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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세계 최면물-96화 (96/414)

대충 이세계 최면물 9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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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업을 마친 후 저녁 식사를 위해 팔색 조개 성을 들러서,

엘린이 해준 요리를 마음껏 먹는 호사를 누렸다.

"너무 맛있어."

"헤헤……."

엘린은 방긋 미소 지었다.

"우리 주방은 어때?"

"식자재가 워낙 다양하고 공간도 넓어서, 이것저것 시험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지금보다 사람이 늘어나도 대응할 수 있겠어?"

"열 명까지는 괜찮아요!"

엘린은 가슴을 쭉 펴고 말했다.

역시 프로는 프로인지, 작은 몸에서 듬직한 아우라가 나오고 있다.

"고기 요리도 할 수 있어?"

"……."

엘린이 흠칫하더니 내 눈을 슬금슬금 피했다.

"안 돼?"

"고기는 먹을 수 있지만, 직접 다루려고 하면 아무래도 거부감이 있어서……."

"지금보다 인원이 더 늘어나면, 다른 분야를 커버하는 요리사가 한 명 더 있는 편이 좋겠지?"

"네. 그러면 제 요리에 집중할 수 있어요."

"다음에는 고기 요리 전문가를 납치해볼까……."

"네?"

"아니, 혼잣말이었어."

엘린은 오들오들 떨었다.

풀이 많기는 해도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먹는 사람 입맛까지 바꿀 정도다.

하지만 균형 잡힌 식단은 중대한 문제다.

멜브릿에는 잡기에 능한 후보생도 많으니 눈여겨 살펴보자.

나는 야간 수업에 출석했다.

교사는 플레노어가 아니었고, 수업 내용도 재미없는 실내 이론 수업으로 교체.

가장 중요한 디아나도 없었다.

괜히 왔군.

디아나는 야간 수업을 받지 않는다.

그 정도 수확으로 만족해야만 하는 밤이었다.

돌아오는 길.

어둑한 회랑에서, 오늘은 뜻밖의 인물과 마주쳤다.

"안녕."

서늘한 밤바람을 끼고, 틸리아 뱅가드가 내 앞에 나타났다.

"……."

나는 그녀가 허리춤에 찬 검을 보고 긴장했다.

이 여자는 웃는 얼굴로 날 공격하고도 남을 것 같아서.

지금 내 실력으론 틸리아를 이길 수 없다.

"그렇게 긴장하지 마.

데칼을 해치러 온 거 아니니까."

"집행관들이 보고 있을 텐데. 괜찮아?"

"괜찮아.

우리는 연애가 어울리는 분위기는 아니잖아?"

"……."

틸리아는 시원스럽게 웃었다.

그래.

꼭 칼부림이 날 것 같은 느낌이지.

디아나와 자매 아니랄까 봐 똑 닮았지만 두 사람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자연스럽게 기른 분홍색 머리카락과 자유분방한 몸가짐. 단추를 전부 풀어 해친 블레이저코트를 흩날리며

서 있는 모습이 무척 어울린다. 아무리 뜯어봐도 미숙한 부분은 찾아볼 수 없는, 철저하게 연마된 여검사.

그리고 그 옆을 흉흉하게 떠다니는 새빨간 정령.

젠장…….

새삼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라는 걸 느낀다.

그때는 이스티도, 노아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나 혼자뿐.

불행 중 다행인 건 그녀가 나를 불로 죽일 수는 없다는 점이었다.

나는 여신의 가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불에 의한 피해는 받지 않는다.

나는 그 사실을 위안 삼아 평정을 가장하며 물었다.

"용건이 뭐야?"

"음, 선물 주러 왔어."

"선물?"

더욱더 알 수 없게 되었다.

틸리아는 의외로 진심이었는지, 코트 안쪽에서 상자를 꺼내더니 나한테 건넸다.

"선물."

진짜 선물상자였다.

포장지 위에 뱅가드 문양이 새겨진.

"무슨 바람이 분 거야?"

"언니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

데칼이 진급해서 우리 동생과 같은 수업을 듣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거든.

그래서 이렇게…… 잘 부탁한다는 의미로 갖고 온 거지."

"뱅가드 가문이 하찮은 서민에게?"

틸리아가 쿡쿡 웃었다.

"데칼은 하찮은 서민이 아냐.

날 결투로 패배하게 만든 유일한 남자잖아…… 그렇지?"

