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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세계 최면물-45화 (45/414)
  • 대충 이세계 최면물 4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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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라가 손수 요리한 음식을 먹고, 몸을 쉬게 한 다음 즉시 실내 훈련장으로 간다.

    실내 훈련장은 팔색 조개 성 1층에 있는 시설 중 하나였는데, 바닥재는 매끈한 목재에, 가구나 벽에 걸린 장식물 등은 일체 찾아볼 수 없는 텅 빈 도장이었다.

    허전하지만 몸을 움직이기에는 최적으로 보였다.

    먼저 걸어간 이스티가 이쪽을 돌아보고, 설명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도약 지점을 만드는 훈련을 할 거야."

    "도약 지점?"

    내가 되묻자, 이스티가 고개를 끄덕였다.

    "공간 도약은 도약 지점과 착지 지점을 만드는 것으로 발동해. 정령핵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야만 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야."

    알 것 같다.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너무 멀리 가거나 필요한 만큼 이동하지 못하거나. 문제가 많이 생기겠지.

    그러다 나는 문득 오싹한 생각이 들었다.

    "이스티. 이 스킬은 벽을 무시할 수 있다고 했잖아.

    혹시 착지 지점을 잘못 설정해서 벽 중간에 들어가거나 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몸이 분해되나?

    무서운 상상이 들었다.

    "으윽."

    카렌도 비슷한 상상을 했는지 몸서리를 쳤다.

    "충돌해서 장애물을 만나면 튕겨 나와. 정령이 장애물을 파괴해서 몸이 있을 공간을 확보하려고 하기도 해."

    "그럼 공격용으로도 쓸 수 있나?"

    "예기치 못한 상황에 반발하듯이 일어나는 거라서 그러기는 어려워.

    그렇게 될 만한 상황에는 아예 공간 도약의 시전이 취소되는 게 보통이니까."

    그럼 의도하고 공간 도약의 파괴 효과를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발동조차 하지 않는다는 소리니까.

    튕겨 나오거나, 아니면 아예 발동하지 않거나. 싸우는 도중에 두 가지 중 하나만 당해도 치명적이다.

    "그러니까 정령의 위치를 보고 정확하게 사용해야만 해.

    실내에서 딱 한 번 정확한 공간 도약을 구사할 것. 이게 내 합격점이야."

    "적당하군."

    "바로 시작하자! 오빠!"

    "그런데 그 무슨 지점은 어떻게 만들면 되는데?"

    "바람을 부르는 것부터 해 보자."

    나는 이스티의 제안대로 실내에서 바람부터 일으켜 봤다.

    기분 좋은 산들바람이 불기는 하지만 확실히 밖에서 했을 때보다 힘이 약한 느낌이 든다.

    기분 탓인지 정령핵도 건강하지 않고 시들시들한 느낌이고.

    정확히 어떻다고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밖에서 바닷바람 쐬고 있을 때는 신나는 움직임이었는데.

    직접 내 눈에 보이니까 애완동물 하나 키우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내 정령이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지.

    나는 정령을 시켜 카렌의 젖탱이를 흔들었다.

    "읏! 오빠…."

    원거리에서 성희롱을 당한 카렌은 나한테도 바람을 보냈다.

    넘어뜨리려고 한 건가? 볼에 살짝 바람이 닿을 뿐이었다.

    "끄응!"

    "정령한테 명령하는데 왜 네가 힘을 줘?"

    게임을 할 때도 이런 녀석 꼭 있었는데.

    컨트롤러랑 몸이 같이 움직이는 타입.

    "훈련은 똑같이 했는데, 오빠의 정령이 훨씬 강한 것 같아."

    "나는 정령이랑 함께 싸우기도 했거든. 경험치가 다르지."

    "정령도 레벨이 올라?"

    "정령의 성장에는 경험이 중요한 요소야."

    카렌의 의문에, 이스티가 대신 답했다.

