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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세계 최면물-135화 (135/414)

대충 이세계 최면물 13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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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봐줄 생각 없었지? 어?"

"아니, 그 정도도 간파하지 못할 줄은. 데칼은 연약하네?"

큭……!!

실제로 한 방에 제압당했으니까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분하지?"

"네가 너무 강한 거야."

"그 분함을 이용해서, 훈련하면 돼. 자. 도와줄게. 이번엔 정말로 상냥하게."

"하아."

어째 스승을 잘못 고른 것 같은데…….

나는 다시 목검을 잡고 틸리아에게 덤볐다.

틸리아는 적당히 내 공격을 받아쳤다. 받아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받아칠 때마다 내 급소를 툭 툭 건드렸다.

"여기. 여기. 여기."

"……."

1분 싸운 결과.

나는 23번 죽었다.

엄청난 좌절감이 들었다. 내 여자친구는 얼마나 센 거야? 이 녀석한테 '전투 기술이 모자라다'며 이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전투 기술만 해도 이 정도 차이인데 정령술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을 것 같다.

"이 정도로 약할 줄은."

틸리아는 경악하고 있었다.

"네가 너무 센 거라니까……."

"으음~~."

틸리아는 고민했다.

내가 약해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것 같다.

……굴욕적이다. 몹시.

"무기술은 아직 일렀던 것 같아. 기초부터 하자."

"그래……."

벌써 의욕이고 뭐고 다 없어졌지만.

"자, 거울 앞에 서서. 내 발 움직임을 따라 해."

"……."

나는 틸리아를 따라서 움직였다.

발을 순서대로 옮기기만 하면 될 뿐인 간단한 일이었다.

날 대체 얼마나 하수로 보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면서도…… 처음부터 꼼꼼하게 가르침 받는 게 아주 싫은 기분은 아니었다.

"옆으로 움직일 때는 이렇게. 왼발에 힘을 주고 무게 중심을 옮기는 거야."

"이렇게?"

"잘하네."

……갓난아기가 된 기분이다.

하지만, 분명히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몸놀림이 좋아.

신체 능력은 괜찮네. 어렸을 때부터 단련을 게을리하지 않았구나?"

……그건 그냥 대리인 스탯 빨인데.

나는 평생 운동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섹스도 운동이라면 운동인가?

"……팔굽혀펴기 비슷한 건 좀 많이 했지."

돌려서 말한다.

"튼튼한 게 굴릴 맛이 있겠어.

너 같은 남동생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디아나는 이런 거 안 해줘?"

틸리아는 쿡쿡 웃었다.

"응. 어렸을 때부터「이걸로는 언니를 이길 수 없어요」라며, 나랑 다른 분야에 힘쓰기 시작했지.

마법은 곧잘 다루게 되긴 했지만."

"너 디아나 흉내 잘 낸다."

틸리아가 볼을 붉혔다.

"뭐, 가족이니까 많이 봐서 아는 거지."

"여전히 나랑 결투하고 싶어?"

"음……. 결투하고 싶어. 그런데 결과가 너무 빤히 보이네."

그건 그렇지.

틸리아 입장에서는 상당히 맥빠지겠지.

물론 결투 결과는 진작 나왔고 어울려 줄 이유는 없지만.

틸리아가 결투에 마음을 두는 것은 내 암시에 의한 간접적인 영향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직접적으로 틸리아의 몸에 손대지는 않았지만

나는 최면이 마음에 주는 영향을 잘 알고 있다.

그날 뱅가드 가문의 자매는 나를 만나서 운명이 크게 뒤틀렸다.

모두 보는 앞에서 알몸으로 절하며 용서를 빌어야 했던 디아나도 디아나지만

결투 암시에 걸려 디아나를 지켜주기는커녕 내몰아서 옷을 벗게 했던 틸리아도, 마음에 위화감이 남아 있어서 미련을 가지게 되었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역시 틸리아는 결투로 무너뜨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핸디캡을 걸면 어때?"

"핸디캡?"

"강자가 약자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공평해질 수 있도록 어느 정도 불리한 제약을 두는 걸 말하는 거야."

틸리아가 눈을 깜빡였다.

"좋은 생각이네. 데칼도 사실 나와 결투하고 싶었어?"

"그런 건 아니지만.

언제 내 목을 베러 올지 모르니까, 빨리 끝맺는 게 낫겠지. 어때?"

