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이세계 최면물 137편
<-- ●결투 좋아하는 아가씨가 꼴사납게 패배 선언하는 내용 -->
틸리아는 거울에 정신 팔린 나머지 내가 방에 들어온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처음에는 누군가 했다.
속이 다 비쳐 보이는 란제리 드레스를 입고 거울 앞에 서 있는 여자가 틸리아 뱅가드라고?
예쁘게 하고 기다리라는 말은 했지만 설마 이렇게 인상이 다를 줄이야.
"데, 데칼?!"
틸리아는 날 눈치채고 펄쩍 뛰었다.
"아무리 결투라지만 노크 정도는 해야지……!"
셀레네와 섹스하는 소리도 못 들을 정도면, 노크했어도 소용없었을 것 같은데.
하여튼…… 굉장한데.
제복을 입고 있는 틸리아는, 아니, 처음 봤을 때부터 틸리아는 어디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분방한 느낌이 강했다.
머리도 자연스럽게 길었고 움직일 때도 거침없어서 중성적인 미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잠시 잊고 있었다.
이 녀석이 디아나의 언니라는 것을.
나는 틸리아의 몸을 유심히 봤다.
젖가슴이 생각보다 컸다.
제복 차림일 때는 꽁꽁 싸매고 있는지 티가 안 나서 몰랐던 사실이다.
크기는 셀레네와 비슷한 정도인가?
막 길렀던 머리카락은 예쁘게 빗어서 차분하게 내렸더니, 지난 틸리아의 모습이 머리에서 싹 날아가 버릴 정도로 예쁜 귀족 아가씨가 내 눈앞에 있었다.
갭이 엄청나다.
그 틸리아가 나를 위해 차려입은 것도 최면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인데.
허벅지와 어깨 부분을 거의 다 드러낸 란제리 드레스라니.
이건 보기만 해도 대단한 호사였다.
"어울리지 않는 건 알아. 빤히 보지 마."
"무슨 말이야? 잘 어울려. 예뻐서 넋 잃고 봤어."
틸리아는 시원스럽게 입가를 비틀며 웃었다.
"핫……. 너는 입에 발린 소리 같은 거 안 할 줄 알았는데."
"진심이야. 너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거울 보고 있었던 거 아냐?"
"설마. 내가 자기 모습을 보고 취하는 사람으로 보여?
섹스로 결투하는 건 처음이니까 어떤 옷이 좋을지 고르고 있었을 뿐이야.
안 하던 짓 해서 그런지 피곤해 죽겠어."
틸리아 말을 듣고 침대 위를 쓱 봤다.
침대 위에는 그녀가 시험으로 착용해본 것으로 추정되는 옷가지들이 널려 있었다.
"나와의 섹스를 위해서, 예쁜 옷 고르고 있었어?"
"뭐, 그렇지."
틸리아가 가볍게 수긍한다.
기뻐서 무심코 웃어버릴 것 같다.
"죽고 죽이는 결투는 익숙해. 싸움도 많이 해봤어. 하지만 섹스 결투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단 말이야.
감도 안 잡혀."
"벌써 마음이 약해졌어?"
"내가?"
틸리아는 젖탱이와 허벅지를 다 드러낸 야한 꼴로, 자신감 넘치게 웃었다.
"이번에는 간만에 도전자 입장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내가 섹스 초심자라고 해서 얕보지 마. 꼴사납게 싸버린 후에 봐달라고 빌어도 소용없으니까."
"……."
젠장. 꼴리네.
당장 덮치고 싶다. 틸리아의 젖가슴이 너무 탐스러워 보인다.
틸리아는 평소처럼 당당하게 허리를 펴고 서 있다가, 내 시선을 뒤늦게 의식하고 젖탱이를 팔로 가렸다.
"……벌써 엿보기야?"
"당당하게 본 거야. 그런데, 가려도 되겠어?"
"가려도 되냐니? ……부끄럽잖아."
