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충 이세계 최면물-89화 (89/414)
  • 대충 이세계 최면물 89편

    <--   -->

    비록 점수는 에카테의 보지로 올렸으나 내 실력이 늑대 급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진급 시험 역시 해당 인원이 점수를 올릴 만한 실력이 있는지 검증하는 것일 터.

    첫 번째 후보생이 준비를 마쳤다.

    영혼 에너지로 만든 텍스트가 허공에 글자를 그린다.

    「출발」

    그게 시작이었다.

    다수 출현하는 영혼병 머리 위에는 「파괴」라고 뜬다.

    예상대로였다.

    첫 번째 인원이 모퉁이를 돌고 5분 정도 지났을 때 나한테도 출발 사인이 떨어졌다.

    "흡!"

    나는 숨을 삼키고 뛰쳐나갔다.

    파괴 표시가 뜬 영혼병이 보이는 즉시 파이어 볼을 날려 파괴한다.

    애먼 건물까지 태웠다간 평가가 떨어질 게 분명하니 마법 응축으로 부피를 줄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응축된 파이어 볼은 영혼병을 효과적으로 불살랐다.

    나는 더더욱 속도를 냈다.

    정령의 도움으로 바람을 타고 최소한의 반동으로 쭉쭉 나아간다.

    먼저 출발한 첫 번째 후보생의 등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아, 추월해도 되나?

    시험관한테 물어볼 걸 그랬네.

    "먼저 갈게!"

    "어, 엇?"

    나는 먼저 출발한 후보생을 가뿐히 추월했다.

    다음 지령은 파괴였다. 무수히 솟아나는 영혼병들 사이로 건들면 안 되는 표적판도 나타난다.

    표적판에는 엉성한 하트 그림이 그려져 있고 「주의. 건들지 말 것」이라는 경고 문구가 일렁이고 있었다.

    마침 훈련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과제가 나온 건 나한테 행운이었다.

    정밀 조준을 위해 제자리에 멈춰서서, 발을 어깨너비만큼 벌리고 손으로 영혼병을 겨냥한다.

    나는 차분하게 마법을 준비하고 영혼병들을 차례대로 쓰러뜨렸다.

    영창은 필요 없다.

    아니, 실수 없이 영혼병만을 쓰러뜨리려면 영창을 절제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영창을 했다간 착탄 시 불이 번지는 범위가 너무 넓어져서 하트 표적판을 불태우기 때문이다.

    결과는 완벽했다.

    남김없이 영혼병을 처리하고 긴 복도를 빠져나오자 허공에 글자가 떠올랐다.

    [진급 축하합니다]

    [데칼 후보생 종합 평가 S(완벽)]

    [파괴 S 신속 S 제어 S]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13이나 올랐다.

    스탯 단계가 오른 건 아니지만 몸에 힘이 깃드는 감각이 반갑다.

    보르도 던전 이후로 닷새 만인가?

    나는 출구 표시가 난 문을 밀어서 열고 밖으로 나왔다.

    돌고 돌아서 카렌과 함께 왔던 입학 시험장으로 온 것 같다.

    평소에는 올 일 없는 구석에 있는 별관이다.

    밖에는 또 다른 시험관이 서 있었다.

    "반갑습니다. 시험관 플레노어입니다."

    "안녕하세요."

    플레노어는 칼보다는 마법이, 마법보다는 펜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온화한 인상의 남성이었다.

    그는 날 보자마자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데칼 후보생. 진급 축하합니다. 역시 론웰이 인정한 후보생답습니다."

    "운이 좋았어요."

    나는 손을 맞잡고 말했다.

    "겸손하시군요. 저는 늑대 급에서 마법과 실전 편을 담당한 교사입니다. 앞으로도 뵐 일이 자주 있을 테니, 미리 잘 부탁드립니다."

    "네. 잘 부탁합니다."

    "교사라고 말씀드렸지만, 지금은 시험관.

    진급 시험에 관해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레벨이 꽤 올랐는데. 원래 그런가요?"

    "네."

