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창-198화 (198/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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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심(苦心)

    다시 시작한 대원정의 길에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된 아삼이었다. 전생에서도 이렇다 할 여행을 한 적이 없던 그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기만 했다.

    그렇게 새로운 것들과 이국적인 풍경에 제법 많은 시간을 할애한 아삼이었고 전소평도 육지에 머무는 것 자체가 좋았기 때문에 그를 재촉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갖는 여유에 흡족한 시간을 보낸 그들이었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에 걸쳐서 캘리컷에 도착한 아삼과 일행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을 맞이한 것은 몇 척의 화려한 선박들이었다.

    그 크기는 아삼이 타고 있는 보선에는 미치지 못 하지만 보선에 펼쳐진 붉은 비단 돛에 버금가는 화려한 돛은 그 선박을 타고 있는 사람들의 지위를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었다.

    정화가 말한 그 왕국의 왕이 직접 선박을 이끌고 아삼이 타고 있는 보선을 맞았고, 아삼과 처음 대면하게 되었다.

    "어서 오시오. 먼 길을 오느라 고생이 많았소. 당신들을 환영하오."

    "……."

    아삼을 향해 말을 이어가는 왕이었지만 그가 생소한 언어를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 낯선 언어에 뒤늦게 정신을 차린 전소평이 통역할 수 있는 이를 불러들였지만 개의치 않는 그곳의 왕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은인이 말한 그 사람이 맞는 것 같은데…… 증패는 가지고 오셨소?"

    - 무슨 말인지 모르겠소. 그쪽에서 말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을 따로 준비하지 않은 거요? 조금만 기다리면 우리 쪽에서……

    - 은인이 말한 사람이 맞는 것 같구려. 전심어서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자신과 같은 전심어서로 뜻을 전하는 왕의 행동에 웃음을 보이는 아삼이었다. 정화가 전심어서라는 무공을 얻었거나, 전해 준 곳이 바로 이곳이라는 생각에 제대로 찾아왔다고 여기는 아삼이었다. 그런 아삼의 표정에 같은 미소를 보이며 화답하는 왕이었다.

    - 증패는 가지고 오셨소? 우리 왕국의 호국 무공을 되찾아 줄 거라고 하셨소. 더불어 그 무공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열쇠도 반드시 필요하오. 아차, 우선 왕성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겠소.

    뒤늦게 아삼과 일행을 안으로 들이는 왕이었고, 그런 왕의 성대한 환영에 안으로 들어서는 아삼이었다.

    마교에서 얻은 열쇠와 정화가 내어준 증패. 그리고 전심어서까지 모든 조건을 충족시킨 아삼이었다. 그들이 자신들의 호국 무공을 아삼에게 내어준 이유는 그런 열쇠를 획득함과 동시에 절전되었던 그들의 무공을 되찾기 위함이었다.

    정화가 생전에 미처 하지 못한 말 중 하나가 바로 그들의 무공을 찾아준다는 것이었다. 주화입마에 빠진 왕의 아들을 구하면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그들의 무공을 한 사람에게만 익힐 기회를 줌과 동시에 절전된 무공을 되찾으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따로 준비해 둔 적막한 공간으로 들어선 아삼과 낯선 여인이었다. 화려한 단 위에는 영롱하게 빛나는 구슬이 위치해 있었다.

    그 단 위로 올라선 여인이 그 구슬을 들어 올렸고 동시에 아삼이 가지고 온 둥근 고리를 끼워 넣었다. '딸각'하는 소리와 함께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고리가 영롱한 구슬을 감쌌다. 그리고 낯선 여인이 기운을 끌어올렸다.

    이미 그 여인이 무공을 익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아삼이었다. 그 여인의 몸에서 내력이 느껴졌지만 이런 식으로 사용할 줄은 몰랐다. 끌어올린 그 기운이 구슬을 품은 고리로 흘러들어가자 구슬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평평했던 벽에 구슬에서 나온 빛이 닿자 알 수 없는 글이 떠올랐다.

    '저것이 그 무공의 구결인가?'