"좋아. 뭐든 말해. 어떤 핸디캡을 져줄까?"

"무기 없이 힘 싸움은 어때?

힘으로라면 지지 않을 것 같은데."

틸리아는 자신 있게 웃었다.

"힘으로 날 넘어뜨리겠다고? 가소롭네. 한 번 해봐. 난 양손도 쓰지 않겠어."

"도망치기도 없음이야."

"도망?"

틸리아는 아예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웠다.

"자, 대줄 테니까, 먼저 올라타."

"……."

꿀꺽.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리는데?

나는 냉큼 틸리아의 다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간다.

틸리아는 다리를 벌리고 내 허리를 감싸더니, 날 보고 웃었다.

"언제 시작해? 지금?"

발기해서 바지 위로 불룩 튀어나온 자지가 틸리아의 하반신에 닿을 듯 말듯 했다.

"지금…!"

나는 틸리아를 덮쳤다.

그러자 틸리아는 허리를 살짝 비틀어 다리로 내 골반을 밀어냈다.

"큭!?"

쉽게 질 수는 없지.

아무리 그래도 힘으로는 내가 이긴다!

억지로 밀어붙였지만 틸리아는 허리 비틀기와 하체 힘만을 사용해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더니,

도리어 내 균형을 무너뜨렸다.

뭐가 일어났는지도 몰랐다.

대준다고까지 말하며 드러누워 다리를 벌린 여자 상대로, 제압당해서, 정신 차리고 보면 내가 누워 있었다.

"후후후."

틸리아는 양손을 쓰지 않겠다는 선언대로 손목을 꼭 붙이고는, 내 허리 위에 올라타서 씨익 웃었다.

"내가 이겼지."

"……."

말도 안 돼.

"어?"

틸리아는 뭔가 느낀 것처럼 볼을 살짝 붉혔다.

"딱딱한 게 엉덩이에 닿는데. 왜 발기하고 있는 거야."

"엉덩이로 비벼대니까."

"비, 비빈 적은 없어."

이대로 섹스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그냥 제압당했을 뿐. 슬프다.

틸리아가 내 자지를 신경 쓰며 허리를 살짝 들었다.

나는 그 순간, 바로 기습해서 팔을 뻗친다.

"음!"

틸리아는 정말 손도 안 쓰고 다리로 내 팔을 억누르더니, 순식간에 내 머리 뒤로 돌아가서 다리로 내 목을 졸랐다.

"으걱!"

목을 졸라만 봤지 조여지기는 또 처음이다.

틸리아의 허벅지와 종아리가 꽈악하고 내 목을 부러뜨릴 것처럼 조여든다.

크헉. 죽겠다!

"이대로 확 꺾어버릴까?"

틸리아는 나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킥킥 웃는다.

젠장……. 이런 와중에도 발기는 수그러들지 않네.

굴욕적이지만, 정말 부끄럽게도 여자 상대로 온 힘을 다했는데 당해내지 못하니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틸리아는 역시 강하다.

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재능과 단련을 거듭한 인간의 힘.

레벨 차이도 당연히 나겠지만 몸에 익힌 기술의 차이를, 아무것도 모르는 나도 느낄 수 있었다.

틸리아가 다리에 힘을 풀고 일어났다.

나는 주저앉은 채로 숨을 골랐다.

"내가 졌어. 뭘 원해?"

"됐어. 이건 결투가 아냐. 질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우리 서로 뭘 걸기로 하지도 않았잖아?"

"뭐, 그렇긴 한데."

"그리고 이 정도는 핸디캡도 아냐."

양손을 쓰지 않는 게 핸디캡도 아니라고?

뭐라 할 말이 없네.

나는 엉뚱한 승부욕이 솟았다.

이 강한 여자가, 자지한테 졌다고 선언하는 꼴을 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대뜸 섹스로 결투하자고 하면 미친놈 취급하겠지.

섹스하자고 해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상식 변환 종류의 암시를 걸지는 않았다.

내가 건 암시는 두 가지.

벌써 오래전 일 같지만 기억하고 있다.

「결투에서 패배했을 시 요구사항에 적극적으로 응한다」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고 지엄하므로, 결투의 결과는 가문의 규칙보다 위에 있다」

이 두 가지 암시로 저격한 효과는 하나.

