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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세계 최면물-39화 (39/414)

대충 이세계 최면물 3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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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화들짝 놀라며 한 걸음 물러났다.

"왜 그래?"

"…언제 다가왔습니까?"

"방금."

벨라처럼 감수성이 예민한 타입인가? 트랜스 상태에서 깨어나자마자 날짐승처럼 반응하는 게 몹시 놀랍다.

이 심사관을 허덕이게 만들고 싶다. 가까운 시일 내에 꼭 그렇게 될 것이다.

"다음에도 그 좋은 코로 심사해 줘. …네가 있는 방에 독대하러 갈 테니."

내가 뱉은 의미심장한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베일 노아는 말없이 나를 지켜보았다.

눈가리개를 하고 있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나를 향해 묘한 경계심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미끼로 썼을지 모를 범죄자라서? 아니…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말로 설명하기 힘든 아주 작은 위화감이다.

노아는 그 작은 위화감마저 능숙하게 감추고는, 조용히 말했다.

"저는 코가 좋아서 심사를 하고 있는 게 아니지만,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심사관 베일 노아가 떠났다.

"오빠."

"카렌, 하고 싶은 말이 많겠지만…."

"잘 됐다!"

"어?"

"다시 임무를 받았잖아. 이번에야말로 확실히 해내자!"

"…그래."

결과가 뒤집혀서 크게 실망했을 법도 한데 카렌은 내색하지 않았다.

이스티에 대해서 왜 말하지 않았냐고 추궁하지도 않았다.

카렌은 날 배려하면서, 앞으로 뭐가 중요한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녀의 활기찬 모습에 나까지 힘이 솟는다.

심사관 베일 노아가 있을 때는 멈춰있는 줄로만 알았던 시간이 흐른다.

모험가들은 하나둘 관심을 끊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고, 스미든 씨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데려와

씬 울프를 작업실로 옮겼다.

"데칼님. 씬 울프를 처리한 보상으로 아티팩트를 가질 생각은 없으십니까?"

길드 마스터가 내게 다가와 말했다.

"아티팩트가 뭐죠?"

"아티팩트란 희소한 마물의 소재로 만드는, 이른바 부적 같은 것입니다.

특수한 효과가 있는 몹시 귀중한 마법 아이템이고, 많은 소재가 필요하므로 딱 하나만 얻을 수 있습니다."

흠. 그런 게 쓸모가 있을까?

"카렌 생각은 어때?"

같이 잡은 카렌한테 물어본다.

"음, 나는 몸에 지닐 수 있는 아티팩트가 좋은 것 같아."

"그럼 보상은 아티팩트로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제작이 끝나는 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 구경꾼들도 다 물러났고, 이스티랑 카렌만 남았다.

"이스티. 그 심사관이랑 아는 사이였어?"

"응. 노아도 다이아몬드 등급이야. 모험가 라이센스를 반납하고 심사관이 됐어. …까다로운 사람이야."

"까다로운?"

"노아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될 일도 없었을 거야. 노아는 항상 너무 지나치게 하니까.

「철벽의 심사관」같은 식으로 불리는걸."

"네가 고고한 사냥꾼이라고 불리듯이?"

"응. 비슷하게."

그런 심사관이 내는 과제라면 쉽지 않겠군.

대책이 필요하다.

"추가 시험을 어떻게 할지 다 같이 논의해보자. 밥 먹으면서!"

"고기?"

카렌이 덥석 물었다.

"고기."

"오빠 최고!"

"이스티도 좋지?"

"응."

나는 이스티랑 자주 가던 고깃집으로 갔다.

심플하게 불판 위에 고기를 올려놓고 구워 먹을 뿐이지만, 사실 그게 제일 맛있다.

현대에 살던 때랑 비교하면 간이 심심한 건 어쩔 수 없는 듯하지만.

"맛있어!"

재밌게도 식사할 때 둘의 모습은 명확하게 대조되었다.

입에 넣고 씹는지도 잘 모를 만큼 정적으로 식사하는 이스티랑, 온몸으로 리액션하며 좋아하는 카렌.

두 사람을 보고 있으니 고기가 더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금 상황을 돌이켜보면,

최면에 대해 알고 있는 건 나랑 이스티 뿐.

이스티는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이제 다음 심사의 결과를 마음대로 할 수도 있다는걸.

즉 원치 않은 트러블이 발생하면 막을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걸어놓았다.

바로 베일 노아 본인에게.

본래 정당한 실력으로 흔들어야 할 철벽에, 이미 구멍을 내놓은 상태.

