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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세계 최면물-38화 (38/414)
  • 대충 이세계 최면물 3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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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발 앞서 움직였습니다. 먼저 도착해서 어떤 마을인지 봐두고 싶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나 빨리 씬 울프가 잡힐 줄은 몰랐습니다.

    긴급 임무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난도였지요. 「고고한 사냥꾼」님?"

    이스티는 불쾌한 듯 인상을 찌푸렸다.

    "노아. 무슨 심술을 부리러 왔어?"

    "공정한 심사를 하러 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런 시기일수록 부정한 방법으로 용사 후보가 되려는 자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 자들은 목적 또한 저열한 법."

    심사 결과 같은 건 아무래도 좋은 나도 떨리게 하는 태도다.

    카렌은 얼마나 불안할까?

    옆을 돌아보니, 역시 카렌은 초조함을 숨기지 못한 표정이었다.

    자신이 한 일이 없다고 의심했었으니까.

    "우리 심사관은 용사 후보가 선출되는 과정에서 부정이 없었는지 판별하는 존재.

    걱정하지 마시길. 이제 마지막 확인 과정만이 남았을 뿐입니다."

    "그 확인을 심사관님이 하는 겁니까?"

    내 물음에, 노아는 불길한 미소를 띠어 보였다.

    "네.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이 되는 경우에는 즉시 탈락입니다."

    카렌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이 녀석, 자기가 한 거 없다고 생각하는 중이라 안 그래도 부담될 텐데.

    나라도 자신감 있게 나가야겠다.

    "그러면, 마침 뒤에 증거도 놓여있으니 꼼꼼하게 확인해줘요."

    생각해보니 긴장할 거 없잖아?

    씬 울프가 가짜도 아니고, 틀림없이 내가 죽여서 가지고 왔는데.

    카렌의 공적을 무시하는 일도 있을 수 없다. 카렌이 없었다면 중상을 입는 건 나였으니까.

    "심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스미든 씨가 시체를 볼 때는 다들 환호하고 떠들었는데.

    지금은 마치… 다들 겁에 질린 것처럼 조용하다.

    나도 그 분위기에 휘말려, 굳게 입을 다물었다.

    "킁, 킁킁."

    노아는 기행에 가까운 행동을 보였다.

    죽은 늑대 사체의 털가죽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는다.

    대체 저렇게 해서 무슨 심사를 하겠다는 거야?

    "그을린 냄새가 납니다. 불 속성 공격 마법을 2회에서 3회 맞고 죽었군요."

    …….

    나는 오싹했다.

    "이걸 해치운 건 두 분 중 어느 쪽 인가요?"

    "오빠예요."

    "카렌 님은 해치울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까?"

    "네."

    노아는 카렌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으, 으아."

    카렌은 주저앉을 것처럼 겁을 먹었다.

    "솔직하시네요. 좋아요. 이 늑대 사체에는 칼자국이 없었어요. 무언가와 몸싸움을 한 흔적은 꽤 있지만….

    어떤 식으로 사냥했는지 들려주시겠어요? 그러니까…."

    "데칼이라고 합니다."

    날 보며 말을 찾길래, 잽싸게 이름을 밝혔다.

    "데칼님. 정확한 심사를 위해, 그때 그 자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시겠습니까?"

    꼭 취조당하는 기분이군.

    노아의 어투는 무례하지는 않았으나 몹시 깊은 곳까지 파헤치려고 드는 집요함 같은 것이 느껴졌다.

    역시나 심사관이라는 건가.

    "처음 씬 울프랑 맞닥뜨렸을 때는 마법을 시전할 틈도 없었어요.

    정령술로 몸을 지켰지만 그래도 역부족이라 카렌이 나 대신에 공격을 맞았어요."

    "불 속성 공격 마법을 사용한 건 데칼님입니까?"

    "그래요. 카렌이 만들어준 빈틈 덕분에 어떻게든 공격 마법을 넣어서 죽일 수 있었죠."

    카렌은 내 옆에서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눈가리개를 하고 있어서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노아의 입은 무언가 못마땅한 듯 꾹 닫혀 있었다.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거짓말?"

    "나쁜 냄새가 나요."

    뭐야, 이 년은?

    아무 근거도 없이 냄새만으로 사람을 의심하고.

    나는 불쾌한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

    "…냄새 같은 걸 근거로 심사하는 사람인 줄은 몰랐어."

