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이세계 최면물 125편
<-- ●포박+조교, 짓밟고 부수기 -->
에페는 두려움을 느낀 듯 어깨를 움츠리고 소리쳤다.
"더러운 방법으로 나를 희롱하려고! 그게 네 방식이지. 너는 여자를 물건처럼 다루고 즐기는, 최악의 인간말종이야!"
"음? ……내 방식에 대해서 어떻게 알았지?"
"……."
에페는 대답하지 않는다.
내 질문에 왜곡 없이 진실을 말하는 암시가 새겨진 상황에서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내가 유일하게 만들어준 예외.
금제에 걸려 목숨이 위험할 때는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건을 충족한 것 같다.
어느 정도 예전부터 나를 알고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서연과 나의 관계를 알고 있으니 내가 추잡한 짓을 일삼아 왔다는 걸 알고 있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역시 너는 내가 알면 안 되는 종류의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아. 그렇지?"
나는 보관함에서 차례대로 필요한 물품을 꺼냈다.
설마 이것을 전부, 한 사람에게 사용하게 될 날이 올 줄은 몰랐지만.
보관함에서 끝없이 나오는 두꺼운 포승줄을 보고 에페의 안색이 창백해진다.
"……."
"대답할 수 없다는 건 그 사실마저도 금제를 건드리기 때문이고……."
"……네가 금제에 대해 어떻게 알아?"
"넌 의식이 없어서 몰랐지? 금제는 한 번 발동 했었어. 내가…… 아니, 벨라가 널 살린 거야."
"뭐?"
에페는 믿기지 않는 듯했다.
"벨레이라가 너를 위해서 별빛 조개를 썼단 말이야? 그 불같은, 제멋대로인 여신이?"
"하하하."
벨라는 신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진 것 같다.
제법 유쾌하네.
"그래, 날 위해서 별빛 조개를 쓰도록 해줬어. 말하자면 그녀가 네 생명의 은인이지."
사람 인(人)이 맞나 몰라.
뭐, 신은 원래 인간이었다고 하니까.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니 에페도 두려움에 떨고 있는 거겠지.
그것이 나를 흥분하게 한다.
여신조차 이런저런 변태 짓을 경험한 일이 없다는 건, 남자의 정복 욕구를 자극하게 한다.
자기 뿔을 손잡이처럼 다루어진 적도 없겠지?
나도 뿔 달린 여자랑 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마치 예전부터 해본 적 있는 것처럼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 느낌이 왔다.
수천 년 전 황야를 뛰어다니며 뿔 달린 동물을 사냥했던 내 DNA에 박혀 있는 본능 아닐까?
그것이 작은 키에 젖탱이만 무럭무럭 자라서 걸어 다니는 오나홀─여성의 성기를 본뜬 남성용 자위 기구─ 같은 여자한테 붙어 있다니.
환상의 궁합이잖아?
에페는 벽을 등지고 나를 경계하며 말했다.
"차라리 날 노예로 만들면 됐을 것을. 왜 그러지 않았어? 그러지 못하는 건가?"
그것도 떠보는 거라고.
"이쪽이 더 즐겁고…… 결과물이 좋기 때문이지.
맞아. 나는 너를 물건처럼 생각해. 마음에 들기는 하지만 그렇게 소중하지는 않지.
여자들도 마찬가지야. 내가 가장 아끼는 것부터, 소중하게 여기는 것, 사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다양하게 있지.
그것이 뭐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인간에게는 소유욕이라는 욕구가 있다.
그 욕구가 물건이 아닌 사람에게 향하는 것은 내가 타고난 천성인지 변태 짓을 수없이 반복해온 결과인지 그런 건 잘 모르고 관심 없지만.
"너는 뿔 달린 희귀한 물건이야. 별일 없었다면 소중하게 취급했겠지만,
박서연을 이용한 것은 괘씸하게 생각해."
"……."
"그나저나 여신은 꽤 튼튼한 편이라며. 망가질 걱정 안 해도 되지?"