그러니까 지금 당장 추가 시험 같은 건 없다고 번복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카렌은 모르겠지만 시험은 이미 통과한 거나 마찬가지야.

최면 만세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내 목적은 용사 후보가 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심사관을 찾아가서

시험을 통과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해봐야 아무 의미도 없다.

카렌이랑 헤어지는 시간만 앞당길 뿐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카렌이랑 시간을 보내면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본다.

씬 울프를 잡아서 길드의 인정은 받았고,

베일 노아 한 사람만의 허락이 남은 지금 시험 합격을 얻어다 주는 건 일도 아니다.

고민해보자.

어떤 식으로 해야 가장 꼴릴까?

어떤 방향으로 유도해야 가장 즐거울까?

"오빠! 듣고 있어?"

"아? 뭐라고?"

"리치 대책! 리치를 잡으려면 마법에 대항할 소도구가 필요해. 리치의 마법을 정면으로 맞으면 위험하니까."

"공격 마법도 써?"

"응! 그러니까, 내가 이번에는 방패를 들게. 마법 저항력이 높은 방패를 쓰면 될 거야. 물리 방어력은 꽝이지만.

리치 주변에는 따르는 스켈레톤도 많으니까. 둘러싸이지 않게 조심해야겠네. 또, 또, 스켈레톤 워리어는……."

카렌은 벌써 꿈을 향해 열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이거다. 이 꿈꾸는 소녀를 어떻게 하고 싶은가.

추가 시험 기간 내에 카렌을 반드시 임신시킨다.

리치 잡기는 필수가 아니다. 잡으면 그만큼 극적이겠지만, 너무 큰 위험을 감수할 순 없지.

하지만 시험 결과는 카렌의 합격으로 조정하고.

카렌한테는 내가 개입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게 한다.

카렌은 성공적으로 용사 후보생이 되어, 그 순수한 열정으로 높은 성과를 내고 용사 파티에 들어갈 유망주로 손꼽히겠지만.

거기서 배가 불러오는 것이다.

불러오는 배를 느끼고 임신했다는 걸 깨달은 카렌은 돌이킬 수 없게 됐을 때 내 앞에 나타나겠지.

꿈을 잃은 눈빛으로….

후후후. 좋아. 이거야.

"아주 좋아."

"오빠도 그렇게 생각하지? 리치는 물리 공격에 약해. 내가 품으로 파고들어서 공격할게."

카렌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 심사관님을 놀라게 해 줄 거야!"

카렌을 반드시 임신시키겠어!

"카렌. 내일이라도 바로 준비하자."

"응!"

"안 돼."

그때,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이스티가 입을 열었다.

"데칼. 리치는 위험해. 노아는 리치가 씬 울프랑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지만, 그건 반만 맞는 말이야."

"반만 맞는 말?"

"엘더 리치는 나라 하나와 맞설 수도 있다고 했잖아. 그런 리치가 꼭 고대 유적에만 나오리라는 법은 없어.

리치는 존재 자체만으로 무척 주의해서 접근해야 하는 마물이야."

"여차하면 이스티를 부르면 되지."

"심사관님도 그런 일이라면 사정을 이해해주지 않을까요?"

진짜 아닌 것 같다 싶으면 카렌한테도 최면을 걸어서 과정을 건너뛰고 노아한테 합격을 받을 수도 있다.

카렌은 그걸 모르니 전혀 다른 방향으로 얘기하고 있지만,

만약 리치가 예상밖에 너무 강했더라도 노아가 이해해줄 것 같지는 않다.

이해해줘도 문제다.

그러면 또 추가의 추가 시험이잖아. 그건 싫다.

"내가 데칼에게 가르친 건 바람 마법이 아니야. 바람의 정령. 탁 트인 개활지나 숲에서는 정령술의 효과가 극대화되지만,

던전은 달라. 가장 자유로운 바람의 정령이기에 실내에서는 거의 힘을 쓸 수 없어."

"그 말은 위험할 때 이스티를 부를 수도 없다는 뜻이야?"

"응. 달링을 구하러 갈 수 없어. 그것만으로도 나는 불안해."

"……."

이스티의 우려는 지당하다.

검은 숲도 자신만만하게 갔지만 결국 그런 일을 겪었으니까.

좋은 방법 없을까? 카렌이랑 느긋하게 임신 섹스를 하면서도, 용사 선출을 위한 일이라며 둘러댈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는.

내가 가만히 입을 다물자, 이스티가 말했다.

