 사용해서, 이쪽으로 접근하는 영혼병을 모조리 파괴했다.

    단순한 파괴력은 파이어 볼이 앞선다.

    하지만 움직이는 적. 그것도 이쪽으로 달려오는 영혼병을 효과적으로 파괴하는 데는, 종언이 파이어 볼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

    쉬지 않고 계속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가락 끝에 집중된 불의 기운은「파이어 볼」과「파이어 인챈트」 그리고「마법 응축」까지 복합 활용해서 만들어진 에너지 덩어리다.

    이것이 하나의 스킬…… 마법이 되면서, 더욱 정밀하게, 보다 효과적으로 대상을 파괴하는 무시무시한 마법이 되었다.

    「불의 종언」이 막을 수 있는 영혼병 수에는 한계가 없었다.

    적어도 내가 보는 방향에 있는 적들은 모조리 파괴할 수 있었다.

    레벨 상승이 멈추지 않는다.

    웨이브가 끝났다.

    「종언」의 파괴력은 네리스의 예상도 웃돌았는지, 그녀가 흥미진진하게 날 지켜보고 있었다.

    "읏……!"

    디아나가 휘청거렸다.

    웨이브가 끝났다는 걸 깨닫자마자, 무리한 마법 사용의 반동이 찾아온 것 같았다.

    "디아나!"

    가까이 있던 스티아와 카렌이 그녀를 부축했다.

    "괜찮아. 이 정도는."

    나는 디아나에게 물병을 건넸다.

    "마실래?"

    "……좋아."

    디아나와 나는 마력을 채우면서, 다음 웨이브를 기다리기로 했다.

    스티아와 카렌은 다음에 어떤 식으로 영혼병을 막을지 얘기하고 있었다.

    "이제는 오히려 우리가 데칼 근처에 있으면 방해가 되겠어. 디아나를 지키는 게 좋을 것 같아."

    "응. 거기에, 생각보다 위험하지도 않고. 몇 번 얻어맞기는 했지만, 견딜 만 해."

    카렌은 씩씩하게 말했다.

    "제 생각에는 충분히 위험한데요……."

    아바는 다음 웨이브를 막아낼 자신이 없는지 핏기가 가신 얼굴이었다.

    하지만 스티아와 카렌은 여유가 넘쳤다.

    두 사람은 후보생이 되기 전부터 위험한 싸움을 하고 있었으니까.

    나 역시 두 사람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마물과 싸운 경험이 있다.

    「시험의 방」은 이제껏 겪어본 적 없을 정도로 많은 적과 싸우게 해주지만, 궁지에 몰렸을 때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는 점이 실전과 다르다.

    하지만 우습게도 이 방에서 짧은 시간 동안 이룬 성장이 실전에서 쌓은 경험치를 압도했다.

    "아바 씨는 그만두고 싶어요?"

    카렌이 순진한 얼굴로 묻는다.

    "으, 음……. 그건 아니지만."

    머쓱해 하는 아바에게, 스티아가 말했다.

    "마음은 이해하지만, 강해지려면 위험은 피해갈 수 없어요."

    "그렇겠죠. 역시.

    ……그래도 데칼을 따라잡는 건 도저히 상상할 수 없지만."

    "나?"

    스티아는 쓴웃음을 지었다.

    "롤 모델로 데칼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아요.

    마법 실력은 틀림없지만, 응석받이라서……."

    "방금 꽤 멋있는 모습 보여주지 않았어?"

    "멋있었어. 마법으로 오빠를 따라갈 수 있는 후보생은 거의 없을 것 같아."

    얘기를 듣던 디아나가 팔짱을 꼈다.

    "앗, 디아나. 화났어?"

    "……나는 걸핏하면 화내는 사람이 아냐.

    데칼의 실력은 인정해. 하지만 나도 지지 않을 거야."

    "음. 디아나의 마법은 대단했어."

    솔직한 마음으로 칭찬한다.

    디아나는 인정받은 게 내심 기뻤는지 눈은 아직 화났는데 입꼬리는 올라가고 있었다.