에페는 정말 대답하기 싫은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암시」가 제멋대로 그녀의 의지를 이끈다.
"인간보다는…… 훨씬 튼튼해."
"좋아. 그런 대답을 듣고 싶었어.
넌 결국 노예가 될 거야. 이 방에서 나갈 때는 말이야."
"이 변태! 쓰레기! 차라리 바로 노예로 하란 말이야. 그러면 되잖아!"
"무섭구나?"
"뭇, 무서워."
솔직하게 말해서 좋네.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텐데. 허무하게 말해버린 후 에페의 표정은 수치심으로 물들었다.
마치 벨라를 처음 조교 했을 때를 떠올리게 한다.
여신이라고 하면 자기들이 특별하다고 생각해서 자존심이 센 경향이 있으니까.
"에페. 나는 네 친구가 아냐.
너랑 편안하게 반말로 주거니 받거니 할 생각 없어. 나를 부를 때는 주인님, 말씨는 예의 바르게 존댓말. 알았어?"
"……모르겠는데?"
나는 주먹을 꽉 쥐고, 에페의 배를 강하게 때렸다.
"오극!?"
힘 조절은 하지 않았다.
충격을 받은 에페는 몸을 앞으로 굽히고 배를 감쌌다.
"상하 관계부터 바로 할까?"
"싫, 어……!"
나는 에페의 뿔을 잡고 일으켜, 손바닥으로 뺨을 강하게 후려쳤다.
"아, 아아……."
고통을 주기 위해 온 힘을 사용해서 반복해서 때린다.
무미건조하게 정해진 작업을 반복하듯.
에페의 볼은 점점 빨개졌고, 맞을 때마다 고개가 홱 돌아갔다.
「고통」이 그녀에게 있어서 행복이나 기쁨이 된다는 암시를 걸기는 했지만
실제로 느끼는 고통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고통은 실재한다. 생생하게 전해진다.
아픔이 덜해지거나 견딜만해 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다시 에페의 배를 쳤다.
"오윽! 학, 그만, 아파…!"
배를 보호하려는 에페의 팔을 치우고, 다시 때린다.
에페의 몸이 들썩일 정도로, 팔에 잔뜩 힘을 주고 때리자 에페의 눈이 점점 풀렸다.
"그만, 아파, 말이 짧잖아."
젖탱이를 꽉 움켜쥐고 잡아당긴다.
"흐으윽! 읏! 그만해…요."
나는 다시 에페의 배를 때렸다.
"악! 흑! 흐읏."
내가 뿔을 잡던 손을 놓자 에페는 침을 질질 흘리며 주저앉았다.
나는 딱 좋은 위치로 내려온 에페를 걷어찼다.
"흐윽!"
구타당하던 에페는 몸을 납작 엎드리게 하고 말했다.
"그, 그만해주세요. 때리지 말아 주세요."
"여신이라고 아픔에 익숙한 건 아닌가 봐."
신이 될 정도면 산전수전 다 겪은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폭력에 의해 두려움이 각인된 걸 보면 그냥 계집애 같다.
에페는 쓱 나를 올려다봤다가 바로 머리를 숙였다.
폭력으로 간단하게 상하 관계가 주입되었다.
나는 에페를 아무렇게나 할 수 있지만, 에페는 나에게 저항할 수 없다.
신의 잘난 권능 따위도 쓸 수 없다.
내 몸에 어떤 위해도 끼칠 수 없고.
「내 의도를 거스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내가 명백히 때릴 의도를 보이고 행동을 하면 자기 몸을 방어하는 것조차 제한된다.
에페가 할 수 있는 건 날 것 그대로인 아픔에 반응하는 일뿐.
"나한테는 존댓말. 알았지?"
"네……."
"일어나."
에페의 눈빛을 본다.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의도적으로 고개를 돌린다.
두려움에 질렸고, 나를 거절하는 반응이 강해졌다.