    플레노어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데칼 후보생은 원래 모험가 출신이었죠?"

    "……예."

    어떻게 알았지? 사소한 의문이 고개를 들었다.

    "놀라셨습니까? 두 분께서는 이미 유명합니다. 씬 울프는 아무나 잡는 게 아니니까요."

    "예. 그때는 고생 좀 했죠."

    "모험가 출신이라면 아시겠지만, 높은 레벨을 지향하려면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멜브릿은 그런 위험은 최소화하기 위해서 양질의 영혼을 가진 영혼병을 제공합니다."

    확실히 영혼병은 가상 설계된 적치고는 너무 약하다.

    실상은 멜브릿에서 제공하는 인공 경험치였군…….

    "진급 시험에서 나온 영혼병들은 뭐가 다르죠?"

    "진급 시험은 1회 한정으로「미노타우로스의 영혼」을 대량 사용한 영혼병을 투입합니다.

    그 영혼이 데칼 후보생한테 필요한 영양을 제공했을 겁니다."

    "그렇군요."

    이제 알았다. 중요한 건 영혼의 질이다.

    진급 시험에 쓰인 영혼은 고급 영혼이었기 때문에 레벨이 올랐던 것이다.

    기분이 이상하군.

    분명히 좋은 일인데 어딘가 꺼림칙하다.

    멜브릿은 정말 학교인가?

    "멜브릿에 계급이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영혼이 모든 후보생한테 공평하게 돌아간다면 그것보다 좋은 일은 없겠지만

    영혼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을 선별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플레노어는 아쉬운 얼굴로 덧붙였다.

    전략적으로 봤을 때 레벨이 어중간한 열 명을 만드느니 레벨이 아주 높은 한 명을 만드는 게 낫다.

    영혼이 넉넉했다면 진작 인간은 승리하고, 마물은 씨가 말랐겠지.

    이 시스템은 후보생들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

    개죽음당할 위험을 최대한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도움이 됐다니 기쁘군요. 아, 진급 당일에는 수업이 없습니다. 오늘은 푹 쉬시고, 내일 수업 때 만납시다."

    "예."

    플레노어가 떠났다.

    시험은 싱겁게 끝났군. 예정대로 토끼급은 시원하게 걷어차고 늑대 급에 진입했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은 많다.

    먼저…… 밥부터 먹을까?

    문득 요리를 끝내주게 잘하는 엘프가 있는 여관이 떠올랐다.

    엘프의 쉼터 요리에 비하면 멜브릿 식당 요리는, 아무리 포인트를 많이 지불해도 가깝다는 이점 빼면 맛으로는 나을 게 없다.

    생각지도 못한 휴일을 받았으니 나가볼까?

    간만의 외출이다.

    밖에는 나처럼 멜브릿 제복을 입은 후보생들이 꽤 많았다.

    다들 점수를 아끼고 밖에서 식사할 목적인 것 같다.

    하지만 그런 후보생도 고급 주택가를 벗어나서 일반 거리까지 내려오면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

    나는 멜브릿의 제복을 입고 있다는 이유로 행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곧장 엘프의 쉼터로 향한다.

    문을 열자 주방에 있던 엘프 소녀가 이쪽으로 온다.

    "아, 데칼 씨. 안녕하세요!"

    "맛있는 거 해줄래요?"

    "네. 앉아서 기다려주세요."

    엘린은 자연스럽게 나를 안으로 안내했다.

    손님은 아무도 없다.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가끔 엘린이 흥얼거리는 소리, 통통 도마를 치는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다 됐어요."

    엘린이 능숙하게 음식을 서빙한다.

    "잘 먹겠습니다."

    나는 경건한 마음으로, 그녀가 만들어준 음식을 깨끗이 비웠다.

    역시 맛있다.

    특히 구운 감자와 채소가 잘 어우러지는 접시가 좋았다.

    제각각 다른 시간으로 구운 듯 각 채소의 맛이 진하게 살아있다.

    "어떤가요?"

    엘린이 친근하게 다가와 맛을 물어본다.