"아니, 이제부터 섹스할 참인데.
가슴을 가리면 역효과 아니겠냐고?"
"흐음……."
틸리아는 팔을 내리고, 다시 젖가슴을 보였다.
"맞는 말이네. 가릴 필요 없었어. 비겁하다고는 하지 마. 강한 적을 상대하기 위해 좋은 장비를 맞추는 건 기본.
이번에는 내가 도전자니까. 가능한 한 노출이 많은 옷으로, 네 마음에 드는 편이 유리할 것 같아서 입은 거야."
"마음에 들고말고. 훌륭한 젖가슴이야. 평소에도 좀 더 보여주고 다니는 편이 좋겠어."
"왜? 그런 짓은 하고 싶지 않아. 섹스 결투는 데칼이랑 하는 게 당연한 거지. 다른 녀석들에게 허락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렇지."
그게 바로 내가 걸었던 암시다.
향후 모든 결투를 섹스로 해도 곤란하기 때문에 나에게만, 이라는 단서를 붙여 놓았다.
그것은 내가 다른 남자에게 틸리아를 허락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새긴, 말하자면 어색한 불순물이라고 할 수 있다.
"……? 왜 다른 사람이 아닌 데칼만, 섹스로 결투하는 게 당연했더라……? 읏……!"
방금, 틸리아는 심각한 부조화를 겪었는지 두통을 느낀 것처럼 손으로 머리를 짚었다.
"네가 이길 것이 뻔한 싸움으로 해봐야 의미 없잖아.
이것은 핸디캡. 나를 대상으로 한 고유의 핸디캡. 그렇지?"
"……."
나는 적당한 말로 틸리아의 주의를 돌렸다.
불순물이라고 하기는 했지만 필요한 불순물이다.
나는 내 여자가 다른 남자와 하는 것은 싫기 때문에.
역시 불순물이라는 표현은 내 실수였다.
내 하렘에 다른 남자가 낄 가능성이야말로 제거해야 할 불순물.
틸리아가 두통을 겪기는 했지만 큰 문제는 없다.
충돌이 일어났을 때 결국 이기는 건 암시니까.
그저 자연스럽지 못했을 때 일어나는 약간의 신호일 뿐이다.
만약에, 「모든 결투는 섹스로 한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했으면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평소 결투 같은 행위를 꺼리는 사람에게는 안 맞지만, 틸리아는 결투를 좋아하니까.
그저 강함으로 옳고 그름을 가르는 방식이야말로, 틸리아 뱅가드가 사랑하는 정의.
오늘, 그녀는 결투 때문에 나와 얽히고, 섹스에 임신까지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참 즐겁다.
"……맞아. 데칼은 약하니까. 내가 맞춰주기로 했었지."
틸리아의 눈빛이 변했다.
강력한 최면 상태. 내 암시가 그녀의 얼마 안 되는 위화감마저 물리쳤다는 신호였다.
"자아."
나는 그녀의 침대에 걸터앉아, 갈아입으려고 꺼내 놓은 옷들을 한쪽으로 치우고, 무릎을 가볍게 두드렸다.
여기와 앉으라는 듯이.
"이리 와."
"……."
틸리아는 무서운 표정을 짓는다.
"쓰읍. 그런 표정 지으면 안 돼. 싸우자는 거야? 너, 기본예절 가르쳐 달라며?"
"기본예절, 아……."
틸리아는 당황한 듯 표정을 풀었다.
"미안. 이런 결투는 익숙하지 않으니까.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네 파트너가 부르잖아. 모처럼 예쁘게 차려입었는데, 사뿐히 다가와야지."
"알았어……."
틸리아는 볼을 붉히고, 내 부름대로 다가온다.
나는 틸리아의 손을 잡아서, 자연스럽게 내 다리 위에 앉혔다.
남자한테 이런 취급을 당해본 경험이 전혀 없겠지.
뻣뻣하게 긴장한 틸리아의 골반에 손을 얹고, 살결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이게, 기본예절이야…?"