    떠오른 글자를 찬찬히 바라보는 아삼이었지만 그가 알아볼 수는 없었다. 그 언어를 알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땅히 할 일이 없던 아삼은 함께 함께 들어온 여인을 바라봤다. 멍하니 서있는 아삼과 달린 내력을 뿜어내던 그 여인은 벽에 나타난 글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긴 시간이 흐른 후에야 흘러내린 땀을 닦아내며 그대로 바닥으로 주저앉는 그녀였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그 모습에 여인의 근처로 다가간 아삼이 말을 이었다.

    - 운공을 하시오. 호법을 서주겠소.

    "…… 감사합니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는 그 여인이었지만 아삼이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삼이었고 그런 아삼의 행동에 쓰게 웃은 여자가 전심어서를 사용해서 뜻을 전했다.

    - 감사합니다.

    이내 비슷한 자세로 운공을 해나가는 여자였다. 내공이라는 말보다는 차크라라고 불리는 기운이었지만 그 본질은 같았다. 그렇게 운공을 끝낸 여인 아삼을 이끌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짧은 시간에 모든 구결을 외웠는지 그것을 적어내는 여인이었다. 완전히 적은 후에, 다시 아삼과 그곳에 들어가서 그 글들을 꼼꼼히 확인했고 아삼의 동의를 얻고 난 이후에야 그곳을 벗어날 수 있었다.

    무공을 익히기 위해서는 옮겨 적은 그 구결들을 풀이를 해야 했다. 하지만 비밀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수많은 학자들을 통해서 구결을 쪼개서 풀이하는 그들이었다. 그 여인이 임의적으로 나눈 구결들을 다른 학자들을 통해서 번역을 마치면 다시 학자를 바꿔가면서 다시 작업을 진행 시켰다.

    풀이한 구결의 뜻이 맞는지, 잘못된 곳은 없는지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모든 구결을 얻기 위해서는 그것을 풀어낼 수십 명의 사람들이 필요했다.

    그렇게 구결을 옮기는 것만으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원래의 목적이 바로 그 무공이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참아내는 아삼이었다. 그렇게 얻게 된 무공 구결을 확인하며 다시 검증을 거치는 그였다.

    부분적으로 그들의 언어를 조금씩 익혀나가기 시작했고 별다른 이상이 없자, 그제야 극양의 기운을 품을 수 있는 무공을 익히기 시작했다.

    규화보전의 극음의 기운에 대항할 극양의 기운을 힘겹게 키워나가는 아삼이었다.

    그런 상승 무공을 쉽게 익힐 수는 없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했다. 아삼은 그렇게 명과 멀리 떨어진 타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

    '언제까지 이런 짓을 해야만 한단 말인가? 어린 황제 놈의 비위를 맞추는 것도 고역이로구나. 그나저나 이놈들은 왜 아무런 소식도 없단 말인가?'

    이미 아삼을 찾으려는 생각을 버린 왕진이었다. 그리고 황궁을 잠식해 나가거나 뒤엎을 생각은 버린지 오래였다.

    처음 그들의 계획은 무림에 혼란을 야기키고, 황실과 무림이 충돌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그 일을 위해서 세력을 심어놨지만 공공가가 사라지고 무림에서 기반을 모두 잃어버렸기 때문에 그 계획은 틀어진지 오래였다.

    그렇다고 황궁을 도모할 수도 없었다. 그들을 처리하기에는 고수의 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황제의 옆에서 아첨을 떠는 것뿐이었다. 다만, 부족한 고수를 황궁으로 들이기 위해서 은밀히 원에 연락을 취했지만 시간이 흘러도 아무런 답을 가지고 오지 않는 그들이었다.

    그 사실을 이상하게 여기는 왕진이었고 그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졌다.

    "게 누구 있느냐?"

    "예. 공공. 부르셨습니까?"

    "연락을 하러 갔던 자들이 왜 다시 돌아오지 않는지 알아보거라."

    "…… 예. 공공."

    왕진의 명에 답을 하며 물러서는 수하였지만, 왠지 떨떠름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이내 물러서는 그를 보면서 고심하는 왕진이었다.

    '뭔가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내 눈을 가리고 있음인가? 아삼 그놈을 찾지 못한 것부터 시작해서, 내가 적을 둔 곳에서의 분위기도…… 이상하구나.'

