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창-203화 (20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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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목의 변(土木之變)

    달려드는 자들을 물리치고 한동안 은밀히 황제의 뒤를 밟으며 그의 안위를 살핀 아삼이었다. 그렇게 황세웅이 황제를 보필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황제를 위협할 것들은 없다는 생각이 들자, 다시 북경으로 향하는 아삼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북경으로 움직이는 아삼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은 채로 펴질 줄을 몰랐다. 힘겹게 움직이는 그 상황에서도 황제의 불평은 계속 되었고, 계속해서 황세웅을 닦달해 대는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동안 정통제를 살피던 아삼의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이 지어졌다.

    '…… 왕진이라는 놈이 보필했던 시간이 너무 길었던가? 지금의 황제에게서는 이전의 그 모습을 찾을 수가 없구나.'

    선덕제의 청으로 황제를 구한 아삼이었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하지만 황제를 구한 이후였기 때문에 선황인 선덕제의 부탁은 들어줬다고 생각한 그였다.

    자신에게 규화보전을 내린 그 은혜를 갚았다고 여기는 아삼은 순식간에 먼 거리를 주파하면서 북경으로 움직였고, 아직 북경에 도달하지 못하고 그 근처에 주둔하고 있는 오이라트 족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을 지나치며 북경으로 향하는 아삼이었다. 은밀하고도 빠르게 움직인 아삼이 높은 북경의 성벽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모습을 감춘 그가 다시 나타난 곳은 송상호와 전소평이 있는 전각이었다.

    ***

    "제독 태감, 오셨습니까?"

    자신을 바라보며 읍을 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는 아삼이었다. 이내 자리에 앉은 그를 향해 두 사람이 그동안의 일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병부시랑 우겸에게 힘을 실어줘서 그가 북경의 방어를 책임질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따로 동창의 고수를 지원해줬으나,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인물들의 호위를 맡겼습니다."

    - 그래. 좋은 생각이다.

    "헌데, 황제 폐하와 함께 오시지 않은 것입니까? 가셨던 일은 어떻게……"

    - 이미 황제의 안전은 확보한 상황이다. 또 다른 일들은 없는 것이냐? 없다면 잠깐 쉴 것이니 그만 물러가보거라.

    "그…… 그것이……"

    아삼의 물음에 머뭇거리는 두 사람이었다. 하지만 마저 보고를 하려는 듯 어렵게 입을 떼는 송상호였고 그런 송상호의 모습에 의아해하는 아삼이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북경의 수비였지만 그보다 더 중한 이야기가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가 머뭇거릴 정도로 중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던 아삼이었지만 딱히 중요하다고 여겨질 만한 것은 없었다. 이내 송상호를 향해 개의치 말라고 말하라는 전심어서를 보내는 아삼이었고 그의 전심어서를 들은 송상호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그것이…… 신료들의 의견이 이상하게 모이는 것 같습니다."

    - 이상하다니? 그게 무슨 뜻이냐?

    "…… 새로운 황제를 옹립해야한다는 의견이 흘러나왔습니다."

    "……."

    송상호의 말에 미간을 찌푸리는 아삼이었다. 그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 보고를 듣고 고심하는 아삼이었고 그 모습을 살피던 전소평이 송상호를 대신해서 그 말이 나온 연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적들이 북경 인근에 다다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미 황제 폐하께서 저들의 손에 잡혔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전해들은 신료들이 흥분하며 묘안을 짜내려 했지만, 이렇다 할 방법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미 북경 근처까지 오이라트의 대군이 몰려온 상황에서 황제 폐하를 구할 방법이 없었기에……"

    - 그래서 현 황제를 폐하고 새로운 황제를 옹립하겠다는 것인가?

    "송구합니다. 제독 태감."

    아삼의 물음에 고개를 숙이는 전소평이었고, 그 옆에 있던 송상호가 다시 나서며 말을 이어갔다.

    "제독 태감께서 동창의 개입을 자제하라고 하셔서 우선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 말을 꺼낸 신료들은 따로 추려서 그들의 신상들을 파악하고 있으니 명을 내리신다면 그들을……"

    - 아니, 되었다. 새로운 황제를 옹립한다라…… 신료들은 누구를 추대하려고 하는 것이지?