"일방적으로 말했다는 것 알아. 하지만…."

이스티는 말을 잇지 못했다.

"알고 있어. 내가 걱정된다는 거지?"

"응."

"그걸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러 온 거잖아? 어렵게 생각할 거 없어."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를 듯 말 듯 한데.

"훈련을 하자. 오빠."

카렌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

"훈련?"

"레벨을 올리는 거야!"

아, 결국 흐름이 이렇게 되는군.

레벨을 올려서 리치도 잡을 수 있게 한다. 정석이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가?

나는 간만에 스테이터스를 확인했다.

이름 : 데칼

Lv : 129

상태

[HP] 6877/6877

[MP] 8871/8871

능력치

힘 556 마력 787 체력 551 민첩 501

벨레이라의 가호《진》

「원소 속성 중에서도 불을 지배하는 권능을 내리는 가호. 여신의 진정한 이해자만이 이 가호를 받을 수 있다」

(화염 피해 면역, 불 마법의 위력 상승, 모든 스킬의 숙련치 상승.)

여신의 대리인

「모든 언어로 소통하고, 모든 문자를 독해한다. 세계를 넘나들 자격이며, 신의 간택을 받았다는 증거이다」

(스킬 습득률 상승, 경험치 상승, 능력치 적용 배율 5배 상승)

바람의 정령

「가장 자유로운 정령이라 불리며 대기의 흐름을 바꾸고 바람을 따르게 하는 정령」

스킬

파이어 볼(★☆) - 강한 위력을 지닌 중급 불 마법. 적을 불태운다.

파이어 인챈트(★★★) - 온갖 물건에 화염 속성을 부여하는 마법.

수색(★★☆) - 주의 깊게 살피고 관찰하는 것으로 흔적을 발견하고 분석하는 기술.

"내 레벨은 129야. 카렌은?"

"91!"

"이스티, 우리 레벨을 빨리 올리려면 뭘 잡아야 해?"

"미노타우로스, 스켈레톤 워리어.

아마도 150까지는 오를 거야."

"그것들이랑 싸우는 것도 위험천만할 것 같은데."

이스티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이스티를 내세워 레벨을 올린다고 해도 카렌의 레벨은 제자리.

위험하다는 건 크게 변함이 없다.

하지만 카렌이 내세운, 레벨을 올리자는 방향 자체는 잘못된 것 같지 않다.

오히려 그게 가장 옳은 방법 아닐까.

강해져서 극복하는 것.

우리는 또 한동안 말없이 고기를 먹었다. 그러다 이스티가 말을 꺼냈다.

"던전에 갈 생각이라면, 적어도 두 사람이 위험한 상황에 확실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으면 해."

"싸워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도망치는 걸 잘해야 안심이 된다는 뜻인가?"

"비슷해. 그래서 두 사람에게, 내 유니크 스킬 〈공간 도약〉을 가르쳐 줄게."

"저, 정말요!?"

카렌이 벌떡 일어났다.

식당에 있는 사람들의 이목이 쏠린다.

"카렌이 달링을 지켜줬으니까. 이건 그 답례야."

"엘프의 유니크 스킬이라니…. 돈을 아무리 쌓아도 배울 수 없는 귀중한 스킬인데…!"

이스티를 쓱 보았다.

"이스티는 괜찮아? 그래도."

"원래 달링이 용사 후보를 노린다고 했으면 검은 숲에 가기 전에 가르쳐 줬을 거야.

하지만 배우려면 시간이 필요해."

"시간? 얼마나?"

"보통은 삼 년 정도."

아무리 유니크 스킬이라지만 그런 긴 시간 동안 훈련하기는 어렵겠는데.

"하지만, 내가 옆에 붙어서 바람의 정령으로 돕는다면 훈련 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일 수 있어.

두 사람이 아주 위급한 상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는, 일주일이면 될 거야."

"일주일."

카렌은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삼 년이 걸리더라도 배웠을 거예요. 이스티!"

"대신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내가 없을 때는 달링을 지켜줘야 해."

"그게 내 일이에요. 나만 믿어요!"

카렌의 시원한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이스티는 살짝 미소지었다.

좋은 분위기인데? 살짝 등을 밀어줄까?

"이제 스킬까지 배우는 사이인데 서로 편안하게 말 놓는 것이 어때? 이스티도 그 편이 좋지?"

이스티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부터 친구네. 두 사람."

"친구? 그건…."

'그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려는 이스티에게, 카렌이 안겨들었다.

