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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세계 최면물-37화 (37/414)

대충 이세계 최면물 3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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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셀린을 일으켜 주었다.

아셀린의 큰 젖탱이를 뻔뻔하게 주무르며 칸막이 화장실을 걸어 나오는데, 복도에서 카렌이랑 딱 마주쳤다.

"카렌? 무슨 일이야?"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었기에 이쪽에서 먼저 말을 꺼냈다.

"그게, 오빠가 씬 울프를 꺼내는 데 도움이 필요할까 봐."

카렌은 허둥지둥하며 말했다.

아, 화장실에 간다는 걸 그런 의미로 이해했군.

내가 개인 보관함에서 씬 울프를 꺼내며 끙끙대는 줄 알았나 보다.

애초에 그걸 둘이라고 옮길 수 있을 리도 없지만 도와주려는 마음은 기특하다.

하지만 상황이 우습게 되었다.

카렌은 날 도우려다가 접수원이랑 섹스하는 정황을 그대로 봤고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만 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보란 듯이 아셀린이랑 몸을 밀착하고 과시했다.

"아셀린이랑 섹스했을 뿐이야. 그렇지?"

"네."

"그런 거 이상해. 오빠는 애인이 있잖아? 그 사람한테 충실하지 않으면 슬프게 만드는 거잖아."

음, 정확히 맞는 말이다.

"나는 상관 안 해. 내가 즐거울 수 있다면."

나는 아셀린이랑 자연스럽게 키스한다.

아셀린도 혀를 내밀어 내 키스에 응했다.

"오빠!"

"카렌도 좋아했었잖아? 우리, 그 숲에서……."

카렌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 나,나는 아무것도 못 봤어. 먼저 가 있을게."

까맣게 잊고 있던. 혹은 잊으려 했던 사실을 내가 일깨웠기 때문일까?

카렌은 수줍음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

"제가 괜한 소리를 했나요?"

"아니. 딱 좋아. 아셀린, 이제 업무 보러 가야지?"

나는 자연스럽게 손을 내려서 아셀린의 엉덩이를 만졌다.

"만지면 안 돼요."

"갑자기?"

"모처럼 듬뿍 사정받은 정액이 새버려요. 꼭 붙들고 있는데…."

그런 이유라면 어쩔 수 없지.

"그럼 집에 갈 때까지 흘리지 마. 알았지?"

"네♥"

아셀린은 시치미 뚝 떼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접수대로 돌아간다.

나도 지금 막 찾아온 것처럼 접수대 앞으로 간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셀린은 날 보며 매혹적인 미소를 띠었다.

둘만의 비밀을 간직한 여자의 미소다.

"우선 영혼석 환금을 부탁해."

"네, 중간 크기 영혼석 5개 받았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영혼석에는 검은 숲에서 이틀 동안 카렌과 함께 사냥한 홉 고블린의 영혼이 들어있다.

홉 고블린의 영혼은 오크의 영혼보다 훨씬 양질이라는 걸 증명하듯이 영혼석을 빈틈없이 채우고 있다.

"상질의 영혼이네요. 72골드입니다."

쳇.

꽤 많이 모았다고 생각했는데 이스티를 넘어서는 건 어림없는 일이었다.

환금한 금화를 받아서 개인 보관함에 넣는다.

이번 모험 준비 비용을 빼고 방금 얻은 금화를 합치면 내 수중에 있는 금화는 모두 178개였다.

"긴급 임무를 달성한 보상은 어떻게 되지?"

큰 목소리로 말한 것도 아닌데 길드가 조용해졌다.

"지금 들었어?"

"저 녀석, 긴급 임무를 달성했다는데."

"씬 울프를 잡았단 말이야?"

"「고고한 사냥꾼」의 솜씨인가?"

"아니지. 긴급 임무를 낸 사람이랑 어떻게 같이 가?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이었구나."

어어? 분위기가 왜 이래?

적잖이 당황스럽다. 무슨 사람들이 남의 일에 관심이 이렇게 많아?

아셀린 역시 긴장한 어투로 말했다.

"확인하겠습니다. 긴급 임무 달성 조건은 씬 울프를 처리하는 것입니다.

그 증거를 제시하실 수 있나요?"

"어디서 꺼내면 되는데?"

"지, 지금 자리를 준비하겠습니다!"

아셀린의 보고를 듣고 길드마스터가 한걸음에 달려왔다.

"씬 울프 처치, 축하드립니다! 혹시 혼자서…?"

"혼자서는 아니에요. 카렌, 이쪽으로 와!"

나는 카렌을 손짓해서 불렀다.

"아, 응!"

카렌이 총총 뛰어와 내 옆에 붙는다.

"둘이서 했습니다."

"오오! 혹시 씬 울프를 직접 볼 수 있을까요?"

"그래요. 여기서 꺼내면 됩니까?"

지저분할 것 같은데.