결투에서 졌을 때 뼈아픈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것.

사람은 기본적으로 간사한 동물이라 무언가를 걸고 내기를 했을 때

막상 대가를 치를 때가 되면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몸을 사리게 되는데,

이 암시들은 그걸 정면으로 거스르도록 한다.

틸리아는 자기가 생각하기에 상대편의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틸리아는 디아나를 벗겨서 내 앞에 절하게 했다.

암시가 없었다면 적어도 동생을 다그쳐서 위기를 넘어가려고 하지는 않았겠지.

즉, 틸리아는 일단 결투에서 패배하면 내가 말하는 건 뭐든지 들어줄 것이다.

그것도 자기가 적극적으로!

발기가 수그러들지 않는다.

결투 내용을 섹스로 할 수 있다면 즐거울 것 같았다.

"일어나는 거 도와줄까?"

"아니."

나는 스스로 일어났다.

틸리아는 발기한 내 자지를 의식한 듯 말했다.

"……그거. 아직도 서 있어?"

"네가 엉덩이로 비벼대니까."

"남자는 그런 일로도 서? 참 피곤하겠네."

"발기하는 데는 아무 이유도 없어. 그냥 발기하는 거야. 하지만 이 경우에는 네가 흥분되게 해서 발기한 거고."

"내 탓으로 돌리긴. 비비지 않았다니까…. 제압하려고 꾹꾹 누르기는 했는데."

"또 결투하자."

"……흐응."

움찔했다.

틸리아의 눈에서 살기 같은 것을 봤기 때문이다.

"결투는 장난이 아냐. 나한테 뭘 원해? 내 명예를 시험할수록 내놓아야 하는 것도 무거워진다는 걸 잊지 마."

"좋아. 나는 자신 있어. 하지만 네가 이걸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네."

"뭐?"

틸리아는 찌릿 나를 노려봤다.

"무슨 자신감이야? 무슨 종목이든, 나를 압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야."

"내가 지면 나한테 뭐든 해도 좋아. 하지만 내가 이기면, 원하는 걸 들어줘."

"좋아. 뭘 하면 되는데?"

"섹스."

……좋았어. 저질렀다.

조금 전, 냉정하게「대놓고 섹스로 결투하자고 하면 미친놈 취급받겠지」라고 생각했지만

틸리아의 반응이 궁금해서 어쩔 수 없었다.

"섹. 스."

굳이 한 번 더 말한다.

틸리아는 처음에 무슨 뜻으로 한 말인줄 모르고 눈을 깜빡이고 있다가.

점차 표정에 노기가 깃들었다.

"날 모욕하는 거야?"

……앗. 주변이 좀 따뜻해지고 있는데?

"잠깐만. 끝까지 들어 봐. 장난 치려고 한 건 아니야."

틸리아는 날 쏘아보며 물었다.

"장난이 아니면 뭔데?"

"뭐긴 뭐야. 진심이지."

딱.

나는 손가락을 튕겼다.

긴장한 틸리아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틸리아.「나와의 결투는 섹스로 한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야」"

"당연한 일……."

짝.

나는 손뼉을 쳐서 틸리아를 깨웠다.

눈빛이 돌아온 틸리아는, 날 보며 당당하게 말했다.

"그래. 결투는 섹스로 하자. 당연한 일이네."

"싸움이랑 같지. 먼저 좋아서 뻗은 쪽이 지는 거야."

"섹스는 기분 좋은 일이라고 듣기는 했지만, 그 이전에 아이를 만들기 위해 하는 거잖아. 임신 위험은 어떻게 하지?"

당연한 의문이다.

"결투는 장난이 아니라고. 네가 그랬잖아?"

"……."

"우리는 목숨 걸고 싸우기도 했었는데. 목숨도 거는 결투에, 위험한 섹스를 걸지 말라는 법은 없지.

오히려 장난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건 너 아냐?"

적당히 만들어낸 궤변으로 틸리아의 상식 변환을 자극한다.

이 결투는 시작부터 틸리아의 정조를 내놓아야 하는 불공정 거래.

당연히 여자 입장에서는 지랄하네, 하고 걷어차면 되는 문제다.

하지만 틸리아는 안 그래도 나와의 결투에 집착하고 있었는데, 암시까지 걸렸다.

「결투」로 묶어 놓은 암시만 세 가지나 된다.