    "효익황태후(孝翼皇太后)의 소생이신 성왕(郕王)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흐음. 성왕 주기옥(朱祁鈺)이라……'

    아삼이 송상호의 보고에 고심을 하기 시작했다. 이미 황제인 정통제를 구해내면서 그의 성품을 확인한 아삼이었다. 썩 달갑지만은 않은 성정을 가진 황제였고, 그런 성정을 고치기 위해서 일부러 고생을 하도록 움직일 말까지 죽인 상황이었다. 그렇게 힘겹게 움직이면서 정신을 차리라는 뜻이었지만 황제가 정신을 차릴지는 그로서도 의문이었다.

    "성왕의 성정은 어떠한가?"

    "온화하신 분입니다. 여느 황족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데…… 크게 두드러진 부분은 없습니다. 따로 사람을 붙여서 조사를……"

    - 되었다. 그냥 그대로 두거라.

    "그럼 그냥 묵인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 굳이 우리가 개입할 필요가 있겠더냐? 우리는 가만히 그들을 지켜볼 것이다.

    "예. 제독 태감."

    그렇게 아삼의 묵인과 함께 조정의 신료들은 황제의 이복동생인 주기옥을 새 황제로 등극시켰다. 정통제가 포로로 잡혔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새로운 황제가 생겨난 것이다. 첩자를 통해 그런 사실이 오이라트 족에 알려지면서 그들은 그 사실에 당황을 했다.

    사로잡은 황제가 탈출한 것도 모자라서 새로운 황제가 등극했다는 사실에 갈피를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탈출한 황제를 잡기 위해서 보낸 병사들을 다시 하나로 모으는 것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렸고 늦어진 진군에 그들의 근심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들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고 다시 북경을 향해 군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삼의 명으로 북경의 수비를 담당한 우겸이었다. 동창을 등에 업고 움직이는 그를 막을 사람은 없었고 남은 병력을 지휘하며, 적들이 북경에 당도하기 전에 22만의 병력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남경에 있는 물자들도 끌어 모아서 북경을 방비하기 시작하자 오이라트 족을 맞이할 준비는 충분했다. 부족한 병력들은 시간이 지나면 북경으로 도착할 예정이었다.

    1499년 10월 11일.

    에센이 이끈 오이라트 족이 남쪽의 창의문(彰義門)을 공격했으나 우첨도어사 왕횡(王竑)에게 패했고, 12일에는 이전과 다른 명의 군에 주춤하며 상황을 살폈다.

    50만 대군을 물리친 그들이었지만 지금 공격하는 북경과 그들의 수준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그 사실에 당황한 오이라트 족이었고 우선은 잠시 전황을 살피면서 북경을 점령할 수 있는 계책을 마련하려고 했다.

    그들이 전황을 살피는 사이에 은밀히 움직이는 아삼이었다. 황궁에서 벗어나서 그가 발걸음을 옮긴 곳은 내성의 서쪽 출입문인 덕승문(德勝門)이었다.

    바로 우겸이 맡고 있는 아홉 개의 성문 중 하나였고 그렇게 따로 아삼을 맞이하는 우겸이 고개를 숙였다. 그런 우겸을 바라보던 아삼이 전황을 묻자, 그 물음에 보고를 올리는 우겸이었다.

    "선봉대로 보이는 수백 명을 물리쳤습니다. 제독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화기를 앞세우니 수월하게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저들의 군세가 강한 것 같습니다. 비단 북경뿐만 아니라 다른 곳으로도 군을 보낸 것 같습니다."

    - 우선은 북경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따로 특이한 사항들은 없더냐?

    "북경의 방어와 관련해서 특이한 점은 없습니다. 제독께서 떠나신 이후로 방어에만 전념을 했기 때문에…… 관련이 없는 다른 사항들은 잘 알지 못 합니다. 혹, 바로 이곳으로 오신 것입니까? 동창의 첩형을 만나시면……"

    - 전반적인 내용은 그들을 통해 들었다. 이곳을 찾은 연유는 밖에 있는 자들과의 전황을 묻기 위함이다. 따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있다면 말하라.