    다루기 쉬워서 좋다니까.

    "이제 감 잡았어. 다음 웨이브는 데칼이 나설 일도 없게 해줄 거야."

    "진짜? 그럼 쉬어도 돼?"

    "……."

    디아나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날 노려본다.

    "농담이야."

    "……흥. 다른 녀석들 죽어나지 않게 잘 돌봐줘."

    자, 남은 보상도 싹 긁어볼까?

    그때 아바가 조용히 손을 들었다.

    "저기, 제안이 있는데요……."

    우리는 모두 아바를 쳐다봤다.

    "무슨 제안?"

    아바는 우물쭈물 망설인다.

    답답함을 견디지 못한 디아나가 잡아먹을 듯 말했다.

    "아아, 답답하네!

    빨리 말해요. 웨이브가 언제 시작될지 모르니까!"

    "아, 넵……! 우리 구석으로 가면 어떨까요?"

    "구석으로?"

    "아……."

    스티아는 탄성을 질렀다.

    "……그 생각을 왜 못했지. 우리는 대부분의 화력이 데칼과 디아나에게 의존하고 있어.

    구석으로 가서 영혼병들이 한 방향으로 오게 유도하면,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거야."

    "……."

    아바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스티아 씨가 다 말해주셨네요."

    "아, 미안해요. 가로채려던 건 아니었어요. 아바 씨가 지적하지 않았으면, 이대로 끝날 때까지 눈치채지 못했을 거예요."

    그러게.

    네리스가 중앙으로 가라고 해서 중앙으로 왔을 뿐, 꼭 중앙에 있어야 할 필요는 없잖아?

    우리 몸을 지키며 몰려드는 적들과 싸우기만 할 뿐이라면, 구석에 위치를 잡는 게 좋다.

    단순하지만 효과적이다.

    다들 다른 일에 몰두하느라 의식하지 못했던 일을, 아바가 잘 짚어주었다.

    "좋은 생각이야. 아바 말대로 구석에 가자."

    디아나와 내가 벽을 등지고, 검사 조가 우리를 보호한다.

    4 웨이브가 시작되었다.

    "내가 먼저 공격할게."

    나는 앞으로 나서서 영혼병이 충분히 모이기를 기다린 후, 마법을 시전했다.

    "불의 종언."

    슈우욱…!

    응축된 불꽃이 열선이 되어, 영혼병 무리를 가른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좋은데? 전보다 훨씬 낫다.

    "데칼. 교대!"

    2층에서 뛰어내린 덩치 영혼병들이 내게 육박하기 전, 스티아와 카렌이 뛰어들어 공격한다.

    영혼병이 따로 흩어져 있을 때는 굳이 종언으로 공격할 필요 없었다.

    아바가 디아나를 지키며 싸우고, 디아나는 라이트닝 스퀘어를 이용해서 아군 사이를 가로질러 영혼병들을 쓰러뜨렸다.

    나는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다가, 우리 검사 조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영혼병이 쌓였을 때 나왔다.

    "뒤로!"

    카렌과 스티아가 내 신호를 받고 물러난다.

    "불의 종언."

    슈우욱!

    손가락으로 공간을 가로로 그어 영혼병을 도륙 낸다.

    저것들이 사람이나 마물이었으면 어땠을까. 상상하기만 해도 오싹하다.

    "오빠! 교대할까?"

    "숨 고르고 있어."

    한 번 정리하기는 했으나 다른 영혼병이 금세 빈 자리를 채운다.

    나는 남아있던 마력을 모조리 쏟아 넣어서, 파이어 볼을 오버 차징했다.

    "뜨거울 수도 있어. 눈 감아!"

    영혼병 무리를 겨냥해 오버 차징 파이어 볼을 날린다.

    바람의 장막으로 억눌렀지만, 폭발한 순간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여파가 벽을 두드렸다.