"싸운 건 내가 아니지만."

"그래도 난 그날의 패배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어. 내 동생이 살갗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지……."

"다시 결투를 신청하고 싶은 눈인데?"

"맞아."

틸리아는 눈을 지그시 감고, 숨을 들이켰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지.

데칼, 내가 있는 곰급으로 올라와. 그러면 다시 결투하자. 우리의 명예를 걸고서.

설마, 멋없이 피하지는 않겠지?"

"이번에는 직접 싸우라는 거야? 사양하겠어."

"후후. 피할 수 없을 거야. 그러니까 겁나면 늑대 급에서 만족해."

만족해?

용사의 보지를 맛보고 싶어서 이 세계 신의 영역에 발을 디딘 내가?

그럴 수는 없지.

내 취향의 결투 보지로 만들어 주마. 나는 틸리아의 속살을 상상하며 입맛을 다셨다.

"내 소식은 어떻게 알았지? 동생이 안부 전해줬어?"

나는 일부러 부자연스럽게 말을 돌렸다.

"응? 디아나는 그런 얘기를 나한테 하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들었어.

데칼. 인기 많더라. 여 후보생들이, 모험가 출신의 미청년이 늑대 급에 있다고 난리야."

"……."

틸리아 입에서 그런 얘기를 들을 줄은 몰랐기에 괜히 어색했다.

"우리 동생은 감당하기 어렵지?"

"아아."

나는 오늘 겪었던 즐거운 일이 생각나 웃었다.

"입이 장난 아니던데."

"원래 그런 험한 말씨를 쓰는 애가 아닌데……."

틸리아는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빨아줄 때는 또 기막히게 빨아주더라고."

"빨아줘? 뭐 칭찬이라도 받았어? 이상한 표현이네."

"디아나한테 배리어 배웠거든."

"아. 그 애, 마법은 잘 다루지."

"칭찬에도 약하던걸."

"맞아. 어떻게 알았어? 아버님의 칭찬이 좋아서, 그 이후로 계속 마법을 배운 거야. 그 애."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고 싶다.

시꺼먼 속내를 감추고 디아나의 입보지가 얼마나 좋았는지 말하고 있으니, 매끄럽게 담소가 이어졌다.

"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지…….

선물 확인하는 거 잊지 마. 데칼."

"그래."

틸리아는 쓱 나를 지나쳤다.

나는 남자 기숙사로 돌아와서 선물상자 포장을 벗겼다.

연 사람을 개구리로 만드는 마법 같은 게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게 뭐야?"

아바가 와서 물었다.

"……뱅가드 영애에게 받은 선물."

"진짜? 헉! 진짜 뱅가드 문양이잖아!"

"아바. 네가 열어 봐."

"헉, 내가?"

나는 선물 상자를 토스했다.

아바는 뜨거운 물 주전자라도 받은 것처럼 과장된 몸동작으로 왼손 오른손 상자를 옮겨 받다가 겨우 양손으로 쥐었다.

"이걸 내가 열어봐도 돼?"

"나는 너무 떨려서 그래. 부탁이다."

적당히 지어낸 말로 둘러댔다.

"그러면……."

아바는 상자를 열었다.

다행히 저주의 아이템은 아니었던 것 같다.

틸리아가 그런 짓을 할 성격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제 발 저린 격에 가깝다.

나는 켕기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니까.

"켈립이야."

아바가 신기한 듯 들여다보며 말했다.

구두 상자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선물상자 안에는 개별로 포장된 붉은 열매가 10개 들어있었다.

나는 그걸 보고 피식 웃었다.

이 과일이 바로 우리를 악연으로 이어준 열매였기 때문이다.

잘 부탁한다는 의미에서 주는 선물이라고?

그 녀석도 뻔뻔한 거짓말을 하는군.

내 눈에는 다시 싸우고 싶어서 안달이 난 여자의 결투장으로 보일 뿐이었다.

"귀한 과일이야. 생으로 먹어도 좋고."

나는 켈립 하나 포장을 벗겨서, 아바에게 건넸다.

"하나 먹을래?"

"내, 내가 받아도 돼?"

"뭐 어때. 이런 선물은 친한 사람이랑 모여서 같이 먹으라고 주는 선물 아니겠어?"

"……고마워."

나는 상자를 작은 탁자 위에 올려놓고, 켈립 하나를 입에 넣어서 먹었다.