    "100pt도 줄 수 있어요."

    "포인트……? 100점이라는 거니까 좋은 뜻이겠죠?"

    "좋은 뜻이에요."

    "다행이다."

    엘린이 방긋 웃었다.

    마음속 깊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배도 채웠으니 이제 해야 할 일은 하나뿐이다.

    "엘린. 기다려요."

    주방으로 돌아가려는 그녀를 붙잡는다.

    "데칼 씨?"

    딱.

    나는 손가락을 튕겼다.

    엘린은 트랜스 상태가 되어, 손에서 쟁반이 스르르 빠져나온다.

    "어이쿠."

    나는 그걸 받아서 옆 테이블에 놓고, 엘린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요리 맛있게 잘 먹었어."

    "……."

    "항문 섹스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어?"

    "…잘 모르겠어요……."

    "나한테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어때?"

    "부끄러워요…."

    "엘린.「항문 섹스의 준비가 되었는지, 나한테 꼼꼼하게 확인받아야 해」"

    "항문, 섹스, 확인……."

    짝.

    손뼉을 치자 그녀가 깨어났다.

    "아."

    손에 쟁반이 없다는 걸 깨달은 엘린이 당황하며 주변을 둘러본다.

    "여기에 있어."

    "고맙습니다."

    "엘린."

    "네?"

    "항문 섹스 준비가 됐는지 확인 좀 해보자. 방으로 올래?"

    "아……."

    엘린은 멍하니 나를 보다가, 퍼뜩 무언가 깨달은 것처럼 말했다.

    "그랬었죠. ……으응. 데칼 씨한테 확인받는 거 부끄러운데."

    "그래도 해야 하는 일이야. 알잖아?"

    "네. 준비해서 갈게요. 아! 그런데, 저는 반말 허락한 적 없는데요!"

    엘린이 허리에 손을 올리고, 작은 몸으로 위협하듯 인상을 쓴다.

    뭘 해도 앙증맞아서 귀엽다.

    "뭐 어때."

    "뭐 어때가 아니에요. 제가 훨씬 연상이에요. 이스티보다, 데칼 씨보다!"

    "자자. 사소한 건 신경 쓰지 말고. 방에서 기다릴게?"

    "아이참. 사소한 거 아니래도."

    엘린을 돌려보내고, 나는 먼저 카렌과 머물던 방으로 가서 기다렸다.

    이십 분 정도 지나서 엘린이 왔다.

    엘린은 스스로 문을 닫았지만 나한테 가까이 오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엘린. 왜 그래?"

    "데칼 씨는 남자니까……. 확인받아야 한다는 건 알지만, 아무래도 부끄러워서."

    "이해해. 하지만 걱정하지 마. 확인만 할 거니까."

    "……."

    암시의 도움을 받아도 꽤 용기가 필요한 일인 것 같다.

    그렇다면 좀 더 밀어붙일까.

    "엘린. 나는 경험이 많으니까 분명히 도움이 될 거야.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창피당하고 싶지는 않지?"

    "그렇기는 해요…. 그래서, 열심히 준비했고……."

    엘린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열심히 준비했다」는 부분에서. 그녀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수치심을 느낀 것 같다.

    "오히려 남자가 보는 것이 확실해.

    그것도 나는, 네 친구의 남자친구잖아? 이스티를 배신하는 일은 하지 않아."

    "……."

    그제야 엘린이 나를 똑바로 보았다.

    "그렇죠……. 이스티에 비하면, 나 같은 건 그냥 꼬맹이니까……."

    갑자기 체념 투가 되어 터벅터벅 걸어온다.

    젠장. 그냥 덮칠까?

    일일이 무방비한 모습 때문에 발기가 수그러들지 않는다.

    "자, 엎드려."

    나는 침대로 그녀를 유도했다.

    "이거, 써 주세요."

    "이건?"

    엘린이 나한테 무언가 건넸다.

    속이 움푹 팬 그릇에 투명한 젤 같은 것이 들어있다.