    그래. 오크랑 씬 울프의 공격에 맞서 싸운 날들을 우리는 함께했다.

    실내에서도 카렌의 젖을 흔드는 정도는 가능하다는 얘기다.

    ……어느 정도 대단한 건지 감이 안 오네.

    엉덩이도 해볼까?

    "달링."

    윽, 이스티가 나를 보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정령을 이용해서 여성의 몸을 희롱하는… 그런 사람 아니지?"

    "조금 재밌다고 생각했어."

    "정령을 그런 식으로 다루는 건 무척 금기시되는 일이야. 다른 엘프가 봤다면 결투를 신청했을 정도로."

    하긴. 나처럼 다루는 놈이 백 명만 있어도 한 달 안에 정령술의 평판이 바닥을 쳤을 것이다.

    "바람 불게 하는 건 충분한 것 같은데. 바람의 세기가 더 강해야 해?"

    "음…. 달링은 도약 지점을 만들어도 될 것 같아. 정령핵을 중심으로 바람을 응축하고, 착지 지점과 도약 지점을 만들어 봐."

    "좋아."

    나는 정령핵을 중심으로 바람을 집중시켰다.

    이스티는 순식간에 하던데 나는 꽤 시간이 걸렸다.

    정령핵의 움직임을 보니 정령도 좀 힘들어하는 것 같고.

    다음은 착지 지점.

    짧은 거리로 지정할까? 우선은 1m로 해보자.

    "끝났어. 이제 어떻게 하면 돼?"

    "몸을 통과시키면 돼."

    "몸을 통과…."

    막상 하려니 좀 겁나는데.

    손을 꽉 움켜쥐고 발을 딛는다.

    그러자 도장 배경이 나한테 확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도약은 성공이었다.

    (〈공간 도약〉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안내 메시지.

    새로운 스킬을 습득했음을 알리는 메시지였다.

    "어?"

    근데, 내가 지정한 착지 지점이 아니다.

    나는 1m 거리를 지정했는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먼 거리를 이동한 상태였다.

    단위로 치면 8m 정도일까.

    이 정도로 오차가 난다고?

    "왜 이렇게 멀리 왔지?"

    "마지막 순간에 불안정 변칙으로 흔들린 거야. 안정적으로 만들려면 반복 수련이 필요해."

    "좋아. 한 번 더…."

    어?

    이번에는 바람이 아예 안 불었다.

    "이스티. 바람이 안 부는데 어떻게 된 거야?"

    "〈공간 도약〉은 정령의 MP를 소모해서 발동하는 스킬이라, 정령을 지치게 해."

    "이런."

    이 녀석은 물 안 마시겠지?

    내 MP를 소모하는 스킬이었으면 여신의 물병 한 모금이면 해결되는데.

    힘들어하는 정령핵을 보고 있으니, 내가 참 스킬을 편하게 키워 왔구나 싶었다.

    "밖에 좀 나갔다 오면 도움이 되겠지?"

    "응. 바람을 쐬면 금방 건강해질 거야."

    나는 도장에 둘을 두고 밖으로 나왔다.

    밤바람이 차갑게 피부에 스며든다. 나온 걸 후회할 정도의 한기가 들었지만 정령핵에 생기가 도는 모습을 보니 참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십 분 휴식하고 들어가자. 알았지?"

    이런다고 알아들을 리도 없는데, 괜히 혼잣말한다.

    나는 정령과 약속한 십 분 동안 밖에서 휴식했다.

    그리고 도장에 돌아와서 공간 도약을 사용한다.

    이때 나는 벨레이라의 가호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깨달았다.

    내가 사용하는 공간 도약의 정밀함은 한 번 밖에 나갔다 올 때마다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이제 오차 범위는 거의 없는 것 같은데?"

    "조금 더 하면 될 것 같아."

    "아니, 오늘은 이제 못 하겠다."

    나는 내 몸을 끌어안고 부들부들 떨었다.

    "계속 들락날락했더니 추워 죽겠어."