그때 맡았던 달콤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틸리아가 잊을 수 없는 것처럼 나도 그날. 나를 벌레처럼 보다가 알몸으로 엎드려 절했던 디아나를 잊을 수 없다.

즐겁다.

자매가 함께 날 즐겁게 하는군.

언니는 전투광 기질이 있는 검사. 전과는 달리 솔직하게 실력으로 맞설 이유가 없다.

진급하면 또 기회가 오겠지.

제복을 벗고 잘 준비를 한다.

"음……."

뭐지?

어두운 밤. 아무런 징조도 없이 잠에서 깬다.

정말 뜬금없게도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났다.

이 시간, 방에 찾아올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곤히 자는 아바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움직여, 문을 열었다.

"데칼 님. 주무시는 와중에 죄송합니다."

검은 눈가리개를 한 흑발의 수녀…가 아니라 나의 암캐, 일등집행관.

베일 노아가 내 앞에서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노아 옆에는 흠씬 맞은 것처럼 얼굴이 퉁퉁 부어오른 남자가 둘 있었는데,

어떻게 봐도 집행관은 아니었으나 수상쩍게도 흑의를 입었고 손에는 긴 밧줄이랑 구속구가 들려 있었다.

당연히 그 구속구는 짐승 용이 아니고, 딱 사람에게 맞는 크기로 보였다.

꼭 누군가를 납치하러 온 듯한 행색이다.

"밤중에 데칼 님에게 해를 가하려는 자들의 냄새를 맡았습니다. 데칼 님을 깨우는 것보다 제가 조용히 죽여서 처리하려고 했으나……."

남자들은 노아의 말을 들으면서 새파랗게 질려서 몸을 떨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노아한테 붙잡혀서 엄청난 꼴을 당한 것 같다.

"이들을 취조하는 과정에서 뱅가드 가문의 입김이 들어갔다는 걸 알았습니다."

"중대 사안이라고 생각해서 왔다는 거지?"

"예."

역시 노아의 일 처리는 훌륭하다.

한데 왜 뱅가드가 나를 노렸을까.

"얘들은 나한테 용건이 있는 거지? 옷 입고 나올 테니 좀 기다려."

나는 문을 닫고, 제복을 입은 다음 밖으로 나왔다.

남자 두 명은 내가 나오자마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박았다.

"주,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저희는 그냥 명령을 받았을 뿐입니다."

"무슨 명령?"

"데칼 님을 뱅가드 가문의 저택으로 데려오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것 말고는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

나는 노아를 흘깃 보았다.

"네. 그의 말은 사실입니다."

노아의 확인을 받고, 생각해 본다.

틸리아의 호의는 눈가림에 불과하고 진짜 목적은 나를 어떻게든 하려는 것이었을까?

그건 아니다.

틸리아는 그런 성격이 아니다.

결투장 대신 켈립을 보낸 것은 틸리아답지만 이런 수를 써서 결투를 서두를 인물이 아니다.

멜브릿의 용사 후보생을 납치한다는.

걸리면 감당하지 못할 역풍을 맞을 일을 지시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은 뱅가드 가문에 두 사람뿐일 것이다.

가주와…… 가주의 딸.

"디아나가 시켰지?"

"그, 그렇습니다."

"흐음……."

이거 참.

얌전히 납치되는 편이 나았으려나?

그들이 날 왜 데려가려고 했는지 알았다.

디아나.

밀회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녀가 꾸민 일이겠지.

나와 전력으로 섹스할 마음은 충만하겠으나 어쨌든 디아나가 끔찍하게 싫어하는 사람이 나다.

이제부터 섹스할 사람을 납치로 데려온다는 발상은 그래서 나왔겠지.

내가 얼마나 놀라든, 다치든,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생각은 없는 것이다.

참 제멋대로인 아가씨네…….

"하아……."

나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남자들은 더 머리를 깊게 숙이고 몸을 떨었다.

"죄송합니다. 데칼 님."

노아가 눈치챈 것 같았다.

"혹시 제가,

데칼 님이 준비한 이벤트를 망쳐버린 것일까요……?"

…….

이벤트는 이벤트다.

딱히 내 목숨을 위협할 문제는 아니었다. 디아나의 행동력을 간과한 게 내 잘못이라면 잘못인데.

설마 나랑 섹스하려고 사람 시켜서 납치하라고 지시할 줄은 몰랐지.

"아니, 노아. 잘 해줬어.