    "…… 제독께서 남은 군을 이끄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소장의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 병법과 관해서는 무지렁이에 가까운 나다. 응당 군을 이끈 경험이 있는 자가 적합할 것이다.

    단호한 아삼의 말에 다시 고개를 조아리는 우겸이었다. 지금은 저들에게 잡혀있다고 알려진 황제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아삼의 행태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조심스럽게 아삼을 보며 눈치를 살폈다. 무언가를 바라는 듯한 그였지만 차마 쉽게 입을 열지 못 했고, 그 사실을 눈치 챈 아삼이 말을 하라는 듯 눈짓을 보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실은…… 날씨가 심상치 않사옵니다. 비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곧 비가 내릴 것 같습니다. 하여…… 제독께서 도와주시면 저들을 쉽게 막을 듯합니다."

    아삼의 신위를 직접 목격한 적이 있는 우겸이었다.

    비가 오던 날 그가 보였던 모습이 뇌리에 깊이 박혀 있었고 비슷한 상황에서 그가 도움을 준다면 병력의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거라고 여겼다.

    - 나 혼자서 저들을 상대하라는 말인가?

    "아닙니다. 제독 태감. 그저…… 아홉 개의 성문 중에서 한 곳을 책임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비가 내린다면 가지고 있는 화기를 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기에……"

    면목이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이는 우겸이었고 그런 그의 제안에 허락을 하는 아삼이었다. 어차피 시간을 길게 끌어봐야 고통스러운 것은 북경에 있는 백성들이었다.

    딱히 그들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도 그렇고, 그들도 그렇고 전쟁이 길어져서 좋을 것은 없었기 때문에 결심을 굳혔다.

    아삼의 허락과 함께 공손히 읍을 하는 우겸이었다. 단 한 명의 가세였지만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느낌에 그가 환한 웃음을 보였다.

    ***

    아삼이 맡은 곳은 덕승문(德勝門)이었다. 아삼과 함께 동창이 그의 뒤를 받쳤고, 그보다 더 뒤쪽에 명의 군사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만에 하나라도 아삼과 동창이 뚫리면 막아설 예비 병력이었지만 우겸은 그런 일은 없을 거라는 확신을 가졌다. 오히려 한술 더 떠서, 그런 상황을 미끼로 사용하는 그였다.

    별다른 병력을 배치하지 않은 덕승문이었고 그곳으로 오이라트의 주력을 끌어들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만큼 아삼이라는 존재가 그에게 믿음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13일 몰려든 비구름이 물방울을 떨어뜨렸다. 불어닥치는 바람과 함께 비바람이 몰아쳤고 홀로 덕승문을 막아서는 아삼의 얼굴에 씁쓸한 표정이 지어졌다.

    '하늘이라는 것이 있는 것인가? 공교롭게도…… 비가 내리는군.'

    그렇게 상념에 젖어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던 아삼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떠오르는 상념을 떨쳐내야만 했다. 대지를 뒤흔드는 함성이 그의 귀에 가득 들어왔기 때문이다.

    우와아아아.

    기세등등한 그 소리와 함께 덕승문으로 몰려드는 오이라트의 대군이었다. 그리고 그들을 맞이한 것은 단 한명의 무인이었다.

    새하얀 목면에 관모를 쓴 한 사내가 군도를 패용하고 들어서는 그들을 맞았다.

    휘몰아치는 빗방울이 온 세상을 적셨지만 오직 그의 주위만은 고요했고 비바람이 들이치지 않았다.

    텅 빈 덕승문에 오히려 당황한 것은 오이라트의 대군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명령과 함께 그들이 활을 들었다. 혹시나 숨어있을지 모를 복병에 대비한 그들의 화살이 아삼과 그 주변을 빼곡히 채웠고 수많은 화살이 하늘을 가득 채우며 그를 향해 쏟아졌다.

    마치 벌떼가 날아드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들의 의도는 산산이 부서져나갔다. 쏟아지던 화살이 무언가에 휩쓸려나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오이라트 족의 병사들 얼굴에는 경악이 서렸다.

