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충 이세계 최면물-119화 (119/414)
  • 대충 이세계 최면물 119편

    <-- ◎아이를 갖고 싶어 -->

    다음날.

    다시 어두워지기 전에 일어난 나는, 복도에서 헤매고 있는 아바와 마주쳤다.

    "뭐 해?"

    "아, 데칼!"

    아바는 반색하고 이쪽으로 뛰어왔다.

    "다들 어디 갔었던 거야? 한참 찾았어. 나 두고 먼저 간 줄 알고."

    "방을 따로 잡았어.

    너 자고 있는데 깨울까 봐."

    "늦은 시간까지 얘기했나 보네?"

    늦은 시간까지 함께 있었다.

    그 사실에 놀랐다는 반응이다.

    하긴, 카렌은 몰라도 디아나와 스티아는 그런 걸 용납할 성격으로 보이지는 않지.

    "다들 내 여자거든."

    "……이제 정말 진짜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누가 네 여자야."

    스티아가 내 뒤에서 쓱 나타났다.

    "잘 잤어? 스티아."

    "머리가 아프다. 역시 술은 안 되겠어. 어떻게 그런 꼴로 자고 있었는지……."

    "그런 꼴?"

    "음. 아무것도 아냐."

    아바가 묻자, 스티아는 얼버무리며 말을 돌렸다.

    "그보다. 오늘은 바쁜 날이야. 데칼, 알고 있지?

    너는 나와 함께 붉은 영혼석을 파괴하러 가자."

    "그래."

    "그럼 나는 붉은 영혼석이 어디로 샜는지 순찰하고 올게."

    "그다음에는 다 같이 모여 청소군. ……도구가 필요하겠어."

    나는 락스 생각이 먼저 났다.

    하지만 이 세계에 그런 건 없겠지.

    팔색 조개 성의 자동 청소 기능, 아니 리셋 기능을 쓰고 싶은 부분인데.

    신이라도 데려오지 않는 이상 그건 안 되겠고.

    결국 시간을 들여서 하는 수밖에 없겠지.

    시체 치우기 따위 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대로 놓고 갈 수는 없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고, 누가 해야 하느냐 묻는다면 그 일에 가장 깊게 관여한 이들이 해야 한다.

    뭐, 궂은일은 살아남은 도적들에게 시킬 생각이지만.

    다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았는데 목숨 건진 값으로 그 정도는 해줘야지.

    "그 얘기라면 이미 하고 나왔어."

    스티아가 말했다.

    "디아나와 카렌이, 필요한 도구를 인원수만큼 준비하겠다고 하더군."

    "짐꾼 없이 괜찮을지 몰라."

    "문제는 없어. 그 두 사람을, 단순히 연약한 여자라고만 생각하지는 않겠지?"

    "뭐, 그렇지."

    카렌이라면 사실 웬만한 허약한 남자보다 낫다.

    자기 입으로는 근접 계열 전투 스킬을 몸에 익혔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보통 여자들보다는 완력이 강하기 때문에 문제없을 것이다.

    디아나는…….

    직접 노동 하는 것보다는 남을 부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아가씨니까.

    하지만 두 사람은 어제까지 경험으로 미루어봤을 때 벌써 꽤 친해진 것 같다.

    어떤 식으로든 서로 협력하겠지.

    "언제 그렇게 친해진 거야? 그 둘은."

    "후후."

    스티아는 무언가 짚이는 게 있는 것처럼 의미심장하게 웃는다.

    "카렌에게는 나도 두손 두발 다 들었어.

    한번 친해지기로 마음먹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을 주저하지 않아.

    나도 그 덕에, 멜브릿에 오자마자 친구가 생겨서 좋았지."

    "카렌 특유의 친화력 말이지. 역시 가슴 덕인가."

    "……그럴 리 있겠어? 카렌은 좋은 애라는 뜻이야."

    그러고 보니, 스티아와 카렌은 룸메이트가 아닌데도 멜브릿에서 늘 함께 있었지.

    스티아의 룸메이트는 에카테.

    질내사정 점수 벌기로, 나한테 큰 도움을 준 마녀였다.

    "그럼 이제 갈까?"

    "나중에 봐. 데칼."

    아바가 손을 흔들었다.

    "그래."