"이스티! 고마워!"

"……."

카렌의 솔직함은 박치기에 비유해도 좋을 만큼 직선적이다.

그런 아이 같은 순수함이 이스티의 딱딱한 자세를 열어젖히는 데는 도움이 된 것 같았다.

둘은 꽤 잘 맞는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순수한 호의에 당황하는 이스티, 표리가 없고 솔직한 카렌.

"나, 열심히 배울게!"

"당연하지. 엘프의 스킬인걸."

둘을 보고 있으니 흐뭇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내 고민도 해결되었다는 걸 알았다.

"특훈을 해야겠네."

즐거운 생각이 났다.

카렌이랑 임신 섹스. 꼭 지저분하게 던전에서 할 필요는 없잖아?

특훈이라는 구실로 긴 시간 함께 있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

"이스티. 팔색 조개 성에서 하는 게 어때?"

"응. 나도 그게 좋다고 생각해. 방해받을 일도 없고, 널찍하고."

"팔색 조개 성?"

카렌은 보일 듯 말 듯하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카렌. 이걸 봐."

딱.

나는 손가락을 튕겨, 카렌을 트랜스 상태로 만들었다.

이스티는 냠냠 고기를 먹으며 무표정으로 지켜본다.

"「특훈에는 섹스가 필수」"

"필, 수…."

"「성실하게 나랑 섹스해서 임신해야 해」"

"오빠랑 섹스…."

"후후후."

벌써 행복하다.

"…달링."

이스티는 불편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너무 대놓고 까불었나?

"식사 자리에서 할 얘기는 아니었지?"

이스티는 나를 지그시 보며 말했다.

"달링의 아기, 내가 먼저 임신하고 싶어."

생각지도 못한 말이 내 심장을 강타했다.

떨리는 마음을 간신히 붙잡고 말한다.

"그렇게 안에 쌌는데 진작 하지 않았을까?"

"선조 님들 말로는, 엘프는 임신할 확률이 낮다고 해."

"즉. 확실하게 임신할 때까지 해달라고?"

"응. 듬뿍."

"흠. 번갈아 가면서 하는 건 어때?"

카렌을 트랜스 상태로 재워놓고 누가 먼저 임신할지 이스티와 진지하게 논의한다.

말하면서도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다.

하지만 나랑 이스티는 진지했다.

"첫 순서로 질내사정 당하고 싶다고 하면… 너무 욕심쟁이야?"

"전혀. 더 부탁할 건 없고?"

"……."

이스티는 무릎 위에 얹은 손을 꾸욱 쥐고, 용기를 내어 말했다.

"질내사정할 때, 사랑한다고 해주기…."

"……."

"두, 두 번!"

두 번이 뭐야.

사랑한다는 말은 열 번이고 백 번이고 해줄 수 있다.

이스티가 제일 좋아하는 말을 몇 번이나.

"좋아."

나는 손뼉치기로 카렌을 깨웠다.

"카렌. 어디까지 얘기했었지?"

"팔색 조개 성이라는 게 뭐야?"

"내 거처야. 방해받을 일 없고, 넓고 좋은 곳이야. 거기서 일주일간, 특훈하자."

"응!"

카렌은 흰 치아를 드러내며 밝게 미소지었다.

"열심히 특훈해서, 이스티의 유니크 스킬도 배우고, 오빠랑 잔뜩 섹스해서 임신도 할 거야. …응? 어라?"

"왜?"

"으음~?"

카렌은 위화감을 눈치채지 못하고 갸웃거린다.

가만히 보고 있던 이스티가 말했다.

"카렌. 누가 먼저 달링의 정액으로 임신할지 겨루는 것도 특훈의 중요한 요소야."

"오빠랑 이스티는 연인 사이잖아. 그런데 오빠가 나한테 질내사정하면, 이스티는 싫지 않아…?"

"괜찮아. 나는 달링의 기분이 더 중요해. 달링이 그러고 싶어 하는걸."

"그래서 그 접수원이랑도……."

느껴진다. 카렌의 마음에도 부조화가 일어나고 있다.

마치 강한 중력의 일그러짐에 다른 모든 것들이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말도 안 되는 암시에 맞추기 위해 상식이 개변되고, 스스로 이상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강력한 최면 상태.

"…이제 알았어."

이스티가 헌신과 사랑이라면 카렌은 어떨까.

"열심히 오빠랑 임신 섹스한 다음 떳떳하게 용사 후보생이 될 거야!"

카렌은 당차게 선언했다.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랑 섹스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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