    어디서부터인지 확실히 꼬집을 수는 없지만 잘 돌아가던 수레바퀴가 어긋난 것 같았다. 물론 그 중심에는 아삼이라는 놈이 있었지만, 그것을 제외하고서라도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그 사실에 불안해하는 왕진이었다.

    태황태후의 섭정이 끝나고 태후를 보필하던 양영(楊榮), 양부(楊溥), 양사기(楊士奇) 이른바 삼양이고 불리던 세 명의 충신이 조정에서 사라지는 날까지 숨죽여온 왕진이었다.

    아삼을 대원정이라는 명분으로 자리를 비우게 만들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원의 잔당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결국 그 일을 획책한 자들은 아무런 결실을 얻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갔다.

    그리고 그들의 부재를 틈타 왕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놈들이 감히! 나를 내칠 줄이야. 원하던 고수들은커녕, 원의 재건을 위해 자궁을 택했던 나를 버렸다 이 말인가? 천하의 왕진이 장기짝으로 쓰이다가 버림받을 줄이야. …… 두고 보거라 이놈들. 내 이 치욕은 되갚아 줄 것이다.'

    원의 재건을 위해서 환관이 된 그였지만 결국 몇 번의 실책으로 그들의 지원이 끊겨버렸다. 더 이상 그를 위해 자금을 지원해 주지 않았으며, 유용하게 쓰일 수하들도 보내지 않았다.

    환관이라는 초라한 이름으로 내버려진 그였고 종극에는 남아있던 그의 세력마저도 와해되어 버렸다.

    용사원의 가족을 죽여서 입막음을 했던 사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숨어서 지내던 그들이었지만 원이라는 공통된 분모가 없어지자 더 이상 왕진의 말을 들을 이유가 없어졌다.

    괜한 일로 그의 눈에 들었다가 이용만 당하고 버려지리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더군다나 그 뒤를 받치고 있던 원이라는 배경도 없어졌기 때문에 그에게서 떨어져 나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결국 홀로 남겨진 왕진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도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다. 어떻게 보면 그에게는 더 값진 것이 남아있었다. 그것은 바로 어린 황재의 총애였다.

    '그래도 그동안 아부를 떤 것이…… 내 목숨을 살렸음인가?'

    황제를 등에 업은 왕진은 그때부터 과감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만에 하나라도 자신의 정체가 발각된다면 그날로 그의 목숨은 없는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동창의 심기에는 거슬리지 않게 눈치를 살피며 전횡을 일삼는 왕진이었다. 그리고 그의 목표는 자신을 버린 자들이었다. 황궁에서 숨죽여 있는 원의 잔당들.

    모순되게 같은 목표로 움직였던 동료와 수하들을 처리해야만 했다.

    일부러 장인 태감의 자리에서 내려서서 사례감의 자리에 오르는 왕진이었다. 황제를 꼬드겨서 그가 사례감이라는 자리에 오른 이유는 간단했다. 사례감이라는 자리가 환관을 총괄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환관들에 의해서 동창과 금의위 다음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그였고 그 권력은 더욱 드높아져만 갔다.

    그 직위를 가지고 우선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환관을 처리하는 왕진이었다. 나아가서 조금씩 권력을 갖기 시작하는 그였고 자신에게 반하는 자들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이제 그의 권력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집단은 바로 동창과 금의위였다. 황제를 제외하고는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곳이 바로 두 단체였다.

    그리고 왕진의 탐욕스러운 눈이 남은 두 단체를 향했다.

    "첩형. 왕진이라는 자의 행태가 점점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과감한 결단성은 송기득을 닮았고 신중하기로는 유현을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

    "……."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벌인 짓들이 노골적이지만, 그 흔적은 남기지 않고 있습니다. 그 아래에 있는 자들에게 죄를 덮어씌우니……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이제는 우리 동창까지 넘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방태옥의 물음에 고심을 하는 송상호였다. 최대한 자중하라던 아삼의 명이 있었지만 그가 대원정을 떠난 지도 벌써 여덟 해가 넘어갔다.

    그간 간간이 안부를 알리고 귀환이 다소 늦어질 것이라는 연락이 왔지만 언제 다시 돌아올 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이내 고심하던 그가 방태옥을 바라보면서 말을 이어갔다.