    오늘은, 붉은 영혼석 파괴 겸해서 그녀의 근황도 들어보기로 했다.

    나는 스티아와 단둘이 마을을 나서면서, 에카테리나에 대해 물었다.

    "잘 모르겠어.

    같은 수업을 듣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자기 얘기를 안 하려는 느낌이 강했거든."

    "신비주의?"

    "나도 남 얘기는 못 해. 부끄러운 과거는 아니지만, 가급적 지난 일은 사람들에게 얘기하려고 하지 않으니까."

    어떻게 쉽게 말하겠어.

    영혼석을 흡수하고 미친 아버지에 의해 멸문당했다는 얘기를.

    당시 디아나한테 얘기하지 못했던 마음도 알 수 있다.

    그런 아픈 과거를 딛고, 스티아 하르페는 예쁘고, 씩씩하게 자랐다.

    "좀 멀리 나갈까. 데칼.

    아무도 마법의 여파에 다치지 않도록, 방해물 없고 넓은 장소로 갔으면 해."

    "좋지."

    우리는 마을을 나와서 십 분 정도 걸었다.

    아무것도 없는 공터에 다다랐을 때 스티아의 발이 멈췄다.

    "여기가 좋겠어."

    스티아는 품에서 붉은 영혼석을 꺼내다가, 멈칫했다.

    "왜?"

    "데칼.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응."

    "어제 있었던 일은."

    "……일은?"

    스티아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건 실수였어. 술을 멈추지 못한 내 잘못도 있으니까. 데칼은 죄책감 갖지 않아도 돼."

    죄책감? 그런 건 없는데.

    아마 스티아의 기억에는 그런 왜곡이 일어나 있는 것 같다.

    서로 술을 마셔서 자제력을 잃고 동침했다고.

    나는 스티아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아, 안 돼."

    스티아는 묘하게 과민반응하며 뒤로 물러났다.

    나는 따라가서, 스티아를 안았다.

    "아, 앗. 데칼. 이러지 마.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은 실수였는데."

    "지금 난 맨정신이야."

    나는 뒤척이는 스티아를 꼬옥 끌어안고, 서로의 살갗의 온기와 숨결을 느낀다.

    "실수도 아니었고."

    "……."

    떨어진다.

    "그런 말은 하지 마. 알았지?"

    "……알았어."

    스티아는 뾰로퉁 볼을 부풀리고 툴툴거렸다.

    "어제는 그렇게 아이처럼 나한테 매달려, 응석 부리더니.

    오늘은 어른스럽네. 뭐가 네 진짜 모습인지, 나는 모르겠어."

    "당연히 둘 다 내 모습이지."

    "그렇다면 너는 터무니 없는 변태야. 귀족의 밤 예절로 배운 것은 그런 게 아니었는데."

    "귀족의 밤 예절? 뭐야. 그게."

    "어머니께 책으로 배웠어. 거, 거기서는. 정상적인 체위만 나와."

    정상적인 체위?

    딱히, 비정상적인 체위로 섹스했던 적은…….

    "뒤로 했던 걸 말하는 거야?"

    "……대단히 충격적이었어."

    "뒤에서 삽입하는 게 더 쉬운데."

    "그런, 쉽다 어렵다를 떠나서, 마치 짐승이 교미하는 것 같잖아."

    "그게 좋은 거야. 꼴리잖아."

    "……."

    스티아는 나를 지그시 보았다.

    "데칼. 아이한테는 그런 거 가르치기 없기야."

    "아이?"

    "네 아이를 가진다면, 하르페 가문의 적자로 키우고 싶어. ……너만 좋다면, 아버지를 밝히고."

    "감출 것이 뭐가 있겠어. 밝혀도 돼."

    고민이 해결됐는지, 스티아는 미소 지었다.

    "그래. 그렇게 말해 주면, 안심돼."

    "하지만 임신했을지 어떨지는 모르지."

    나는 스티아를 다시 안아서, 엉덩이를 조물조물 만졌다.

    스티아는 흠칫 긴장하면서, 나를 부드럽게 밀어낸다.

    "확실하게 임신할 수 있도록 몇 번 더……."

    "이, 이런 밝은 낮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너라는 남자는 대체."

    "섹스하자. 섹스."

    "또 어젯밤처럼 응석부려도 안 돼."