"그럼. 사랑을 나누려면 준비가 필요하지."
나는 틸리아의 젖가슴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틸리아는 암기를 낚아채듯 내 손목을 잡아서 저지한다.
으윽. 이 가냘픈 손 어디에서 이런 힘이 나오는 거야?
힘 싸움으로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던 내가 한심했다는 걸 깨닫는다.
"기다려….
우선, 「결투」의 룰을 재차 확인하지 않으면 안심할 수 없어."
나와 바라던 결투가 성립했고,
섹스로 결투하는 게 당연하다는 암시까지 걸었지만 역시 신중하군.
어쩔 수 없겠지. 남자처럼 털털한 여자라도 자기 몸을, 초야를 남자에게 내놓는 것인데.
대충할 수 있을 리 없다.
모든 걸 이해하고 각오까지 다졌어도, 신중한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나는 손을 내리고, 말했다.
"간단해. 섹스로 결투해서, 먼저 절정한 쪽이 진다.
나는 사정하는 것을 끝으로 하고, 너는 절정하면 스스로 신고하면 돼."
"시간은?"
나는 벽시계를 확인했다.
자정까지는 도서관에 가서 시아와 만나야 한다.
남은 시간은 앞으로 네 시간.
"자정까지."
"……아침까지 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는 않네."
"남자가 무슨 섹스 머신이냐. 밤에는 잠을 자야지."
틸리아는 볼을 붉혔다.
"그, 그러니까. 상상이라고……. 잘 모른다고 했잖아……. 구박하지 마."
"큭큭."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시간 넉넉하게 못 할 것도 없다.
특히 나는, 이 세계에 와서 체력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디아나와 했을 때처럼 다음날 아침까지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건 다음에 체험하게 해주기로 하자.
깜짝 놀란 얼굴을 한 틸리아도 꽤 귀여울 것 같고.
머리를 차분하게 빗어 내려서, 내 다리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틸리아는 꽤 사랑스럽다.
"이제 됐어?"
"한 가지 조건을 걸겠어."
"조건?"
틸리아가 쓱 일어나더니 바로 옆에 있던 탁자에서 무언가를 쥐고 나한테 건넸다.
"이걸 써줘."
"뭐야?"
벌써 도구까지 써달라고?
그런 일을 하면 조교가 돼버리는……. 응? 이 익숙한 고무는 뭐지?
"……콘돔?"
"콘돔이라고 부르는 거야?
나는 그저 피임구라는 얘기만 들었는데……."
아니, 이게 여기에도 있어?
대량 생산되는 기성품은 아닌 것 같지만 이건 분명히 콘돔이었다.
질감이 묘하게 기분 나쁜데. 동물 창자는 아니겠지.
"이걸 어쩌라고?"
틸리아는 말하기 어려운 듯 우물쭈물했다.
"남성의 성기에 씌워서 사용하면 된다고 들었어.
그게……. 어렵게 구한 물건이야. 역시, 아무리 진검승부라고는 하지만 임신섹스까지는 안 될 것 같아서."
"하아."
김새는군.
"미안해. 생각해보고 알았어.
나 하나의 목숨보다 중요한 일이라는걸."
"……."
"나는 뱅가드 가문의 후계자를 낳을 몸이야. 아무렇게나 임신할 수는 없어.
우리 가문 사람들을 힘들게 할 거야. 그러니까 목숨보다 중요해."
그런 말을 들으니 더욱 안에 싸고 싶어졌다.
하지만 지금 피임하지 않겠다고 말하면 결투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럼 다시 암시를 걸어서 피임 없이 섹스하는 걸 이해하게 할까?
아니, 그건 아니야.
결투를 좋아하는 귀족 아가씨가 섹스로 결투하게 만드는 건 즐겁지만.
이 단계에서 틸리아의 결심을 꺾는 일은 그녀의 매력을 상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이걸 받아들일 수 없다면, 나는……."