여기까지는 인간 여자와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여신은 여신인지 벨라처럼 남다른 신체 내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보통 사람이었으면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세계로 전이한 후 내 신체 능력은 비약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스켈레톤 워리어를 부술 정도의 힘으로 때리면 어떻게 될지 알고 싶었다.
벨라에게는 시험해보지 못했던 일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느 정도 확인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폭력에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몸은 괜찮은지.
나는 이번에 그녀에게 다가가, 내가 때린 부분을 세심하게 살폈다.
턱을 잡고 내 뜻대로 고개를 돌리게 해서 빨개진 볼을 관찰한다.
"입 벌려."
"……."
에페는 입을 꾹 닫고 가만히 있었다.
나는 에페의 큰 젖탱이를 움켜잡았다.
"흣."
당황한 듯 에페가 몸을 뒤척인다.
옷 위로 가려져 있어서 잘 몰랐는데 생각보다 더 큰데?
나는 에페가 입고 있던 여성복을 확 찢었다.
블라우스 밑에 숨겨져 있던 큰 젖탱이가 출렁하고 튀어나왔다.
"아……! 안 돼!"
에페는 본능적으로 자기 젖가슴을 팔로 가리고 나한테서 몸을 돌렸다.
"……."
나는 바로 에페의 머리에 난 뿔 손잡이를 쥐고, 당기면서 에페의 배를 주먹으로 쳤다.
"아극!"
가슴을 지키던 팔이 풀리고 젖탱이가 출렁출렁 흔들린다.
나는 몸을 굽힌 에페의 뿔을 잡고 들어 올려, 방어가 풀린 젖탱이를 움켜쥐고, 유두를 손가락으로 잡아당겼다.
"아파, 아파……!"
"……."
잡아 떼버릴 생각으로 당긴다.
"아파요…! 잘못했어요."
"입 벌려."
에페는 황급히 나를 올려다보며 아, 하고 입을 벌렸다.
나는 유두를 놓아주고 에페의 입안을 살폈다. 뺨 맞았을 때 찢어져서 피가 좀 나온 것 같다.
하지만 벌써 아물고 있다.
에페의 살갗을 차분히 관찰한다.
태닝한 것 같은 건강한 갈색 피부. 만지면 무척 보드랍다.
유두는 연한 분홍색. 크기는 적당하다. 유륜의 범위는 좁아.
집중적으로 때린 배 부위에 외상은 관찰되지 않는다.
나는 손가락으로 에페의 뱃살을 꼬집었다.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군살이 좀 있고. 허리는 여성스럽다.
굴곡진 골반 밑으로는 탱탱한 허벅지가 있다.
잘 발달한 몸인데 키는 작다.
키로 갈 영양이 가슴이랑 엉덩이에 갔는지, 힙도 상당히 발달했다.
"……."
관찰을 끝내고 에페의 얼굴을 본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얼굴이다.
지금은 입을 벌린 상태로, 내 눈을 똑바로 보고 있다.
「눈을 똑바로 본다」
납치나 감금, 폭행 피해를 본 여자의 반응이 아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슬슬 암시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픔에 의한 쾌감」최면은 이미 시작됐다.
이 암시에 의한 조교는 요령이 필요하다.
아픔에 의한 뇌의 보상 작용은 시간을 두고 찾아오기 때문이다.
내 최면은「보지 쾌감 30배」 같은 웃기는 암시는 걸 수 없다.
그건 말장난 같은 것이고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짓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런 쾌감 몇십 배, 몇백 배보다 강한 마약 물질을 뇌가 알아서 분비하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엔도르핀이다.
기뻐하거나 행복할 때가 아닌, 인체의 한계를 넘는 강한 스트레스 상황에 분비되어 통각을 마비시킨다.
반대로 행복할 때 분비되는 것은 도파민이다.
엔도르핀은 극한 상황에 분비되는 만큼 극미량으로도 매우 강력하다.
인체가 강한 스트레스를 느낄 때가 바로 고통을 느낄 때이다.
격렬한 유산소 운동 후에 뇌에서 엔도르핀 분비량이 늘어나고 행복감과 도취감을 느끼는 것도 같은 원리다.