    이번에는 몸을 기울여 스티아의 품에 안긴다.

    "데칼. 누가 볼 거야. 이런 데서는 안 돼."

    "아무도 안 봐. 일부러 이런 데까지 나왔으니, 섹스하자."

    응석 부리면 도무지 거절할 수 없었는지, 스티아는 내 머리를 안고서 다정하게 말했다.

    "알았어. 하지만, 그 전에 일은 마쳐야 해."

    "좋아."

    의욕이 절로 솟구친다.

    "빨리 끝내버리자."

    스티아는 품에서 붉은 영혼석을 꺼냈다.

    임무 전에 생각했던 입수 난도에 비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었던, 마왕의 영혼석.

    박서연이 해치운 도적들이 가지고 있었다.

    도적들이 어떻게 이 영혼석을 얻었을까?

    북부 전선의 산물인가?

    밝혀진 건 아무것도 없지만, 이 영혼석은 위험하다.

    이스티가 그랬듯 이번에는 내가 영혼석을 파괴할 차례다.

    "바닥에 던져 놔."

    "혹시 부서질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하나씩 하자."

    "그래."

    스티아가 영혼석 하나를 바닥에 던졌다.

    이스티가 부쉈을 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나, 무슨 일이든 대비하는 게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는 낫다.

    스티아는 긴장한 얼굴로, 영혼석을 원수라도 되는 듯이 노려보고 있다가 세검을 빼 들었다.

    이제부터 그 영혼석에서 나올 악령과 싸우기라도 할 것처럼 비장한 얼굴이다.

    깨끗하게 터뜨려 볼까.

    "파이어 볼."

    나는 선영창으로, 파이어 볼을 시전했다.

    집속팔찌에서 강한 반응이 일어난다.

    오버 차징해서 크기를 키우고, 동시에 압축한다.

    서연을 공격했을 때와 같은 위력이다.

    안전거리는 충분히 확보했다.

    이제 정확히 겨냥해서 쏠 뿐.

    나는 손으로 가리켜, 응축된 파이어 볼을 날렸다.

    "윽!"

    흙먼지가 피어오르면서, 엄청난 폭압이 우리를 덮쳤다.

    열기는 바람의 장막으로 가렸지만 터질 때의 압력은 그 장막을 뚫고 살갗을 떨리게 했다.

    나는 정령을 이용해 바람을 한차례 불게 했다.

    흙먼지가 걷히고, 영혼석의 잔여물이 남았는지 확인한다.

    스티아는 다가가서 꼼꼼하게 들여다봤다.

    "부서졌어."

    얼마 없던 파편도 스티아가 밟으니까 금세 으스러졌다.

    이제 예전 같은 불길한 힘은 없겠지.

    "저택에서도 놀랐지만, 데칼은 정말 대단한 마법사구나. 카렌에게 듣던 대로야."

    "내가?"

    "응. 재능 없는 자는 평생을 노력해도 이런 수준에 다다르기 어려워.

    네가 노력한 시간이 보이는 것 같아."

    노력하기는 했지.

    하지만, 스티아가 상상하는 것만큼 대단한 노력은 아니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노력이라고 부를 정도도 아니다.

    "그리 어렵지도 않았어."

    "어렵지도 않았다라."

    스티아는 믿지 않는 듯 허탈하게 웃었다.

    "만약 그렇다면, 데칼은 마치 용사 같아. 이 세계로 넘어와, 터무니없는 재능을 갖고 사람들을 구하는 존재……."

    "……."

    그래. 가끔 잊을 뻔한다.

    나는 여신이 주는 온갖 특전을 받고 넘어온 전이자.

    배경은 용사와 같다. 용사처럼 세계를 구한다는 무거운 책임을 어깨에 짊어지지 않았을 뿐.

    박서연도 마찬가지다.

    이 세계예 개입한 또 다른 신의 특전을 받았겠지.

    그렇기 때문에 평범하게 현대를 살던 여자가, 작두를 들고 도적들을 썰어버리고 다닐 수 있는 것이다.

    박서연은 나보다 훨씬 위험천만한 다리를 많이 건넜으리라 예상한다.

    나도 근접 전투로는 이길 수 없는 스티아나 카렌을, 동시에 상대할 정도의 과감함.