    굉장한 후폭풍과 섬광이다. 보이지 않는 주먹으로 온몸을 맞은 것 같았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힘이 한 단계 상승했습니다)

    (마력이 한 단계 상승했습니다)

    (체력이 한 단계 상승했습니다)

    (민첩이 한 단계 상승했습니다)

    헉, 진짜로? 또 올랐다고?

    굉장하다. 마력을 쥐어짠 직후인데도 전혀 피로가 느껴지지 않는다.

    몸이 너무나도 가볍게 느껴졌다.

    전보다 수가 확연히 줄어든 영혼병이 띄엄띄엄 몰려온다.

    내 능력으로 독식해도 상관없겠지만, 나는 뒤로 물러났다.

    지금 상황을 식사로 비유하면 나는 전체 음식의 8할을 혼자서 먹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스티아와 카렌이 기다렸다는 듯이 앞으로 뛰쳐나가서 싸운다.

    두 사람의 움직임이 처음보다 훨씬 좋아졌다.

    첫 웨이브를 막을 때와 비교하면 몰라보게 달라졌다.

    나뿐만 아니라 다들 성장하고 있었다. 레벨도, 전투 기술도.

    이대로 10 웨이브까지 해낸다면. 용 급에서도 통하는 실력이 되지 않겠어?

    "멜브릿이 준비한 영혼병, 다 털어내자!"

    "응!"

    나는 카렌과 분위기를 북돋우며, 파티를 격려했다.

    6 웨이브.

    한계는 갑자기 찾아왔다.

    나는 쌩쌩하지만, 바람의 정령이 뻗어버린 것이다.

    "이런…!"

    이렇게 되면, '불의 종언'은 쓸 수 없다.

    뼈아픈 실수였다.

    정령의 컨디션을 신경 쓰지 못하다니! 이스티가 봤으면 뭐라고 했겠어?

    가뜩이나 실내라서 힘들 텐데, 정령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파이어 볼!"

    빽빽하게 쌓인 영혼병을 모조리 파괴한다.

    마법 위력은 문제없다. 오히려 스탯 단계가 오르면서 전보다 더 강해졌다.

    그것이 문제였다.

    "읏……!"

    카렌과 스티아는 괴로운 듯 팔로 얼굴을 가리고, 물러선다.

    피부를 찌르는 듯한 강렬한 열기 때문이리라.

    나한테는 따스한 온기에 불과한 이 열기가, 같은 편까지 행동불능으로 만들고 있다.

    바람의 정령 없이는 열기를 억누를 수 없다.

    시험의 방 전체에 열기가 뻗치는 것도 순식간이다.

    카렌과 내 정령이 뻗은 시점에서, 더는 웨이브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불 마법은 이제 쓸 수 없어…!"

    "썬더 스톰!"

    디아나가 영혼병을 한 번 정리한다.

    그녀도 지친 듯 몸을 가누지 못하고 벽에 등을 기댔다.

    "하아……. 하아……."

    검사 조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아바는 거의 쓰러지기 직전이다.

    나는 남은 영혼병과 격투를 벌이면서 시간을 끌어보려고 했지만, 여기까지가 한계인 것 같았다.

    "오빠, 이제 더는…!"

    "이쪽도 검을 잡은 손이 한계야."

    "나, 나는 토할 것 같아. 데칼……."

    카렌, 스티아, 아바가 차례대로 기권.

    디아나는 말할 기운도 없는 것 같았다.

    "네리스. 도와줘요! 여기까지 할게요!"

    내가 도움을 구한 바로 그 순간.

    느닷없이 검은 불꽃에 휩싸인 흑마가 나타나 우리 눈앞을 휩쓸었다.

    네리스는 등자─안장에 달린 발 받침대─에 발을 올리고 사뿐히 흑마 위에 올라탔다.

    흑마는 주인을 태우고 더욱 흉악한 기세로 미쳐 날뛰었다.

    대단하다.

    하체와 허릿심만으로 저런 난폭한 말 위에 딱 붙은 것처럼 앉아있는 것도 놀라운데, 본인 표정은 산책이라도 나온 것처럼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무기도 없이, 갑옷도 없이, 고삐로 슬쩍슬쩍 방향만 바꿔주면서, 우리가 애먹은 영혼병 무리를 초토화했다.