    "……어디."

    이스티가 다가와 내 품에 폭 안긴다.

    "응…. 많이 차가워졌네. 오늘은 쉬자. 달링."

    "카렌은 어떻게 할래?"

    "조금 더 하다가 잘래! 바람 불게 할 때까진 안 잘 거야!"

    "그럼……."

    나는 이스티랑 눈을 마주쳤다.

    "오늘은 일찌감치 잘까."

    "나는 아직. 먼저 가 있어. 달링."

    이스티가 마다할 줄 몰랐던 나는 당황해서 제자리에 서 있었다.

    이스티는 수줍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

    "레이라한테 받은 코스튬. 입고 갈게."

    "……."

    즉, 준비할 시간을 달라는 뜻이었다.

    좋아.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지.

    "침실에서 기다릴게."

    나는 이스티의 이마에 입맞춤하고, 도장을 나왔다.

    먼저 씻기 위해 혼자 대목욕탕에 들어간다.

    워낙 드넓은 목욕탕이라 여자 없이 혼자 들어가면 허전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마음이 편했다.

    최근 너무 붙어있기는 했지.

    누군가가 말하길, 남자는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던가.

    나는 간만에 혼자 느긋하게 온수에 잠겨 있다가 나왔다.

    잠들기 딱 좋은 피로감이 아지랑이처럼 올라온다.

    하지만 아직 잘 수는 없다.

    오늘의 메인이벤트가 남았으니까.

    벨라가 장담하는 코스튬이 대체 어떤 코스튬일지 궁금했다.

    기대가 어긋나도 이스티가 날 기쁘게 하기 위해 입는 옷이니, 즐거울 것 같다.

    나는 정령으로 바람을 일으켜 머리를 말리고 침대에 대자로 누웠다.

    "……."

    "달링."

    이스티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날 부른다.

    나는 화들짝 눈을 떴다.

    "아, 이런. 깜빡 잠들었네…."

    뭐야? 왜 방이 어둡지?

    나는 불을 켜기 위해 몸을 일으키고 메뉴를 불렀다.

    그때 이스티가 부드럽게 내 손을 제지했다.

    "이스티?"

    "불 켜지 말고… 봐줘."

    노출이 얼마나 심하길래 부끄러워하는 거지?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 이스티의 코스튬을 살폈다.

    "어, 어때…?"

    이스티는 조신하게 서서, 내 반응을 기다린다.

    벨라가 준비한 비장의 코스튬. 진한 밤을 선사한다는 건 벨라의 허풍이 아니었다.

    "레이라가 거짓말한 게 아니면 좋겠어. 이런, 노출이 없는 복장으로, 달링을… 흥분하게 할 수 있을지…."

    이스티가 입은 건 교복이었다.

    이스티의 몸매와 비율을 살리게끔 딱 맞게 개량된 교복.

    남색과 흰색의 절묘한 배합.

    "어…."

    뭐라고 해야 할지.

    이스티가 교복 코스튬을 입고 내 앞에 나타나는 상황을, 나는 상상해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별로…야?"

    이스티가 초조한 듯 가슴에 손을 얹고 안절부절못한다.

    "아니, 너무 잘 어울려…."

    "정말?"

    "좋은 의미로 너무 놀라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충격받았어."

    "……!"

    교복을 입은 이스티가 나한테 확 안겼다.

    난 육성으로 헉 소리가 났다.

    이스티가 내 귀에 속삭였다.

    "선생님."

    "이, 이스티?"

    "선생님의 아기 임신하고 싶어요. 안 돼요?"

    이스티가 내 무릎에 앉아, 발칙한 학생을 연기한다.

    참으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터져 나왔다.

    "하하하. 누가 가르쳐 줬어? 벨라가 시켰지?"

    "~~읏!"

    이스티는 창피했는지 눈을 질끈 감았다.

    "레이라가 이렇게 하면 달링이 무척 기뻐할 거라고 했어."