내가 주저하고 있으니 길드 마스터는 접수원들을 불러모아 바닥에 얇은 시트를 깔고, 넓고 목이 낮은 사각 테이블을 가져와서 그 위에 올렸다.

"혹시 아직 갈무리하기 전이라면 수레 위치를 말씀해주십시오. 저희가 운반하겠습니다."

씬 울프 소재가 비싸기는 비싼가 보네.

길드 마스터는 아주 싹싹한 태도로 굴었다.

그런데 이래도 돼? 길드 업무가 통째로 마비됐는데, 다들 기대하는 눈치로 모여서 구경하고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긴급 임무 달성은 대단한 일이고, 그들에게 축제처럼 생각되는 것 같았다.

그냥 하던 대로 보고하고, 보상을 받고 그대로 돌아올 줄 알았는데.

조금 번거롭게 됐군.

"직접 가지고 올 테니 기다려요."

"오빠. 내가 도울까?"

"아니, 됐어."

나는 대왕 팔색 조개를 꺼냈다.

"오오!"

사람들이 탄성을 지른다.

"차원 보관함이다."

"대단한데! 직접 보는 건 처음이야."

…항상 하던 일이었는데 지금은 꼭 마술 쇼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나는 양팔에 가득 끌어안은 대왕 팔색 조개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놓고, 손을 짚은 다음 정신을 집중했다.

늑대 사체를 놓았던 창고. 찾았다.

창고로 이동한다.

다시 봐도 씬 울프는 작은 곰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컸다.

이런 놈 앞발을 맞고 살아남았다니….

체중은 200kg을 가뿐히 넘을 것 같은데, 들고 운반하는 건 도저히 무리다.

하지만, 여기에 옮겼을 때랑 마찬가지로 함께 이동하는 거라면 가능하다.

대왕 팔색 조개의 전이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다.

올 때랑 마찬가지로 돌아갈 위치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간단하다.

나는 거대한 늑대 사체를 테이블 위에 불러들이면서, 원래 세계로 돌아갔다.

"허억!"

"으아악!"

예상은 했지만, 갑자기 거대한 늑대의 사체가 나타나자 놀란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건 도대체!"

"공간 마법인가?"

"굉장해! 엄청난 마법사잖아."

"저런 걸 잡았단 말이야?"

씬 울프가 살아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게 확실해지자 사람들은 다시 밀물처럼 몰려들어 왁자지껄 떠들었다.

길드 마스터는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도 않나 보다.

"이걸 통째로 보존하다니…! 대단합니다."

"그래요?"

하긴, 팔색 조개 성 없었으면 적당히 나누어서 가져왔겠지.

씬 울프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피를 빼고 무게를 줄여서 가져왔겠지만, 나는 그런 고생은 하지 않았다.

"지금 전문 업자를 불렀으니 기다려주십시오. 이건 엄청난 매물입니다."

길드 마스터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몸을 떨었다.

"오빠. 이런 걸 잡았어?"

카렌이 멍하니 늑대를 보며 말했다.

"무슨 소리야? 너도 같이 있었잖아."

심지어 카렌은 이놈 앞발로 맞기까지 했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이 정도 위용일 줄은 몰랐어."

위용이라.

딱 맞는 표현이다. 늑대라고 해봐야 조금 큰 개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어리석었지.

다시 숲에 들어섰을 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좀 더 치밀하게 준비했을 것 같다.

씬 울프는 그만큼 위협적인 상대였다.

제대로 정면 승부를 했다면 나도 크게 다쳤을지도 모른다.

네 명의 버러지들 덕분에 쉽게 해결했지만.

곧 길드 마스터가 부른 전문가가 왔다. 작업복을 입은 수염이 난 남성이었는데, 그는 바로 씬 울프의 몸을 더듬으며 흥분했다.

"이럴 수가! 이렇게 좋은 상태로…!!"

"안녕하세요?"

남자는 황급히 몸을 돌려, 장갑을 벗고 손을 내밀었다.

"먼저 허락을 받아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모험가 거리에서 소재 가공 작업을 하고 있는 스미든 입니다. 씬 울프를 좀 더 자세히 살펴봐도 되겠습니까?"

"네."

갈무리 꾼은 테이블을 빙글빙글 돌아가며 눈, 털, 치아 등을 확인하며 연신 감탄했다.

"최상급 품질입니다. 씬 울프는 새끼 때부터 부모의 도움 없이 무리를 짓지 않고 극단적으로 홀로 생활하는 마물입니다.

그 때문에 서식지를 파악하기도 어렵지만 사냥하는 건 그보다 더 어렵습니다.

움직임이 빠르고 강인한 신체를 가진 데다 영리해서, 공격을 회피하거나 잘 짜인 함정을 피해 가는 등 까다로운 구석이 많거든요."

"오오!"

구경꾼들이 손뼉을 치며 환호한다.

…나도 같이 손뼉 치면서 기뻐해야 하나?

"그런 씬 울프를 크게 상처입히지도 않고 충격으로 절명시킨 솜씨까지 대단합니다.