"알았어."
나는 틸리아의 말을 끊었다.
"피임할게."
"고마워."
일단 틸리아의 뜻대로 하자.
좋은 생각이 났다.
"하지만 결투에서 이기면, 피임 없이 생자지로 질내사정하겠어."
"뭐……? 어째서 그런 걸 원하는 거야?"
"너의, 목숨보다 중요한 걸 뺏고 싶으니까."
최고로 꼴리는 섹스 할 수 있어.
틸리아는 날 노려보며, 적대감을 드러냈다.
"좋아…….
그런 식으로 나와주는 편이 나도 편해. 이쪽만 목숨을 받아 간다고 하면 켕기니까.
날 이기면 임신섹스든 뭐든 마음대로 해. 결투의 세계는 지엄하니까. 나도 군말 없이, 내 목숨보다 중한 것이라도 내놓겠어."
나는 서 있는 틸리아의 젖가슴에 손을 뻗었다.
그녀는 내 손이 가는 곳을 알면서 이번에는 막지 않았다.
나는 도장에서 쌓인 굴욕을 해소하듯이 틸리아의 부드러운 젖탱이를 조물조물 만졌다.
"……."
틸리아는 민망한 듯 입술을 앙다물고 고개를 돌린다.
이런 신선한 반응. 너무 좋아.
하지만 어떻게 할까.
우선 절정이라는 조건. 최면을 걸면 간단히 충족시킬 수 있지만, 그러지 않아도 음핵 절정은 쉬울 것이다.
틸리아가 느끼는 거부감만 잘 없앤다면.
하지만 처녀를 삽입 섹스로 절정하게 하는 건 무리가 있다.
음핵을 만져서 절정하게 하는 건 쉽지만 삽입 섹스로 느끼게 하는 건 어렵기 때문이다.
시도는 해볼까?
틸리아와 섹스하면 잘 맞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최면은 나중에 걸면 그만이니까.
내 안에 잠자고 있던 도전정신이 불타올랐다.
그러면 먼저, 틸리아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지.
나는 애무 방식을 바꿨다.
일어나서 틸리아를 가볍게 안는다.
"몸에 힘 풀어. 나한테 맡겨."
"그런 말 하고, 자기가 유리하게 할 속셈은 아니겠지…?'
틸리아가 찌릿하고 나를 노려본다.
하하. 결투 아니랄까 봐, 견제하는 모습이 귀엽네.
"그런 거 아니야. 섹스하기 전에 준비하는 과정이지.
애무하면 삽입하기 쉽게 질이 젖어. 뻣뻣하게 굳어있는 몸으로는 너도, 나도 아프기만 할 뿐이야."
"……거짓말은 아닌 것 같네."
"거짓말 아니라니까.
서로 거짓말하는 상태로 기분 좋아질 수 있을 것 같아?"
"알았어. 나는 어떻게 하면 돼?"
순진하네.
애초에 섹스로 결투를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서로 맞춰가며 쾌감을 높이는 게 기본인데.
물론 상대편 의사를 무시하는 섹스가 기분이 좋을 때도 있기는 하지만.
틸리아는 결투로 날 이기려고 하는 동시에 섹스에 대해서는 내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처지다.
그러니까 내 말에 집중하는 모습이 귀여울 수밖에 없었다.
"긴장 풀고, 가능한 한 편안하게, 내 손길을 받아들여."
"애무라는 걸 받기 위해?"
"그래. 최대한 느끼는 거야.
그래야 보지가 빨리 젖으니까."
"……알았어. 나는 아픈 거 익숙하지만, 네가 아프면 사정시킬 수 없으니까.
최대한 느껴서, 삽입 받을 수 있도록 할게."
틸리아의 몸에서 힘이 좀 빠졌다.
나한테 체중을 맡기고, 가만히 내 손길을 느낀다.
꽤 순조로운데?
"내 옷 벗겨줄래?"
나는 틸리아와 마주 보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