물론,
인체가 극한 상황에 놓이면 마약 물질을 분비하니까, 때리다 보면 조교가 된다……. 그런 식은 당연히 아니다.
그랬다간 그냥 망가질 뿐이다.
타인에 의해 가해지는 폭력은 자기 의지랑 아무 상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사람이 타고난 천성,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연인 사이에서 신뢰를 충분히 쌓고 괴롭힘당하기를 좋아하는 여자들에게는 이러한「기질」이 있는 것이다.
이런 여자는 처음에는 묶어달라고 소극적으로 부탁하다가
나중에는 강간하는 것처럼 격렬하게 해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눈가리개처럼 자기 감각을 제한하거나 자유를 속박하는 상태를 기꺼이 선호하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암시를 강하게 걸었는데도 에페가 쾌락을 느끼며 허덕이는 반응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그런 기질을 가진 사람도 천천히 약한 것부터 해서 시간을 들여야 하는데
난데없이 맞으면 그냥 당황스러울 뿐이니까.
아픔→스트레스→뇌의 보상 작용 순으로 점점 버릇을 들여서 나중에는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듯이
「뇌의 보상 작용」 때문에 스트레스와 아픔을 기꺼이 감내하고 기뻐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내 눈앞에 있는 뿔 달린 젖 큰 소녀를 그런 취향으로 조교 하려면,
당연히 그러한 버릇을 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질」 유무는 걱정 없다.
그보다 더 강력한 것이 에페의 마음 깊숙이 침투했으니까.
처음 얘기로 돌아가서.
그녀가 난데없이 자신을 폭행한 남자를 두려워하면서도「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아직 스스로 의식하지는 못했지만, 구타 이후에 당연히 찾아오는 끔찍한 혐오감, 절망감, 나에 대한 증오심이 엄청나게 희석된 증거이기 때문이다.
보통은 어땠을까.
울면서 살려달라고 빌거나, 히스테릭하게 소리를 지르거나, 자기 몸이 파괴될 정도로 몸부림치거나, 도망가기 위해 온 힘을 다했겠지.
한참 정색하고 구타한 다음에 그녀의 젖탱이를 감상하며 미묘하게 적의가 흐려진 상태로 눈을 마주치고 있을 수 있는 것도.
이미「강력한 최면 상태」에 빠졌기 때문에 일어난,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뜻이다.
나는 의도대로 되어서 흡족했다.
그러면 그런 버릇을 들이는 데 가장 좋은 수단이 뭘까.
물론 계속 때릴 수는 없다.
벨라에게 하듯 엉덩이를 치며 훈육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이 경우에는 수없이 검증된 방법이 존재한다.
에로틱하게 여성의 몸을 강조하면서 지속적인 아픔과 스트레스를 주고 고통에 의한 버릇을 들이는 방법.
그것은 포박이다.
나는 뒤로 물러나 천장을 봤다.
커튼을 치기 전 확인했지만 역시 있다.
샹들리에처럼 무거운 구조물을 받치기 위해 튀어나온 요철.
갈고리처럼 굽은 쇠 부분.
딱 알맞다고 생각했다.
나는 밧줄 끝부분을 매듭지어서 갈고리 부분에 걸리도록 넘기고, 반대편을 잡아당겨서 길이를 맞췄다.
차분하게 준비하는 나를, 에페가 보고 있다.
"궁금해? 뭘 할지?"
"궁금해……요."
"널 묶을 거야."
길이는 충분한지 확인한다.
본격적인 조교는 오랜만이다.
한때는 기술적인 분야에 집착했던 적도 있었지. 다 부질없음을 깨닫고 순수하게 즐기기로 했지만.
"……왜 그런 쓸데없는 짓을.
당신의 힘 때문에 나는 어차피 저항할 수 없고, 맨손으로 때려도 맞고만 있어야 하는데.
묶어서 어쩌려고요?"
"가까이 와."
나는 에페에게 명령하듯 말했다.
그녀는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발을 떼고, 내게 걸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