    내 오버차징 파이어 볼을 받아내고도 경상에 그친 내구력.

    다음에 만날 때는 훨씬 강해져 있겠지.

    "데칼?"

    "응? 아아. 생각할 게 좀 있었어."

    "기분 나빴다면 사과할게."

    "기분 나쁠 게 뭐가 있겠어. 오히려 과분한 칭찬이지."

    "……그 여자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지?"

    "음."

    너무 티 났나?

    생각날 수밖에 없다.

    여자랑 즐기려고 최면을 거는 나는, 망설임이 없다.

    하지만 여자를 불행하게 하려고 최면을 걸었던 그때의 나는 지금도 용서하기 어렵다.

    "스티아~."

    나는 상체를 기울이고 스티아에게 안겼다.

    스티아는 당황하며, 나를 안는다.

    "위로해 줘."

    "……어쩔 수 없네. 돌아가서……."

    "여기서."

    "여기서? 여기는, 밖인데……."

    나는 스티아의 엉덩이를 조물조물 만졌다.

    스티아는 볼을 붉히고, 나를 지그시 쳐다봤다.

    내가 진심으로 하는 소리인지 판별하려고 그러는 것 같다.

    물론 나는 진심이다.

    야외에서 섹스.

    스티아에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겠지만.

    "숙소에 갈 때까지 참을 수는……."

    나는 발기한 좆을 스티아의 몸에 맞닿게 비볐다.

    동물 그 자체다.

    "섹스할래."

    "알았어. 진정해. 휴, ……정말 다 큰 애가 생긴 기분이야."

    스티아의 스커트를 들춰 팬티를 옆으로 젖히고, 손가락으로 조심스레 사이를 파고든다.

    마른 손가락으로 함부로 뒤적거리면 예민한 부위라서 다칠 수도 있다.

    스티아의 보지는 이미 촉촉했지만, 어제처럼 녹녹하게 젖어있지는 않다.

    조금 더 애무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한 나는, 스티아와 키스하면서 가슴을 천천히 만졌다.

    "움. 후읍……."

    스티아는 예상하지 못한 듯 놀라는 눈치였지만, 곧 적응하고 내 혀를 받아들였다.

    소극적으로 혀를 놀리는 스티아와 입맞춤하면서,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보지 위를 덧쓴다.

    가슴을 만지던 손으로 등허리를 쓸어주면서, 느긋하게 스킨십한다.

    스티아는 아직 섹스에 익숙하지 않다.

    밖에서 갑자기 하면, 몸이 뻣뻣하게 긴장해서 뜻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나는 충분히 공을 들여 스티아의 긴장을 푼 후에, 근처에 있던 적절한 높이의 바위 앞으로 데려갔다.

    나는 바지를 벗었다.

    "또 뒤로… 하는 거야?"

    "짐승이 교미하듯이."

    굳이 말 안 해도 될걸 말해서, 스티아는 창피한 듯했다.

    "하지만, 흙바닥에 엎드리거나 눕는 것보다는 낫지."

    "……."

    딱히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한 듯, 스티아는 얌전히 바위에 손을 얹고 이쪽으로 엉덩이를 내밀었다.

    나는 스티아의 스커트를 걷어 올리고 엉덩이를 드러낸 다음

    팬티를 옆으로 젖혔다.

    충분히 젖은 보지 구멍에 자지를 갖다 댄다.

    "데칼. 만약 누가 보면 어쩌지?"

    신경 쓰이기 시작했는지, 스티아는 괜히 두리번거린다.

    물론 주변에 사람은 없다.

    굳이 이런 아무것도 없는 곳까지 나올 사람이 있지도 않고.

    「은폐의 장막」을 사용해서 몸을 가릴 수도 있겠지만…….

    "데칼의 마법을 사용하면…… 안 될까?"

    스티아도 짚이는 구석이 있었는지 은근히 말했다.

    근데, 그럴 수는 없지.

    나는 스티아의 보지 구멍에 자지를 밀어 넣었다.

    "읏…!"

    스티아는 견디면서, 자지를 받아들인다.

    나는 스티아의 보지 깊숙이 자지를 쑤셔 넣고는 말했다.

    "들키면 어때.

    우리가 다정하게 섹스하는 모습을 과시해 주자."

    야외에서 섹스하는 데 스릴을 빼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