    "연습도 한 것 같은데?"

    창피해서 물러나려는 이스티의 손을 꼭 맞잡아서, 도망치지 못하게 한 다음 마주 본다.

    "레이라 상대로 열 번 정도 말 해봤어."

    솔직히 허를 찔렸다.

    교복을 입고 다소곳하게 내 무릎에 앉은 이스티는, 무척 예뻤다.

    벨라는 자기 몸매를 과시하려고 옷감 면적을 줄이는 걸 선호하는 스타일이라서 예상하지 못했다.

    설마 주특기인 차원 마법으로 다른 세계의 옷을 구해 왔을 줄은.

    "너무 천박하게 말 꺼내서… 경멸했어?"

    이스티는 미움받을까 봐. 불안함을 견디지 못하고,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호소한다.

    "어떤 것 같아?"

    "레이라와 함께 생각한 대사 중에서는 가장 건전했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가장 천박한 대사는 뭐였는지 신경 쓰이네.

    나는 이스티를 끌어당겼다. 이스티는 예쁘게 다리를 모으고 옆으로 앉아, 하복부에 맞닿도록 다가온다.

    내 자지는 이미 빳빳하게 발기해서 이스티의 교복 치마를 뚫으려는 듯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

    이스티는 엉덩이에 맞닿은 내 자지를 느끼고 처음에는 흠칫 놀라고, 바로 다음 순간에는 은근한 미소를 띠었다.

    불안해하던 눈빛은 어느새 나랑 무슨 일을 할지 기대하는 색채로 변한다.

    "선생님은… 못된 짓일수록 흥분하는… 그런 사람이네요."

    내 본성을 꿰뚫는 것처럼.

    이스티가 내 귀에 사랑스럽게 속삭였다.

    "귀여운 제자랑 임신 섹스…하고 싶어요?"

    "글쎄?"

    이스티는 무게중심을 부드럽게 바꿔가며, 엉덩이를 자지에 꾹꾹 눌러온다.

    "하고 싶으면서♥"

    나도 모르게 숨이 흐트러졌다.

    평정을 가장하는 것도 한계다. 벨라의 말대로 되는 것 같아서 반발심이 생기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교복 이스티를 끌어안았다. 제일 먼저 이스티의 예쁜 얼굴을 덮듯이, 짐승처럼 천박하게 혀를 섞는 키스를 한다.

    "츄릅♥ 핥짝♥ 쪼옥♥"

    이스티는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벌리고, 싫어하기는커녕 추잡한 혀 놀림에 적극적으로 응한다.

    오히려 날 부추기는 것처럼 애정이 어린 시선으로 마주 본다.

    나는 이스티의 뒷덜미를 감싸고, 한참 혀를 섞었다.

    "응, 우웅♥ 하움♥ 쮸웁."

    손을 천천히 내리면서 어깨를 감싸고, 등허리를 쓸어내리듯이 움직이며 엉덩이에 도달한다.

    이스티의 부드러운 엉덩이를 교복 치마 위로 우악스럽게 주무르며, 혀를 추잡하게 섞었다.

    "츄봅♥ 쪼옥♥ 쮸웁♥"

    내가 혀를 끝까지 내밀자, 이스티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술을 오므려 내 혀를 머금고 빨았다.

    날 바라보면서, 머리를 전후로 흔들며 꼼꼼하게 빨아준다.

    "쪼옥♥ 츄웁♥ 웅♥"

    이스티의 푸른 눈을 마주 보면서 봉사를 받는다.

    그틈에도 나는 이스티의 엉덩이를 마음대로 주물렀다.

    이렇게 키스만 하고 있어도 이스티가 내 총애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내가 어딜 만져도 기뻐하고, 어떻게 하면 내가 더 기뻐할지 세세한 몸짓으로, 눈짓으로 보여준다.

    최종 단계를 시험할 날도 머지않았다.

    이스티는 나를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스티의 몸을 잡아당겨 침대에 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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