틸리아는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우습게 보지 마. 네가 원하지 않을까 봐 배려해준 거야.

신성한 결투인데, 너랑 임신섹스할 각오가 없을 것 같아?

「섹스로 널 이긴다」 나는 경험이 없지만, 핸디캡으로는 딱 좋네."

틸리아의 부조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게 느껴졌다.

결투로 나와 섹스하는 게 당연하고, 임신 위험까지 각오한다.

아직 시작한 것도 아닌데 벌써 기분이 좋았다.

"승패의 기준은 어떻게 할 거야?

그냥 기분이 좋아서 뻗는다. 그것만으로는 좀 알기 어려운데."

"날 사정하게 하면 네가 이긴 거로 해줄게. 너는 솔직히 말하면 돼. 뭐, 거짓말로 속이지는 않을 거라고 믿어."

"알았어. 섹스하면서 기분 좋아지면, 솔직하게 말할게."

나는 속으로 쾌재를 질렀다.

하지만 겉으로는 평정을 가장하며, 시종일관 진지한 결투를 행하려는 검투사처럼 무게를 잡는다.

"후, 결국 이날이 와버렸군."

그럴싸한 대사도 쳐준다.

"최선을 다한 임신섹스로 널 쓰러뜨려 줄 거야. 각오해. 데칼."

"좋아. 이기면 뭘 원해?"

"네 목숨을 받아가겠어."

역시 내 목을 노리고 있었군.

"이스티한테 진 게 그토록 억울했어?"

"나도 잘 모르겠어. 패배는 인정해.

다시 싸워도 나는 그 엘프를 이길 수 없을 거야.

단지 그 날 이후로 너와 결판을 내야 한다는 기분이 세차게 밀려들 때가 있어.

이 기분에 대해 결론을 내놓고 싶을 뿐이야."

그렇군.

왠지 그런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틸리아가 결투에 미련을 갖는 이유가 명확해지는 순간이다.

「부조화」가 부족했던 것이다.

그 사람에게 당연한 일. 혹은 심리적인 방어기제가 너무 두꺼운 일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암시를 걸게 되면

자연히 마음에 영향이 와서, 겉으로 드러난다.

이 경우에는 틸리아의 죄책감.

내가 건 암시,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고 가문의 규칙보다 우위에 있다」가 그녀가 살아온 방식과 정면으로 충돌한 끝에.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애매한 상태, 불완전 연소로 남아버린 것이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암시를 강화해서 무너뜨려 주면 된다.

결투에서 져서 내 말을 듣는 게 어쩔 수 없다고 뼛속 깊이 각인시켜주면 된다.

"데칼. 나는 섹스 하는 법은 잘 모르니까. 네가 잘 가르쳐 줘."

날 가지고 놀던 틸리아는, 이제 순진한 얼굴로 내 가르침을 구한다.

"오늘 밤. 뱅가드 저택을 방문할게.

예쁘게 하고 기다려. 알았지?"

"예쁘게?"

틸리아가 눈살을 찌푸린다.

그녀가 생각하는 신성한 결투에 안 맞는 어휘라고 생각한 것 같다.

"왜 그런 말을 해? 기분 나빠."

"날 사정시키려면 당연히 예쁜 짓을 해야지. 날 꼴리게 못 하면, 섹스해봐야 질 게 뻔한 싸움 아냐?"

"……!"

틸리아는 흠칫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맞는 말이야. 내가 어리석었어.

최대한 야한 옷을 입고 예쁘게 기다린다. 그게 이 결투에 걸맞은 태도구나."

"바로 그거야. 예쁘게 기다릴 수 있지?"

"좋아."

틸리아는 상쾌한 얼굴로 수긍하며 말했다.

"예쁘게 차려입고 섹스할 준비 할 테니까. 꼭 와야 해."

"그래."

나는 씩 웃으며 답했다.

자매가 함께 내 자지를 쉬게 두질 않는다니까.

디아나를 혼내주려고 성립시켰던 결투 암시가 돌고 돌아서 언니의 죄책감으로 번져, 본인이 섹스 결투를 하는 상황까지 올 줄이야.

이래서 최면은 즐겁다.

「결투는 섹스로 한다」는 암시 한마디로, 날 압도하는 틸리아의 전투력은 아무 의미도 없어졌다.

즐거운 임신섹스의 조미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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