이쪽 머리 부위만 해도 2,100골드는 받을 수 있어요!"

2,100골드?

잘못 들었나? 엄청난 액수였다.

"역시 데칼 님이십니다. 저는 진작에 눈여겨보고 있었지요."

길드 마스터는 허허 웃으며 태평한 소리를 했다.

상처입히지 않고 충격으로 절명시켰다고는 하는데, 그건 우연의 일치다.

나는 그냥 내가 가진 최대 화력을 부딪쳤는데 씬 울프의 가죽이 워낙 훌륭해서 불타지도 않고, 상처 입지도 않았을 뿐.

최면 노예들이 붙든 사이에 파이어 볼을 직격으로 꽂아서, 씬 울프는 그 충격으로 죽은 듯하다.

카렌은 내 옆에서 바보처럼 헤헤 웃고 있었다.

"뭐가 그렇게 좋아?"

"역시 오빠랑 함께 가길 잘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카렌과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오른다.

긴급 임무를 같이 하려고 한 건 그냥 다시 만날 구실을 만들기 위함이었을 뿐인데,

암시로 시작된 파티가 결국 잘 됐다. 나도 기뻤다.

"너 정도 실력이면 언제든 파티를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왜 혼자 다녔던 거야?"

사람들이 씬 울프를 보며 떠드는 소리에 묻어가며 조용히 말했다.

"용사 후보가 되는데 오롯이 내 실력으로 도전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지금까지 파티 제의는 다 거절하고, 혼자서 성장했었어.

심지어 오빠를 보기 전까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왜 갑자기 마음이 변했는지…."

뜻밖에도 내 암시가 카렌의 고집을 깬 것 같다.

카렌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밝게 웃었다.

"다행이야! 지금 생각해보면 오빠라서 그랬던 게 아닐까?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만, 오빠한테서 좋은 느낌을 받았던 게 분명해!"

다 내 비틀린 욕망 때문에 일어난 일을 그런 식으로 예쁘고 아름답게 해석해주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웃음을 참느라 혼났다.

"오빠도 그렇게 생각…해?"

"응?"

카렌이 내 손을 잡는다.

"나는…."

그러다, 카렌은 갑자기 손을 놓았다. 실수했다는 듯이 아차 싶은 얼굴로.

"미안해. 이상한 소리 해서…."

"으응?"

묘하게 허둥대는데.

아아, 이스티를 의식했구나. 나랑 이스티가 연인 사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고 거리를 둔 거야.

귀엽네, 정말.

카렌은 옆에서 한 발자국 떨어졌다.

나를 향한 아쉬운 마음을 억누르는 소녀.

나이에 걸맞은 풋풋한 감성이지만, 암시에 걸려 변기를 자처할 때는 얼마나 매력적이었는가.

심지어 이스티는 내가 카렌이랑 섹스해도 허락할 텐데.

"감정 끝났습니다. 지금 바로 갈무리를 시작한다면 가죽은 4,400골드, 눈은 1,000골드, 이빨 800골드입니다."

"데칼 님. 저희가 가져가서 갈무리를 해도 되겠습니까?"

길드 마스터가 공손히 묻는다.

"그래요."

나는 보상을 어떻게 줄 건지는 묻지도 않았다.

나한테는 이미 필요 이상의 돈이 있고, 동물 사체가 어찌 되든 큰 감흥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신경 쓰는 건 카렌이 용사 후보로 선출될지 어떨지 하는 것뿐이었다.

"그럼 제 작업실로 운반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 전에."

나는 아무래도 좋지만, 카렌은 엄청나게 신경 쓰고 있겠지.

그걸 확인하지 않고 시체를 넘겨줄 수는 없다.

"길드 마스터. 긴급 임무는 차기 용사 후보를 뽑는 임무였지요? 그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안내 말씀이 늦었군요. 데칼님을 포함해 동료분들은 용사 후보 자격을 얻습니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것은 아닙니다."

"완전한 것이 아니라는 건?"

"거기서부터는 제가 설명하지요."

아주 차갑게 가라앉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인파를 열고 나타난 여성은 검은 수녀복에 눈가리개를 하고 있었다.

무언가 좋지 않은 낌새를 느낀다.

"달링."

어느새 이스티가 내 옆으로 다가와 상대 여성을 향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스티는 정체불명의 수녀가 누군지 알고 있는 듯한 눈치였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멜브릿에서 온 심사관, 베일 노아라고 합니다."

베일 노아라고 자신을 소개한 수녀는, 눈가리개를 했는데도 정확히 내 쪽을 보면서 말했다.

심사관… 그렇게 들으니 노아의 몸에서 감도는 차갑고 날카로운 분위기가 설명되었다.

"길드 마스터. 이후에는 제가 이분께 설명해 드려도 되겠습니까?"

"예! 심사관님께서 직접 발을 옮겨주시니, 수고를 덜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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