    "제독 태감께서 자중하라고 하셨다. 지금 우리가 그를 그대로 둔 이유는…… 황제 폐하의 총애도 총애지만, 제독 태감의 뜻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곧 돌아오신다고 하셨으니 우리는 그저 제독 태감의 뜻에 따르면 될 일이다."

    "하오나, 은연중에 드러냈던 그 욕심이 점점 노골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금의위를 손에 넣으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금의위의 명성이 예전만 못하다고는 하나, 사례감인 그가 금의위의 무력까지 손에 넣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그곳에도 제독 태감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

    "금의위에 제독 태감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니요? 설마?"

    "오래 전부터 금의위는 실질적으로 제독 태감의 뜻에 따라서 움직이고 있음이다. 종 삼품직의 검사(僉事) 중 한 사람이 제독 태감의 사람이다. 동지였던 팽문호가 물러나고 팽가의 영향력이 줄지 않았더냐? 무가로 돌아간다고 공표하던 그들이었지만 그들이 그런 권력을 버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

    송상호의 말에 말을 잇지 못하는 방태옥이었다. 팽가에게서 금의위를 떼어놓은 사람이 아삼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팽가를 물러서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는 방태옥이었다.

    "섭정을 할 정도로 불안한 황실이었다. 어린 황제께서 그렇게 황위를 보존하고 계신 연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냐? 바로 제독 태감의 뜻이 황제께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왕진이라는 놈이 폐하의 총애를 받고 있다지만…… 결국 제독 태감께서 돌아오시면 모두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빨리 제독 태감께서 귀환하셔야 모든 것이 제 자리로……"

    송상호의 말에 동조하며 말을 하던 방태옥이 급히 입을 다물었다. 누군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오는 기척이 들렸기 때문이다.

    제법 급박한 일이 있는지 빠르게 움직이는 기척이 이내 송상호와 방태옥이 있는 문 앞에 다다르며 큰 소리로 고했다.

    "첩형. 당두 상원보입니다. 급한 일이옵니다."

    "들어오너라."

    송상호의 말에 한 사내가 안으로 들어왔다. 당두의 복장을 한 그가 송상호를 향해 예를 올리더니 방태옥을 바라봤다. 그런 상원보의 시선에 괜찮다는 듯 눈짓을 보내는 송상호였고, 그의 눈빛에 고개를 숙이며 상원보가 말을 이어갔다.

    "오래전에 큰 세력을 형성한 변방의 오이라트라는 부족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역의 확장을 위해서 그들의 사신이 황궁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흐음. 그것이 그리 큰일인가? 변방에 있는 오랑캐들이야……"

    "그것이 쉽게 볼 일은 아니네. 그들의 족장인 에센이라는 자의 능력이 출중하다고 하더군."

    방태옥의 말에 고개를 가로젓는 상원보였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왕진이 황제 폐하께 주청을 드려서 그 사신들을 물렸다고 합니다. 원의 후예들과는 마주하는 것도 고약한 일이라며 그들에게 모욕을 줬다고 하는데…… 그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고 합니다.

    "흐음. 왕진이라? 너무 노골적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은가?"

    상원보의 말에 고심하는 송상호였다. 아삼의 명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는 동창이었지만 점점 왕진의 행태가 과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송상호였고 그 모습을 확인하던 방태옥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그놈을 처리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몰래 처리를 한다면……"

    "아니다. 당분간은 제독 태감의 말씀을 따른다. 우선 그 왕진이라는 놈의 뒤를 캐 보거라. 증좌를 확보하고 당분간은 지켜본다. 은밀히 행해야 할 것이다."

    "예. 첩형."

    읍을 하며 나서는 두 사람의 모습을 확인하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송상호였다.

    첩형이라는 높은 직위를 가지고 있는 그였지만 하루 빨리 아삼이 돌아오기만을 바랐다. 그가 가진 모든 권력은 바로 아삼이라는 이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원의 후예라 칭하는 그 부족의 요구를 내치며 소심한 복수를 이어가는 왕진이었다. 그리고 그런 왕진의 행동은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왔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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