    끈끈하지만 기분 나쁘게 달라붙지 않고 투명하게 늘어지는 액체였다.

    "이거, 대체 어디서 얻었어?"

    "식물에서 추출했어요. 그게, 윤활유 역할을 해줄 것 같아서……."

    "엘린, 넌 천재야."

    "……그냥 미끈한 액체를 뽑았을 뿐인데요?"

    "이거 좀 더 만들어 주라."

    "아, 네. 원하신다면……."

    이세계에 와서 러브젤을 만날 줄이야!

    이걸 듬뿍 바른다면 카렌의 젖치기 위력은 3배로 상승한다.

    틀림없다!

    더욱이 젤이 있다면 항문 섹스에 필요한 과정을 훨씬 앞당길 수 있다.

    보지는 알아서 필요한 만큼 젖지만, 항문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엘린은 몸이 작아서, 항문에 막무가내로 삽입했다간 점막이 다칠 위험도 있었다.

    그러나 이 미끈미끈 젤이 있다면, 그 문제는 해결이다.

    나는 엘린을 보았다. 몇 배로 사랑스럽게 보인다.

    항문 섹스에 필요한 준비물을 혼자 알아서 챙겨오다니. 대단히 기특하다.

    "……??"

    엘린은 보일 듯 말 듯하게 고개를 갸웃거린다.

    애초에, 그녀는 내가 암시를 하기 전에는 항문으로 섹스할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을 터.

    "엎드려."

    "화, 확인만 하는 거죠? 무서워요. 데칼 씨의 눈빛……."

    "그만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야."

    "믿을게요."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지.

    친구 따라서 몇 번 봤을 뿐인 남자한테, 젤이랑 항문을 주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너무 순진하다.

    나는 침대 위에 엎드린 엘린의 등에 살짝 손을 얹었다.

    "앗…."

    엘린은 내 손길을 받고 깜짝 놀란 것처럼 움찔 몸을 떨었다.

    반응이 하나하나 귀엽다.

    지금부터 일어날 일을 머릿속에 그린 듯 다리를 배배 꼰 채, 작은 발가락을 꼼질 거리는 모습도 귀여웠다.

    나는 먼저 엘린이 신고 있는 양말을 벗겼다.

    "아……."

    엘린은 무언가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내 집중을 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것처럼.

    왜 양말을 벗기냐고 물어보려 했겠지.

    굳이 이유를 갖다 붙이자면 엘린의 맨발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엘린의 스커트를 위로 올렸다.

    흰 팬티에 가려진 앙증맞은 엉덩이가 날 반겼다.

    나는 등허리부터, 엘린의 골반을 조심스럽게 손가락 끝으로 더듬으며 내려왔다.

    "아……. 읏……."

    엘린은 사소한 터치에도 반응하며, 침대보를 꼬옥 쥐었다.

    내가 확인한 건 골반의 라인이었다.

    어려 보이고 체구는 작지만, 확실히 성인의 몸. 골반이 여성스럽고 허리도 쏙 들어갔다.

    그건 반대로 말하면 성장 중이 아니라는 뜻.

    엘린의 성장은 여기서 끝난 것이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그건 안타까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의 사랑스러움과 여성의 매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으니까, 나한테는 아주 좋은 일이다.

    항문 섹스 준비가 됐는지 확인한다는 핑계로, 나는 팬티도 벗기지 않고 허벅지와 앙증맞은 엉덩이를 조물조물 만지면서 시간을 보냈다.

    "……."

    엘린은 꾹 참고 있었다.

    그러나, 그게 한계에 달한 듯 입을 열었다.

    "확인해 주시는 거 맞죠…?"

    "그럼. 장난치는 것 같아? 긴장을 풀어."

    "……네."

    내가 괜히 진지하게 말하자 엘린은 풀이 죽었다.

    더더욱 말하기 힘든 분위기가 되었다는 걸 알고, 나는 적극적으로 엘린의 엉덩이를 한 손으로 주물렀다.

    "……."

    말랑말랑한 감촉이 환상적이다.

    이어서 팬티를 벗긴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