이들이 마음대로 설치게 뒀으면 기분이 안 좋았을 거야."

"……."

노아는 마음속 깊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얘들이랑 뱅가드 가문의 저택에 갔다 올게. 같이 가줄래?"

"네. 기꺼이."

"이건 잘해준 상이야."

나는 노아를 끌어안았다.

"읍. 흐읍. 후앗……."

"잠깐뿐이야."

그러자 노아는 내 품에 완전히 밀착해서 얼굴을 내 가슴팍에 파묻었다.

"스읍. 하앗. 으응……. 후우…. 후읍……."

나는 노아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다가, 노아의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기 시작할 때 떨어졌다.

"아……."

노아의 몸이 나를 따라오려는 것처럼 앞으로 기운다.

노아는 충동질을 간신히 견딘 듯, 군침을 꿀꺽 삼키고 심호흡했다.

"위험했지?"

"……네."

"디아나가 날 보고 싶은 것 같아. 너희들, 일어나."

남자 두 명이 벌떡 일어났다.

"너희가 명받은 대로, 나와 노아를 뱅가드 가문의 저택까지 안내해.

그렇게 하면 아무 일 없이 풀어줄게."

"자비에 감사드립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쉿. 목소리 낮춰. 다들 자고 있잖아."

"예, 옛."

나는 노아를 데리고 수상한 남자들의 안내를 받아 멜브릿을 빠져나왔다.

중간에 집행관들을 마주치기는 했지만, 수상한 남자들이 추궁받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럴 수밖에. 동행자가 일등집행관 베일 노아 경이니까.

뱅가드 가문의 저택은 멜브릿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고급 주택가의 멋진 건물 중에서도 으리으리한 정원과 섬뜩하도록 높게 치솟은 철창이 있는 곳.

최소한의 불빛만이 일렁이고 있는 그 아름다운 건물에 간다.

"그럼……."

나는 남자 둘을 돌아보고, 손가락을 튕겼다.

"내 질문에 대답해.

너희 말고 명령받은 사람 있어?"

"없습니다."

"없습니다."

둘은 앵무새처럼 똑같이 말했다.

"오늘 밤 있었던 일은 모두 잊어. 누가 너희에게 명령했는지, 어떤 명령이었는지.

내가 누구였는지도."

"……."

"깨어나면 아무 생각 없이 너희 숙소로 돌아간다. 알겠지?"

"예……."

나는 두 남자의 대답을 듣고, 최면을 풀어줬다.

짝.

암시한 대로 두 남자는 깨어나자마자 눈앞에 있는 우리한테 관심을 주지 않고 유령처럼 걸어서 저택으로부터 멀어졌다.

"노아. 주변에 다른 사람은?"

"없었습니다."

"음. 들어가자."

나는 노아와 함께 뱅가드 저택의 정문에 섰다.

그러자 불빛이 희미한 등유 랜턴을 들고 서 있던 메이드 하나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메이드는 내가 멀쩡하게 서서 집행관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살짝 당황하는 기색을 드러냈으나,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디아나 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야기는 다 되어있는 것 같군.

"이쪽은 베일 노아. 내 사람이야.

디아나를 만나는 동안 손님 방에서 편히 쉴 수 있게 배려해 줘."

"알겠습니다."

내가 두 발로 걸어서 노아와 함께 찾아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텐데, 메이드의 임기응변이 훌륭하다.

이 저택에 일한다는 건, 보통 사람이 해낼 수 없는 일이라는 뜻이겠지.

저택 내부는 무척 고요했다. 사람이 한 명도 살지 않는 것처럼.

메이드 한 명이 더 이쪽으로 다가온다.

소리도 없이 걷는 게 무척 신기했다.

둘은 짤막하게 얘기를 나누더니,

"집행관님, 이쪽으로 안내하겠습니다."

노아가 고개를 슥 들었다.

"편히 쉬고 있어."

나는 노아와 입맞춤했다.

노아는 등을 곧게 펴고 고개만 들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츄웁. 하웁. 움. 쪼옥……."

메이드가 보는 앞에서 혀를 진하게 섞으며 키스하고, 떨어진다.

"오늘은 다른 암캐한테 용무가 있어서.

착하게 기다릴 수 있지?"

"네."

노아는 은은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노아가 손님방으로 안내되는 모습을 지켜본 후

나는 정문에서 만났던 흑발의 메이드를 뒤따라 디아나의 방으로 안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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