    하지만 단순히 베일 노아가 무례하게 굴어서 불쾌한 건 아니었다.

    이 여자는 무언가 알고 있다.

    냄새라고는 했지만, 한없이 진상에 가까운 무언가를 알고 있어.

    원하지 않는데 내 깊은 곳을 파헤치려 드는 느낌이, 내가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모른 척 잡아뗄 생각입니까? 늑대의 몸에서 사람 피 냄새가 이렇게 진하게 나는데."

    "……!"

    술렁술렁.

    사람들 사이로 동요가 퍼져나간다.

    "저게 무슨 뜻이야?"

    "모르겠는데…."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한 건 나랑 이스티밖에 없을 것이다.

    씬 울프는, 네 명의 인간을 미끼로 이용해서 손쉽게 잡을 수 있었다. 그 사실을 함구하기는 했다.

    하지만 밝힐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던 진실이 이토록 불편하게 나타날 줄 누가 알았을까?

    사정을 모르는 카렌이 노아를 보며 당당히 말했다.

    "씬 울프랑 목숨 걸고 싸웠어요. 사람 피 냄새가 나는 건 당연하죠."

    "그래요. 씬 울프의 발톱에는 진한 혈액 냄새가 났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는지 상상이 갑니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피 냄새란, 이 남자가 하는 거짓말이란 그런 게 아닙니다."

    "무슨?"

    "늑대는 사방에서 피를 뒤집어썼습니다. 마치 인간을 미끼로 사용한 것처럼."

    …….

    아무도 말 꺼내는 이가 없어졌다.

    노아의 후각은 꽤 정확했다. 설마 사체만 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알아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용사 후보생이 되고 싶은 욕심이었습니까?

    공격 마법으로 사람을 죽인 자는 영원히 글래기어스의 지하 감옥에 갇혀 나올 수 없다는 걸 아는데도?"

    "상상으로 날 모함하는 건가?"

    "정곡을 찌른 게 아니라?"

    난 터져 나오는 웃음을 막지 못하고, 손으로 입을 가렸다.

    노아는 무표정으로 나를 가만히 지켜봤다.

    "심사관은 범죄자를 즉결 처벌할 권리도 갖고 있습니다. 아니, 심사하고 있지 않을 때는 오히려 그게 본업입니다."

    "나는 용사 후보가 될 생각은 애초에 없었어."

    "…?"

    "용사 후보생이 되고 싶은 욕심에 사람을 미끼로 써서 씬 울프를 잡았다.

    그건 심사관이 마음대로 그린 시나리오지. 아니면 이것도 거짓말이라고 할 텐가?"

    "……."

    노아는 예리하다.

    이 말에는 거짓이 없다는 걸 분명히 알아챌 것이다.

    나는 용사 후보생이 될 생각이 없었다. 지금까지 쭉 그랬다.

    "그리고, 누군가를 미끼로 써서 임무를 깰 생각이었다면 얘는 왜 살아있는데?"

    나는 카렌의 어깨 위에 손을 얹었다.

    "아…."

    "미끼로 쓰려고 했다면 가장 쉬운 애를 내버려 두고, 모르는 사람들을 데려다 썼다?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

    분위기가 바뀌었다.

    노아는 분명히 진실에 다다랐지만, 그건 초인적인 무언가.

    어떠한 감각을 활용해서 다다른 진실.

    수학으로 치면 답만 적고 식은 전혀 쓰지 못하는 상태.

    그런 넘겨짚기로 다른 사람들까지 납득하게 만들 수는 없다.

    "그, 그래요!"

    "누가 그런 짓을 한다는 거야?"

    뜻밖에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서 내 편을 들어주었다.

    "인정합니다. 제가 경솔했습니다. 결론을 내는 게 너무 빨랐어요."

    "흠."

    "그런데 한가지 잘못 알고 계시는 게 있군요. 용사 후보 자격은 본인이 싫다고 내팽개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단 자격을 얻은 사람은 멜브릿에 와서 시험을 볼 의무가 있어요."

    "뭐? 진짜?"

    몰랐는데!

    "오빠, 몰랐어?"

    카렌이 깜짝 놀라서 묻는다.

    "그런 줄 알았으면 안 했지."

    나만 탈락 시켜 달라고 해볼까? 지금은 그런 딜을 할 상황이 아니지만.

    노아는 나를 보며 말했다.