    아삼을 중심으로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다. 떨어져 내리던 빗방울들이 얼어붙었고 날아오던 화살들이 이상한 기류에 휩쓸려 하늘 높이 치솟아 올랐다. 그를 중심으로 근 2장에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었고 조금씩 그 움직임이 격렬하게 변해갔다.

    "뭣들 하느냐! 쳐라! 이곳을 확보하고 황성을 짓밟아라!"

    커다란 외침과 함께 두려움을 떨쳐내려는 듯 커다란 함성이 다시 주변을 가득 채웠다. 질척거리는 바닥을 박차며 오이라트의 대군이 달려들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삼이 움직였다.

    규화보전.

    극성으로 익힌 그 무공이 온전히 제 모습을 드러냈다. 휘몰아치는 한기와 뿜어내는 공력에 아삼 주변의 모든 것이 얼어붙어갔고 꽁꽁 언 빗방울은 암기로 변하며 달려드는 병사들을 유린했다.

    계속해서 쏟아지는 암기와 그 뒤를 잇는 강력한 도강에 달려드는 오이라트 족의 병사들은 그대로 무너져 내렸고 빗물에 씻긴 피가 강을 이뤘다.

    그의 뒤를 받치고 있던 동창들은 아삼의 가공할 무공에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그를 상대하던 적들은 겁에 질린 채로 절규했다.

    휘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아삼에게 닿는 것은 없었다. 쏟아지는 화살도, 그들 사이에 섞인 무인과 장수들도 모두 무기력했다. 아삼의 털끝조차 건드릴 수 없는 그들이었다.

    마치 전신이 내려온 것처럼 혼자서 그 많은 무리를 막아내는 아삼이었고 그의 신위에 계속해서 몰아치던 그들의 기세가 꺾였다.

    천천히 내딛는 아삼의 발걸음과 함께 다급히 뒤로 물러나는 그들이었다. 그렇게 물러서는 그들을 보고 걸음을 멈추는 아삼이었다. 굳이 쫓아봤자 달라질 것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도망가는 적들을 바라보던 아삼이 몸을 돌려서 뒤를 돌아봤다. 그런 그의 눈에 부복해 있는 동창의 모습이 가득 들어왔다.

    가공한 아삼의 신위에 절로 고개를 숙이는 그들이었다. 저 엄청난 고수가 자신들을 이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순수한 무인으로서 그리고 동창의 요원으로서 아삼을 향해 경의를 표하는 그들이었다.

    우겸의 의도대로 그들을 유인했던 계책과 만인지적(萬人之敵)의 힘을 갖춘 아삼의 활약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오이라트의 병사들이었다. 그곳에서 에센의 동생과 함께 수많은 지휘관들이 사망했고 많은 병력이 목숨을 잃었다.

    당황한 그들은 그 실수를 만회하고자, 아삼이 지키지 않은 다른 성문을 공격했지만 단단한 성벽을 뚫을 수 없었고 결국 군을 물릴 수밖에 없었다.

    북경과 함께 다른 곳에 보냈던 오이라트의 병력들도 명군에게 밀려났다. 점점 불어나는 북경의 군사들과 이어지는 명의 지원군에 퇴각을 하는 그들이었고, 그들이 물러나고 나서야 명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다음 해인 1450년에 황세웅과 함께 정통제가 지친 모습으로 황궁에 도착했다.

    제법 고생을 했는지 이전의 철없던 모습은 많이 사라졌지만, 새로 등극한 경태제(景泰帝)로 인해서 태상황(太上皇)이 된 정통제는 따로 궁에 유폐될 수밖에 없었다.

    억울해하던 정통제가 뒤늦게 아삼을 찾았으나, 이미 모습을 감춘 아삼은 그의 부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황궁에 있는 대부분의 인사들이 드러나지 않은 아삼의 의중에 따라 움직였기 때문에 이미 힘을 잃은 정통제의 명을 들을 리가 없었다.

    사실상 정통제의 황위를 지킬 수 있었던 아삼이었지만, 일부러 침묵을 고수했던 그였다.

    아삼의 침묵으로 황제가 바뀌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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