    웨이브가 끝나고, 열려있던 문이 전부 닫힌다.

    흑마는 네리스가 내리자마자 자기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기권을 확인했습니다."

    이게 현역 용 급의 실력인가.

    과연, 이 나라의 보배라고 할만했다.

    이런 여자가 임신이라도 하면 큰일이겠지?

    "수고했어요. 요즘 보기 드문 모습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열심히 하시기를."

    표정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네리스는 꽤 기뻐 보였다.

    우리가 좋은 의미로 그녀의 예상을 깼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네리스가 날 봤다.

    "특히, 당신은……."

    네리스는 무언가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칭찬해봐야 기어오를 것 같고."

    ……'재능은 있지만, 인성은 막돼먹은 사람' 보듯이 하는군.

    정확하게 봤다. 정정하자면 딱히 재능도 없다.

    풀발기 23cm의 자지를 갖고 태어난 게 재능이라면 재능인데.

    "하지만, 부족한 점을 고친다면……."

    네리스는 말을 얼버무렸다.

    "저는 업무가 있어서, 이만."

    네리스가 떠난 후,

    나는 오랜만에 스테이터스를 확인했다.

    이름 : 데칼

    Lv : 488

    힘 3 마력 3 체력 3 민첩 3

    여신의 가호[불 면역, 불 마법 위력 UP, 모든 스킬 숙련치 UP]

    여신의 대리인[스킬 습득률 UP, 경험치  UP, 능력치 적용 배율 UP]

    바람의 정령술 [LV 4]

    스킬

    파이어 애로우[MAX]파이어 볼[MAX]불의 종언[LV 1]

    수색[LV 4]마법 응축[LV 2]공간 도약[LV 2] 배리어[LV 2]

    불의 속삭임[LV 1]

    은폐의 장막[LV 0]- 죄 없는 자의 반지

    한눈에 봐도 레벨이 엄청나게 올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파이어 인챈트'는 '불의 속삭임'으로 변경되었군. 뭐가 다른 거지?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스탯이다.

    지치지 않고 섹스할 수 있는 몸을 얻었더니 당장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데칼, 밥 먹으러 갈까?"

    아바가 날 불렀다.

    멜브릿 내에서는, 여자들과 사이좋게 식사하러 갈 수는 없겠지.

    음, 어쩌지…….

    지금은 밥보다 여자다.

    전투로 달아오른 몸이 식을 때까지 섹스하고 싶다.

    선택지는 많았지만 내 결정은 확고했다.

    이럴 때는 새로운 여자가 좋다.

    "너희는 먼저 가.

    나는 따로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나는 서둘러 방을 나왔다.

    먼저 떠난 네리스를 따라잡기 위해 속도를 내서 걷는다.

    네리스 잘못이다.

    저런 젖과 엉덩이를 자꾸 과시하면, 용 급에 갈 수 있을 때까지 참을 수 있을 리 없잖아.

    그녀의 뒤태와 점점 가까워진다.

    학생회실 앞에 다다르기 전에, 네리스는 인기척을 느낀 듯 뒤를 돌아봤다.

    다가오는 날 경계하는 눈빛이다.

    "제게 부족한 점이 뭔지 알려주세요."

    "그걸 듣고 싶어서 따라왔습니까?"

    "네."

    네리스는 무척 의외라는 듯이, 눈을 깜빡이며 날 응시했다.

    "음……. 업무 시간이지만, 어차피 당신들에게 쓸 시간이었으니. 조금 더 어울려드리겠습니다."

    "고마워요."

    "그러면 잠시, 시아 님께 허가를……."

    딱.

    나는 손가락을 튕겼다.

    ========== 작품 후기 ==========

    주인공 스테이터스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말이 있어서 간단하게 리뉴얼 해보았습니다.

    (이번화 요약)성질 급한 주인공의 마수가 네리스에게 뻗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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