    "데칼님. 아까 저는 한발 앞서 이 마을에 와있었다고 말했지요.

    사실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고고한 사냥꾼이 이 마을에 왔을 때부터."

    "…."

    "그러니 두 분의 관계는 알고 있습니다. 매일 같은 여관에 가고,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임무도 하고 있다는 걸."

    젠장. 이번에는 이쪽으로 꼬투리를 잡는 건가.

    "아시겠지만, 「씬 울프」는 다이아몬드 등급의 헌터가 서식지를 찾아낸 것으로 성립된 임무입니다.

    그녀를 데리고 긴급 임무를 해결하러 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그래, 그렇지."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

    "목격 증언이 있습니다. 전날 밤에, 데칼님이 씬 울프와 싸우고 있을 그 시간에.

    헌터님이 급하게 마른을 떠나는 걸 본 사람이 있습니다."

    이스티의 표정이 굳어졌다.

    "너무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우리를 도왔다는 거야?"

    "네. 그렇습니다. 「고고한 사냥꾼」의 명성과 인품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무척 의외였습니다.

    이스티 씨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 상상도 못 했습니다."

    "노아. 그 말 취소해."

    이스티의 기백이 눈에 보일 듯이 뿜어져 나왔다.

    이렇게까지 화내는 이스티를 나는 본 적이 없다.

    노아는 살벌한 기백을 온몸으로 맞으면서도 여유롭게 서 있었다.

    "그렇다면 긴급 임무 간에 어떤 부정도 없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고결한 엘프의 명예에 걸고?"

    "그건…!"

    아아, 됐다. 이제 그만 하자.

    이 심사관을 속이는 건 무리다. 최면이라도 걸지 않는 이상은.

    "네 추측이 옳다면, 나랑 카렌은 어떻게 되지?"

    "즉시 실격입니다."

    "……."

    결국 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얻은 결과물이었기 때문에 쉽게 사라지는 건가.

    절벽에서 나를 밀친 모험가들 때문에 나는 이스티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노아가 말을 덧붙였다.

    "이상한 점?"

    "네. 이 씬 울프는, 사람의 피를 지독하게 뒤집어쓰기는 했지만, 어쨌든 불 마법을 맞고 죽었어요.

    이 정도 위력의 불 마법을 구사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바람의 정령을 다루는 엘프가 모든 걸 불사르는 마법을 쓸 수

    있을 턱이 없죠."

    즉. 이런 얘기인가?

    이스티한테 도움을 구해놓고, 정작 씬 울프는 내 손으로 잡은 게 의아하다?

    참, 어디까지 집요한 여자야?

    대단하다. 대단해.

    갑자기 이 여자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여자가 날 위해 일해준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팔색 조개 성〉에 필요한 재능이다.

    우선은, 사실대로 밝히자.

    "그래. 맞아. 내가 불렀어."

    "저 때문이에요!"

    카렌이 외쳤다.

    "무슨 뜻입니까? 카렌 님."

    "제 목숨이 위급한 상황이라서 그랬을 거예요. 오빠는 씬 울프를 잡아낼 실력이 있고, 증명했어요. 그러니까 떨어지는 건 저 하나면 돼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노아는 단호하게 말했다.

    "심사는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법. 애초에 다른 모험가들은 위험할 때 헬퍼를 부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건 그렇지만…."

    나는 카렌의 머리를 콱 잡고 거칠게 쓰다듬었다.

    "오, 오빠!"

    "아까 내 얘기를 뭐로 들었냐? 난 용사 후보 하기 싫다니까? 자기만 떨어지고 나를 붙인다고? 그런 짓을 왜 해."

    "그렇지만, 나는 결국 아무것도 한 게 없었잖아. 오빠를 지킨 건 내가 아니라…."

    "……."

    모두 이스티를 보았다.

    이스티는 한숨을 쉬고 말했다.

    "노아, 내가 데칼을 도운 건 사실이야. 데칼이랑 특별한 관계인 것도 맞아. 우린 서로 사랑하고 있어."

    "네, 놀랐습니다. 다른 엘프도 아닌 당신이 연애하는 걸 다 보다니.

    와비드가 그렇다고 말해도 직접 보기 전까지는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달링이 날 이용했다는 말은 틀렸어. 취소해."

    "틀렸다는 말씀은?"

    "달링이 날 부른 이유는 공을 가로챌 생각으로 두 사람을 절벽에 밀어버린 모험가들 때문이야."

    이스티가 혐오감을 내비치며 말한다.

    충격적인 폭로에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노아의 얼굴 근육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가 동요했다는 증거였다.

    이렇게 된 거, 나도 말을 얹었다.

    "정확히는 그놈들이 나를 밀치고, 카렌을 붙잡아서 강간하려고 했지.

    그런데 절벽 밑에는 씬 울프가 있었어. 그 상황에 이스티를 불러서 카렌을 구할 수 있었다면, 누구든 그렇게 했을 거야."

    "……."

    노아는 무언가 깨달은 듯했다.

    "그럼 이 피 냄새는…."

    윽, 설마 이스티까지 범죄자로 엮어버리는 건 아니겠지?

    그건 안 된다. 최면을 써서라도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노아는 최면을 제외한 모든 진상을 알았는데도 그 부분에서는 나를 추궁하지 않았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았다.

    "이용했다는 발언을 한 무례, 두 분께 깊이 사죄드립니다."

    노아는 배꼽에 손을 얹고 고개를 깊이 숙였다.

    이스티가 바로 입을 열었다.

    "노아. 이 두 사람에게 기회를 줘.

    너도 이제 알았잖아. 난 범죄자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해치지 못하게 막았을 뿐이야. 임무에 관여할 생각은 없었어.

    씬 울프를 처치할 기회도 있었지만, 오히려 달링이 나를 말렸어."

    "……."

    아니, 나는 두 번째 기회 같은 건 필요 없는데.

    그건 카렌한테만 주면 안 될까?

    "좋습니다. 심사관 권한으로, 두 분을 위한 추가 시험을 드리겠습니다.

    이걸 통과하면 정식으로 용사 후보 자격을 인정하죠."

    "오빠아!"

    카렌이 나한테 안겼다.

    "다행이다. 정말로…."

    이대로 추가 시험까지 꼼짝없이 봐야 할 분위기다.

    벌써 카렌이랑 헤어지는 건 나도 바라는 바가 아니니 괜찮지만, 귀찮네.

    "데칼님. 추가 시험에 참여하시겠습니까?"

    "알았어. 뭘 하면 되는데? 심사관님."

    "마른 마을 근처에 새로운 던전이 발견되었습니다. 보르도 던전이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엇."

    내가 클리어했던 곳이다.

    "그 던전 지하에는 지금 알려진 것보다 더 깊은 곳이 있습니다. 제 예상으로는 그곳에 리치가 있습니다."

    "리치가 뭐야?"

    카렌이 여전히 내 품에 안긴 채 말했다.

    "사령술에 지배된 마법사야. 개체마다 강함이 크게 차이나는…."

    "네. 잘 알고 계시네요. 엘더 리치는 나라 하나와도 맞서 싸울 힘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던전에 있는 일반적인 리치는 씬 울프랑 비슷한 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임무를 해결하면 심사관님을 찾아가야 할 텐데, 어디 가면 만날 수 있어?"

    "저는 경비대 숙소에서 방 하나를 얻어서 지내고 있습니다."

    "알았어. 나는 추가 시험 줘서 고맙다고는 안 할 거야."

    "저는 시험 결과를 공정하게 심사할 뿐. 최선을 다하는 것도 자유. 내팽개치는 것도 자유입니다.

    하지만 일단 합격하면 아까 말했던 대로, 멜브릿에 오기 전까지는 마음대로 그만둘 수 없습니다."

    신기하게도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벨이 오르고 자신감이 붙어서일까? 마물과 싸우며 자극을 가까이하는데 익숙해졌기 때문일까?

    모두 일리 있다. 나는 자신이 놀랄 만큼 이세계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오빠?"

    나는 카렌을 살며시 떨어뜨려놓고, 노아의 앞에 손을 들었다.

    딱!

    나는 손가락을 튕겨 노아를 트랜스 상태에 빠뜨렸다.

    "노아."

    나는 이미 이세계에 와서 죽을 위기를 한번 겪었다.

    최면술사로서 해야 할 일은 해야지.

    "「내가 도움을 요청하면, 너는 거부할 수 없다」"

    트랜스 상태로 넋을 잃은 노아에게 다가가 귓가에 속삭이고,

    다른 사람들이 위화감을 느끼기 전에.

    짝.

    손뼉을 쳐 노아를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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